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 박강현 문종원 이수빈 신영숙 조휘 이소유 허재연 백승호
3층에서 박효신 양준모 민경아 정선아 강태을 김나윤 캐슷으로 자첫했는데 다르게 보고 싶었어서 고민하다가 프콜보고 하게 된 관극.
원래 대극장 공연은 돈을 떠나서도 공간 지각력 후진 개인적 특성때문에 3층을 더 좋아하는데 웃남은 사진으로 보고 기대했던 장면인 마지막 데아와 그윈 씬의 천만원짜리 천 나부끼는 씬이 사진보다 안 예쁘게 다가와서 1층 앞열에서 보면 사진처럼 예쁜가 궁금해서, 그리고 극이 지루하게 느껴진 부분이 박효신이 대사 연기가 못나서 그런가 궁금해서 자둘하게 됨.
1층과 3층의 시야와 배우에 따라서 극의 뉘앙스가 달라질 부분에 대한 궁금증이 컸는데 시야적인 부분은 각각의 장점이 있지만 1층이 더 좋았다. 극 초입의 배가 난파되고 하커의 술병이 바다 위에 두둥실 떠갈 때랑 조명이 정말 별처럼 느껴지는 효과, 2막 시작인 그윈플렌의 새 침실 등을 3층이 더 압도적으로 오는 게 있는데 군무랄 게 없어서 1층에서 봐도 3층에서 좋았던 게 80퍼 정도로 덜 느껴져서 그렇지 다 느껴지고 가까이서 보니까 의상과 소품에서 느껴지는 자본주의적 윤기의 아우라가 훨씬 좋아서 다 합치니 1층이 좋더라. 음향은 1층 5열과 3층 1열은 비슷한데 배우 성량 차가 좀 더 잘 느껴지는 건 1층 앞열인데 딱히 그래서 좋은 건 아니라.. 박강현이 다른 건 다 무난한데 성량이 약한 부분이 티가 나더라. 그렇다고 음향 나쁜 건 절대 아님. 더라키 엘아센 때는 깽판 내더니 웃남은 그에 비하면 감사한 수준이다. 아 그리고 천만원짜리 천 장면은 1층이나 3층이나 비슷했다. 사진을 너무너무너무 잘 찍었던 걸로ㅋㅋㅋ
시야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뮤지컬 웃남 서사와 적당히 타협함. 극의 서사에 대해서 포기할 부분과 배우로 인해 납득한 부분이 있었고 그 결과 타협을 이뤘다. 자첫 하는 동안 극에서 가졌던 큰 물음표 2개가 있었는데 1막에서 우르수스랑 그윈플렌이랑 행복할 권리에 대해서 다투고 난 뒤에 다른 계기도 없이 급 깨달음을 얻었다는 듯 데아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영원을 약속하는 것과 2막에서 친부모님과의 초상화를 본 뒤 고귀하게 태어났으나 비천한 자들에게 거두어졌지만 잘 자라난 스스로를 회상하며 난 이제 힘이 생겼으니 세상을 바꾸는데 그 힘을 쓰겠다고 하는 부분이 왜 사건도 없이 인물의 생각만으로 정리하는지가 납득이 안 되었는데 전자는 원작 소설에서도 그윈플렌이 데아를 만나면 그 것만으로도 영혼의 정화를 가지는 무뜬금성이 있기에, 후자는 그냥 내 취향이 사건 말고 회상으로 연결하는 게 싫은 거구나 싶어서 납득.
어차피 새로 올라가고 개작도 하는 마당에 좀 사건 넣어서 말 되게 하면 안 되나 싶은데 그렇게 되면 3시간 반에서 4시간 되겠지.. 아 끔찍하다 싶어서ㅋㅋㅋㅋ 그런 개작이 내게는 설득적이지만 다른 관객에게는 늘어짐일 수 있을 것 같으니 맙시다 함.
