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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80814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by All's 2020. 6. 20.

 

캐스트 - 전동석 카이 서지영 이지혜 이희정 김대종 이지훈 안현화

 

 

 

동카서졔 너무너무 재밌었다ㅎㅎ 동카 당연히 서로 잘 맞을 거라고 관극 전부터 생각했지만 정말 잘 맞았음. 동빅 재연 때보다 인물 캐릭터 대사톤이나 캐릭터 서사가 굉장히 단정하게 눌린 부분이 있는데 거기에 본인 특유의 어린 치기와 저주에 대한 트라우마가 섞이는 거 훨씬 더 취향이더라. 워털루에서 당당하고 오만하며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와 태도로 생명의 윤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앙리와 치고받는게 인물이 단정하게 있다가 힘을 주니 더 와닿았고, 카앙 의지가 매우 곧아서 그 의지때문에 고루하다는 소리 당연히 들을 수도 있는 사람인데 그럼에도 젊은이라서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을 치기나 어떤 열정이 현실 타계를 원하는 열망에 붙어 있는데, 자기가 살릴 수 있는 환자들에게 제대로 조치를 취할 수 없는 현실에 좌절되어 있다가 결국 빅터와 공명하게 되는 과정의 설득력부터 잘 맞아 떨어져서 시작부터 아주 깔끔했고 끝까지 서사가 잘 맞아 떨어지던 조합이었어.

재연 때 동빅 상대 배우들 나이가 연상일 때와 연하일 때 의지하는 방식이나 정도가 달랐고 동생인 최우혁이랑 할 때의 느낌을 좀 더 좋아했어서 친하고 나이차도 박은태랑 같은 친한 형인 카이랑 할 때 그 응석받이 도련님 나올까봐 걱정했는데 카이 앙리와는 카앙이 실제로 형임에도 뭔가 동년배 친구를 대하는 듯한 친근함으로 이어지는 한잔술 투닥거리는 느낌으로 대하고 심지어 그래서 카앙이 좀 연하처럼 느껴지기도 한 순간도 있을 만큼 관계가 쾌활해서 좋았다. 한잔술도 쾌활하고 귀엽더라. 프랑켄 1막 대체적으로 다 좋아하지만 한잔술은 동빅이 있다면 웃긴 춤을 볼 수 있고 서로 공명한 친우들의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하는 그런 분위기에 취할 수 있어서 극 전체에서 가장 릴렉스하고 볼 수 있는 타임이라 좀 좋아하는데 어제의 동년배 친구 타임 그러한 내 취향에 딱 맞는 재미와 유쾌함 있었다. 그리고 2년 만에 만났는데 여전한 춤솜씨 너무 고맙더라. 내 주변 덕 같았는데도 풉 소리 내주는 분 계셔서 같이 풉함. 아 정말 너무 웃겼다. 짱 좋아 웃긴 거ㅋㅋㅋㅋ

한잔술은 앙리가  '난 부모도 형제도 없지만'이라는 소절을 부를 때는 프랑켄 전체에서 가장 좋아하는 남캐가 앙리인 입장에서 조건 반사적으로 가슴이 시리긴하지만 그 뒤에 진짜 친구같은 빅터와 앙리가 정줄 놓고 노는 걸 보는 건 편안하다. 카앙이 방아깨비같은 동빅에게 오늘 잘 추는데~같은 식으로 말하는 입모양이라 도긴개긴인 류빅한테는 엄지 아래로 에이에이 하더니 오늘 후하네 싶어서 그것도 웃겼고ㅋㅋㅋ

한잔술의 재미는 재미인 거고, 빅터 위주로 일단 감상을 좀 더 정돈하자면.

동빅 생명 창조를 통해 신을 뛰어넘는 인간이 되어 죽음의 저주를 끊고 싶어했지만, 그럼에도 그 신념과 욕망때문에 자기 주변인을 희생시키고 싶지는 않았기에 애초에 앙리가 모든 죄를 뒤집어 쓰고 재판에 회부되었을 때 그 결심을 직접 본인이 전해듣기 전임에도 앙리가 실험을 계속하기 위해서 모든 죄를 뒤집어 썼음을 느끼고 있기에 고민하다가 실험보다 자기 주변의 아끼는 이들이 죽는 저주의 사슬을 끊자는 결심을 하는 나는 왜를 만들어낸 거 매우 기뻤다. 늘 실험 되게 하고 싶은 것 같은데 왜 고민하는 척 해?하던 나는 왜 였는데 누가 시켜서 하는 거든 본인 결심이든 눈 앞에 거울을 그려놓고 거기에 비치는 자신과 마주보며 욕망하는 자신을 깨버리고 인간으로 서려하는 거 뻔하긴 해도 말 되고 딱 표정만으로 그런 결심의 복잡함을 드러내지 못 하는 섬세하지 못한 표현력을 고려할 때 아주 직관적이고 좋은 선택이라 맘에 들더라. 여튼 고뇌 끝에 진실을 고백했으나 진실은 묻히고 앙리는 빅터에게 그가 사는 것과 실험을 계속할 것으로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대의를 전했기에 돌이킬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생명 창조의 멍에를 쓰고 실험에 완전히 집착하게 되는 흐름 굉장히 좋았다. 실험에 성공하고 움직이기 시작하는 괴물을 대할 때 호칭은 앙리라 했으나 그를 대하는 방식에서 앙리가 아닌 또다른 생명체를 대하는 게 느껴졌고 앙리가 아닌 채로 탄생했기에 그 괴물이 룽게를 죽이자 이번 실험은 실패인 것에 좌절하고 괴물을 죽인 뒤 목을 다시 뜯어서 다시 실험할 것 같다는 느낌을 줘서 2막에 다시 돌아온 괴물이 탄생하자마자 날 죽이려했다는 것에 그게 아니라는 말을 할 때 다른 의미로 설득력 있던 점 흥미로웠다. 생명 창조를 위한 실험이었기에 괴물이 멀쩡하지 않거나 앙리가 아니라면 사랑하는 이들이 죽는 저주가 끝난 것으로 여길 수 없었기에 당연히 실패작이라 그 존재도 생명체라 여기고 거기서 다른 걸 만드는 게 아니라 목 떼고 붙여서 온전해 질 때까지 노력하는 게 스스로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거 정말 생명을 창조하기에는 말도 안 되는 그릇을 가진 오만함이잖아. 반대로 그렇기에 룽게 안 물어뜯었으면 괴물이 보살핌을 받았을 수도 있지만... 참을성이 없는 인물이라(장의사 머리 쳐서 죽인 거 봐) 발달이 빠르지 않았다면 당연히 또 죽이고 다시 다른 실험체에 머리 붙일 놈이라 느껴지니 참 걔도 저주 트라우마 갇혀서 그렇게 망가진 거지만 당연히 복수당해도 될 인물이라 여겨진 게 마지막 극의 완성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좀 무섭긴 했다. 괴물이 도망치지 않았다면 앙리가 되살아났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실험을 계속하는 건 이미 죽은 앙리 자체에 대한 미련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다시 덧씌워진 저주를 끊어내기 위한 방편이라 실험일지와 앙리의 머리를 가진 괴물이 사라져버렸기에 저주를 끊어낼 방도를 찾지 못한 나약한 인간이었다.

