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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80105 뮤지컬 팬레터

by All's 2020. 6. 20.

 

 

캐스트 - 문성일 김종구 소정화 박정표 양승리 손유동 권동호

 

 

 

핫쏘 너무 슬프다ㅠㅠ 핫세훈이 자기의 모든 것에 솔직하지 못할 때 아무도 모른다부터 섬세한 팬레터까지 결국 깊은 세훈의 솔직함은 히카루가 다 드러내는데 그게 너무 솔직해서 가슴이 아팠다ㅠ 결국 섬세한 팬레터에서 해진을 손에 넣었다, 정체를 들키기 않아 기쁘다는 감정 뒤에 들킬 것이 두렵고, 해진이 어두운 욕망까지 심연에 다다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잠시 세훈의 뒤에 숨은 쏘카루의 표정과 기뻐하다가 아무도 모른다만큼 속을 감추는 듯한 핫세훈 표정의 대비로 드러나는데 가슴이 저렸다.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지만... 윱해진 핫세훈하고 너무 닮은 사람인데 그 부분이 어두운 욕망까지 닿아있어서... 오히려 세훈이 그렇게까지 하도록 유도한 느낌까지 들었다. 그동안 봤던 모든 히카루들이 세훈이를 아끼고 그 아이를 위해 움직인다 생각해왔지만 쏘카루는 사랑받지 못 할 거라는 두려움마저 공유하는 히카루여서 거울부터 마지막까지 너무.. 정말 너무 가슴 아팠다. 세훈이가 했던 모든 일들은 결국 사랑받고 싶고, 외면당하기 싫은 두려움이 행동의 기원인데 그 두려움을 밀어내고 점점 더 해진과 어둠 속에 침잠해갈 때 그 두려움을 한 번씩 히카루가 드러내고, 지금까지처럼 제발 눈 감고 있으라고 처절하게 절규하는데 일이 손쓰기 어려울 지경에 이르러 두려운 내면까지 전해져서 히카루에 맞서는 세훈이 그저 욕망으로서 히카루를 키운 게 아니라 세상에 밝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도 그녀를 키운 게 되면서 사랑받고 싶은 욕망과 외면받고 싶지 않은 두려움 그 모든 걸 끌어안고 얼마나 힘든 선택을 했는지 다가와서.. 이제는 두려움마저도 솔직할 수 없게 된 세훈도, 그렇게 모든 깊숙한 아픔을 끌어안고 떠나는 히카루도 가엾고 가슴아팠다.

 