포기와 타협말고 이해도 나름 했는데 뮤 웃남을 뚝 떼어서 아 이야기는 그런 이야기구나 이해한 거는 신영숙 조시아나의 연기가 키가 되어줌. 자첫 때 그윈플렌과 데아, 그리고 그 둘의 사랑과 존재 모두가 특별하고 소멸되는 부분의 비극성이 커지기 위해서는 조시아나가 상원 회의에서 그윈플렌의 연설에 감화되는 부분이 빠졌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신시아나로 보면서, 그리고 이 극이 반드시 비극적이고 염세적으로만 끝을 내야만 한다는 생각을 떨치고 공연을 보니 조시아나의 마지막에 대한 느낌이 달라졌다.
신영숙 조시아나는 삶이 권태로워서 허무함을 느끼던 종류의 사람이었고, 삶이 무료하고 무가치해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조건임에도 지루하게 삶을 이어가던 조시아나가 그윈플렌을 보면서 자신이 속한 상류층의 부패를 자각하고 행복이란 게 무엇인지 고민한 뒤 자신의 힘을 자각하고 뭔가 결심을 갖게된 듯 결연한 표정과 조금은 가뿐한 발걸음을 갖고 마지막 퇴장을 하는데 그렇게 발걸음을 내딛는 부분에서 신시아나의 가뿐한 걸음이 판도라의 상자 속 남아있던 마지막 희망 같은 느낌를 주더라. 그윈플렌 본인은 당장은 세상을 바꾸려던 시도에서 실패와 좌절을 맛보았지만 신시아나를 개심시키면서 그녀에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씨앗을 심고 간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했고 그게 이 극은 세상은 절망이다가 아니라 절망적 세상을 실감한 그윈과 데아는 고귀한 그들에게 맞는 천국에 갈 지라도 그 머무른 자리가 무가치하진 않았다는 메시지를 주려한 거구나 느꼈다.
이 세상은 시궁창이고 썩은 쓰레기이고 순수하고 아름다운 두 사람을 담을 수 없는 그릇이기에 아름다운 그들의 영혼은 세상을 떠나고, 그렇게 둘을 떠나보내며 홀로 남은 우르수스를 보면 아래에서 아무리 노력해봤자 윗대가리가 안 바뀌면 대다수는 저렇게 쓸쓸하다는 걸 느껴야하나 싶어지면 너무 슬프긴 해서 지금 이해한 느낌이 좋은 서사라는 맘을 주는 건 아닌데, 관객 대부분이 특별한 문화 생활하고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라는 기분을 들게하는 목적으로 공연을 올리는 기획사에서 일단 무작정 비극이 아닌 게 좋은 부분이 있겠구나 뭐 그랬다.
배우들 감상으로 넘기고 정리해야지.
배우에 대한 궁금증은 다른 배우로 보면 그래서 나에게는 지루했던 이 극이 재밌어지는 지에 대한 부분이었고, 가장 큰 비중은 박강현 그윈플렌이었음. 여기저기서 이야기하고 이 기사 리뷰(바로가기 )에서도 나오고 사람들이 보통 얘기하는 '박강현으로 봐야 공연을 제대로 본 거다.'라는 문장이 박강현이 캐스팅 중에 제일 잘한다는 건지, 배우한테만 집중하게 되지 않아서 전체를 볼 수 있게 해주는 식으로 무대 장악력이 없다는 건지 확인하고 싶었다. 프레스콜 영상보고 느낀 건 내 취향 저격도 반사도 아니지만 무난하게 잘하네였는데 그게 실제 공연에서도 그러면 얘 붙잡고 엘리 보고 싶기도 했고ㅠㅠ