 

3년의 시간이 지난 뒤 줄리아와 결혼을 하고 괴물을 없는 존재로, 저주 또한 없는 것처럼 미루고 평범한 삶을 살아가기에는 자기 자체를 저주라고 스스로 씌워놓은 유령에 얽메인 나약한 빅터에게 저주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게 인생의 과업으로 여겨지더라. 괴물이 자기에게 복수를 천명하고 그의 앞에 나타날 때는 그저 저주에 메인 삶 자체에서 벗어나고 싶기에 자기를 죽이라고 하지만, 괴물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사랑하는 주변인들 앞에 서면 그들을 지켜야한다는 애정과 책임감에 괴물을 죽이고 그들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교차하는 것도 나약하다. 과거를 벗어나 자신과 새로운 삶을 살아가자는 이야기를 하는 줄리아에게 그녀보다 먼저 죽지 않을 것을 약속할 때 줄리아를 지켜냈다면 나약함을 벗고 평범한 인간 정도는 되었을 수도 있지만 사랑했고 사랑해준 마지막 존재인 줄리아마저 죽자 더는 누군가를 지키는 것으로 도피하는 건 불가능해졌고, 괴물을 죽임으로써 과거의 잘못과 자신이 씌었고 괴물이라는 존재의 탄생이 이어가고 있는 절망의 연쇄를 끊기 위해 북극으로 향하는 거 굉장히 설득력 있었다. 날 아껴줄 이가 아무도 없어서 외로워서 북극으로 가는 느낌이 아닌데 북극 가는 게 납득되어서 감동함ㅠㅠ 내가 프랑켄에서 동빅으로 이런 날이 생기다니 하고 너무 기뻐서ㅠㅠㅠㅠ 여튼 그렇게 북극으로 가 자신이 만들어 낸 유일한 생명체를 결국 죽인 뒤 예상했음에도 밀려오는 외로움 속에서 후회와 절망으로 얼룩지는 마지막 너무 좋았다. 과거의 아픔, 동빅에게는 저주겠지? 여튼 그런 아픔에 신경쓰지 않고 현실을 사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불행을 필멸의 존재로 세상을 구성한 신에 대한 도전으로 풀려고 했지만 결국 미욱한 인간이기에 잘못된 선택의 연쇄로 좌절하고 그 나약함에 절망하는 이야기로 극이 완성되더라. 재연 때 만났던 동빅이 생명 창조의 신념을 갖게 된 외로움과 죽음이 예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임에도 북극으로 가게 되는 흐름 등을 이해하지 못 했던 건 아니지만, 재연 때 동빅의 이야기가 외로운 소년의 잘못된 선택과 뒤늦은 후회였던 것보다 지금 삼연에서 느낀 과거에 사로잡힌 존재의 신에 대한 도전과 절망의 흐름이 개인적으로 더 좋았고 인물보다 극 전체를 더 아우르는 메시지를 전달받아서 동일한 인물을 통해 배우의 성장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극 자체에서 오는 메시지는 기대 하지 않고 배우와 배우들이 연기하는 캐릭터를 보러가는 극이지만 그렇다고 파편화된 캐릭터만 만나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기에 정돈된 메시지를 만나서 '극'을 본 느낌으로 마무리되니 너무 산뜻했다.

빅터가 앞에 쓴 이야기인 저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저런 절망의 흐름에 가게된 건 카앙과 카괴와의 이야기와 잘 맞물려서 그랬다고 보고, 카앙괴가 빅터 서사의 조력자라기에는 2막의 주인공이자 서사를 가져간 건 괴물이 더 컸다. 원래는 빅터가 극 잡아먹지 않으면 짜증내는 편인데 난 삼연 카앙-카괴가 이어가는 이야기 흐름이 좋아서 이 날은 오히려 그게 좋더라.

