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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90113 뮤지컬 트레이스 유 낮공

by All's 2020. 6. 20.

 

캐스트 - 노윤 문성일

 

(+) 트위터 단상

ㅠㅠㅠㅠ본하 갔어....ㅠㅠㅠㅠ

본하가 떠나지 않게 하려고 어떻게든 본하가 그녈 버리고 같이 자유롭게 떠나길 바라며 우빈은 모든 걸 계획하고 꾸몄는데 진실을 또다시 알아버린 본하는 가자는 우빈을 보며 결국 약을 집어 삼켰다ㅠ 트유맆에서 아무리 찾아도 모습도 소리도 사라져버린 본하때문에 절망하는 우빈이도, 자기 존재를 지워버린 본하도 너무 슬퍼서 커튼콜 시작하면 좀 즐기는 모드로 스위치 잘 되는 편인데도 맘이 아파서 처음에는 소리가 잘 안 나왔다ㅜ 핫본하의 모르는 본하와 윤우빈의 공존을 원하는 우빈의 합 본 중에 제일 슬펐던 것 같아ㅠㅠ 

처음 윤우빈 등장하자마자 무대를 꼼꼼히 쭉 둘러보는 걸 보면서 결전을 준비하는 듯한 인상이라 뭘 준비하는 걸까 궁금했는데 스퀘어에서 땅따먹기 위치도 확실히 정해서 핫본하한테 해보라고 굳이 시키는 것도 그렇고, 자신이 그리고 밟아놓은 길을 따라서 본하가 따라와 그녀에 대한 사랑을 놓고 예전처럼 둘이 함께 하는 꿈을 꾸던 우빈인데 핫본하는 정말 그녀에 대한 사랑만이 가득차 있었고, 그녀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그녀를 죽게 만든 자신도, 그리고 본하를 위해 그녀를 죽인 우빈도 용서할 수 없기에 스스로를 완전히 소멸시키는 걸로 본하와의 공존만을 바라는 우빈에게 완벽한 절망을 선사한 날이었다. 모르는 본하일 때 아름다운 그녀 중간에 그녀가 떠오를락말락하면 노래를 멈추고 그녀에 대한 기억을 잡으려고 넋을 놓는 순간도 없을 만큼 오늘 정말 하나도 몰랐기에 우빈이 자신인 걸 몰랐을 때는 본하가 괴로워해서 그녀를 죽였다는 우빈을 그렇게 만든 것도 본인 같아서 자신이 죽인 것도 아니지만 우빈이 죽였다고도 말하지 못하며 떠나버린 그녀에 대한 슬픔에 절망했으면서 모든 진실을 알고나니 자신을 죽이는 것으로 그와 한 몸인 자신도, 그리고 본하없이 홀로 되는 것이 가장 아픈 존재인 우빈을 완전히 단죄하는 본하의 선택이 너무나 단호했다.

오늘이 아마 마지막일 수도 있기에 선택할 수 있던 떠나는 방식이었던 것 같은데, 본하를 이용해서 그저 자유롭고 싶은 우빈으로 시작했던 윤우빈이 본하없는 삶이 의미가 없어서 본하에게 그녀 대신 음악과 자신을 삶의 의미로 다시 돌려놓기 위해 애쓰는 우빈으로 와서 모르는 본하가 진실을 알고 떠나버렸을 때 본하의 상실이 가장 애틋하고 여운이 깊게 남을 수 있는 노선으로 간 게 우빈을 생각하면 슬픈 일이지만 오늘의 엔딩을 깊이 있게 만든 거 같아서 좋았고, 모든 진실을 알고난 뒤 한 점 망설임도 없이 스스로를 소멸시킨 핫본하의 단호함이 그녀를 죽였다는 진실을 외면하지 않았을 때 본하와 우빈 모두에게 가장 큰 벌이라는 것을 알고 서로이자 자신에게 합당한 벌을 내린 것이라 좋았다. 목숨을 끊는 것으로 우빈도 함께 사라졌다면 우빈은 혼자 남는 절망을 느끼지 못 했을 것이니 결국 자기 자신에게도 한 톨 동정의 여지도 없이 모두를 단죄했다. 죄를 짓은 자가 벌을 내린다는 게 얼핏 생각하면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서로의 안에서만 모든 진실을 알고있는 그들을 생각하면 서로만이 서로에게 가장 큰 벌을 내릴 수 있고, 죄값에 대한 마땅함을 죄를 지은 자가 온전히 깨닫는 것만이 진정한 속죄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이 둘에게는 타당한 행동으로 다가왔다.