그런 면에서 강현 그윈플렌 프레스콜 영상만큼으로 느껴졌는데 무난하고 괜찮고 좋았다 나는. 귀엽고 맑게 생겼는데 눈은 쎄한 게 맑으면서 반항적인 청년미가 풍겨서 일단 이미지 좋았고, 목소리도 노래 스타일도 깔끔한데 그냥 무미건조한 게 아니라 팝과 성악 중간적인 느낌을 주는 목소리랑 창법이라 좋더라. 실물보니 키도 안 작은데 악역 선역 다 무난하게 할 수 있을 얼굴에 쇼뮤, 고전 다 가능할 창법에 나이도 젊어서 할 역할이 정말 많겠구나 싶었고, 지금보다 더 실력이 늘 것 같아서 앞으로의 커리어만 어쩌다 삐끗 안 하면 5~10년 뒤에 위상 꽤 달라져있지 않을까 싶어서 잘될 배우 떡잎 시절 맛 본 기분이라 어디가서 내가 그때 박강현 그윈플렌 봤다고 으쓱할 수 있지 않을까 했다ㅋㅋㅋㅋ
배우 자체 감상은 그렇고 그래서 박강현의 그윈플렌은 어땠냐면 원작에 비해 강하고 자기 고집 있고 성깔있는 반항아던데 그런 캉그윈플렌 캐릭터와 신영숙 조시아나가 어우러지니까 emk에서 올린 웃는 남자가 원작과 줄거리를 바꿔가며 의도한 메시지가 위에 쓴 내용이었구나 느낄 수 있었고, 그런 면에서 emk 뮤지컬 웃는 남자의 그윈플렌으로서 좋았고, 극을 잡아먹을 만큼 튀지도, 그렇다고 175억짜리 극의 주인공이라는 무게에 눌려서 제 기량을 못 펴지도 않는 자기 할 일 제대로 하는 인물이라 괜찮았다. 박강현으로 봐야 누군가의 콘서트 느낌이 아니라는 기사는 박효신으로 봐도 연기를 못 해서 그렇지 콘서트 느낌은 아니었기에 기자가 연예인 캐슷 연기력 까는 건 못 하겠어서 되레 무난하게 잘하고 있는 신인 배우 존재감을 오해하게 쓴 잘못된 리뷰였다고 개인적으로는 판단내렸다. 비겁하기도 하지. 기자 개인에게는 비겁하고 박강현에게는 실례다.
뭐 그렇지만 난 성량도 아쉽긴 했고 맑고 반항적이긴한데 포스터부터 느꼈던 거지만 관능미가 부족해서... 루케니로 볼 맘은 확정지었는데 웃남으로 더 보지는 않을 것 같다. 난 웃남에서 배우로서 관객석과 조시아나에게 끼떠는 그윈플렌이 좋다. 성량이고 연기고 떠나서 난 그게 좀 중요했더라. 조시아나에게 덜 흔들리는 그윈플렌보고 철저하게 깨달았다. 그치만 나처럼 개취로 섹시한 사람 원하는 거 아니고 박효신 수호 박강현 중에 딱히 선호할 사람 없는데 웃남 공연 궁금하신 분은 회차가 적어서 시간 맞추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할인도 자리도 많은 캉그윈으로 보시면 될 것 같다. 극에 잘 어우러지고 잘하니까.
신영숙 조시아나는 앞에서 쓴 대로 본인 캐릭터로 극 텍스트 자체가 가진 이상한 균열을 매끄럽게 만져낸 좋은 조시아나였다. 나이대가 있는 부분을 오랜 세월 권태에 쩌들은 사람으로 녹여낸 게 마음에 들었다. 정선아가 워낙 하얘서 조시아나 의상 중 녹색 드레스 목걸이와 가슴 사이에 살색 천 있는 거 선아는 경계가 좀 티났는데 신시아나는 색이 딱 맞아서 경계가 잘 티가 안 나니 보이는 비주얼도 기대보다 더 관능적이었고 사실 다른 거 없어도 노래만 생각해도 늘 선호 캐스팅이지. 난 신여사 특유의 박자 밀당이 너무 좋다. 그 부분이 날 너무 짜릿하게 함ㅋㅋㅋㅋ
김나윤씨 소유누님이 더블인 앤 여왕과 비너스는 비너스는 딱히 차이질 것도 없고 앤 여왕은 월등하게 소유배우가 좋더라. 앤 여왕 상원 의회에서의 마지막 씬 대사 처리가 나윤배우 너무 가볍게 하는데 소유 앤 여왕은 확실하게 호통치고 압살하더라. 자첫 때 그 눈을 떠 장면이 마음에 들었다가 나윤 앤 여왕 캐릭터 해석에 확 깼던 입장에서 그 차이가 너무 감사했고... 요한슨 연출이 외국인이라 그정도 뉘앙스로는 쎄함을 못 느끼는 걸 의식 못 하면 협력 연출이라도 잡아야지 연출진은 왜 나윤배우 지금 무게감 그대로 두는 지 모르겠다. 그런 덜 떨어진 인물에게 비웃음 당하는 비극을 의도한 거래도 객석에서 웃음이 나오는 상황이면 정리해야지...
