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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81020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 밤공

by All's 2020. 6. 20.

 

캐스트 - 강지혜 송원근

 

(+) 트위터 단상

강루샤 목소리 종소리 같아 너무 예뻐😍 행복의 비밀(이라고 제목 추정)에서 너무 눈물났던ㅠㅠ 대학에서의 새롭고 행복한 삶들을 마냥 누리기에는 남들이 다 아는 걸 모를 수밖에 없는 스스로가 부끄럽고 다른 친구들이 부러워서 슬프기도 했던 제루샤가 최악의 하루를 보내고도 자신의 이해자인 키다리 아저씨를 닮은 대디 롱 레그즈를 만나면서 행복이란 과거에 집착하지 않는 거라는 작고도 큰 깨달음을 얻게 될 만큼 성장한 게 너무 뭉클하고 사랑스럽고 멋졌다 정말ㅠㅠㅠㅠ 키다리 아저씨 어릴 때 책으로만 열 번은 넘게 봤는데 누군가의 목소리와 눈빛으로 만나는 거 너무 색다르다 2막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지 이미 책을 통해 알고 있지만 아는 것과 만나는 게 다르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고 1막이 이리 행복하니 2막은 더 행복하겠지ㅠ 책을 읽으며 마음 속 목소리로 상상하던 제루샤의 목소리와 말투를 강루샤로 그렇게 또 다르지만 아름답게 만나가는 순간 정말 좋다 송원근배우도 처음 뵙는 건데 깍쟁이 도련님이라 귀여우시고ㅎㅎ 단단한 목소리인데 강루샤랑 잘 어울림ㅎㅎ 제르비스들은 내 어릴 적 상상 속 저비스들보다 다들 거의 젊으시고 런다리는 특히 젊은 느낌이라 마냥 신기하고 책에서는 겪을 수 없는 시점의 이야기들을 해서 얄미우면서도 재밌다ㅎㅎ

제루샤ㅠㅠ 영원히 행복해야 해ㅠㅠ 제루샤는 당연히 행복을 만들어 낼 너무 멋진 사람이지만 그래도 내 기원을 얹을 거야ㅠㅠㅠㅠ

2학년 선배가 된 걸로도 뿌듯해하던 강루샤가 키다리 아저씨가 자신에게 한 지원을 갚을 수 있는 어엿한 작가가 된 순간이 얼마나 감격스럽던지ㅠ 제루샤를 사랑하게 되고 오히려 그녀를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어하던 미숙하고 오만하던 제르비스와의 결별 아닌 결별의 시간 동안 삶의 한 아픔에 치우치지 않고, 그리고 자신을 휘두르려는 어떤 다정한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스스로가 옳다고 믿는 길을 향해 스스로의 선택으로 걸어나가는 제루샤의 강건함에 매순간 감격했고 감격했고 또 감격한 순간들이었다. 단조롭고 상상력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고아원에서 그저 슬픔에 빠지지 않고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특별한 상상력을 발휘한 글로 자신의 삶을 새롭게 만들 기회를 잡아냈던 제루샤가 세상에 휘둘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세상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는 건 너무나 행복하고 또 부럽고, 그리고 행복했다. 

책으로 읽을 때와 달리 제르비스가 제루샤를 속이고 있는 과정도 다 보이니 제르비스의 행동들이 정말 너무 서툴고 오만하고 미숙하며 철이 없어서 더 화가 나다가도, 한발한발 부족한 기회 속에서 자신의 길을 뒤늦게 펼치기 시작하는 제루샤와 너무나 풍족하지만 실상은 텅 빈 허랑한 세계에서 뒤늦게 후회와 고민 속에서 성장하는 제르비스의 모습이 대비되는 게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것 같아서 또 그래서 좋았다. 그냥 가벼운 동정으로 제루샤의 지원을 계획하고, 혼자서는 해내지 못할 거라는 불신으로 쓰게 한 편지로 만난 제루샤의 특별함에 스스로가 송두리째 흔들려 진짜 성장을 하는 제르비스가 제루샤를 더 빛내주는 것이기도 해서 기쁘기도 하다. 제목은 키다리 아저씨지만 제루샤의 삶에 대한 이야기니까, 제루샤가 반짝여서, 여배우가 이렇게 반짝이게 만들어진 극을 만나서 너무 기쁘다.

강루샤 강지혜배우 전에 창작산실 쇼케이스에서 런웨이비트 팀으로 나오셨을 때 보면서 눈이 어쩜 저렇게 예뻐? 목소리는 왜 또 저렇게 예뻐?하고 번점 초연 때 분명히 뵈었을 텐데 왜 기억을 못 하고 이제 알았지하고 언젠가는 꼭 극에서 다시 뵙고 싶다 생각했는데 극으로 만나니 정말 너무 좋았다ㅠ

맑고 투명한 종소리같은 목소리도 너무 좋고, 큰 눈 가득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담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고 투명하게 전하는 눈빛의 표현력이 정말 너무 좋았다ㅠ 밝고 쾌활하고 명랑하지만 순간순간 자신의 유년시절 대부분을 지배할 우울을 보여줄 때의 뭉클함도ㅠ 그렇지만 그런 슬픔으로 자신이 불행해지게 만들지 않는 강한 사람이라 또 너무 근사했다. 슬픔을 피하지도 무서워하지도 아픔을 외면하지도 않고 그대로 겪고 그걸 그저 성장의 과정으로 두고 이겨내는 강건함을 지닌 사람. 모든 행복과 슬픔을 그저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다 온전히 겪고 결국은 자신을 쌓는 멋진 사람

런다리는 생김새부터 귀하게 자란 깍쟁이 도련님 같은 면모가 좀 있으신데ㅋㅋㅋ 아 정말 너무 그러했고, 그게 얄밉기도 한데 또 그 만큼 제르비스 도련님이 강루샤의 성장을 만나면서 자신의 실수 또한 인정하고 솔직할 줄 아는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또한 설득력있게 보여줘서 좋았다ㅋㅋ

깍쟁이 도련님 런다리랑 명랑한 똑쟁이 강루샤는 영원히 행복할 것 같다ㅎㅎ 강루샤는 행복의 비밀을 알고 있고 런다리는 강루샤와 함께 행복의 길을 걸을 수 있는 솔직함이라는 면죄부를 받았으니까. 행복해야 해. 그리고 행복할 거야.

단 하나의 아쉬움은ㅠ 이미 알고 있던 거긴 하지만 제루샤 이름이 계속 제루샤인 거? 제루샤가 자신은 묘비에서 따온 그 이름이 싫다고 자신을 주디라고 불러달라고 하는 거 스스로의 이름을 정하는 것도 너무 근사하고 키다리 아저씨에게 서운한 일이 생길 때는 주디가 아니라 제루샤로 편지 보내는 거 키다리 아저씨말고 존 스미스씨라고 하는 것과 동반될 때 너무 사랑스러웠는데ㅠㅠ 삼연이 올라오는 동안 내내 제루샤는 계속 제루샤였던 것 같으니.. 그건 걍 내가 포기해야지. 결혼한 뒤에 가족들끼리는 주디라고 부를 수도 있을 거야 같은 나만의 상상이라도 해봐야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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