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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80721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밤공

by All's 2020. 6. 20.

 

 

캐스트 - 류정한 카이 박혜나 이지혜 이정수 이지훈 신서린

 

 

 

 

재연부터 봐서 그런가 호수씬 순서는 북극 바로 전이 좋은 것 같고, 허밍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는 마음이 컸던 삼연 자첫. 다른 건 몰라도 4연에 북극에서 bgm은 반드시 사라져야 할 듯ㅋㅋㅋㅋ 줄었다던 줄리아 분량이 늘어난 건 좋은데 그곳에는 도입 이상해진 거 아쉽고... 까뜨는 바뀐 게 있다던데 딱히 잘 모르겠네. 음알못 귀에는 편곡이 더 가벼워져서 챙챙거리는 느낌인데 크게 거슬리는 느낌은 아니고 가장 마뜩찮은 건 북극 비지엠과 앙상블들 존재감인 듯. 좀 더 분조장에 제정신 아닌 사람들 같기는 해야 폭주 기관차같은 이 극의 기괴한 정서에 더 맞긴 할 것 같은데 다들 되게 얌전하시더라. 재연 달리던 동안에는 짜증 좀 작작 내라고 성질 부려놓고 사람 맘이 참 간사함을 느꼈다ㅋㅋㅋ

 

류빅은 본 중에 가장 이기적인 빅터였고, 매우 나쁜 사람이라 늘 일정 부분 빅터맘으로 극을 보던 입장에서 새로운 기분을 느꼈다. 좀 자기합리화 끝판왕 느낌이었음. 남들은 케미 잘 모르겠다던 마타에서도 그가 마타를 자기 본위로 사랑했다고 여겼었는데 줄리아 이용한다고만 느껴졌네. 줄리아가 자신을 변호하도록 나는 왜에서 꼬시는 느낌이었다. 줄리아를 사랑에 미친 광인처럼 연출적으로 아예 박아놓은 디렉션이 있어서 그런 이상한 애한테 머리쓰는 거 극에서 그런 게 겉돌거나 그런 건 아닌데 남녀 케미와 러브 스토리 집착하고 2015년에도 우리 줄리아가 좀 콩깍지가 씌어서 미친 사랑도 할 수 있는 거죠!하던 입장에서는 애정이 쌍방향이 아니라 너무 슬프더라ㅠㅠㅠㅠ 룽게와 엘렌을 가장 순수하게 사랑하나 나머지 인물들은 의식-무의식 양쪽으로 이용의 의도가 굉장히 컸고, 자기 기만적인 면도 강했는데 그 부분이 내 취향은 아니었다. 너무 이기적으로 보였던 사람이 북극에서 괴물 죽고 앙리 부르짖는데 나는 왜 때도 앙리가 죽는 게 안타깝다기보다 나쁜 놈 되면 찝찝한 것마냥 한 번 양심 고백이나 해봐야지 했을 것 같던 사람이라 절절함이 안 와닿더라. 카괴가 앙리가 전혀 남아있지 않은 존재라 마지막에 일부러 앙리인 척 수쓰고 죽는 거에 그 머리 좋은 사람이 속아서 그런다는 것도 의아했고.. 애초에 왜 북극에 따라갔는 지가 좀 미싱 링크였다. 괴물을 진심으로 앙리라 믿는 것 같지도, 북극에서 진짜 혼자가 될 때까지 자신이 외롭다는 생각도 못 했을 것 같아서 더 그런 느낌을 받은 듯. 새롭게 창조된 생명이자 철저한 고독 속에 자라난 괴물이 그를 홀로 남겨두는 것으로 복수하기는 하는데, 괴물을 따라 북극으로 가기에는 엘렌의 이야기말고 그가 스스로의 외로움을 인식했을지, 느끼기는 했을지 잘 느껴지지 않았다. 괴물을 만든 자로서의 책임감이든, 사랑한 자들을 위한 복수든, 과학자로서 자기 실험 결과 관찰이든 뭔가 지금 생긴 공백을 채울 답을 몇 번 더 보면 알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난 역시 이 공연 2막 괴물-까뜨 빼면 너무 힘든 사람이고 캐릭터 안 맞은 적은 있어도 류랑 노래가 안 맞은 적은 없는데 빅터 넘버는 후회 빼고 나머지 넘버들이 다 0.9배속 느낌으로 다가와서 그 부분과 크게 싸우기도 했다. 걍 이걸로 끝내는 게 좋을 것 같아. 내가 이날 공연을 본 이유는 8할의 이지혜, 1할의 안경 앙리, 1할의 가능한한 프랑켄에서 전에 안 본 분을 기준이라 선택한 거라서 호기심 충족했으니 추가 시도는 안 하는 걸로.