여튼 그래서 오늘 본 캐스팅들 앞에 쓴 분들은 맘에 들었고, 다른 분들은 좀 별로거나 나쁘지는 않은데 개취로는 좀 덜 좋고 그랬다. 문종원 우르수스는 원래 좋아하는 배우인데 이번 해석은 취향이 아니었다. 너무 다정한 아버지더라고. 세상이 잔혹한 곳이라는 걸 너무 잘 알기에 세상을 싫어하는 염세주의자 양준모 우르수스랑 달리 문종원 우르수스 그냥 츤데레다. 말만 잔인한 세상이라고 하고 살기가 팍팍해서 투정은 쏟아내는데 진짜 세상은 답도 없게 무서운 곳이라 여기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하층민의 삶 속에서는 우르수스가, 상층부에서는 귀족과 여왕이 그윈플렌의 도발에 각각 대립해야하는 거에서 그냥 가족싸움 같다. 정성화 우르수스가 어떨 지는 모르겠지만... 양르수스 생각 많이 났다ㅠㅠ 데아와 그윈플렌의 재회 후 눈물이 나네 하면서 나도 이런 걸 원했나 한 뒤에 아이들은 세상을 떠났어도 그 힘을 벗 삼아서 잘 살아갈 것 같은 아버지라니.. 아 그건 좀 그랬다. 양르수스의 세상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이 그윈플렌과 데아를 키우면서 느꼈던 사랑과 인간미마저 결국 떠나보내야하는 그의 절망과 신시아나가 보여준 희망의 불꽃이 대비되었다면 훨씬 더 좋았을 것 같다고 보는 내내 아쉬운 생각이 들더라. 양-신이면 절망과 희망이 가장 낮은 곳과 가장 높은 곳에서 대비를 이루는 끝맛 너무 좋았을 것 같아서.. 죄송하지만 불호...ㅠㅠㅠㅠ
수빈데아는 키도 아담하고 외모도 아기같은데 속이 단단하고 강건한 타입이라 심장이 약하지 않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노래도 깔끔하고, 패기넘치고 호전적인 캉윈플렌의 짝으로는 심지가 단단한 수빈데아가 더 통하는 것 같아서 오늘 조합으로 보게 되어서 각자의 매력을 더 잘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만약 웃남이 회전을 돌만큼 취향이었다면 쿄경아 캉수빈은 맞춰서 봤을 것 같아. 근데 개취로는 아무리 원작에서는 10살 차이고, 데아가 십대라서 지금 수빈데아 비주얼 원작 고증이어도... 보는 내가 키스씬도 있고 하려다가 그윈이 잡혀가서 안 그랬다해도 그윈과 잠자리를 가질 수도 있었을 연인 관계여야할 데아가 너무 어리게 생긴 게 계속 마음에 벽을 쌓게 해서 좀 힘들더라. 그런 강건함이 더 선호하는 사람 많은 이유겠지만 정말 심장 안 약해보여서 마지막에 죽을 때도 경아데아로 볼 때 쟤 너무 행복해서 오히려 죽는 거 아냐하고 불안불안하던 게 수빈데아 때는 난 솔직히 못 느껴서.. 난 데아는 마이너한 취향이겠지만 경아데아가 더 좋더라.
