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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60228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밤공

by All's 2016. 3. 12.


캐스트 - 유준상 최우혁 이혜경 이지수 이희정 홍경수 아역은 오지환 김수아
공연장 - 충무아트홀 대극장



난 솔직히 프랑켄이 취향은 아닌데 가끔 전캐병이 돋을 때가 있어서 캐슷도 변경되었고 최우혁-이지수 합이 궁금해서 보고 왔다.
그리고 후회했다고 한다... 전캐병은 치유되어야 한다...ㅠㅠ

내가 못 봤던 단 한명의 배우는 유빅이었는데 흠.. 끝까지 안 보는 게 좋았겠다 싶었다.
유빅은 굉장히 감정적이고 인간적인 빅터인데 그게 어째 넘버 속 가사로 표현되는 빅터하고 내 취향상으로는 안 맞는 것 처럼 다가왔다.
앙리를 끝까지 그리워하고 눈물 많은 인물이라 앙리와 빅터 사이의 친밀감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에게는 잘 맞을 것 같은데 나에게는 별로..

딱히 좋은 감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여러 부분 휘발되었는데 생창이나 그 뒤에 괴물의 탄생, 마지막 북극씬 등에서 계속 앙리를 부르짖었고 마지막 북극씬에서 죽은 괴물을 껴안고 앙리..앙리..를 외치다 나는 프랑켄슈타인으로 마무리지었는데 한 인간의 후회의 측면에서야 이해 못 할 바 없는 이야기지만 생명 창조라는 반인륜적이고 신성모독적인 일을 저지르는 인간에게서 기대하게 되는 야망이나 광기는 나에게 딱히 오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앙리의 머리를 가지고 실험을 하게 되는 것도 너의 꿈 속에서 자신에게 감동했고 너와 나의 꿈을 위해 희생하고 싶다는 앙리의 이야기에 새롭게 감명받아서, 그리고 그런 앙리를 되살리는 것이라는 사명을 가지고 그의 머리로 실험을 이뤄낸 느낌이었고, 그래서 생명 창조 부르다가 앙리 깨어나를 외치기도 하고.. 그럴 만큼 친구의 생명을 살리는 것에 집착하던 인물이 재연의 디렉션이라는 실험일지 집착 같은 걸 하니까(이 부분이 형빅이랑 동빅에 비해 아주 라이트하지만 그 부분 자체가 들어가는 게 나에게는 좀 캐붕같이 보일 수준?) 전체 이야기가 내가 보기에는 흔들리는 걸로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줄리아에게는 지나치게 냉해서 가뜩이나 분량없어 가여운 줄리아 더 공기된 것 같아서 줄리아 맘인 난 맘이 아팠고ㅠㅠ
그래도 다른 빅터들은 일부러 피하는 시늉이라도 해주던데 아예 공기 취급... 여캐에게 가지는 애절함은 엘렌에게 몰빵인데 그래서 여러 의미로 엘렌에게 덜 칭얼거리고 조금이지만 더 다정했다.

유준상의 빅터는 장난기도 있고 시건방지지만 사회성이 없는 인물은 아니어서 자기보다 직급 낮은 군인들을 얄밉게 놀리기는 하지만 정치질도 왠만큼 했을 것 같고 그런 인물! 경위 이하의 군인들 앞에서는 대충 경례도 안 하고 경례한 손에 하이파이브했으면서 대령님 앞에서는 칼같이 경례하고 아주 예의를 차리고, 무도회에서도 슝 들어갔다가 슝 나가려고 하기는 했으나 일단 숙부님에게 시건방지게 인사하지는 않고. 대신 좀 더 인간적인 대우로 잘 대해주는 건 자기 바운더리 내의 사람 뿐이고 (그 안에 줄리아는 없어ㅠㅠ) 그건 엘렌과 룽게, 같이 사람 신체 접합해가면서 정붙인 앙리, 그렇게 셋 정도. 그렇게 앙리를 눈에 띄게 특별 대우를 하는 빅터였고 자기 사람 한정 다정하기에 엘렌이 '빅터 너 앙리의 목을 원하는 거니!'하는 것도 응?스럽고 나는 왜에서 고민하는 방향성도 좀 물음표가 생겼다.