 8할의 이지혜 줄리아와 까뜨린느는 걱정과 기대가 공존했는데 약간은 미묘한 감정이다. 좋기는 역시 좋은데 조금 더 확 가면 훨씬 좋을 것 같은데 그게 아니었다ㅠ 재연 때 빅터를 위해 아버지에게 빅터가 뭐라고 하든 앙리가 문제인 것처럼 몰아가달라고 부탁한 듯하고 빅터를 가지기 위해서 아주 오랜 시간 공들여서 노력한 듯한 모럴 한 구석이 망가진 인물인 지수 줄리아의 노선을 굉장히 좋아했는데, 줄리아들에게 이번에 그런 느낌을 의도하게 디렉션이 들어간 것 같다더니 확실히 그랬고, 그 부분을 지혜 줄리아가 아주 잘 표현해줘서 줄리아 사랑에 미친 사람 노선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아주 뿌듯했다. 나는 왜 넘버 전 빅터에게 그대의 선택을 믿어라고 할 때 빅터는 고뇌하는 듯 해도 속으로는 그녀 역시 엘렌의 말이 어느 정도는 빅터의 진심일 거라 믿었고 빅터를 잃고 싶지 않아서+빅터가 원하는 연구를 계속하려면 죽은 지 얼마 안 된 시체의 머리가 필요하니 앙리가 교수형을 당하도록 빅터를 변호하게 그를 마뜩찮게 대하는 아버지를 이게 최선이라고 설득한 느낌을 잘 내더라. 자신의 선택으로 앙리가 죽음에서 구명될 수 있던 유일한 길을 막아버렸으니 훗날 괴물의 복수의 대상이 되는 것에 당위성을 얻기도 해서 이야기 연결적으로도 좋고, 괴물에게 생명의 위협을 당하는 순간임에도 자신을 절대 떠나지 않겠다는 그의 맹세에 이제야 빅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는 확신에 아버지와 엘렌이 죽고 스스로의 목숨이 위험한데도 짓는 미소도 소름끼치고 아주 좋았다.

 

까뜨는 걱정했던 노래 부분은 오히려 좀 더 막 지르기만 하면 될 것 같고 삶이 팍팍하고 끔찍해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노선이 줄리아랑 비슷한 듯 또 다른 것도 맘에 드는데 그 표현의 강도가 좀 더 극적으로 과장되게 나오면 오히려 좋을 것 같다고 느낀 게 앞서 말한 아쉬움ㅠ 극에서 요구하는 것 이상의 쓸데없는 과장을 하지 않고, 극에서 요구하는 바에 맞게 직설적으로 연기하는 부분 지혜 연기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인데 아무래도 그동안 맡아온 배역 가락때문인가 여기서 좀 더 나가면 진짜 완벽할 것 같은데!!싶은 맘을 들게 하더라고. 까뜨린느가 좀 더 대놓고 정신이 오락가락해도 될 것 같다는 얘기ㅠ 늘 에바가 저 미친년 좀 어떻게 하라고 하는 거에 비해 딱히 미친년보다는 딱한 애인 까뜨린느를 진짜 정신이 오락가락한 캐릭터로 잡아왔고 넘버 하나, 씬 하나 안에서도 그걸 오고가게 하고 너무너무 기특한데 그 강도가 좀 아쉽다. 은은하게 미친 역을 소공녀스럽게 표현하는 거에 너무 익숙해서 좀 더 과해져도 될 부분을 아직은 무의식이 가로막는 느낌. 비슷한 맥락으로 넘버 소화도 더 생소리 느낌나게 했으면 좋겠다.(진짜 생소리는ㄴㄴ 목 상하면 안 되니까ㅠ 소중한 목소린데ㅠㅠ) 내일이면에서 더 막 지르면 더 임팩트 있을 것 같다. 여튼 줄리아는 아주 맘에 드니까 까뜨만 좀만 더 과잉이 되길 기도기도! 그래도 기대보다 연기도 인물도 노래도 안 겉돌고 잘했어ㅠ 기특해 기특해ㅠㅠ

 

근데 이건 걍 극 자체 얘긴데.. 까뜨 관련된 장면 바뀐 게 있다더니 넘버도 거의 그대로고... 그나마 바뀐 게 까뜨 들쳐매고 갔던 격투장 남앙들이 방에서 나오면서 바지품 만지던 거랑 까뜨 위협하고 침 뱉던 거 뺀 거 뿐이라면 이거 바꿔놓고 노력했다고 하는 거 좀 어이없었다. 아예 안 바뀐 거 보다야 낫고 여성 캐릭터에게 가해지는 폭력의 장치로 강간이 무조건 안 된다는 주의는 아닌데 재연 때부터 강간을 당하는 거 말고 난 인간 취급도 못 받는다고 예시 드는 게 상황적으로 보여지는 게 없는 게 아쉬운데 그 부분까지 깊이 있는 수정을 진짜 안 하고 시늉만 하니 어이가 없어서ㅋㅋㅋㅋㅋ 내일이면 넘버 속에 누군가의 발을 씻긴 물로 갈증을 해결해야하는 부분도 충분히 사람 취급 못 받는 거긴 한데 내가 사람인지 짐승인지 구분 안 가는 대접 받는 거 좀 유치하지만 엄청나게 구타당한 뒤에 짐승 우리에 가둬두는 것 같은 걸로도 연출할 수 있는 거 아닌가? 페르난도가 열쇠 몰래 구해와서 약과 함께 던져주고 고민하다가 문 열고 나가서 물에 약타서 괴물한테 줘도 되는 거고, 그렇게 되면 우리에 갇혀있어야하는 까뜨가 없으니 얘가 뭔가 일 저질렀네하고 찾아서 심문하는 것도 더 설득력 있고.. 괴물한테 물주는 거 본 사람 스치게 하지도 않고 바로 까뜨 끌고 나오는 거 늘 단서도 없이 진짜 수사 엘티이네 싶은데 참 까뜨 부분 근본적으로 안 건들이는 거 징하고 징하고...