데이비드 더리모어는... 강태을이 비주얼이 더 잘생겼다에 어울리고 조휘는 능글능글 연기를 더 잘한다는 점에서 걍 서로 무난했고.. 굳이 고르라면 키가 맘에 들어서 강태을 고르겠지만 골라야할 이유를 못 찾겠다로 끝을.
웃남 전체 재미도를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스토리에서 포기할 부분을 미리 알고 자둘을 하니 자첫보다 그럭저럭 볼 만하고, 또 봐도 나에게 넘버 전체의 유기성은 리프라이즈 되는 거 말고 딱히 없는 것 같아도 데아 빼면 좋은 넘버를 거의 모든 배우들이 갖고 있고, 무대가 주는 눈 맛은 워낙 좋아서 누가 본다 그럴 때 그다지 말릴 생각은 안 드는 극이 됨. 딱 취향인 주조급 배우 있으면 배우 보는 맛에 즐거울 극이기도 하고. 하지만 배우가 안 맞을 때 죽어라고 지루해지지는 않지만 또 배우가 잘 맞는데도 엄청 재밌지도 않아서 나에게는 박효신 민경아 신영숙 꿀자리 잡을 거 아니면 안 볼 극인 걸로.
후기에 쓸 얘기는 아니지만.. 후기 쓰다가 생각보다 길어져서 질려서 안 쓸까 하던 걸 웃남 관련으로 시끄러워진 어제 오늘 사태 보다가 후기 뒤에 보태서 쓰려고 후기도 꾸역꾸역 마무리함.
자기들 나름대로 완결성 의도는 보인다해도 어쨌든 진짜 주인공들 심경 변화부터 얄팍해서 스토리로는 별 거 없고, 음악도 취향 거의 안 탈 만큼 압도적이지도 않고, 10,20년 뒤에는 특별해 보일 수 없는 무대보는 맛이 제일 좋아서 앙상블까지 포함해도 배우들 티켓 파워로 잘 나가는 초연 말고 캐스팅 힘 덜주기 시작하는 재연부터 얼마나 표 덜 팔릴 지가 훤한 극에서 열심히 표 판 주연 캐슷 까는 거 너무 어이없었다. 앙상블들 임금 물가 상승률 반영해서 올리지 않는 것과 건조한 공연장 환경을 지적하는 거까지는 충분히 배우로서 지적할 수 있다 생각했고 문제가 개선되길 바랐는데..
175억짜리 공연이지만 재미가 특출나지 않아서 주연 배우 캐스팅이 그러지 않았으면 매진이 가능할 수준도 아닐 공연이라 받아서 단관 회차에서 배우가 바뀌니 객석이 빈 걸(거기다 카드사 이벤트 회차라 현매 돌려서 어수선해지느니 일괄 취소 선택한 건 카드사의 판단이었고, 경험상 당일 캐스팅 변경되면 현매표 그닥 나가지도 않더만) 배우 바뀌었다고 객석 비게 만든 관객 탓을 배우가 하는 걸 보고 기분이 너무 상하더라.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신인이라 그런 걸 안 겪어봤거나 자기가 출연 중인 극의 퀄리티 판단이 안 될 짬이면 모를까 경력 20년 이상의 배우가 해서 문제될 거라는 생각도 못 하고 그런 걸 이야기하는 업계는 대체 어디부터 글러먹은 건지 답도 없다 진짜.
이놈의 업계는 계자고 배우들이고 선민 의식을 왜 이렇게 기이하게 표내는 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어.
다른 공연은 몰라도.. 이 공연만큼은 그런 선민 의식이 저격하는 피해 의식 이끌어낸 배우에 대한 호감과 공연장 건조함을 책임져주지 않은 제작사가 돈 퍼부어서 만든 무대때문에 할인 안 받고 봤을 때 안 아까웠는데 말이지.