야망이 없는 인간은 아닌데 야망이 그렇게 철철 넘치지 않아 보이고, 앞에 쓴대로 생명 창조 역시 친구의 생명을 되살리는 데에 방점이 찍히니까 더더욱 그런 부분이 약해보임. 그런 인간미가 감성의 어느 부분에 와닿을 분들에게는 참으로 좋을 것 같은데 나에게는 영 아니었다. 적어도 극 안에서 인물의 넘버 속 캐릭터와 배우의 연기적 해석이 튀는 부분이 없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나는 왜에서 개인의 동인적 해석으로 여러 부분 접붙이기는 하지 않으면 잘 안 맞지 않을까 싶다.

사실 위의 모든 물음표는 유빅이 야망이 있고 생명 창조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는 것만 인정하면 되는데 그걸 기본적으로 내가 깔고 가지 못한 거라 이 부분은 정말 개취의 영역인 듯도 하고 그렇다.

여튼 뭐 이렇고 저렇고 해도 연기는 스킬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없었고, 목소리 강약 조절도 마이크 써서 적당히 들릴 만큼 속삭이고(동빅이 엄청 크게 왜 우리는 무덤만 팠을까!!!라고 소리 지르는 거 위주로 보다가 엄청 신기했다ㅋㅋ) 근데 노래가 나랑은 안 맞았다. 후회랑 자크 넘버는 그러는 게 없어서 괜찮았는데 넘버 시작할 쯤에 되게 스타카토 느낌나게 한글자씩 끊어가면서 도입을 하는데 그게 뭔가 굉장히 귀에 희한하게 꽂혀서 잘 안 맞았다. 노래 가지고 중간에 애드립은 할 지언정 박자 밀당하는 타입 아니고 해서 크게 나쁠 건 없고, 최우혁이랑 목소리가 생각보다 되게 잘 어울려서 이래저래 나쁘지는 않은데 흠... 걍 나랑은 안 맞는다.

대신 자크 넘버가 상상 이상으로 잘 맞아서 좀 놀람. 자크 인물 자체는 객석 반응이 너무 시원찮다고 이렇게 세상이 각박해졌다고 호응 유도하고 그러는 걸로 객석 데리고 노는 재간을 부리기도 했는데 노래를 공들여서 안 부르고 툭툭 치는데 그게 자연스럽고 느물느물해서 스무스하게 넘어가고, 그러다보니 오히려 재밌었다.

유자크는 인물이 강하지 않고, 인물 자체가 엘렌의 기둥서방 겸 부하인 듯 약하게 잡혀 있는데, 강하게 넘버를 이어가지 않고 냉하게 치니까 자크가 좀 고통에 둔하게 느껴지면서 냉하게 여겨지니 그런 무감정한 한 구석 때문에 엘렌이 짐승들 관리를 맡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그랬다. 형자크는 발놀림이 좋았다는 거 말고는 기억이 안 나고 동자크는 이래저래 힘줘서 부르는 게 듣기에는 좀 재밌지만 그래도 이 노래 너무 피곤해하고 계속 지쳤는데 부르는 사람이 공을 들이지 않으니 나도 크게 신경 안 쓰고 흐름에 몸을 맡기고 흘려보낼 수 있어서 시간이 오히려 잘가서 재밌었(...는 게 아닌 가 시간이 잘 가서 좋은 건가)다. 자크는 적어도 지금 배우들 셋 중에 유자크에게 제일 잘 맞는 옷 인 것 같다. 피도 눈물도 없는 격투장 주인 느낌을 좀 받음.