자기가 가진 신념을 기준으로 한 원칙주의자 카앙이 생명을 살리지 못 하는 현실에서 아예 생명을 창조하는 주체자가 됨으로써 이 비극적이며 비윤리적인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 빅터의 꿈에 동참해가는 흐름부터 너무 좋았다. 프랑켄 극 자체에서 앙리라는 인물을 너무나 좋아하기에 곧고, 신념있고, 그렇기에 우아하기도 한 카이배우의 앙리 정말 좋았는데 거의 한 달 만에 다시 본 건데 인물이 더 단단해져 있었고, 미쳐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부모도 형제도 없는 고아인 그가 얼마나 고립되고 외로웠을지 훅 들어온 날이었다. 워털루에서 상관에게 반발할 때부터 한잔술까지 그걸 느끼게 해줬고, 인간적으로도 외롭고 가치관조차 배척 당하는 외로운 존재였던 그에게 그래서 빅터라는 존재와 그의 꿈이 얼마나 크게 다가왔고 공명했을지 서사가 탄탄히 쌓여서 빅터와 그의 꿈을 함께 살리고 싶었기에 앙리가 죽지 말고 진실을 밝히길 바라는 빅터를 다독이며 두려움을 누르며 당당하고 초연하게 단두대로 걸어올라가는 너꿈속 너무나 슬펐다. 앙리의 선택 자체는 오히려 빅터를 결국 저주의 소용돌이에 다시 던져놓았고 그들의 신념으로 한 생명체와 자신의 주변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잘못된 선택이었지만, 그 선택을 하게 한 마음의 올곧은 순수성은 일견 아름다웠고 매우 슬펐다. 바르고 단단한 사람이지만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받아보지도, 또 누군가의 그리움의 대상인 적도 없는 사람이라 끝없는 외로움을 담고 있었을 것 같은 그의 고독이 비록 서로 마음이 통한 친우이긴 하지만 앙리가 그를 이해한 거지 빅터가 앙리를 오롯이 이해한 건 아니기에 스스로의 선택으로 단두대에 섰고 본인은 그걸 가치있게 여겼지만 결국 외로운 존재로 죽는 게 안쓰럽더라. 그의 기억을 물려받지 않은 존재인 괴물의 최후에서 왠지 다시 탕하고 그 고독이 울려퍼지는 느낌을 받기도 한 날인데, 태어나자마자 버려졌고 그저 이용만 당하며 절망하다 자신을 죽이게 하는 걸로 스스로가 겪은 지독한 고독을 창조주에게 선사하며 마지막 순간만큼은 외로움을 물려주며 그 찰나동안에야 외로움을 벗었을 카괴의 비극이 빅터가 얼마나 외로운 존재였는지 알게 되었고 그와 공명했기에 그를 살리고자 자신이 대신 죽는 선택을 했던 카앙의 마지막과 맞물려 느껴져서 그랬던 것 같다.

 

카괴와 카앙은 다른 존재이지만 그 외로움의 고통, 그리고 빅터를 통해 외로움을 이해받고자 했거나 빅터가 가진 외러움이란 감정이 얼마나 아픈 건지 안다는 부분이 외로움으로 통하는 구석이 그 순간 생기는데 그게 얼굴이 같은 존재라서 겹쳐지는 순간이었고, 딱 눈으로 봤을 때는 앙리가 떠올라서 어? 카괴 자체가 그런 의도가 아닌 것 같은데 왜 이 느낌을 받을까했는데 카앙과 카괴 모두 가진 외로움 자체에 대한 공명이었구나 생각이 정리되니 더 찡하게 느껴졌고, 빅터가 북극에서 괴물의 마지막 말을 들으면서 이런 기분을 느꼈기에 더더욱 혼자가 됨을 절망한 느낌을 받은 것 같아 머리로는 뒤늦게 이해했지만 딱 관극 당시에 받은 여운이 참 좋더라. 내가 순간 빅터의 시선으로 괴물을 봤고 자기 앞에서 죽는 같은 얼굴의 두 존재가 겹쳐지며 그 느낌을 받은 거구나하니 기뻤다.

앙리 얘기 길게 썼고 프랑켄 내 최애 남캐는 앙리라고 두번 말하는 거지만 카괴가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 앙리의 목을 달고 탄생했을 뿐 그저 그 자체로 세상에 떨어진 존재라는 해석 정말 좋고 카앙보다 카괴가 좋기까지도 하다. 외로움에 몸부림치다 인간에게 이용당하고, 학대 당하고, 까뜨린느에게 품었던 마지막 기대마저 버림 받은 뒤 자신을 만들어낸 뒤 보살피지 않고 버리는 것으로 책임지지 않은 교만한 그의 창조주에게 자신이 겪은 절대 고독을 선사하고, 그 과정 중 괴물 자신을 빅터가 죽임으로써 빅터가 스스로 완전히 외로워지고 그 고독을 선사하는 순간에 괴물은 그 절대 고독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부분의 완결성이 정말 좋다. 신에게서 나온 존재가 아니기에 그에게 영혼이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태어나길 선택하지 않았지만 탄생되었고, 아무도 그를 책임지고 끌어안아주지 않아 홀로 외로움에 몸부림치며 고독하게 삶을 이어가봤자 괴물에게 그 사람은 소멸보다 못한 것이었으리란 마음을 줌. 그만큼 이 세상과 동떨어진 존재가 고통 속에 생을 이어가는 것이라 개인적으로 순서가 굉장히 맘에 안 드는 호수신도 납득했다.


재연으로 프랑켄을 처음 봐서 외로운 소년 이야기 리프라이즈 뒤에 빅터가 엘렌을 살리려다 실패하는 것이 빅터의 감정 흐름이 끊기지 않는 구성이라 생각하고 호수신 뒤에 북극으로의 여정이 바로 이어지면 (빅터 통로 입장이 싫어서 그렇지) 인간에 대한 그 어떤 기대와 연민도 거세한 괴물이 최후를 맞기 위해 달려가는 듯한 북극으로의 이동신이 주는 임팩트를 자첫 때도 마음에 들어했었고, 워낙 호수신 뒤에 북극 이어져서 극이 끝나는 거에 익숙한데 지금은 그게 아니니 갑자기 극이 막 더 길어진 느낌이 들어서 신체적 피로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3연 구성 자체는 별론데 카괴가 빅터에게 복수를 위해 격투장에서 길을 가는 중인 듯한 지금은 암전이 늘어난 건 싫어도 아이를 물에 빠뜨린 뒤 그렇게 배우지 않았고 마지막 격투로 인해 완전히 붙지 않은 몸이기도 해 굳이 똑바로 걸을 이유가 없다는 듯 구겨진 몸을 움직이며 고통과 슬픔이 섞인 구슬픈 허밍을 하며 길을 가는 모습이 고통이 쌓이고 잔인해져가는 과정을 엿보는 것 같아 납득이 간다. 이 날은 특히 자첫 때와 달리 상처와 허밍에서 생목소리를 많이 섞어서 노래를 해서 누군가에게 제대로 길러지지 않았기에 다듬어지지 않은 괴물의 엉성함 그 자체로 느껴져서 특히나 찡했고 와닿았다. 목 컨디션이 백퍼가 아닌데 난 괴물에서 엄청 힘을 써서 조절을 위해 그랬을 수도 있지만 듣는 나에게 인물에게 맞다고 느껴지니 좋은 게 좋은 거지. 캐릭터 해석이 단단한 상황에서 감정이나 매무새가 점점 더 깊어지는 걸 근 한달의 텀을 두고 본 관극으로 확인한 거나 마찬가지였는데 만족함. 어제 동빅의 성장과 카앙괴의 단단함을 확인해서 너무 좋았고 두 인물의 어울림이 이야기 전체의 완성으로 오는 거 정말 좋았고.. 어제의 관극은 생각할수록 뿌듯하다. 좋은 거 봤어.