부자들의 낙원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으로 세워졌다는 캐치프레이즈의 공연인데 상대적 부자인 주조급과 그 판 벌린 제작사의 힘으로 유잼무잼 결정되었고 큰 맘 먹고 공연보러 가는 가난한 자는 그 있으신 분들 여하가 너무너무 중요해서 상대적 약자분들의 피해 의식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이 극 최고의 아이러니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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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첫하면서 확인하고 싶었던 부분을 확인한 관극이었다. 1층과 3층의 시야와 배우에 따라서 극의 뉘앙스가 달라질 부분에 대한 궁금증이 컸는데 시야적인 부분은 각각의 장점이 있지만 1층이 더 좋은 부분이 있었고, 극의 서사에 대해서 포기할 부분과 새롭게 이해할 부분이 다 있었다.
극에서 가졌던 물음표 2개가 우르수스랑 그윈플렌이랑 행복할 권리에 대해서 다투고 난 뒤에 왜 다른 계기도 없이 데아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영원을 약속하는 것과 친부모님과의 초상화를 본 뒤 고귀하게 태어났으나 비천한 자들에게 거두어졌지만 잘 자라난 스스로를 회상하며 난 이제 힘이 생겼으니 세상을 바꾸는데 그 힘을 쓰겠다고 하는 부분이 전자는 계기가 없어서 물음표가 뜨고, 후자는 왜 사건도 없이 인물의 생각만으로 정리하는지가 납득이 안 되었는데 전자는 원작 소설에서도 그윈플렌이 데아를 만나면 그 것만으로도 영혼의 정화를 가졌다고 하셔서 납득했고, 후자는 그냥 내 취향이 사건 말고 회상으로 연결하는 게 싫은 거구나 인정했다. 내 취향처럼 뭔가 스스로 갖게 된 힘으로 선한 의지를 행했다가 긍정의 씨앗을 느끼고 그래서 상원 회의에서 의지를 표하는 것까지 가면 이 극은 4시간이 될 거고, 그런 개작이 내게는 설득적이지만 다른 관객에게는 늘어짐일 수 있을 것 같다.
자첫 때 그윈플렌과 데아, 그리고 그 둘의 사랑과 존재 모두가 특별하고 소멸되는 부분의 비극성이 커지기 위해서는 내가 그런 입체성이 부여되는 부분마저 그 캐릭터가 좋은 이유지만 조시아나가 상원 회의에서 그윈플렌의 연설에 감화되는 부분이 빠졌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이 극이 반드시 비극적이고 염세적으로만 끝을 내야만 한다는 생각을 떨치고 공연을 보니 조시아나의 마지막에 대한 느낌이 달라졌고 그래서 그 인물이 감화된 것에 대해 당위성과 뮤지컬로서 이 극이 가질 수 있는 독자적인 방향성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그윈플렌과 데아가 그저 그 둘 서로만 그들을 이해해야 그들의 특별함이 유지되고, 답없는 세상이 그들을 품을 수 없기에 이 땅을 떠나 천국으로 가는 게 합당해진다고 생각해 조시아나가 그윈플렌의 의지를 이해하고 그 씨앗을 품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가졌었는데, 희망이 존재할 수 없는 종말말고 그윈플렌과 데아는 선구자로서 데아는 그윈플렌의 영혼을 정화시키고, 그윈플렌은 죽은 어미의 젖을 물고 있던 아기 데아를 구하면서부터 그의 성장내도록 그를 고귀하게 만든 구원자의 빛을 통해 세상을 바꾸려 했고, 큰 좌절을 겪었어도 그 씨앗이 조시아나에게 박혀 데아와 그윈플렌은 이 땅을 떠났어도 그들의 빛과 의지를 조시아나가 이어받아 세상을 바꿀 희망이 남은 이야기로 극이 다르게 다가왔다. 이 세상은 시궁창이고 썩은 쓰레기이고 순수하고 아름다운 두 사람을 담을 수 없는 그릇이기에 아름다운 그들의 영혼은 세상을 떠나고, 그렇게 둘을 떠나보내며 홀로 남은 우르수스를 보며 꿉꿉하고 절망하며 세상의 추악함을 원망하면서도 조시아나를 보며 한 줄기 희망을 느끼는 오롯이 비극만은 아닌 이야기를 그렸다는 걸 세상의 무료함에 진절머리치던 신시아나가 페드로까지 끊어낸 뒤 굳은 결심과 가뿐한 걸음을 함께 가지고 퇴장할 때 느꼈다.