월도하면서 좀 제대로 써보고 싶었는데 좀 지친다.
후기도 체력이야ㅠㅠ

11월에 보고 너무나 오랜만에 본 최우혁은 노래는 조금 늘었고 연기는 비슷한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인물이 살짝 축축해져 있... 뭐 그래도 아주 이상한 걸 하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조금 아쉬웠다. 본인의 아쉬운 성량을 괴성과 좀 낯선 애드립으로 처리하는 부분이 난 괴물과 단 하나의 미래에서 있었고 나머지는 깔끔하게 불렀는데 앞서 쓴 2개가 아주 별로라서 예전에 봤을 떄처럼 깔끔하게 해줬으면 싶었다. 애쓰지 않아도 알아서 음향팀이 스피커 볼륨 높여주니까 믿고 깨끗하게.. 그렇잖아도 올드한 창법이라서 뭔가를 더하면 올드함이 더 돋보이니까ㅠ

인물은 앙리는 여전히 망충무해하고 괴물은 역시 망충무해하다가 복수를 하겠다는 분노로 꽉 차있어서 북극에서의 빅터의 고립과 자신의 생의 마감과 함께 분노도 소멸시키며 세상에서 산화된 느낌이었다. 어떤 의미로든 꽤나 담담한 한앙, 굳은 결심과 믿음으로 심지어 홀리하기까지한 은앙에 비해 본인의 나이적 어림을 이용한 걸까라는 생각이 들게 겁이 나고 두렵지만 나와 너의 꿈을 위해 그래도 이렇게 떠나는 거야.라는 느낌이 드는 맑고 어린 앙리였어서 간만에 본 너꿈속 마지막이 좀 안쓰러웠다. 처음 단하미에서 유빅에서 낚이는 것도 세상물정 모르던 어린 놈이 능수능란한 유빅터의 말재간에 결국 홀랑 넘어간 느낌이었고, 유빅은 앙리한테 동료애같은 걸 다정하게 표현하는 편이라 한잔술에서도 그냥 한 번 성질 부려보는 거지 애정이 보여서 빅터의 꿈을 받치는 동료이자 친구 취급을 받지만서도... 인물의 비쥬얼적 나이 차이를 어쩔 수 없는 건지 애가 어른한테 홀린 느낌 지울 수 없었다.ㅎㅎ

오버츄어 뒤에 처음 몸을 일으키고 정면을 응시하던 뉴괴는 꽤나 서늘하고 싸한 얼굴로 앞을 응시해서 꽤나 차가운 괴물을 기대하게 하는데, 정작 생명 창조 후 룽게를 물어죽인 뒤 입에 묻은 피를 신기하다는 듯 가지고 노는 거나 까트린느를 구한 뒤에 자신의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을 볼 때는 갓 태어난 뭘 모르는 망충함이나 천진함같은 걸 보여서 처음의 쎄함은 북극씬에서나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게 취향적으로 안타깝? 궁금해서 결국 보게 된 뉴괴-지수까뜨의 합은 그래도 참 좋았다.

괴물이 표 파는 극이지만 난 빅터를 중심으로 이 극을 소화하기에 빅터가 좀 안 맞아서 힘들었지만 뉴괴랑 지수까뜨의 그 곳에서는 기대했던대로 좋았다.
자꾸 이 말 하지만ㅋㅋㅋ 상처받은 어린 것들이 서로의 처지를 공감하고 동지애같은 걸 쌓아가는데 그게 참으로 뭉클하게 해주는 뭔가가 있었다.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살고 싶다는 마음 속에서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자신을 감싸준 괴물에게 약을 먹이는 짐승으로 추락해가는 까트린느와 까트린느를 통해서 처음 애정이든 우정이든 어떤 정이라는 공명을 느껴서 진짜 외로움을 인식하고, 그런 까트린느의 배신으로 인간이 아닌 자신의 존재적 고독감을 통감하면서 끝없을 외로움을 자신이 짊어지게 한 창조주에게 복수를 결심하게 되는 괴물이 교차되는 지점이 있었다.