아쉬운 점이 아예 없던 건 아닌데.. 그게ㅠ 졔 혹시 이날 컨디션이 나빴나 했어서 그렇다ㅠㅠㅠㅠ 노래도 연기도 나쁜 건 아니었는데 뭔가 저번 관극 때 생생하고 독특하게도 다가왔던 까뜨린느 해석이 무난하고 얌전하게 바뀌었더라. '산다는 건'에서 시작해 죽음이 암시되는 격투장 끌려나감 전까지의 흐름이 인간이 되겠다며 괴물을 배신하며 인간성을 포기하는 과정에서 자유에 대한 갈망과 삶에 대한 절망의 교차때문에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걸 표현할 때의 그 독특함과 생생함의 강도가 '자유'라며 넘버 말미에 말할 때 가까이의 소절을 할 때와 괴물을 발로 찬 뒤 여기 있는 것들도 다 짐승보다 못 하다 할 때 말고는 굉장히 줄어있더라. 그전 관극에서 그 해석과 표현이 너무너무너무 좋았어서 세상과 삶에 대한 절망으로 인간성을 포기하며 자유를 갈망하는 쪽으로 인물을 정돈하는 게 보기에는 더 깔끔할 수도 있지만 뭔가 디렉션이 들어와서 인물을 바꾼 거거나 혹은 컨디션이 안 좋아서 인물 톤을 컨디션에 맞춰 다운시킨 걸까 개인 취향적인 아쉬움과 몸이 안 좋은 건 아니길 바라는 걱정을 좀 같이 해본다. 캐릭터 방향을 배우의 의지든 연출의 디렉션이든 뭔가에 맞춰서 바꾼 거면 설득력 없는 수정은 아니니 걍 내 개취에 덜 좋아서 그렇지 뭐 그래도 그건 괜찮은데 컨디션 나빴던 거라면 그건 걱정되기도 하고 건강하게 이 여름 나면 좋겠어ㅠㅠㅠ 분량이 많은 인물은 아니라 전자 쪽이 아닐까 싶은데 커튼콜 때 뭔가 공연에 아주 만족하는 배우들이 보일 수 있는 분위기같은 것도 전달받지 못 해서 괜히 걱정이 많다ㅜㅜ 여튼 그래서 배우 본인과 까뜨 캐릭터에는 여러 걱정을 조금 했지만, 줄리아는 이 날도 너무너무 좋았어.

 

졔줄은 그전까지는 빅터를 정말 착하다고 믿고 있어서ㅋㅋㅋㅋ 그런 생각을 아예 못 하는데, 엘렌이 '빅터 너 앙리의 목을 원하는 거니?'라는 말을 하자 그때부터 빅터를 살리고 그의 실험을 돕기 위해 슈테판에게 빅터를 정신착란으로 몰 것을 부탁했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거 너무 좋다. 그래서 어제 카앙과 졔줄이야말로 빅터를 사랑해서 빅터를 파멸의 길로 이끈 두 축으로 느껴졌고, 서엘렌이 빅터에게 나는 왜 넘버 전에 그 말을 하는 거 전에 애만 팔 때 많이 접했던 언령의 느낌까지 받아서 동카서졔가 비극을 향해 달려가는 시작을 만나는 거 너무나 강렬하더라. 서엘렌은 단단하고 자기 세계가 있는 사람이라 이쪽도 좀 마이페이스가 있는데 그런 엘렌이 빅터를 의심해서 그 말을 꺼내서 줄리아에게 영감을 주었고, 빅터의 모든 것을 다 감싸안을 지나친 각오를 한 줄리아는 그저 그의 목숨과 실험을 위해 앙리를 희생시켰고, 앙리는 빅터를 살리기 위해 자기 목숨을 버리며 빅터에게 살 것을 명했지. 룽게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빅터를 사랑한 모든 사람들이 각자 그 사람을 위해 한 잘못된 행동이 모든 비극의 시작이 되었고, 줄리아에게 동조한 슈테판을 포함하여 앙리의 비극의 방관자나 동조자들 모두가 괴물에게 직간접적으로 죽임을 당한다는 인과응보 너무 직설적이긴해도 유의미하게 잘 전달해주는 조합이었다. 동카서졔라고 썼다만 대종룽게는 유머를 유머답게 구사하면서 분위기 잡는 것도 가능한 깔끔한 룽게라 룽게가 너무 쳐지지 않는 것도 좋아서 어제 캐슷은 딱 균형감이 좋았다. 시하배우는 배우 본체 자체가 좀 음흉한 구석이 없는 분위기라 아무리 극에서 흑막 디테일 시킨다고 해도 배우 자체가 흑막 분위기가 약해서 줄리아가 시하배우였다면 줄리아가 앙리에게 짓는 죄의 주동성이 약하게 다가왔을 것 같아서 까뜨로는 졔 좀 어제 못했지만 남들과 달리 줄리아가 더 중요한 사람은 어제 졔줄 좋았고 졔줄이라 좋았다.


