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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90106 뮤지컬 트레이스 유

by All's 2020. 6. 20.

 

캐스트 - 노윤 문성일

 

(+) 트위터 단상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더니ㅠㅠㅠㅠ 아무 것도 모르는 본하와 자유를 위해 본하의 기억과 존재를 휘두르는 우빈의 이야기는 너무 슬프다ㅠ

윤우빈 나와서 무대 싹 훑고 지나갈 때부터 아 저번 공연하고는 영판 다르겠구나 싶었는데 공간도, 의식도, 기억도, 전부 우빈의 우위에 선 곳에서 아무 것도 모르는 핫본하가 철저하게 깨지는 이야기였다. 작년 10월에 자첫 했을 때 이후로 서로에게, 특히 우빈이 본하에게 애정없이 이용으로 가는 거 엄청 오랜만에 보는 거라 코트 휘날리는 거 간만에 보나!했었는데 그녀의 기억을 봉인해두었던 스크린 뒤의 공간, 즉 그녀에 대한 진실을 담은 공간에 핫본은 갇혀서 빠져나갈 수 없음에 절망하고, 노래가 끝남과 동시에 본체마저 윤우빈이 탈환하며 완전한 장악을 보여줘서 본하맘은 많이 슬펐다ㅠㅠ

2018년 이 페어 마지막 공연 때는 핫본이 공간을 확장하고 지배하면서 빠져나갈 수 없는 돌고도는 공간 속에 우빈을 가두었다면 2019년 첫 공연에서는 무대 뒤 모든 공간을 정확히 인식하고 관장하던 윤우빈이 드바이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는 본하의 착각을 깨부수고 본하를 진실 속에 가둔 채 단 하나의 인격만 남은 것처럼 가장해 정신병원을 오롯이 탈출해버렸네. 아주 오랜만에 핫본의 말하지마를 들었고, 우빈의 입을 막는다고 해서 외면할 수 없는 진실 속에 갇혀서 죽음조차 선택할 수 없게 자신의 의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공간에 갇혀 우빈과 떠돌게 될 핫본이 안쓰러웠다. 우빈이 주도권을 쥔 이야기였고, 탈출을 위해 아픈 기억 속에 유영하고 있던 본하의 기억을 지워놓고 하나하나 잊고 있던 기억들의 흔적을 쫓아가게해서  본인 입으로 그녀를 죽인 게 아니라는 우빈을 위한 진술을 하게 한 뒤 모든 게 계획이었으면 넌 영원히 내 손 아래에 있다고 비웃는 듯한 트유맆 까지의 과정이 깔끔했다. 스퀘어에서 본체가 있는 구역과 조명이 비치지 않는 구역 등을 다니며 무대를 두드리고 만지며 본하를 위해 설정해놓은 트릭을 점검하는 윤우빈과 스퀘어 자체를 낯설다는 듯 아무것도 모른체 새롭게 만난 공간을 두들겨보는 핫본하의 대조와 그 사이에 존재했던 낙서 때 둘의 모습의 대비가 오늘 둘의 상황을 확실히 짚어주고 간 부분이라 좋았다. 본하가 가사를 낙서하는 과정에서 방향성을 잡아주던 우빈이 본하가 공간을 옮기자 스리슬쩍 낙서를 부분부분 지워놓고 본하에게 니가 했으니 낙서를 지우라며 말하고 본하는 어리둥절해하던 그 순간이 오늘의 베스트.

연말연시 사이좋게 나눠서 주도권 가져가신 이 두분이 다음 공연 때는 어떻게 또 이야기를 끌어가려나 궁금하네ㅎㅎ 다음 주에 하고 나면 또 2주 동안 헤어지는데 말입니다ㅠㅠ

오늘 공연에서 장난처럼 시작했던 형 논쟁과 키 논쟁이 결국 마지막 엔딩에서 오롯이 핫본 위의 서게 된 윤우빈의 모습을 통해 본하는 몰랐지만 결국 모든 관계와 상황 속 우위는 우빈에게 있었다는 걸로 뒤집히는 거 재밌었다. 핫본 오늘따라 짖궂고 절대 안 지려고 했는데 아무리 발버둥쳐도 결국 우빈이가 쳐놓은 덫 안에서 우빈이 설정해놓은 방향대로 움직이고 만 거라 윤우빈 간만에 진짜 잔인했네. 본하에게 하는 좋은 말들이 애정이 근거한 부분이 하나도 없이 그냥 상황을 진행시키기 위해 하는 말이라 핫본하 도구 자체로 느껴져서 너무 외로워 보였어. 

오늘 윤우빈 핫본한테 너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냐고 뭐라하던 것마저 엔딩 보고나니 핫본하가 우빈이 자기 이용해서 끌고가는 거 모르게 하려고 거짓말 한 것처럼 느껴짐ㅋㅋ 말 안 듣고 제멋대로라니ㅠㅠ 우빈이 너 하고 싶은 대로 다 했으면서ㅠㅠㅠㅠ 노핫 페어 자체를 좋아하지만 아무래도 핫사랑러에 핫본맘이라 본하 위주로 풀어가는 서사가 더 취향이긴 하구나 실감한 공연이었네. 그렇지만 극의 주도권을 넘길 때 한쪽에게 완전히 맞추는 거 양극단으로 본 거 페어 사랑하는 맘으로 좋았다. 애매하게 서로 이기려다가 죽도밥도 안 되는 거 싫어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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