 

그리고 이건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것도 아닐텐데 진짜 그리고 괴물 꾸준히 까뜨가 좀 챙겨준 걸로 바꾸면 덧나나? 하룻밤의 친절도 외로운 생명체에게 큰 희망될 수 있고, 그로 인해 다음날의 배신에 절망도 할 수 있는 거긴 한데... 넌 괴물이야 괴물 소리만하고 아무 것도 가르치지 않고 접촉도 없다가 갑자기 생각도 말도 다 너무 잘하는 건 이상하잖아. 까뜨가 괴물이 자기 구해준 뒤에 계속 챙기는데 두려움에 마음을 열지 못 하다가 처음으로 마음을 열고 인사와 소망을 나눈 날에 절망하는게 더 비극적이고 그 사이에 까뜨가 계속 말을 걸어왔어서 말을 속으로 배운 거다 납득도 될 것 같은데 에바에게 붙들리고 몇 년을 이용당하다가 하루 만난 인연 배신하는 게 뭐가 어렵다고 까뜨가 짐승이 양심이 어딨니 운운을 하는 건지 모를. 그리고 괴물이 앙리의 기억을 갖고 있거나 점점 앙리가 깨어나는 노선이면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을 수 있지만 특히나 카괴같이 아예 새로운 생명의 노선을 가는 괴물을 허용할 거면 꾸준히 접촉한 인간이 있어서 언어에 노출이 되었다는 정도의 개작도 해서 이야기 자체가 좀 뜬금없다고 느껴질 부분 적어지게 다듬을 수도 있을텐데 그걸 삼연이 오도록 안 한다 진짜ㅋㅋㅋ 까뜨가 몰래 꾸준히 괴물을 돌보았다면 자식같이, 혹은 반려동물같이 괴물을 보살펴왔음에도 스스로의 삶을 구제하고 싶다는 욕망에 결국 그를 배신하는 그녀의 절망감도 커질 거고, 인간이 되고 싶다면서 누군가에게 순수한 호의를 베풀 수 있던 그녀의 인간미가 사라지는 모순도 더 극대화되어서 참 좋을 것 같은데 말이지. 아무 것도 안 바꾸는 것보다야 조금씩이라도 고쳐가는 게 물론 좋은 거긴 한데. 진짜 좀 더 작정하고 좀 고쳐봤으면 좋겠다.. 좀.

생각난 김에 구성 구린 거 했던 얘기 추가해서 다시 하면, 이야기 단위로 크게 손 본 구석은 있던 거 뺐던 거 다시 넣고, 장면 순서 바꾼 정도에 북극신에 배경음악 넣고 이고르 광대로 바꾸고 여앙들 의상 덜 헐 벗기 정도인데 배경음악은 제발 빼면 좋겠고, 북극신은 후회 뒤가 개인적으로는 좋다. 지금 구성은 괴물이 아이 밀어 죽이는 게 인간에 대한 적의가 커져가는 과정 중에 이루어지고 재연 때는 줄리아까지 죽인 뒤에 북극 가는 과정 중에 이루어지는데 이미 완성형 혐오의 차이겠지만 후자가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아이를 밀어 죽인 인간 혐오 뒤에 인간이라는 이름을 달고 잔인하게 배신과 폭행이나 가하는 인간에 대해 인공적인 창조물이 심판자로서 최후의 장소로 향하는 것에 대한 웅장함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시간이 후르륵 가는 기분도 좋았다. 에바 죽고 사이에 붕 뜨는 기분도 안 들고요. 아.. 그렇지만 객석 복도로 걸어와서 무대로 올라가는 건 싫으니 다시 바꿀거면 빅터는 걍 무대에서 나오는 걸로...

 

아 좋은 것도 있었다. 아니 근데 나만 로맨스 집착러인가? 결혼식 장면 이렇게 좋은데 왜 재연에서 뺀 게 낫다고들 하신 거지? 애비가 딸 결혼하고 헛헛해서 사냥 갔다가 괴물한테 붙들릴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남녀 로맨스 집착러 카앙이 엘렌한테 찐따같이 굴어서 앙리엘렌 로맨틱 무드 없는 거에 우울했다가 나는 왜 넘버 전에 포옹하고 결혼식 장면에서 꽁냥거려서 광대 터지는 줄 알았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들이 뭐라하든 난 극호다. 극호 이히히히히

극 구성은 여튼 이쯤에서 그만 입 털고ㅋㅋㅋㅋ 다시 인물로ㅋㅋㅋ

혜나 엘렌/에바는 노래가 매우 극호이고, 과거 회상씬 때 엘렌 역시 어렸고 좀 미숙하고 그럼에도 자기 나름대로 빅터를 아끼기 위해 노력했던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드는 건 좋았는데, 좀 호방한 느낌이 약간 무심하다는 생각도 들게 가는 건 약간 아쉬운? 내가 캐릭터적으로는 재연 때 정많고 심약하던 혜경엘렌을 너무 좋아해서 비교 급부로 그렇게 느낀 것도 같은데 또 에바의 텐션은 굉장히 높아서 그 부분이 엄청나게 인상적이었다. 남자의 세계에서는 그게 새롭기도 했고, 그 폭발하는 에너지가 프콜 영상보다 실제 무대에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전달되어서 그동안 봤던 남세 중에 가장 안 지루했어서 좋았는데 텐션이 정말 높은 에바인 것처럼 인물이 대사톤도 하이하고 엄청 방방 거려서 그건 또 불호였어ㅠ 잔망이든 능글이든 분위기 띄우고 시끄러운 건 자크가 하고 에바가 휘어잡으면서 호령하는 게 좋은데 하이한 대사톤과 에너지가 남세의 지루함은 이기게 해줬지만 내가 격투장 씬에서 왜 모든 인물이 솔로곡이 있어야 하는데!!!(재연 줄리아는 안 그랬지만ㅠㅠ)하고 욕하고 지루함에 몸서리치게 만드는 주범인 넌 괴물이야를 잊게 할 만큼은 아니더라ㅠㅠ 그렇지만 빅터에게 먼저 애교나 장난치는 에바 신선하기는 했고, 내가 써놓은 거 조합하면 박혜나 엘렌 에바에게 노래 더 잘하는 이혜경 엘렌 에바 되라는 거 같아서 걍 이건 이 사람의 해석이다하고 넘어갈 부분인 것 같다.