윱해진 첫 등장 때 무표정이 굉장히 공허한 사람이고, 사교성도 없어서 그 역시 따스한 글 아래로 자신의 어두움을 꽁꽁 숨긴 것 같던 이였는데, 그래서 자신의 고운 글, 따스한 미소 속에 담겼을 죽음에 대한 공포 등을 포함한 끝없는 어둠을 알아차린 히카루에게 깊이 빠져들 수 밖에 없어 보였다. 그리고 그렇게 어둠이 깊은 사람이다보니 섬세한 팬레터 쯤 이르자 그 역시 자신의 깊은 속내까지 쏟아낼 상대가 자신을 떠나지 못하게 하기 위해 극단적으로 그 사람을 밀어붙여서 히카루에게 어떤 확신을 얻어내기 위해 행동하는 듯 보였고, 섬세한 팬레터부터는 해진을 칠인회에서 떨구어내어 따로 글에 몰입하자는 것부터 생의 반려의 작업 내내 글 속에서 무의식 중에 그 함의를 읽어낸 세훈과 히카루가 해진에게 도리어 이용당하여 그렇게 해진을 사지로 몰아가는 척 작업에 매몰되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죽음이 가까워진 사람으로서 자신의 어두운 심연까지 모두 담은 역작을 만들고 죽기 위해 세훈의 정체를 알면서도 모른 체하며 살았고, 그렇기때문에 정체를 밝힌 세훈을 원망하며 떠났던 것까지 꺼져가는 생명 앞에서 어떻게든 생의 의미를 남기기 위해 진실을 외면하고 어린 세훈과 히카루를 몰아붙이며, 정당화시켜주며 본인의 욕망을 채운 게 한편으로는 너무 잔인하고 이기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했고, 고백에서 처절하게 무너지는 그의 모습이 생을 붙들 이유를 잃은 이로서는 가여워도 이런 동정을 해도 되는 걸까 싶었었다. 하지만 해진의 편지가 시작되고, 결국 해진을 조금이라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반쪽을 끊어낼 만큼 아팠던 세훈이 자신이 그렇게 지키려했던 히카루의 어둡기만한 모습이 아닌 다정하고 따스한 또 다른 한 자리이자 그들의 완전함임을 뒤늦게라도 깨달은 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그래서 아팠을 세훈과 히카루에게 스스로의 이기심을 인정하고 그 역시 누군가를 속이지 않는 온전한 자신으로서 히카루와 그녀를 만들어낸 그녀이기도 한 세훈에게 마지막 이야기와 사과, 그리고 사랑을 전함으로써 죄책감으로 모든 희망과 열정을 잃었던 세훈이 다시 일어서서 외면하고 싶었던 과거와 아픈 사랑과 이기심과 두려움을 같이 나눈 상대를 마주할 수 있게 자신의 생명이 꺼지는 순간에 솔직하면서 성숙해지는 부분이 좋았다. 해진의 편지를 통해 온전한 자신으로 바로 선 세훈과 해진 두 사람을 만났고 서로를 망친 존재가 아닌 서로를 자신으로서 오롯이 완성시킨, 완성할 사람들을 보면서 그 길을 위해 걸어온 고통만큼 아름다운 성장에 가슴이 아프면서도 벅찼다. 그동안 조금은 피상적으로 느껴졌던 해진의 어두움과 슬픔이 세훈의 두려움과 아픔에 맞물리는 걸 보았고, 그들이 서로에게 빛이 된 순간을 만나 아름다웠다.

 

핫세훈의 투명한 슬픔이 가진 여림과 맑음의 대비를 사랑하는데, 모든 아픔과 슬픔과 그리고 서로에 대해 빛을 느끼는 부분까지 오롯이 공유하는 핫세훈과 윱해진, 그리고 그 모든 걸 완전히 비추면서 스스로도 빛을 발하는 쏘카루의 어우러짐이 너무나 이날 이야기의 세훈의 슬픔 그 자체였다. 핫세훈 자체로는 사실 저번 관극 때 이야기를 다해서, 또 좋구나. 정말 좋다.라는 생각이었는데 그때도 지금도 너무나 좋았던 세훈의 이야기가 더 완전히 그리고 애틋하지만 따뜻하게 완성된 게 너무 좋았다. 오늘은 계속 세훈과 히카루와 해진이 서로 완전히 얽히고 통했다는 게 머리도 마음도 맴돌고 있다. 낯도 가리고 속도 잘 드러내지 못 하는 해진이 세훈에게는 유난하게 다정한 것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 하는 것에 익숙해 일본에 있을 때조차 마음을 나눌 가상의 존재 히카루를 내재해두었다가 그를 꺼내야 할 만큼 연약한 세훈이 그렇게 솔직하지 못 해서 자신의 모든 감정의 정체를 정확히 알지 못하여 결국 만난 해진에게 자신이 가졌던 감정이 사랑마저 있음을 깨닫지 못 하고 해진을 묘사하는 소설 속에서나 그걸 관능적으로 묘사할 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무의식적으로 감정을 모르고 서툰 것이 너무나 닮아있어 그랬던 것 같다. 쏘카루는.... 정화배우를 처음 뵌 건데.... 노래도 정말 좋았지만 강함과 여림과 성숙함과 어림을 오가는 완급 조절부터 감정의 깊이까지 다 근사한 연기를 하시는 너무 멋진 배우가 만들어낸 처연하고 사랑스럽고 안쓰러우며 아름다운 이였고, 오늘 처음 뵈었지만 사랑합니다ㅠㅠ

 