원작을 다 읽지 않았고 줄거리만 알고 있는데, 조시아나가 감화되지 않고 그녀 역시 그윈플렌을 비웃는다는 부분이 취향이었기에 지금 받은 메시지 수용을 일부러 거부한 게 있었는데, 삶이 무료하고 무가치해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조건임에도 지루하게 삶을 이어가던 조시아나가 자신이 속한 상류층의 부패를 자각하고 행복이란 게 무엇인지 고민한 뒤 결심을 갖고 새 발걸음을 내딛는 부분, 판도라의 상자 속 남아있던 마지막 희망을 발견한 것 느낌을 받았고 그런 부분은 오히려 한 줄기 빛이라는 취향에 맞아서 이 발견이 기뻤고 좋았다.
정시아나가 보여준 모르고 살던 현실에 대한 자각으로 인한 절망도 좋았고, 자첫 때 순진하고 아이같은 쿄윈플렌의 서사에서는 그런 절망이 오히려 더 맞는 것도 같지만 오늘 신시아나로 느낀 이 서사가 emk와 요한슨 연출이 의도한 방향일 것 같다. 오늘 본 캐스팅 자첫 때도 그랬지만 대부분 맘에 들었는데 문르수스는 원래 좋아하는 배우인데 이번 해석은 조금 취향은 아니었다. 생각보다 너무 다정한 아버지셔서.. 세상의 잔혹함을 증오하는 염세주의자 양르수스가 워낙 취향에 잘 맞았던ㅠㅠ 양르수스의 세상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이 그윈플렌과 데아를 키우면서 느꼈던 사랑과 인간미마저 결국 떠나보내야하는 그의 절망과 신시아나가 보여준 희망의 불꽃이 대비되었다면 훨씬 더 좋았을 것 같다. 절망과 희망이 가장 낮은 곳과 가장 높은 곳에서 대비를 이루는 끝맛 너무 좋았을 듯.
누군가에게는 희망을, 누군가에게는 절망을 안기고 천국으로 떠난 두 사람. 데아와 그윈플렌. 수빈데아는 키도 아담하고 외모도 아기같은데 속이 단단하고 강건한 타입이라 심장이 약하지 않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노래도 깔끔하고, 패기넘치고 호전적인 캉윈플렌의 짝으로는 역시 심지가 단단한 수빈데아가 더 어울려서 오늘 조합으로 보게 되어서 각자의 매력을 더 잘 느낄 수 있었다. 만약 웃남이 회전을 돌만큼 취향이었다면 쿄경아 캉수빈은 맞춰서 봤을 듯.
강현 그윈플렌은 프레스콜 영상 보면서도 웃남 자첫한 쿄윈플렌과 다르다 느껴서 극을 새로 보고 싶어서 맞춰서 본 건데 실제로 보니 정말 달랐고 공연으로는 이번에 드디어 처음 본 건데 극을 새롭게 보려다가 좋은 배우의 성장의 길목을 만나게 된 것 같아 기뻤다. 귀엽고 맑게 생겼는데 눈은 쎄한데 맑으면서 반항적인 청년미가 풍겨서 그게 참 좋았다. 목소리도 노래도 깔끔한데 무미건조한 게 아니라 단단하고 깨끗하고, 시원하면서도 팝적인 느낌도 소화할 것 같은 음색과 창법이라 할 역할이 정말 많겠구나 싶고, 앞으로의 길이 기대되고 궁금하다. 소유배우는 특유의 존재감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창법이 조금 취향이 아니셔서 그동안 좀 피했었는데 그 눈을 떠 이후 앤 여왕이 그윈플렌의 저항을 말 몇 마디로 진압해낼 때의 무게감 정말 너무나 좋았고, 좋았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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