룽게 이고르는 이정수였는데... 벤허 때에 비해서 연기도 노래도 안 거슬렸는데 재연 홍경수씨가 역에 비해 지나치게 오버스탯이셨던 탓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걍 그냥 그랬다. 그리고 벤허 때도 느낀 건데 이 분 개그를 잘 못 친다. 그리고 아무리 머리에 흰칠 해놔도 류빅이랑 나이차가 있다보니 몇 십년 보필한 집사 느낌은 안 나고, 툴툴거리는 건 또 진정성 있어서 드물게 빅터가 진심으로 따스하게 대하는 인물인데 정작 룽게가 빅터 그렇게 아끼는 것 같지 않아서 직업 의식인가 정도의 생각만 했다.

제일 길 카앙 카괴 얘기.


벤허에서 좋게 봐서 적당한 호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안경 앙리를 보겠다는 사심으로 갔다가 인물과 노래 모두 아주 만족스럽게 보고 나왔다. 류빅하고 실제 나이차가 나다보니 능글능글하고 영리한 류빅한테 낚인 젊지만 신념 넘치는 범생이 과학자 겸 군인 느낌의 앙리였는데 귀엽더라ㅠ 그러다 숙맥같은 스스로의 틀을 깨어가면서 빅터의 연구와 꿈에 동참하기를 마음 먹은 뒤 굳은 의지를 다져가며 죽음의 공포를 누르고 애써 웃음 짓거나 무표정하게 두려움을 누르다 단두대에 오르는데 정말 마음이 아팠고, 앙리가 좀 신념에 광적으로 미친 듯한 괴이함을 보이는 걸 원래 좋아하는데 참 현실에 발 잘 딛고 있으면서도 당시 기준으로(사실 지금도) 비윤리적이고 비현실적인 연구에 믿음을 갖게된 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온 몸을 다 바치는 희생을 하는 게 참 마음이 아팠다. 외로운 삶을 살았고 이루거나 가진 게 없던 삶 속에서 자신감 넘치고 당당한 빅터에게 감화된 뒤 그와 그의 연구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다 하는 것이 외로운 스스로의 삶이 가치있어지는 일이라 믿고, 또 그런 길을 열어준 빅터를 위하는 마음도 강해서 그를 위해서라도 그렇게 하고 싶다고 결심해서 두려워도 흔들리지도 후회하지도 않는 게 참으로 가여웠다. 저렇게 좋은 사람인데 결국 그 사람을 위해 대신 목숨을 바쳐줄 사람이 없구나.. 결말을 알고 보는 사람이라 그랬던 것 같아. 이후 괴물이 앙리가 전혀 남아있지 않은 정말 새로 만들어진 별개의 생명체다보니 앙리가 세상에서 완전히 지워졌는데, 책임없이 생명을 함부로 만들어낸 오만함의 짐을 빅터와 같이 진 것임에도 그는 자신이 가장 가치있다고 여긴 일로 성공도 하지 못했고 이 세상에서도 소멸되어버렸으며 그의 머리를 단 존재는 심지어 절망적인 외로움 속에서 평생을 보내다 그 또한 소멸되어 버린 게 안쓰러웠다. 꿈을 위해 목숨까지 바쳤는데 너무나 개죽음이라 자기가 선택한 길인데도 가엽더라. 아예 광신도같이 경도된 느낌이면 또 모르겠는데 현실 사람 느낌이라 내 주변 누군가의 인생 망한 느낌 들어서 그랬나봐ㅠㅠ

괴물은 위에도 잠깐 언급한 대로 그동안 본 중에 가장 앙리가 아닌 새로운 생명체임을 확고히 보여주는 인물이었는데, 앙리와의 접점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재연 우앙과 겹치는 면이 있었지만, 그쪽이 냉정하고 강한 심판자의 느낌을 후반에 지니게 된다면 이쪽은 세상에 버려지고 누구에게도 보살핌을 받지 못한 미숙한 존재의 느낌을 거의 끝까지 끌고 나가서 안쓰러운 양상이 좀 달랐다. 그의 몸을 이루고 있을 신체들은 어른 인간의 몸뚱이들이었을지언정 새로 만들어져 시작된 카괴의 삶은 그가 실험실에서 눈을 떠서 북극에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딱 그때 뿐이라 고작 3,4년의 생을 살아온 존재가 그 어린 삶 내내 당했을 폭력과 느꼈을 외로움이 절절하게 다가와서 태어나자마자 룽게를 뜯어죽인 살생의 죄를 진 존재인데도 그 존재의 고독에 내내 슬픔을 느꼈다. 앙리의 기억이 점점 커지는 괴물들은 그 머리의 주인이 자업자득을 한 느낌이 들기에 동정심이 좀 덜 드는데 이쪽은 아예 새 생명이라 만들어놓고 책임지지 않고 죽이려 했던 빅터와 세상을 모르는 생명체를 자기 본위로 이용한 격투장 사람들이 얼마나 잔인했는지 어린 생명이 학대 당한다는 느낌으로 다가와 동정심이 눌러지지가 않더라. 인간이 과학의 힘을 빌어 생명을 창조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한 뒤 책임지는 것까지 생각하지 않는 게 얼마나 이기적이며 잔인한 일인지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하게 느껴졌고, 카이 배우가 잡아온 앙리와 괴물의 캐릭터가 준 느낌이기에 배우에게 감탄함. 본인이 표현하려고 하는 거에 비해 몸 쓰는 거는 매우 아쉬웠는데ㅋㅋㅋㅋ 캐릭터를 워낙 잘 잡았고 노래와 대사톤이 좋아서 상쇄가 매우 됨. 사람과 실질적으로 하는 접촉에 비해 괴물들 까뜨와 대화 시작할 때 말을 너무 잘해서 앙리의 기억이 돌아온다는 걸 그 기억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냐/아니냐로 나눠야하나 늘 고민했는데 수첩 속 빅터가 했을 앙리에 대한 어떤 자잘한 단서들을 모아 빅터의 고독을 극대화하기 위해 마지막에 앙리 행세를 하는 것처럼 그를 창조주가 아닌 빅터라고 부르는 것일 거라는 확신을 느꼈고, 이 정도까지 완전히 앙리와 괴물을 분리하는 게 쉽지 않은 결단이었을텐데 그 결단을 한 것도, 잘 구현해낸 것도 보는 입장에서 좋았고 2막 맨날 어서 끝나라고 빌었는데 그나마 괴물씬 자체 인터가 줄어들어서 아주 기뻤다.