위에 쓴거랑 좀 이어서, 원래도 외로움을 느끼고는 있었겠지만 최우혁의 괴물은 적어도 태어났을 때의 찰나의 빅터의 친절이 아니라 자신이 목숨을 구했다며 고마워했고, 무섭지 않다고 하면서 그의 상처에 안타따움을 표한 까트린느라는 인물과의 감정적인 교류 이후에 애정이라는 것의 실체를 조금 접했고, 그것의 배신으로 세상에 혼자 밖에 없는 존재라는 절망과 그런 자신을 만들어낸 창조주에 대한 복수까지 꿈꾸게 된 것 같았다. 격투에 지고 버려진 뒤 어젯밤 꿈꾸었다는 따뜻한 품은 독방에 갇히기 전 처음 느낀 까트의 온기였을 거고, 그로 인해 꿈꾸게 된 삶을 이어가 줄 동반자가 까트린느였을텐데 그런 인물의 배신과 예정된 죽음에 세상과 삶에 대한 태도가 복수로 바뀐 것 같은 느낌? 이 극에서 그걸 의도한 걸 거라고 믿고 싶은데.. 원작에서는 빅터가 괴물의 여성형을 만들다가 마지막에 죽여버리고 반려를 잃은 고통에 너도 외롭게 해주겠다!!하고 복수를 시작한 것이 까트와의 관계로 조금 변형되어 나타난 거구나하고 이 날은 그렇게 생각되게 하는 구석이 있었다.

혜경엘렌-에바는 엘렌은 조금 덜 울고, 에바는 좀 더 열심히하고 해서 본 중에 어제가 제일 좋았고, 지수줄리아-까트린느는 내가 지수배우를 시하배우보다 좋아하는 이유의 몰빵인 남녀 케미를 빅터하고는 아니었지만 괴물하고는 아주 철저히 잘 살려주어서 은괴랑 할 때의 애기같은 그런 건 아니여도 고마웠다. 이 극은 정말 로맨스가 너무 부족해서 내가 이런 자잘한 부분에 집착하게 하는 거 노취인데.. 노취라면서 계속 보는 내가 싫고 그렇다ㅠ

뭐 여튼 삼빅터를 다 본 소감은 개취의 문제가 들어갈 뿐 인물은 셋 다 각자 필드에 맞게 잘생겼고 키도 나무랄 데 없이 큰 세명이라 비쥬얼 차치하고 프랑켄슈타인 처음 보겠다는 문화인 혹은 머글 지인이 추천해달라고 할 때 나라면 건형빅이 제일 좋을 것 같다 싶었다. 콧소리 좀 거슬릴 수 있지만 삼촌 캐해석이 아주 깔끔하고 단단해서 이해도 쉽고, 노래도 나쁘지 않았고, 연기도 뭐ㅇㅇ 연기, 넘버 소화, 인물 해석의 깔끔함. 대충 이 셋의 밸런스가 극과 제일 잘 맞아서 처음 볼 떄 스토리에 대한 의문을 제일 안 주고 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쿨타임이 지난 건지 여튼 간만에 뉴괴를 보고 느낀 건데 내가 지괴랑 세계 대전을 치뤘었지만, 내 개인적인 취향을 떠난 객관적인 실력이나 뭐 이런 저런 건 역시 아직은 지괴가 뉴괴보다 낫다 싶었다. 사실 데뷔작인 신인과 이런 걸 비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 싶지만 뭐 그랬다.

저번에 보고 지괴를 너무 까서 까면서도 미안했는데 다시 좀 사과. 개취 안 맞는다고 너무 싫다고 으아아아 한 거 죄송합니다ㅠ

나는 지괴랑은 캐해석이 너무 안 맞아서 평생 화해할 일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노래 소화나 그런 건 전에 '왜지?'하고 욕한 거에 비하면 완성도가 아주 나쁜 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초재연부터 해오고 있는 두 앙리와 우혁배우까지 섞어서 내 맘대로 줄세워보자면 앙리-괴물의 완성도는 은>지>뉴 정도의 완성도인 것 같은데 은과 지는 캐릭터가 참으로 다르니 지괴가 맞는 쪽은 지>은>뉴일 것 같다.

그리고 문화인 기준, 내 생각에 연기/넘버 소화력/인물 해석의 깔끔함(무난함이라고 쓸수도 있고)으로 평균치를 내면 이쪽에서 문화인 추천 캐슷으로 제일 만만한 건 은앙은괴인 것 같고.

하지만 써놓고 보니 제일 무난하고 괜찮다고 생각되는 은괴랑 건형빅이 서로 좀 맞으니 이게 난제다 싶고ㅎㅎ

마무리 글 못 쓰겠어서 처음 본 수아 얘기!!
봤던 줄리아 아역 중에 수아가 제일 괜찮다! 대사를 대사로 친다! 노래도 깔끔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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