졔줄이 빅터를 사랑하는 마음은 비현실적일만큼 극단적이지만 그녀가 빅터에게 바라고 원하는 것은 결국 허망하고 오만한 이상을 놓고 현실의 길을 자신의 옆에서 걸어가는 것이기에 줄리아를 마주보고 그녀에게 집중할 때면 빅터가 유일하게 저주도 실험도 아닌 현실에 발디딘 느낌이 나는 것도 좋다. 팬텀에서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은 연인 기믹의 캐릭터 해석들을 하셨던지라 동졔 에릭크리 지뢰를 낭낭히 밟을 생각을 한 거 치고는 생각보다 동졔 로맨스 텐션 자체는 좀 약한데 저주 몰입자 빅터에게 그렇게 다른 삶 자체에 적응하고 싶은 느낌이라도 들 수 있을 여백을 만들어낸다는 게 줄리아의 대단한 점이라고 생각하면 그만함도 다행이기도 했다ㅋㅋㅋ 줄리아는 극 자체에서 부여한 역할이 너무 없어서 배우들이 여백을 많이 채워왔고 재연 때 지수배우 디테일 호응 있었다고 삼연에서 아예 흑막 줄리아 느낌 주라고 추가된 걸 그 부분을 살리기 위해 삼연의 배우들 또 노력하는 거 다들 고생이 많다는 맘을 갖게 하고,(자기 줄리아 따로 있다가 원래 캐릭 설정과 다른 걸로 아귀를 다시 맞춰야하는 시하 줄리아는 특히 고생이겠지ㅜ) 예뻐하는 배우 졔가 바보같다해도 빅터를 사랑한다는 진심으로 저주에 매몰되어 세상을 바로 보지 못 하고 과거에 천착하는 그를 잡아 세상에 발붙이게 하는 정착을 노력이라도 할 수 있게 만드는 줄리아를 만들어낸 거 뿌듯하고 기뻐. 그저 자신을 알고 사랑하는 마지막 남은 사람이라는 걸 넘어서 줄리아이기때문에 빅터가 그냥 괴물이 자신을 죽이기 전에 먼저 죽어버리는 것으로 세상과 자신의 저주와 책임에서 도망치지 못하는 건 그녀가 발 붙이고 있는 세상을 그녀가 있는 동안은 스스로 버릴 수 없기 때문일 거야.라는 생각을 난 하게 될 만큼이라ㅎㅎ 그렇게 간절히 자신을 그리고 믿는 존재를 외면하지 않게 된 사람이 어찌 세상을 버릴 수 있겠어.

언급하지 않은 배우들은 인상적이지 않을 만큼 꾸준하게 못 하거나 걍 무난하거나.. 지훈이랑 현화는 유의미하게 잘하기는 했는데 잘했다 기분이라 추가는 좀ㅋㅋ 지훈이가 생긴 것도 성질머리도 지금도 그렇지만 특히 재연 동빅 어린 시절이라 생각하면 너무 딱이야란 생각은 했네. 여튼 위에 좀 열심히 쓴 인물들이 각자 역할 잘해줘서 관극이 매우 기뻤다. 이야기에는 영향 안 줬지만 인상 깊기는 했던 유일한 존재인 자크는ㅋㅋ 자크 넘버 통으로 안 좋아하고 그냥 자크 자체에 흥미가 없어서 재연 때도 아무리 예뻐도 자체 인터였는데 재연 때 오렌지색 머리는 의외로 현실감 있어서 그냥 예쁘군ㅇㅇ하고 넘겼던 게 보라색 머리로 나오니 무슨 요술공주같이 예뻐서 신기하고 예뻐서 그게 신기해서 계속 와 되게 예쁘네? 되게 예쁘네하고 신기해하며 보느라 자체 인터 안 느낀 신기한 경험을 했다ㅋㅋㅋ 신기하다는 말을 몇 번을 쓴건지ㅋㅋㅋ 인물 자체는 배우 본인이 이왕하는 김에 진짜 모든 걸 내려놓고 잠시 나는 내가 아니다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역시 돈 버는 건 힘들 일이지 같은 생각도 조금 했다만 신기하고 예쁜 거 봐서 즐거웠다. 보라색 가발 너무 희한한 색이라 착붙지 않는 느낌인 게 그렇게 인외캐적인 느낌을 낼 줄은 몰랐음ㅋㅋㅋㅋ

결국 계속 그 말로 마무리했지만 재밌고 산뜻하고 좋은 관극이었다.
어제 조합이라면 한 번 더 프랑켄 봐도 좋을 것 같은 만족감인데 이 조합도 없고 표도 없으니 이렇게 삼연 프랑켄은 보내는 걸로ㅋㅋ
자체 마무리가 좋아서 참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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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빅 너무 잘하고 동카 너무 잘맞고 동졔 최고ㅠㅠㅠㅠ
너무 좋아서 막 보는데 내적으로 승천해야하는 광대가 자꾸 실제로 올라가서 힘들고ㅠㅠㅠㅠ

나는 왜에서 신념이라는 이유로 인간성을 버리려고 하는 스스로를 인식하고 그러지 않기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끝내고 진실을 밝히고 앙리를 살리려 했는데 그게 좌절되자, 나대신 살라는 앙리의 말을 굴레이자 면죄부 삼아 죽은 친구의 머리를 실험재료로 삼아 생명 창조 실험을 하는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나는 왜에서 생창까지의 흐름 너무 최고다ㅠㅠㅠㅠ 재연보다 연기 스킬도 노래도 업그레이드 쩌네ㅠㅠ

어제 동카서졔 너무너무 재밌었다ㅎㅎ 동카 당연히 서로 잘 맞을 거라고 관극 전부터 생각했지만 정말 잘 맞았음. 동빅 재연 때보다 인물 캐릭터 대사톤이나 캐릭터 서사가 굉장히 단정하게 눌린 부분이 있는데 거기에 본인 특유의 어린 치기와 저주에 대한 트라우마가 섞이는 거 훨씬 더 취향이었다.

워털루에서 당당하고 오만하며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와 태도로 생명의 윤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앙리와 치고받는게 인물이 단정하게 있다가 힘을 주니 더 와닿았고, 카앙 의지가 매우 곧아서 그 의지때문에 고루하달 소리 들을 수도 있는 사람인데 그럼에도 가지고 있을 젊은이로서 현실 타계를 원하는 열망이 살릴 수 있는 환자들에게 제대로 조치를 취할 수 없는 현실에 좌절되어 있다가 결국 빅터와 공명하게 되는 과정의 설득력부터 잘 맞아 떨어져서 시작부터 아주 깔끔했던ㅎㅎ 재연 때 상대 배우들 나이가 연상일 때와 연하일 때 의지하는 방식이 달랐는데 카앙과는 카앙이 실제로 형임에도 뭔가 동년배 친구를 대하는 듯한 친근함으로 이어지는 한잔술 투닥거리는 느낌 쾌활하고 귀여웠다. 프랑켄 1막 대체적으로 다 좋아하지만 한잔술은 웃긴 춤😅을 볼 수 있고 서로 공명한 친우들의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하는 그런 분위기에 취할 수 있어서 극 전체에서 가장 릴렉스하고 볼 수 있는 타임이고 어제의 동년배 친구 타임 그러한 내 취향에 딱 맞는 재미와 유쾌함 있었다ㅎㅎ '난 부모도 형제도 없지만'이라는 부분에서는 조건 반사적으로 가슴이 시리긴하다만ㅠㅠ