 

앙리가 쑥맥에 찐따라 그런 가(ㅠㅠ) 저렇게 젊고 예쁜 엘렌과 왜 남녀케미가 안 돋냐고 광광 우는 와중에 띨빵한 애동과 사는 거 팍팍한 불우아동 주인각이 더 커도 괴물까뜨 케미는 아주 좋았고, 카이랑 지혜랑 둘이 비주얼적으로도 듀엣 소리적으로도 괜찮아서 팬텀과 레베카 같이 해주길 기도하게 되었다. 기왕이면 레베카 쪽이 더... 정기열씨 마르고 신경질적으로 생긴 느낌이 딱 막심이야 아주 딱이야 딱.


중요하려나 하지 않으려나, 침 부분은 진짜 많이 튀기는 하더라ㅋㅋ 앙리는 단하미 빼고 침 안 튀는 거 보면 사지말단 간수 못 하는 느낌을 의도해서 일부러 침을 덜 닦는 거 같은데 침 물론 싫지만 생각보다 안 거슬렸다. 재연 볼 때 분비물이 많고 역시 어린 생명체 느낌이던 지괴와 대판 싸웠는데 내가 싸운 건 침이 아니라 끼잉끼잉이었나보다ㅋㅋ
노래 얘기 살짝하면 등장 인물 대부분이 까랑까랑한 목소리인 와중에 혼자 좀 웜톤이라 다른 부분은 오히려 좋았는데 2막 최애 넘버 그곳에는 인 사람이라 지괴와 은괴의 화려한 목소리가 빙하에 부딪쳐 반짝이는 햇살 같은 느낌을 주던 게 없는 거 딱 하나가 좀 걸리긴 했다ㅠ

다들 입을 모아 칭찬하는 아역들은 재연과 비교 불가하게 잘하더라ㅋㅋㅋ 재연 때도 애들이 더듬지만 않고 예쁘면 된 거지 하고 불만없었으며 누가 노래하든 외로운 소년 이야기에서 눈물 질질 짜던 사람은 이번 아역 지훈이 너무 잘해서 감동했네ㅠㅠ 서린줄리아도 똘망똘망 귀엽고 외로운 소년 맆에서 빅터보며 울먹울먹하는 연기 기특하다ㅠㅠㅠ 다른 애기빅터들 중에 윤우 연기 훌쩍 자란 건 모촤와 팬텀에서 확인 열심히 해서 애초에 예뻐하고 지호 현화 유주 궁금하니 다음에 볼 때는 오늘 아가들 아니면 더 좋겠지만 또 오늘 아가들이어도 불만없다ㅋㅋㅋ

여전히 죽을 듯이 지루한 극이지만 캐스팅에 덜미 잡힌 수니라 동카졔로 자막할 건데 지금 잡아놓은 자리가 맘에 안 차서 표구하는 여정을 걷기 시작해 스스로가 좀 안타깝다ㅠㅠ 프랑켄 세번까지는 보지 말자 싶어서 동은졔 저번 주말 공연 놨던 거(앙엘렌 케미와 그곳에는 케미가 그립다 엉엉ㅠㅠ)와 함께 미리 좋은 자리 안 잡아놓은 거 후회하며 이만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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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재연부터 봐서 그런가 호수씬 순서는 북극 바로 전이 좋은 것 같고, 다른 건 몰라도 4연에 북극에서 bgm은 반드시 사라질 듯ㅋㅋㅋㅋ 줄었다던 줄리아 분량이 늘어난 건 좋은데 그곳에는 줄은 건 아쉽고... 까뜨는 바뀐 게 있다던데 딱히 잘 모르겠네. 음알못 귀에는 편곡이 더 가벼워져서 챙챙거리는 느낌인데 크게 거슬리는 느낌은 아니고 가장 마뜩찮은 건 북극 비지엠과 앙상블들 존재감인 듯. 좀 더 분조장에 제정신 아닌 사람들 같기는 해야 폭주 기관차같은 이 극의 기괴한 정서에 더 맞긴 할 것 같다.

