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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30119 뮤지컬 웨이스티드 낮공

by All's 2023. 1. 20.

 


캐스트 - 유주혜 김지철 홍서영 장민제

 



(+) 트윗 감상

인물들의 과거부터 현재의 삶의 궤적들을 하나씩 보여주면서 이어가는 거 이상할 거 없는 방식인데 1막은 어째 내내 너무 산발적으로 느껴지고 몰입이 안 된다. 가난하고 불우한 자매들이 현실의 한계 속에서 이렇게 저렇게 노력하다가 출판 계약을 따낸 순간 보통은 벅찰텐데 가는 동안의 과정도 이르른 순간도 지금으로서는 별 느낌이 없네. 넘버 락에 컨트리에 다양한 장르를 목소리도 좋고 노래도 잘하는 배우들이 잘 불러주고 있는데도 와 잘한다 정도의 느낌만ㅠ 2막에서 극적 화해 이를 수 있기를🙏

아 그리고 아트원 2관 엄청 춥네요ㅠ 아우터 패딩 입으실 추위 타 사람은(저같은ㅜㅜㅜㅜ) 가디건 정도는 챙기시는 게ㅠㅠ 춥다.......ㅠㅠㅠㅠ

좋은 장면들이 없던 건 아닌데 그 장면들이 어째 이어져서 다가오지가 않는다. 2막에서는 잘 이어지길ㅠㅠ

2막 끝나고도 남을 시간에 트윗이 없던 이유는 극과 결국 2막에서도 화해를 못 했기 때문이지요ㅋㅋㅋ 2막에는 심지어 성악 스타일 넘버도 나오고 힙합 곡도 나오는데 내가 힙합을 이해 못 하는 영혼임에도 모든 넘버가 좋긴 했는데 1막과 똑같이 그냥 넘버와 씬이 좋으면 잠시 그걸로 끝이고 그 모든 게 결국 내 머리와 마음 속에서 유기체로 이어지지 않아서 배우 넷 다 아름답고 잘하는데  그냥 아 그렇구나 싶고 열심히 하는 건 알겠는데 마음이 울리지는 않고 슬프고 불호였다고 합니다. 넘버가 워낙 다채롭고 좋고 근데 장르가 다양함에도 극 안에서 따로 놀지는 않는데 그 넘버 사이를 잇는 다른 모든 것들이 충분히 제 역할을 해준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연출이나 조명 디자이너 등을 끝나고 찾아보면서 제작진이 이미 호인 사람이거나 이전 작품들이 별로라고 느끼지 않았던 분들이라 의아했는데.. 이걸 그래서 극본이 문제일까라고 생각하자니 진짜 구성 자체가 그렇게 특별히 특이하지도 않아서 대체 왜 이렇게 툭툭 끊기게 느껴졌나 계속 의문점이 남는다. 인터뷰 형식의 액자식 구성 속에서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시절이 나오고 마지막에 포기에 가까운 현실 타협을 하고 있던 인물이 결국 자신의 이름을 찾게 되는 구성이 특별히 별로일 게 대체 뭐라고 이렇게 안 와닿을 수 있었나 이 지독한 무감함의 원인이 극 사이즈에 비해 너무 큰 것 같은 무대인가, 너무 밝고 그냥 깜박이는 조명인가.. 그냥 정말 모르겠다.

배우들은 원래 좋아하는 주혜랑 서영 여전히 너무 아름답고 잘하고ㅠ 현재 샬럿을 연기할 때 중년의 목소리처럼 눌러내는 대사톤을 하는 주혜의 무게잡힌 목소리를 듣는 것도 특별난 경험이었고, 서영은 특유의 개구진 퇴폐미를 역할에 반영하여 예민함과 반항기로 풀어놓은 게 또 너무 좋았어. 지철과 민제는 인생 자첫이었지만 사진과 영상 등으로 접했던 비주얼부터 좋아하는 타입들이셨는데 실제로 접하니 지철 창법과 목소리 너무 좋고, 민제배우 넘버 소화의 폭이 굉장히 넓어서 진짜 깜짝 놀랐고 2021년 데뷔 신인이라기에는 연기도 정말 잘해서 캐스팅은 좋을 것 같았지만 다 참 좋았다.

배우 모두에게 호감 이상의 감흥을 얻고 있으면서도 그게 극으로 융합이 안 되었다는 게 여전히 괴롭지만... 그렇다고 안 맞았던 극을 좋았다고 억지로 말할 수는 없어서ㅠ 씁쓸하다ㅠ

극이 말하고자 했던 바에 대해서 굳이 이해를 해보려고하면, 가난과 편견과 시련 속에서도 그럼에도 자신과 가족을 위해 노력하고 애썼던 그들이 인정받지 못 하고 불행하게 요절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꿈꾸는 것을 포기해버린다면 그 이전에 했던 모든 노력들이 진짜 wasted, 쓸모없고 헛된 것이 되는 거니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나 자신의 심장이 뛰는 그 열망을 버리지 말고 꿈꾸자.. 뭐 그런 이야기 같다 싶긴 한데 그걸 내가 자연스럽게 느꼈다기보다는 지금 찬찬히 생각해보니 그런 거라 아쉽다ㅠ 쩌니의 모든 행보와 모든 극을 응원하거나 사랑하지는 않아도 그래도 언제나 응원하는 곳인데 이 극하고는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아ㅠ

좋은 부분
=장르를 넘나들며 다 좋은 넘버들
=배우들의 소화력
=의상 및 소품의 디테일(편지에 자잘하게 펀칭 되어있는 것마저 좋음)
=마이크로 편지를 쓰는 설정 : 그 시절 펜이 요즘의 마이크라는 그런 직관적인 설정 좋아함

왜 이리 별로였을까 좋은 것도 생각해보니 좋은 점이 없지는 않은데 각각의 인물들이 캐릭터성이 선명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근데 대체 왜 이렇게도 유기체적 이야기로 다가오지 않는가에 대해서 어디가 어떻게 문제다 딱 짚어지지도 않아서 괴롭다. 그래도 지금 관극 끝나고 ㄱ님이랑 시간 잘 보내서 불호로 인한 자체적 분노가 식은 상태라 답이 좀 나올까 싶었는데 아직은 내 깜냥이 부족한 지 원인을 모르겠네ㅠ 걍 안 맞고 아쉬운 걸로ㅠ

그리고 이건 진짜 호불호와 관계없이 든 생각인데 웨이스티드 2막 말미 넘버 장르가 힙합인데 진짜 넘버는 문제 없는데 나는 힙합을 느끼는 영혼이 없는 인간이라서 앞으로 힙합 들어간 뮤지컬들 점점 많아질텐데(브웨 최고 인기 뮤지컬인 해밀턴도 힙합이고) 내 건강이나 재력의 문제가 아니라 추후에 올라올 극들의 음악적 변화에 대해서 내가 그 음악을 이해하고 사랑할 영혼이 없어서 자연히 탈덕할 수밖에 없는 때가 올 수도 있겠다 싶었다. 아무리 그래도 뮤지컬은 좀 보수적인 장르이다보니 지금 좋아하는 음악 장르들을 다룬 극들이 안 올라 오지는 않겠지만 주류적 감성이 낯설어지는 때가 분명히 올텐데 그 생각을 하니 2018년에 오리지널 초연을 한 작품 속 힙합 감성도 마음으로 담지 못 하는 나에게 그 때가 생각보다 멀지 않겠다 싶으니 서글퍼졌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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