전체 서사 위주로 쓰고 싶었던 맘이었는데 자꾸 장면 단위로 쓰게 되는 것 같아서 좀 억지로 전체로 방향 틀어보기.. 동빅 생명 창조를 통해 신을 뛰어넘는 인간이 되어 죽음의 저주를 끊고 싶어했지만, 그럼에도 그 신념과 욕망때문에 자기 주변인을 희생시키고 싶지는 않았기에 애초에 앙리가 모든 죄를 뒤집어 쓰고 재판에 회부되었을 때 말로 전해듣기 전임에도 앙리가 실험을 계속하기 위해서  모든 죄를 뒤집어 썼음을 느끼고 있기에 고민하다가 실험보다 자기 주변의 아끼는 이들이 죽는 저주의 사슬을 끊자는 마음으로 진실을 고백했으나 진실은 묻히고 앙리는 빅터에게 그가 사는 것과 실험을 계속할 것으로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대의를 전했기에 돌이킬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생명 창조의 멍에를 쓰고 실험에 완전히 집착하게 되는 흐름 굉장히 좋았다. 실험에 성공하고 움직이기 시작하는 괴물을 대할 때 호칭은 앙리라 했으나 그를 대하는 방식에서 앙리가 아닌 또다른 생명체를 대하는 게 느껴졌고 앙리가 아닌 채로 탄생했기에 그 괴물이 룽게를 죽이자 이번 실험은 실패인 것에 좌절하고 괴물을 죽인 뒤 목을 다시 뜯어서 다시 실험할 것 같다는 느낌을 줘서 2막에 다시 돌아온 괴물이 탄생하자마자 날 죽이려했다는 것에 그게 아니라는 말을 할 때 다른 의미로 설득력 있던 점 흥미로웠다. 생명 창조를 위한 실험이었기에 사랑하는 이들이 죽는 저주가 끝난 것으로 여길 수 없었기에 괴물이 도망치지 않았다면 앙리가 되살아났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실험을 계속할 느낌이 앙리를 살리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스스로에게 다시 덧씌워지 저주를 끊어내기 위한 방편인데 실험일지와 앙리의 머리를 가진 괴물이 사라져버렸기에 저주를 끊어낼 방도를 찾지 못한 나약한 인간이었고, 3년의 시간이 지난 뒤 줄리아와 결혼을 하고 괴물을 없는 존재로, 저주를 없는 것처럼 미루고 평범한 삶을 살아가기에는 그의 존재가 저주라고 스스로 씌워놓은 유령에 얽메인 나약한 존재.
저주의 속박에서 벗어나는 게 인생의 과업인 사람이기에 괴물이 자기에게 복수를 천명하고 그의 앞에 나타날 때마다 그저 저주에 메인 삶 자체에서 벗어나고 싶기에 죽이라고 하지만, 괴물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사랑하는 주변인들 앞에 서면 그들을 지켜야한다는 애정과 책임감에 괴물을 죽이고 그들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교차하다가 과거를 벗어나 자신과 새로운 삶을 살아가자는 이야기를 하며 그녀와 함께할 것을 이야기하던 빅터가 그를 사랑한 마지막 존재인 줄리아마저 죽자 계속 자신이 죽거나 괴물이 탄생한 원죄를 피하는 것으로는 아무 것도 사라질 수 없음에 괴물을 죽임으로써 과거의 잘못과 자신이 씌었고 괴물이라는 존재의 탄생이 이어가고 있는 절망의 연쇄를 끊기 위해 북극으로 향해 자신이 만들어낸 유일한 생명체를 결국 죽인 뒤 예상했음에도 밀려오는 외로움 속에서 후회와 절망으로 얼룩지는 마지막 너무 좋았다. 과거의 저주를 신경쓰지 않고 현실을 사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불행을 필멸의 존재로 세상을 구성한 신에 대한 도전으로 풀려고 했지만 결국 미욱한 인간이기에 잘못된 선택의 연쇄로 좌절하고 그 나약함에 절망하는 이야기. 재연 때 만났던 동빅이 생명 창조의 신념을 갖게 된 외로움과 죽음이 예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임에도 북극으로 가게 되는 흐름 등을 이해하지 못 했던 건 아니지만, 재연 때 동빅의 이야기가 외로운 소년의 잘못된 선택과 뒤늦은 후회였던 것보다 지금 삼연에서 느낀 과거에 사로잡힌 존재의 신에 대한 도전과 절망의 흐름이 개인적으로 더 좋았고 인물보다 극 전체를 더 아우르는 메시지를 전달받아서 동일한 인물을 통해 배우의 성장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극보다는 배우와 배우들이 연기하는 캐릭터를 보러가는 극이지만, 그렇다고 파편화된 캐릭터만 만나고 싶은 건 아니기에 이렇게 정돈된 메시지를 만나는 게 훨씬 좋다. 많이 성장했다고 느꼈고 굉장히 뿌듯한 관극이었다. 