류빅은 본 중에 가장 이기적인 빅터였고, 매우 나쁜 사람이라 늘 일정 부분 빅터맘으로 극을 보던 입장에서 새로운 기분을 느꼈다. 좀 자기합리화 끝판왕 느낌이었음. 남들은 케미 잘 모르겠다던 마타에서도 그가 마타를 자기 본위로 사랑했다고 여겼었는데.. 줄리아 이용한다고만 느껴졌음 줄리아를 사랑에 미친 광인처럼 연출적으로 아예 박아놓은 디렉션이 있어서 극에서 그런 게 겉돌거나 그런 건 아닌데 남녀 케미와 러브 스토리 집착하고 2015년에도 우리 줄리아가 좀 콩깍지가 씌어서 미친 사랑도 할 수 있는 거죠!하던 입장에서는 애정이 쌍방향이 아니라 슬펐어ㅠㅠㅠㅠ 룽게와 엘렌을 가장 순수하게 사랑하나 나머지 인물은 의식-무의식 양쪽으로 이용의 의도가 굉장히 컸고, 자기 기만적인 면도 강했는데 그 부분이 내 취향은 아니었다ㅠ 현재는 왜 북극에 갔는 지가 좀 미싱 링크인ㅇㅇ 괴물을 진심으로 앙리라 믿는 것 같지도, 북극에서 진짜 혼자가 될 때까지 자신이 외롭다는 생각도 못 했을 것 같아서 더 그런 느낌을 받은 듯. 외로운 소년의 이야기를 들은 앙리의 기억을 이용해 새롭게 창조된 생명이자 철저한 고독 속에 자라난 괴물이 그를 홀로 남겨두는 것으로 복수하기는 하는데, 괴물을 따라 북극으로 가기에는 엘렌의 이야기말고 그가 스스로의 외로움을 인식했을지, 느끼기는 했을지 잘 느껴지지 않았던.. 괴물을 만든 자로서의 책임감이든, 사랑한 자들을 위한 복수든, 과학자로서 자기 실험 결과 관찰이든 뭔가 지금 생긴 공백을 채울 답을 몇 번 더 보면 알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난 역시 이 공연 2막 괴물-까뜨 빼면 너무 힘든 사람이라ㅠ 줄리아 까뜨 나온 김에 졔배우 이야기!! 이날 공연을 본 이유는 사실 8할의 졔배우, 1할의 안경 앙리, 1할의 가능한한 프랑켄에서 전에 안 본 분을 기준으로 나온 조합이라서였고 8할의 졔배우는 걱정과 기대가 공존했는데 약간은 미묘한 감정이다. 좋기는 역시 좋은데 조금 더 확 가면 훨씬 좋을 듯!

재연 때 빅터를 위해 아버지에게 빅터가 뭐라고 하든 앙리가 문제인 것처럼 몰아가달라고 부탁한 듯하고 빅터를 가지기 위해서 아주 오랜 시간 공들려서 노력한 듯한 어딘가 비틀어진 인물같던 지수 줄리아의 노선을 굉장히 좋아했는데, 줄리아들에게 이번에 그런 느낌을 의도하게 디렉션이 들어간 것 같다더니 확실히 그랬고, 그 부분을 지혜 줄리아도 아주 잘 표현해줘서 줄리아 사랑에 미친 사람 노선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아주 뿌듯했다. 나는 왜 넘버 전 빅터에게 그대의 선택을 믿어라고 할 때 빅터는 고뇌하는 듯 해도 속으로는 그녀 역시 엘렌의 말이 어느 정도는 빅터의 진심일 거라 믿었고 빅터를 잃고 싶지 않아서+빅터가 원하는 연구를 계속하려면 죽은 지 얼마 안 된 시체의 머리가 필요하니 앙리가 교수형을 당하도록 빅터를 변호하게 그를 마뜩찮게 대하는 아버지를 이게 최선이라고 설득한 느낌. 자신의 선택으로 앙리가 죽음에서 구명될 수 있던 유일한 길을 막아버렸으니 훗날 괴물의 복수의 대상이 되는 것에 당위성을 얻기도 해서 이야기 연결적으로도 좋고, 괴물에게 생명의 위협을 당하는 순간임에도 자신을 절대 떠나지 않겠다는 그의 맹세에 이제야 빅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는 확신에 아버지와 엘렌이 죽고 스스로의 목숨이 위험한데도 짓는 미소도 소름끼쳐서 좋다.까뜨는 걱정했던 노래 부분은 오히려 좀 더 막 지르기만 하면 될 것 같고 삶이 팍팍하고 끔찍해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노선이 줄리아랑 비슷한 듯 또 다른 것도 맘에 드는데 그 표현의 강도가 좀 더 극적으로 과장되게 나오면 오히려 좋을 것 같다고 느낀 게 유일한 아쉬움? 극에서 요구하는 것 이상의 쓸데없는 과장을 하지 않고, 극에서 요구하는 바에 맞게 직설적으로 연기하는 부분 졔배우 연기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인데 아무래도 그동안 맡아온 배역 가락때문인가 여기서 좀 더 나가면 진짜 완벽할 것 같은데!!싶은 부분이 이번에는 살짝 느껴졌다ㅎㅎ 좀 더 대놓고 정신이 오락가락해도 될 것 같아요. 비슷한 맥락으로 더 생소리 느낌나게(진짜 생소리는ㄴㄴ 목 상하면 안 되니까ㅠ 소중한 목소린데ㅠㅠ) 내일이면에서 지르면 더 임팩트 있을 것 같아서 까뜨는 좀만 더 과잉이 되길 기도기도.

