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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50209 뮤지컬 베르테르 밤공

by All's 2025. 2. 10.

2025년 2월 9일 
뮤지컬 베르테르 밤공 캐스팅 보드

캐스트
베르테르 역 - 양요섭
롯데 역 - 이지혜
알베르트 역 - 박재윤
오르카 역 - 류수화
카인즈 역 - 이봉준
캐시 역 - 박도연
집배원 역 - 김준오
앙상블 - 심형준 이예나 정호창 전주일 강수민 최유민 홍유진 박건우 서재홍 홍사무엘 정현수 박율리아 곽채영 김영웅 정지언 
스윙 - 장성우 손지원

 

캐스트
베르테르 역 - 양요섭
롯데 역 - 이지혜
알베르트 역 - 박재윤
오르카 역 - 류수화
카인즈 역 - 이봉준
캐시 역 - 박도연
집배원 역 - 김준오
앙상블 - 심형준 이예나 정호창 전주일 강수민 최유민 홍유진 박건우 서재홍 홍사무엘 정현수 박율리아 곽채영 김영웅 정지언 
스윙 - 장성우 손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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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어느 날 베르테르는 자석산에 대한 인형극을 하며
신비한 모험에 들뜬 롯데의 싱그러움에 단숨에 매료되고
롯데는 시에 공감하는 베르테르에게 유대감을 느낀다.

베르테르는 롯데에 대한 사랑을 확신하지만
약혼자 알베르트가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너진다.

알베르트는 롯데와의 평화로운 삶을 지키려 하고
베르테르는 차마 그들의 행복을 지켜볼 수 없어 떠난다.

그러나 긴 여행 끝에도 롯데를 잊지 못해 발하임으로 돌아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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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 감상

[인터미션]

왕년의 사랑에서 수화오르카가 곱슬곱슬한 봉준카인즈 머리 쓰다듬어 주고 가는데 봉리츠가 화니에게 바랐던 위로와 이해가 바로 저런 모습이겠지 싶어서 수화 봉준 싸 지뢰 밟겠거니 생각은 했는데 정말 순간 속절없이 그리워졌다ㅠㅠ

양베르는 굉장히 인싸베르라서 펍에서도 그렇게 발하임에 마음을 활짝 열고 있고 자기 세계가 일단 낭만적인 걸 떠나서 슬픈 카인즈를 위로하고 싶어서 사랑을 전해요 노래하다가 이거 나에게도 전해지는 구나 하는 밝은 젊은이인데 돌부리 이후에 카인즈와 그녀의 이야기에 감정 갈무리하고 예쁘게 웃는 건 오히려 완전히 벽을 치는 느낌이라 2막이 어떨지 궁금해짐. 어떤 스타일일지 당장은 예상이 안 되는데 어떠려나ㅎㅎ

[공연 종료 후]

양베르 2막에 광기가 있어서 베르테르 극의 정서가 제대로 왔다. 오늘 알베르트, 오르카, 카인즈 조합이 개취 기준 최고 조합인데다가 졔 생일 공이니까 좋기를 너무너무 기원했는데 진짜 너무 좋았다ㅠㅠㅠㅠ 진짜 너무 좋았어 아 이거지ㅠㅠ 베르테르가 너무 자기 세계에 집착하여 롯데의 삶을 무시하는 느낌으로 가도 싫지만 또 2막에서 광기가 보이지 않아도 사랑에 속절없이 빠져버리는 열정 그 자체로 이해시켜야 하는 극의 온도가 죽어서 그것도 좋아하지 않는데 양베르 1막에서 카인즈에게 축배를 들때 오히려 감정을 싹 갈무리해서 웃어보이는 게 일견 서늘하게 다가왔던 게 2막에서 좋게 이어지면 베르테르의 광기로 피어날 수 있을 것 같다 생각했는데 기대했던 대로의 모습이 나타나서 2막에서 베르테르의 변모에 롯데와 알베르트의 안정적이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속이 비어버린 듯 롯데에게 불안함을 준 삶이 흔들리게 되는 게 설득력 있게 이어지고 그래서 다만 지나치지 않게부터 마지막까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지나치게 솔직해지는 베르테르의 모습이 적당히 스스로를 사리며 감정도 억누르며 살아가야 하는 지상의 율법과 맞지 않기에 그는 이 세상을 떠날 수 밖에 없고, 그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같은 감정의 결을 갖고 있으나 그만의 방식으로 그녀를 사랑하는 알베르트를 비롯해 다른 이들을 위해, 그리고 부정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는 스스로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마음 속 금단의 감정을 차마 부술 수 없어 간직할지라도 그렇다고 그 감정을 따라 살 수 없기에 해바라기 밭을 떠나게 되는 롯데가 베르테르를 세상에 붙들어둘 수 없는 부분까지 모든 게 너무 다 당연하게 이해가 될 수 밖에 없는 순간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베르테르에 앞서서 신분 차이, 범죄 같은 세상의 율법을 떠나 그저 사랑하는 마음 그 자체에 솔직했구나 스스로의 모든 선택과 닥치게 될 죽음마저 후회없는 봉준카인즈의 앞선 스러짐과, 그렇게 사랑으로 스스로를 놓아버리는 이가 카인즈만으로 끝이길 바라기에 간절하게 베르테르를 말리는 수화오르카의 절박함, 그런 마음들을 알지만 차마 거기에 따를 수 없기에 오르카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던 양베르. 양베르가 세상에 머무르기를 포기하게 한, 틈이라고는 없는 세상의 율법 그 자체가 되어 세상의 서슬퍼런 칼날이 되어 카인즈와 베르테르를 내려친 재윤알베르트의 단호함까지 다 너무 좋았다.