빅터가 결국 저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저런 절망의 흐름에 가게된 건 카앙과 카괴와의 이야기였고, 자기가 가진 신념을 기준으로 한 원칙주의자 카앙이 생명을 살리지 못 하는 현실에서 아예 생명을 창조하는 주체자가 됨으로써 이 비극적이며 비윤리적인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 빅터의 꿈에 동참해가는 흐름 너무 좋았다. 프랑켄 극 자체에서 앙리라는 인물을 너무나 좋아하기에 곧고, 신념있고, 그렇기에 우아하기도 한 카이배우의 앙리 정말 좋았는데 거의 한 달 만에 다시 만나니 인물이 더 단단해져 있었고, 미쳐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부모도 형제도 없는 고아인 그가 얼마나 고립되고 외로웠을지 인간적으로도 외롭고 가치관조차 배척 당하는 외로운 존재였던 그에게 그래서 빅터라는 존재와 그의 꿈이 얼마나 크게 다가왔고 공명했을지 서사가 탄탄히 쌓여서 빅터와 그의 꿈을 함께 살리고 싶었기에 앙리가 죽지 말고 진실을 밝히길 바라는 빅터를 다독이며 두려움을 누르며 당당하고 초연하게 단두대로 걸어올라가는 너꿈속 너무나 슬펐다. 앙리의 선택 자체는 오히려 빅터를 결국 저주의 소용돌이에 다시 던져놓았고 그들의 신념으로 한 생명체와 자신의 주변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잘못된 선택이었지만, 그 선택을 하게 한 마음의 올곧은 순수성이 가장 슬펐다. 바르고 단단하지만 그 안에 이해받지 못 했고 그리워할 이 없어 끝없은 외로움을 또한 담고 있었을 것 같은 그의 고독이 그의 기억을 물려받지 않은 존재인 괴물의 최후에서 왠지 다시 탕하고 울려퍼지는 느낌을 받기도 한 날인데, 태어나자마자 버려졌고 그저 이용만 당하며 절망하다 외로운 자신을 죽이며 스스로가 겪은 지독한 고독을 창조주에게 선사하며 마지막 순간만큼은 외로움을 물려주며 그 찰나동안에야 외로움을 벗었을 카괴의 비극이 빅터가 얼마나 외로운 존재였는지 알게 되었고 그와 공명했기에 그를 살리고자 자신이 대신 죽는 선택을 했던 카앙의 마지막과 맞물려 느껴져서 그랬던 것 같다. 카괴와 카앙은 다른 존재이지만 그 외로움의 고통, 그리고 빅터를 통해 외로움을 이해받고자 했거나 이해받았다는 부분이 같은데 그게 얼굴이 같은 존재라서 겹쳐지는 순간이었고, 딱 눈으로 봤을 때는 앙리가 떠올라서 어? 카괴 자체가 그런 의도가 아닌 것 같은데 왜 이 느낌을 받을까했는데 카앙과 카괴 모두 가진 외로움 자체에 대한 공명이었구나 생각이 정리되니 더 찡하게 느껴졌고, 빅터가 북극에서 괴물의 마지막 말을 들으면서 이런 기분을 느꼈기에 더더욱 혼자가 됨을 절망한 느낌을 받은 것 같아 머리로는 뒤늦게 이해했지만 딱 관극 당시에 받은 여운이 참 좋았다.

카괴가 왜 좋았는 지도 길게길게 쓰고 싶은데 사실 저번 관극에서 좋았던 점이 더더더 좋아진 거라 다시 쓰면 동어반복되는 느낌이 될 것 같아서 운을 잘 못 떼겠다. 난 카이배우의 괴물이 정말 좋다는 이야기를 하는 게 맞을까? 카괴가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 앙리의 목을 달고 탄생했을 뿐 그저 그 자체로 세상에 떨어진 존재로서 외로움에 몸부림치다 인간에게 이용당하고, 학대당하고, 마지막 기대마저 버림 받은 뒤 자신과 같은 존재를 만들어낸 뒤 보살피지 않고 버리는 것으로 책임지지 않은 교만한 그의 창조주를 자신이 겪은 절대 고독을 선사하고, 그 과정 중 괴물 자신을 빅터가 죽임으로써 빅터가 스스로 외로움을  완성시키고 괴물은 그 절대 고독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부분의 완결성이 정말 좋다. 신에게서 나온 존재가 아니기에 그에게 영혼이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태어나길 선택하지 않았지만 탄생되었고, 아무도 그를 책임지고 끌어안아주지 않아 홀로 외로움에 몸부림치며 고독하게 삶을 이어가봤자 괴물에게 그 사람은 소멸보다 못한 것이었으리란 마음을 주어서 그런데, 그만큼 이 세상과 동떨어진 존재가 고통 속에 생을 이어가는 것이라 개인적으로 순서가 굉장히 맘에 안 드는 호수신도 납득했다. 재연으로 프랑켄을 처음 봐서 외로운 소년 이야기 리프라이즈 뒤에 빅터가 엘렌을 살리려다 실패하는 것이 빅터의 감정 흐름이 끊기지 않는 구성이라 생각하고 호수신 뒤에 북극으로의 여정이 바로 이어지면 (통로 입장이 싫어서 그렇지) 인간에 대한 그 어떤 기대와 연민도 거세한 괴물이 최후를 맞기 위해 달려가는 듯한 북극으로의 이동신이 주는 임팩트를 자첫 때도 마음에 들어했었고, 워낙 호수신 뒤에 북극 이어져서 극이 끝나는 거에 익숙한데 지금은 그게 아니니 갑자기 극이 막 더 길어진 느낌이 들어서 신체적 피로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3연 구성 자체는 별론데 카괴가 빅터에게 복수를 위해 격투장에서 길을 가는 중인 듯한 지금은 암전이 늘어난 건 싫어도 아이를 물에 빠뜨린 뒤 굳이 똑바로 걸을 이유가 없다는 듯 구겨진 몸을 움직이며 고통과 슬픔이 섞인 구슬픈 허밍을 하며 길을 가는 모습이 고통이 쌓이고 잔인해져가는 과정을 엿보는 것 같아 납득이 간다.

어제는 특히 자첫 때와 달리 상처와 허밍에서 생목소리를 많이 섞어서 노래를 해서 누군가에게 제대로 길러지지 않았기에 다듬어지지 않은 괴물의 엉성함이 그 자체로 느껴져서 특히나 찡했고 와닿았다. 캐릭터 해석이 단단한 상황에서 감정이나 매무새가 점점 더 깊어지는 걸 근 한달의 텀을 두고 본 관극으로 확인한 거나 마찬가지였는데 정말 좋았다. 어제 동빅의 성장과 카앙괴의 단단함을 확인해서 너무 좋았고 두 인물의 어울림이 이야기 전체의 완성으로 오는 거 정말 좋았고.. 어제의 관극은 생각할수록 뿌듯하고 참 좋았고 지금도 좋다. 