근데 까뜨 관련된 장면 바뀐 게 있다더니 넘버도 거의 그대로고... 그나마 바뀐 게 까뜨 들쳐매고 갔던 격투장 남앙들이 방에서 나오면서 바지품 만지던 거랑 까뜨 위협하고 침 뱉던 거 뺀 거 뿐이라면 이거 바꿔놓고 노력했다고 하는 거 좀 어이없는 느낌이었다. 아예 안 바뀐 거 보다야 낫고 여성 캐릭터에게 가해지는 폭력의 장치로 강간이 무조건 안 된다는 주의는 아닌데.. 재연 때부터 강간을 당하는 거 말고 난 인간 취급도 못 받는다고 예시 드는 게 상황적으로 보여지는 게 없는 게 아쉬운데 그 부분까지 깊이 있는 수정을 참 안 하네. 내일이면 넘버 속에 누군가의 발을 씻긴 물로 갈증을 해결해야하는 부분도 충분히 사람 취급 못 받는 거긴 한데 내가 사람인지 짐승인지 구분 안 가는 대접 받는 거 좀 유치하지만 엄청나게 구타당한 뒤에 짐승 우리에 가둬두는 것 같은 걸로도 연출할 수 있는 거 아닌가 페르난도가 열쇠 몰래 구해와서 약과 함께 던져주고 고민하다가 문 열고 나가서 물에 약타서 괴물한테 줘도 되는 거고, 그렇게 되면 우리에 갇혀있어야하는 까뜨가 없으니 얘가 뭔가 일 저질렀네하고 찾아서 심문하는 것도 더 설득력 있고.. 괴물한테 물주는 거 본 사람 스치게 하지도 않고 바로 까뜨 끌고 나오는 거 늘 진짜 수사 엘티이네 싶은데 참 까뜨 부분 근본적으로 안 건들이는 거 징하고 징하고...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것도 아닐텐데. 진짜 그리고 괴물 꾸준히 까뜨가 좀 챙겨준 걸로 바꾸면 덧 나나? 하룻밤의 친절도 외로운 생명체에게 큰 희망될 수 있고, 그로 인해 다음날의 배신에 절망도 할 수 있는 거긴 한데... 넌 괴물이야 괴물 소리만하고 아무 것도 가르치지 않고 접촉도 없다가 갑자기 생각도 말도 다 너무 잘하는 건 이상하잖아요. 까뜨가 괴물이 자기 구해준 뒤에 계속 챙기는데 두려움에 마음을 열지 못 하다가 처음으로 마음을 열고 인사와 소망을 나눈 날에 절망하는게 더 비극적이고 그 사이에 까뜨가 계속 말을 걸어왔어서 말을 속으로 배운 거다 납득도 될 것 같은데... 앙리의 기억을 갖고 있거나 점점 앙리가 깨어나는 노선의 괴물이라면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을 수 있지만 특히나 카괴같이 아예 새로운 생명의 노선을 가는 괴물을 허용할 거면 그정도의 개작도 해서 이야기 자체가 좀 뜬금없다고 느껴질 부분 적어지게 다듬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자식같이, 혹은 반려동물같이 괴물을 보살펴왔음에도 스스로의 삶을 구제하고 싶다는 욕망에 결국 그를 배신하는 까뜨의 절망감도 커질 거고, 인간이 되고 싶다면서 누군가에게 순수한 호의를 베풀 수 있던 그녀의 인간미가 사라지는 모순도 더 극대화되어서 참 좋을 것 같은데... 아무 것도 안 바꾸는 것보다야 조금씩이라도 고쳐가는 게 물론 좋은 거긴 한데. 진짜 좀 더 작정하고 좀 고쳐봤으면 좋겠다.. 좀.

이야기 단위로 크게 손 본 구석은 있던 거 뺐던 거 다시 넣고, 장면 순서 바꾼 정도에 북극신에 배경음악 넣고 이고르 광대로 바꾸고 여앙들 의상 덜 헐 벗기 정도인데 배경음악은 제발 빼면 좋겠고, 북극신은 후회 뒤가 개인적으로는 좋다. 지금 구성은 인간에 대한 적의가 커져가는 과정 중이고 재연 때는 북극 전이라 이미 완성형 혐오의 차이겠지만 후자가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아이를 밀어 죽인 인간 혐오 뒤에 인간이라는 이름을 달고 잔인하게 배신과 폭행이나 가하는 인간에 대해 인공적인 창조물이 심판자로서 최후의 장소로 향하는 것에 대한 웅장함이 있었다.

아.. 그렇지만 객석 복도로 걸어와서 무대로 올라가는 건 싫습니다. 다시 바꿀거면 빅터는 걍 무대에서 나오는 걸로...

극적 구성에서 바뀐 거에 대한 호불호는 대충 그 정도고, 인물로는 혜나 엘렌/에바는 노래가 매우 극호이고, 과거 회상씬 때 엘렌 역시 어렸고 좀 미숙하고 그럼에도 자기 나름대로 빅터를 아끼기 위해 노력했던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드는 건 좋았는데, 좀 호방한 느낌이 약간 무심하다는 생각도 들던 건 약간 아쉬운? 내가 캐릭터적으로는 재연 때 정많고 심약하던 혜경엘렌을 너무 좋아해서 비교 급부로 그렇게 느낀 것도 같다. 에바의 텐션이 굉장히 높은 부분이 엄청나게 인상적이었는데 남자의 세계에서는 그게 새롭기도 했고, 그동안 봤던 남세 중에 가장 안 지루했어서 좋았는데 텐션이 정말 높은 에바라 2막 강강강강 러쉬에 늘 좀 뻗어있는 편이라 눌러주는 타입이 아니라 찔러주는 타입인 게 개인적으로는 약간 지치기는 했다ㅋㅋㅋ 그렇지만 빅터에게 먼저 애교나 장난치는 에바 신선했음ㅋㅋㅋㅋ