성장 소설을 좋아하는데, 사람이 언제나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고, 또 믿고 싶기 때문인데.. 늘 세훈의 성장담이라 느꼈던 이야기에서 해진까지 오늘의 공연에서 성장을 느꼈고, 그 아름다운 과정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다. 팬레터는 초연에 비해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제강점기 문인을 소재로 다룸에 있어서 극 안에서 이야기하는 것 같은 카프 정도의 운동성이 아니라도, 조금 더 시대적인 아픔이 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닌가, 결국 자신들의 생과 이기심을 위해 타인을 괴롭히고 개인의 성장을 이루는 이야기에서 조선어 문학을 쓴다는 이유로 굳이 일제강점기여야하는 배경을 넣는 건 아무래도 좀 얄팍한 건 아닐까, 히카루라는 존재 자체가 뮤즈라는 이름 속에 담겨있는 여성대상화적인 면이 너무 크지 않나 초연부터 재연까지 내내 고민하게 만드는 구석도 있는 극이지만, 존재의 이유와 성장에 대해서 이렇게 배우에 따라 나름의 결을 넣을 수 있으면서 그 자체로 완결된 이야기이기에 또 배우에게 기대지도 않는 일정도 이상의 완성도를 가진 이야기라는 생각에 꼭 떠오르는 아쉬움들보다 보고난 뒤의 행복감이 커지는 공연이라 그래도 좋다. 굳이 그렇게 했어야 하나 싶게 보기에 예쁘다 싶지 않고 너무 즉물적이기도 한 섬세한 팬레터의 원고지 휘장도 오늘 보니 원고지를 통해 글을 사이에 두고 서로 속고 속이는 숨바꼭질을 하는 히카루와 세훈과 해진의 관계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구나 싶으니 이해도 되고, 전체적으로 성의가 유의미하게 들어찬 극을 보고 있다는 게 주는 만족감도 컸다. 빠졌으면 더 좋겠지만 아주 의미도 없이 곁가지가 붙지는 않았달까. 그래도 원고지 휘장은 자체는 싫지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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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단상

 

핫쏘 너무 슬프다ㅠㅠ 핫세훈이 자기의 모든 것에 솔직하지 못할 때 아무도 모른다부터 섬세한 팬레터까지 결국 깊은 세훈의 솔직함은 히카루가 다 드러내는데 그게 너무 솔직해서 가슴이 아프네ㅠ 결국 섬세한 팬레터에서 해진을 손에 넣었다, 정체를 들키기 않아 기쁘다는 감정 뒤에 들킬 것이 두렵고, 해진이 어두운 욕망까지 심연에 다다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잠시 세훈의 뒤에 숨은 쏘카루의 표정과 기뻐하다가 아무도 모른다만큼 속을 감추는 듯한 핫세훈 표정의 대비로 드러나는데 가슴이 저린다.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지만... 윱해진 핫세훈하고 너무 닮은 사람인데 그 부분이 어두운 욕망까지 닿아있어서... 오히려 세훈이 그렇게까지 하도록 유도한 느낌까지 드네.. 아프다.

아 어뜨케ㅠㅠ 너무 예쁜데 너무 슬퍼ㅠㅠㅠㅠ

쏘카루 좋아해요... 제가 많이 좋아해요. 처음 만나뵙자마자 이런 말씀 드리는 거 안 민망하네요. 쏘카루 정말 좋아해요ㅠㅠ 너무 좋아요ㅠㅠㅠㅠ 그동안 봤던 모든 히카루들이 세훈이를 아끼고 그 아이를 위해 움직인다 생각해왔지만 쏘카루는 사랑받지 못 할 거라는 두려움마저 공유하는 히카루여서 거울부터 마지막까지 너무.. 정말 너무 가슴 아팠다. 세훈이가 했던 모든 일들은 결국 사랑받고 싶고, 외면당하기 싫은 두려움이 행동의 기원인데 그 두려움을 밀어내고 점점 더 해진과 어둠 속에 침잠해갈 때 그 두려움을 한 번씩 히카루가 드러내고, 지금까지처럼 제발 눈 감고 있으라고 처절하게 절규하는데 일이 손쓰기 어려울 지경에 이르러 두려운 내면까지 전해져서 히카루에 맞서는 세훈이 그저 욕망으로서 히카루를 키운 게 아니라 세상에 밝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도 그녀를 키운 게 되면서 사랑받고 싶은 욕망과 외면받고 싶지 않은 두려움 그 모든 걸 끌어안고 얼마나 힘든 선택을 했는지 다가와서.. 이제는 두려움마저도 솔직할 수 없게 된 세훈도, 그렇게 모든 깊숙한 아픔을 끌어안고 떠나는 히카루도 가엾고 가슴아팠다.