아쉬운 점이 없던 건 아닌데.. 그게ㅠ 지혜배우 어제 혹시 컨디션이 나쁘셨나했던 감이 있어서ㅠㅠㅠㅠ 노래도 연기도 나쁜 건 아니었는데 뭔가 저번 관극 때 생생하고 독특하게도 다가왔던 산다는 건에서 죽음이 암시되는 끌려나감 전까지의 인간이 되겠다며 괴물을 배신하며 인간성을 포기하는 과정에서 자유에 대한 갈망과 삶에 대한 절망의 교차때문에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걸 표현할 때의 그 독특함과 생생함의 강도가 '자유'라며 넘버 말미에 말할 때 가까이의 소절을 할 때와 괴물을 발로 찬 뒤 여기 있는 것들도 다 짐승보다 못 하다 할 때 말고는 굉장히 줄어있어서.. 그전 관극에서 그 해석과 표현이 너무너무너무 좋았어서 그 부분이 세상과 삶에 대한 절망으로 인간성을 포기하며 자유를 갈망하는 쪽으로 정돈한 게 보기에는 더 깔끔할 수도 있지만ㅠㅠ 뭔가 디렉션이 들어와서 인물을 바꾸는 거거나 혹은 컨디션이 안 좋으셔서 인물 톤을 그날 컨디션에 맞춰 다운시키신 걸까 개인 취향적인 아쉬움과 몸이 안 좋은 건 아니길 바라는 걱정을 좀 같이 했다. 캐릭터 방향을 배우의 의지든 연출의 디렉션이든 뭔가에 맞춰서 바꾼 거면 설득력 없는 수정은 아니니 걍 내 개취에 덜 좋아서 그렇지 괜찮은데 컨디션 나쁘셨던 거라면 그건 속상함ㅠㅠ 건강하게 이 여름 나셨으면ㅠㅠ 까뜨는 여러 걱정을 조금 더 했지만, 줄리아는 어제도 너무너무 좋았다. 졔줄 그전까지는 그런 생각까지는 못 했지만, 엘렌이 빅터 너 앙리의 목을 원하는 거니?라는 말을 하자 그때부터 빅터를 살리고 그의 실험을 돕기 위해 슈테판에게 빅터를 정신착란으로 몰 것을 부탁했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거 너무 좋았다. 그래서 어제 카앙과 졔줄이야말로 빅터를 사랑해서 빅터를 파멸의 길로 이끈 두 축으로 느껴졌고, 서엘렌이 빅터에게 나는 왜 넘버 전에 그 말을 하는 거 전에 애만 팔 때 많이 접했던 언령의 느낌까지 받아서 동카서졔가 비극을 향해 달려가는 시작을 만나는 거 너무나 강렬했다. 

엘렌은 빅터를 의심해서 그 말을 꺼내서 줄리아에게 영감을 주었고, 빅터의 모든 것을 다 감싸안을 지나친 각오를 한 줄리아는 그저 그의 목숨과 실험을 위해 앙리를 희생시켰고, 앙리는 빅터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를 버리는 그 상황을 방기하며 빅터에게 살 것을 명했지. 룽게 역시 상황은 비슷했고. 빅터를 사랑한 모든 사람들이 각자 그 사람을 위해 한 잘못된 행동이 모든 비극의 시작이 되었고, 줄리아에게 동조한 슈테판을 포함하여 앙리의 비극의 방관자나 동조자들 모두가 괴물에게 직간접적으로 죽임을 당한다는 인과응보 너무 직설적이긴해도 유의미했다. 졔줄이 빅터를 사랑하는 마음은 비현실적일만큼 극단적이지만 그녀가 빅터에게 바라고 원하는 것은 결국 허망하고 오만한 이상을 놓고 현실의 길을 자신의 옆에서 걸어가는 것이기에 줄리아를 마주보고 그녀에게 집중할 때면 빅터가 유일하게 저주도 실험도 아닌 현실에 발디딘 느낌이 날 때 좋았다. 줄리아는 극 자체에서 부여한 역할이 너무 없어서 배우들이 여백을 많이 채워왔고 재연 때 지수배우 디테일 삼연에서 아예 흑막 줄리아 느낌 주라고 디렉션으로 추가한 것 같은데 그 부분을 살리기 위해 삼연의 배우들 또 노력하는 거 너무 좋고, 사랑하는 졔배우가 바보같다해도 빅터를 사랑한다는 진심으로 저주에 매몰되어 세상을 바로 보지 못 하고 과거에 천착하는 그를 잡아 세상에 발붙이게 하는 정착을 노력이라도 할 수 있게 만드는 줄리아를 만들어낸 거 뿌듯하고 기쁘다. 그저 자신을 알고 사랑하는 마지막 남은 사람이라는 걸 넘어서 줄리아이기때문에 빅터가 그냥 괴물이 자신을 죽이기 전에 먼저 죽어버리는 것으로 세상과 자신의 저주와 책임에서 도망치지 못하는 건 그녀가 발 붙이고 있는 세상을 그녀가 있는 동안은 스스로 버릴 수 없기 때문일 거야.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렇게 간절히 자신을 그리고 믿는 존재를 외면하지 않게 된 사람이 어찌 세상을 버릴 수 있겠어.

헐 자크 얘기 하나도 안 썼네! 미리 밝히자면 개취로 자크 넘버 통으로 안 좋아하고 그냥 자크 자체에 흥미가 없어서 재연 때도 아무리 예뻐도 자체 인터였는데 재연 때 오렌지색 머리는 의외로 현실감 있어서 그냥 예쁘군ㅇㅇ하고 넘겼던 게 보라색 머리로 나오니 무슨 요술공주같이 예뻐서 신기하고 예뻐서 그게 신기해서 계속 와 되게 예쁘네? 되게 예쁘네하고 신기해하며 보느라 자체 인터 안 느낀 신기한 경험을 했다ㅋㅋㅋ 신기하다는 말을 몇 번을 쓴건지ㅋㅋㅋ 인물 자체는 배우 본인이 이왕하는 김에 진짜 모든 걸 내려놓고 잠시 나는 내가 아니다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역시 일은 힘든 거야 사회 생활이란ㅜㅜ 같은 뻘 생각도 조금 했다만 신기하고 예쁜 거 열심히 보여주셔서 좋았다ㅋㅋㅋ 보라색 가발 너무 희한한 색이라 착붙지 않는 느낌인 게 그렇게 인외캐적인 느낌을 낼 줄은 몰랐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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