제일 맘에 들어해놓고 딴짓 하느라 아직도 카앙 카괴 얘기를 안 썼네ㅋㅋㅋ 벤허에서 좋게 봐서 적당한 호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안경 앙리를 보겠다는 사심으로 갔다가 인물과 노래 모두 아주 만족스럽게 보고 나왔다. 류빅하고 실제 나이차가 나다보니 능글능글하고 영리한 류빅한테 낚인 젊지만 신념 넘치는 범생이 과학자 겸 군인 느낌의 앙리가 숙맥같은 스스로의 틀을 깨어가면서 빅터의 연구와 꿈에 동참하기를 마음 먹은 뒤 굳은 의지를 다져가며 죽음의 공포를 누르고 애써 웃음 짓거나 무표정하게 두려움을 누르다 단두대에 오르는데 정말 마음이 아팠고, 앙리가 좀 신념에 광적으로 미친 듯한 괴이함을 보이는 걸 원래 좋아하는데 참 현실에 발 잘 딛고 있으면서도 당시 기준으로(사실 지금도) 비 윤리적이고 비현실적인 연구에 믿음을 갖게된 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온 몸을 다 바치는 희생을 하는 게 참 마음이 아팠다. 외로운 삶을 살았고 이루거나 가진 게 없던 삶 속에서 자신감 넘치고 당당한 빅터에게 감화된 뒤 그와 그의 연구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다 하는 것이 외로운 스스로의 삶이 가치있어지는 일이라 믿고, 또 그런 길을 열어준 빅터를 위하는 마음도 강해서 그를 위해서라도 그렇게 하고 싶다고 결심해서 두려워도 흔들리지도 후회하지도 않는 게 참으로 가여웠다. 저렇게 좋은 사람인데 결국 그 사람을 위해 대신 목숨을 바쳐줄 사람이 없구나.. 결말을 알고 보는 마음이 그래서 특히 그랬다. 이후 괴물이 앙리가 전혀 남아있지 않은 정말 새로 만들어진 별개의 생명체다보니 앙리가 세상에서 완전히 지워졌는데, 책임없이 생명을 함부로 만들어낸 오만함의 짐을 빅터와 같이 진 것임에도 그는 자신이 가장 가치있다고 여긴 일로 성공도 하지 못했고 이 세상에서도 소멸되어버렸으며 그의 머리를 단 존재는 심지어 절망적인 외로움 속에서 평생을 보내다 그 또한 소멸되어 버린 게 안쓰러웠다. 꿈을 위해 목숨까지 바쳤는데 너무나 개죽음 그 자체라.. 가여웠다. 괴물은 위에 쓴대로 그동안 본 중에 가장 앙리가 아닌 새로운 생명체임을 확고히 보여주는 인물이었는데, 앙리와의 접점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재연 우앙과 겹치는 면이 있었지만, 그쪽이 냉정하고 강한 심판자의 느낌을 후반에 지니게 된다면 이쪽은 세상에 버려지고 누구에게도 보살핌을 받지 못한 미숙한 존재의 느낌을 거의 끝까지 끌고 나가서 안쓰러운 양상이 좀 달랐다. 그의 몸을 이루고 있을 신체들은 어른 인간의 몸뚱이들이었을지언정 새로 만들어져 시작된 카괴의 삶은 그가 실험실에서 눈을 떠서 북극에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딱 그때뿐이라 고작 3,4년의 생을 살아온 존재가 그 어린 삶 내내 당했을 폭력과 느꼈을 외로움이 절절하게 다가와서 태어나자마자 룽게를 뜯어죽인 살생의 죄를 진 존재의 고독에 내내 슬픔을 느꼈다. 앙리의 기억이 점점 커지는 괴물들은 그 머리의 주인이 자업자득을 한 느낌이 들기에 동정심이 좀 덜 드는데 이쪽은 아예 새 생명이라 만들어놓고 책임지지 않고 죽이려했던 빅터와 세상을 모르는 생명체를 자기 본위로 이용만하려하는 격투장 사람들이 얼마나 잔인했는지 어린 생명이 학대 당한다는 느낌으로 다가오니 동정심이 눌러지지가 않았다. 인간이 과학의 힘을 빌어 생명을 창조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한 뒤 책임지는 것까지 생각하지 않는게 얼마나 이기적이며 잔인한 일인지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하게 느껴졌고, 카이 배우가 잡아온 앙리와 괴물의 캐릭터가 준 느낌이기에 배우에게 참 고마웠다. 본인이 표현하려고 하는 거에 비해 몸 쓰는 거는 아쉬웠는데 캐릭터를 워낙 잘 잡았고 노래와 대사톤이 좋아서 상쇄가 아주 잘 되었다. 사람과 실질적으로 하는 접촉에 비해 괴물들 까뜨와 대화 시작할 때 말을 너무 잘해서 앙리의 기억이 돌아온다는 걸 그 기억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냐/아니냐로 나눠야하나 늘 고민했는데 수첩 속 빅터가 했을 앙리에 대한 어떤 자잘한 단서들을 모아 빅터의 고독을 극대화하기 위해 마지막에 앙리 행세를 하는 것처럼 그를 창조주가 아닌 빅터라고 부르는 것일 거라는 확신을 느꼈고, 이 정도까지 완전히 앙리와 괴물을 분리하는 게 쉽지 않은 결단이었을텐데 그 결단을 한 것도, 잘 구현해낸 것도 보는 입장에서 참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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