오늘 공연 우빈이 가장 바란 것은 본하와의 공존이고 본하는 전혀 몰랐다는 점에서 12/19 윤핫 2주 만의 재회 때가 많이 떠올랐는데 그때는 본하가 다시 자신을 찾았기에 행복에 전율하던 윤우빈이 오늘은 완전히 소멸한 본하의 코러스 부분을 대신 부르며 어떻게든 그를 찾고 싶어 우는 게 참 아팠다. 낙서였던가 매일 난 기다려였나. 같이 노래하며 가사를 쓰는 본하의 뒷모습을 행복하게 바라보던 윤우빈과 어느새 무대 우측 그녀 쪽을 바라보는 핫본하가 완전히 서로의 등만을 바라보고 둘다 행복한 얼굴이던 것과 낙서에서 우리 둘이 함께 해를 서로를 가리키며 손짓까지하며 웃고 부르던 장면이 오늘 공연 내에서 크게 대조되었는데 둘이 하나라는 걸 깨닫는 순간 함께인 것을 모르기에 그 순간들마다 우빈이 얼마나 행복했는지도 몰랐을 핫본이 서로가 하나라는 걸 알고 그 순간의 모든 감정을 느끼고도 우빈을 홀로 두는 선택을 했다는 거 정말 단호했고 잔혹했던 것 같다.

우빈이 본하를 얼마나 사랑하는 지도 느꼈을 거면서, 그 감정이 자신의 것이기도 할텐데... 한 치 망설임도 없이 알약을 주워넘겼던 그 순간 그 망설임없는 표정 뒤로 사랑하는 이를 죽고 죽이며 죽어가는 모든 걸 느꼈을텐데.. 우빈에게도 잔혹했지만 본하 또한 헤아릴 수 없이 아팠을 거라 슬프다.

이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게.. 본하 오디션 때 윤우빈이 스윙으로 하겠다는 거 대신 살려주고 새침하게 조명보고 앉아서 머리 고치고 있을 때 윤우빈이 너도 재밌었잖아할 때 아니라고 하면서 결국 피식피식 웃었던 거 때문에ㅠ 본하도 우빈이랑 함께하는 거 행복했지만, 자신과 자신으로서 지은 우빈의 죄를 용서하고 행복할 수 없어서 행복과 기쁨과 사랑을 다 끌어안고 사라져버린 거라서 너무 슬펐다. 혼자 남은 우빈이 그런 본하의 아픔까지 완전히 이해하는 날이 온다면, 혼자라는 게 끔찍해도 우빈이마저 본하가 얼마나 아파하면서 그 선택을 했을지 이해해서 계속 홀로 살아갈 슬픔이었다.

우빈이 중심으로 생각해도 진짜 절망의 연쇄였다. 그녀를 우빈이 죽인 것에 절망해서 손목을 그은 본하의 기억을 지우고 본하를 살리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다했는데 무슨 짓을 해도 결국 자신이 본하를 위해 했던 살인으로 본하는 사라져버릴 뿐이잖아. 잘못된 과거는 절대 행복한 미래룰 주지 않아.

ㅠㅠㅠㅠ윤핫 어떻게 보내지... 오늘 윤우빈이 핫본한테 이번이 오디션 보러 가자고 하면서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라.할 때 심장 무너졌어ㅠㅠㅠㅠ 연장은 싫은데 노핫은 더 보고 싶고 연장은 진짜 싫고 너무 딜레마야.... 어쨌든 있는 댄핫표를 보러갈 상황에서... 핫본 머리 지금 딱 예쁜데 계속 지금 긴 상태로 있어주면 좋겠다. 날이 춥잖아요... 커트하지 말아주셔라ㅠㅠㅠㅠ

곱씹을수록 오늘 공연 엔딩 맘에 든다. 10월부터 봐왔던 4연 트유 핫본의 서사에 대한 자체적인 이야기 마무리는 오늘로 치고, 남은 두 번의 관극은 스핀오프처럼 내 맘대로 생각할래.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본하가 자신을 버려가며 할 수 있었을 가장 확고한 결심으로 느껴진다. 절대로 자신도 우빈도 용서하지 않을 본하였기에 자신의 소멸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일 때 회귀로 가게 되는 건 공연이 진행되는 과정이라 가능한 선택이라고도 생각했는데, 혹여나 연장이 되고 노핫이 또 있을 수 있지만 일단 핫본도 윤우빈도 오늘이 마지막일 것을 가정하고 엔딩을 낸 것 같다 내 맘대로 확신이 들만큼 단호하고도 완벽한 끝이었다고 생각한다. 본하와 함께 하는 게 행복의 단서인 우빈인데 자의지로 소멸이 가능할 때 삶을 이어간다는 건 어떻게든 우빈의 입장에서는 희망이  남는 상황이고, 자기로 인해 우빈이 행복하고 같은 존재인 스스로가 행복할 수 있다는 거 핫본은 용납할 수 없었을 거야. 모두가 아픈 것으로 구본하라는 이름에 타고 내려온 모든 비극의 죄값을 치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여자를 버렸던 20년 전의 구본하. 그리고 이름조차 지어주지 않고 아이를 버린 그 구본하와 그녀. 그런 그의 이름을 안고 태어나 다른 인격의 이름으로 그녀를 죽인 구본하의 이름에 흐르던 비극의 연쇄는 그를 대신해 손에 피를 묻혔다는 또다른 자신의 변명을 받아주지 않고 선택한 본하의 완전한 소멸을 통해 드디어 끝이 났다. 더이상 구본하라는 이름으로 비극이 낳아지지 않을 완벽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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