재윤알베가 그럼에도 롯데를 사랑하는 마음은 진심이나 그녀가 이 세상에서 함께 할 존재는 결국 나뿐이니 기다리겠다는 마음이 롯데를 자유롭게 풀어주는 사랑은 아니기에 롯데가 눈물을 흘리며 소녀 시절을, 시를, 자석산의 전설을 두고 걸어나가는 발길이 애처로운 부분까지 모든 게 설명되는 날이었어... 정말 좋았다.

공연은 벨텔이 벨텔답게 좋으면 슬프기 때문에 당연히 슬펐지만 커튼콜은 졔 생일 공연이라고 그런 건지 양베르가 원래 벨텔 두고 알베랑 롯데 먼저 떠나야하는데 졔롯데가 해바라기 꽃다발 주는 거 돌려주더니 심지어 쥠알베가 에스코트하는 거 방해하거 졔롯데 손 잡고 앞으로 같이 걸어나가고ㅋㅋ 쥠알베가 거기가 삐친 척하면서 혼자 나가려고 하니까 졔롯데랑 양베르가 웃으면서 결국 바바이 하고 졔롯데가 알베 쪽으로 갔는데 알베가 공주님 안기 해서 졔롯데 데리고 나가고 졔는 그렇게 해바라기 꽃다발 든 상태로 안겨서 베르테르한테 인사하면서 나가는데 훈훈했다ㅋㅋㅋㅋㅋ 그리고 저번에 봤을 때까지는 컷콜 동선 때 앞에서 인사하고 캐시 지나쳐갈 때 도연캐시 볼 톡톡 해줬는데 오늘은 배 콕콕 찌르고 감ㅋㅋㅋ  도연캐시랑 졔롯데 너무 귀엽다구 둘이ㅠㅠ

베르테르가 좋아. 발하임이라는 작은 동네 속에서 사람들 사는 모습과 면면들이 다정하게 서로 이어져있는 순간들이 극의 정서를 완성시키는 게 너무나 좋다. 가벼운 애인이 항상 불안한 상심녀가 남친을 의심해서 싸우는 거랑 본인은 그 상대방한테 관심도 없는데 장난질 거는 건데 오해받아서 억울한 주민 여앙이 상심녀랑 남친이 서로 손 잡고 바로 화해할까 싶을 때 성질나서 사이 확 갈라놓고 가는 것도 귀엽고, 그렇게 롯데 알베 결혼식 날에 크게 싸워버리고 만 둘이 아직 서로 좋아하는 거 뻔히들 아니까 꽃을 사세요에서 온 마을 사람들이 각자를 착하게 부추겨서 서로에게 솔직하게 다가가는 순간이 롯데의 결혼으로 무너진 베르테르의 슬픔과 다르게 사랑이 결국 다시 이루어지는 순간도 이루어낼 때 마냥 슬픔과 고통만 있는 극이 아니라 서로 웃고 울고 해도 결국 다시 만나기도 하는 소소하지만 따스한 삶들도 있어서 좋다. 평범한 사랑도 아름답다는 걸 놓치지 않는 극이야.

베르테르는 원래 발하임 주민들 케미가 좋은 극이고 난 그걸 정말 좋아하지만 이번에는 좀 더 소소한 대화가 많아서 좋다. 왕년의 사랑이랑 최고의 커플 탄생 전후로 집배원과 오르카의 티키타카 길어진 거 좋아ㅎㅎ 독수공방 중에 제일 예쁘다고 하는 거에 좋아야해 싫어야해 하는 거 귀엽고 최고의 탄생 뒤에 경비병이랑 꽃처녀 커플한테 너희 언제부터야 장난치는 것도 너무 귀엽다ㅠ 봉카인즈가 발하임 주민들이 자기한테 장난치는 거 사랑해서 그러는 거 알고 귀찮지만 놀아준다 느낌으로 받아주는 것도 너무 좋아ㅠ 발하임 사람들을 너무 사랑해 내가ㅠ

조광화 연출의 베르테르는 2015년부터 보는 동안 크고 작은 변화가 있어왔어도 졔가 늘 말하는 대로 수채화 같은 극이라는 표현, 잔잔하면서도 서정적인 화폭에 담긴 그림같은 극인 건 늘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극임에도 무대 좌우에 대범하게 조명을 노출시켜서라도 무대를 완전히 가로지르는 조명으로 자석산에 이끌리는 쇠붙이들처럼 어찌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이끌리는 아우라를 그려낸 연출이 있다는 점도 참 좋다. 그 조명이 그렇게 대놓고 무대에 노출되어 있어도 극에 빠져들면 그런 현대적인 도구가 있다는 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걸 확신할 때만 할 수 있는 결단이잖아 멋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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