윱해진 첫 등장 때 무표정이 굉장히 공허한 사람이고, 사교성도 없어서 그 역시 따스한 글 아래로 자신의 어두움을 꽁꽁 숨긴 것 같던 이였는데, 그래서 자신의 고운 글, 따스한 미소 속에 담겼을 죽음에 대한 공포 등을 포함한 끝없는 어둠을 알아차린 히카루에게 깊이 빠져들 수밖에 없어 보였다. 그리고 그렇게 어둠이 깊은 사람이다보니 섬세한 팬레터 쯤 이르자 그 역시 자신의 깊은 속내까지 쏟아낼 상대가 자신을 떠나지 못하게 하기 위해 극단적으로 그 사람을 밀어붙여서 히카루에게 어떤 확신을 얻어내기 위해 행동하는 듯 보였고, 섬세한 팬레터부터는 해진을 칠인회에서 떨구어내어 따로 글에 몰입하자는 것부터 생의 반려의 작업 내내 글 속에서 무의식 중에 그 함의를 읽어낸 세훈과 히카루가 해진에게 도리어 이용당하여 그렇게 해진을 사지로 몰아가는 척 작업에 매몰되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죽음이 가까워진 사람으로서 자신의 어두운 심연까지 모두 담은 역작을 만들고 죽기위해 세훈의 정체를 알면서도 모른 체하며 살았고, 그렇기때문에 정체를 밝힌 세훈을 원망하며 떠났던 것까지 꺼져가는 생명 앞에서 어떻게든 생의 의미를 남기기 위해 진실을 외면하고 어린 세훈과 히카루를 몰아붙이며, 정당화시켜주며 본인의 욕망을 채운 게 한편으로는 너무 잔인하고 이기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했고, 고백에서 처절하게 무너지는 그의 모습이 생을 붙을 이유를 잃은 이로서는 가여워도 이런 동정을 해도 되는 걸까 싶었었다. 하지만 해진의 편지가 시작되고, 결국 해진을 조금이라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반쪽을 끊어낼 만큼 아팠던 세훈이 자신이 그렇게 지키려했던 히카루의 어둡기만한 모습이 아닌 다정하고 따스한 또 다른 한 자리이자 그들의 완전함임을 뒤늦게라도 깨닫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그래서 아팠을 세훈과 히카루에게 스스로의 이기심을 인정하고 그 역시 누군가를 속이지 않는 온전한 자신으로서 히카루와 그녀를 만들어낸 그녀이기도 한 세훈에게 마지막 이야기와 사과, 그리고 사랑을 전함으로써 죄책감으로 모든 희망과 열정을 잃었던 세훈이 다시 일어서서 외면하고 싶었던 과거와 아픈 사랑과 이기심과 두려움을 같이 나눈 상대를 마주하며 끝나는 해진의 편지를 통해 온전한 자신으로 바로 선 두 사람을 만났고 서로를 망친 존재가 아닌 서로를 자신으로서 오롯이 완성시킨, 완성할 사람들을 보면서 그 길을 위해 걸어온 고통만큼 아름다운 성장에 가슴이 아프면서도 벅찼다. 그동안 조금은 피상적으로 느껴졌던 해진의 어두움과 슬픔이 세훈의 두려움과 아픔에 맞물리는 걸 보았고, 그들이 서로에게 빛이 된 순간을 만나 아름다웠다.

핫세훈의 투명한 슬픔이 가진 여림과 맑음의 대비를 사랑하고 사랑하는데, 모든 아픔과 슬픔과 그리고 서로에 대해 빛을 느끼는 부분까지 오롯이 공유하는 핫세훈과 윱해진, 그리고 그 모든 걸 완전히 비추면서 스스로도 빛을 발하는 쏘카루의 어우러짐이 너무나 핫세훈의 슬픔 그 자체였다. 핫세훈 자체로는 사실 저번 관극 때 이야기를 다해서, 또 좋구나. 정말 좋다.라는 생각이었는데 그때도 지금도 너무나 좋았던 세훈의 이야기가 더 완전히 그리고 애틋하지만 따뜻하게 완성된 게 너무 좋았다. 새로 자른 머리가 동그래서 더 어려보이는 건 또 그 나름대로의 귀여움이 있었고ㅎㅎ 오늘은 계속 세훈과 히카루와 해진이 서로 완전히 얽히고 통했다는 게 머리도 마음도 맴돌고 있다. 낯도 가리고 속도 잘 드러내지 못 하는 해진이 세훈에게는 유난하게 다정한 것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 하는 것에 익숙해 일본에 있을 때조차 마음을 나눌 가상의 존재 히카루를 내재해두었다가  그를 꺼내야 할 만큼 연약한 세훈이 그렇게 솔직하지 못 해서 자신의 모든 감정의 정체를 정확히 알지 못하여 결국 만난 해진에게 자신이 가졌던 감정이 사랑마저 있음을 깨닫지 못 하고 해진을 묘사하는 소설 속에서나 그걸 관능적으로 묘사할 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무의식적으로 감정을 모르고 서툰  것이 너무나 닮아있어 그랬던 것 같다. 쏘카루는.... 정화배우를 처음 뵌 건데.... 노래도 정말 좋았지만 강함과 여림과 성숙함과 어림을 오가는 완급 조절부터 감정의 깊이까지 다 근사한 연기를 하시는 너무 멋진 배우가 만들어낸 처연하고 사랑스럽고 안쓰러우며 아름다운 이였고, 사랑해요ㅠ

성장 소설을 좋아하는데, 사람이 언제나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고, 또 믿고 싶기 때문인데.. 늘 세훈의 성장담이라 느꼈던 이야기에서 해진까지 오늘의 공연에서 성장을 느꼈고, 그 아름다운 과정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다. 팬레터는 초연에 비해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제강점기 문인을 소재로 다룸에 있어서 극 안에서 이야기하는 것 같은 카프 정도의 운동성이 아니라도, 조금 더 시대적인 아픔이 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닌가, 결국 자신들의 생과 이기심을 위해 타인을 괴롭히고 개인의 성장을 이루는 이야기에서 조선어 문학을 쓴다는 이유로 굳이 일제강점기여야하는 배경을 넣는 건 아무래도 좀 얄팍한 건 아닐까, 히카루라는 존재 자체가 뮤즈라는 이름 속에 담겨있는 여성대상화적인 면은 또 없잖아 있는 건 아닐까 초연부터 재연까지 내내 고민하게 만드는 구석도 있는 극이지만, 존재의 이유와 성장에 대해서 이렇게 배우에 따라 나름의 결을 넣을 수 있으면서 그 자체로 완결된 이야기이기에 또 배우에게 기대지도 않는 일정도 이상의 완성도를 가진 이야기라는 생각에 꼭 떠오르는 아쉬움들보다 보고난 뒤의 행복감이 커지는 공연이라 그래도 좋다. 굳이 그렇게 했어야 하나 싶게 보기에 예쁘다 싶지 않고 너무 즉물적이기도 한 섬세한 팬레터의 원고지 휘장도 오늘 보니 원고지를 통해 글을 사이에 두고 서로 속고 속이는 숨바꼭질을 하는 히카루와 세훈과 해진의 관계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구나 싶으니 이해도 되고, 전체적으로 성의가 유의미하게 들어찬 극을 보고 있다는 게 주는 만족감도 컸다. 빠졌으면 더 좋겠지만 아주 의미도 없이 곁가지가 붙지는 않았다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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