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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21006 뮤지컬 서편제 낮공

by All's 2022. 12. 12.



캐스트 - 유리아 재윤 김태한 채태인 이도경 유희지 김민철 최연우 차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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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동호들은 왜 다들 유봉을 안 무서워할까...ㅠ 복수하고 이기고 싶어하고 다 좋은데 무서워해주지를 않네ㅠ

연우송화 근데 너무 좋다ㅠ 키 크고 목소리 맑고 율송화랑 싱크도 너무 좋고 너무너무 잘해ㅠ 궁금했는데 너무 좋다ㅠ

어떻게든 이번 서편제와 화해하기 위해 이리저리 캐스트 바꿔가면서 보고 있는 건데 이쯤되면 그냥 이번 시즌하고 나하고는 어쩔 수 없는 거구나 인정을 해야하는 것 같다. 세상의 왕까지 유봉을 태산처럼 높고 태양처럼 뜨겁게 해서 동호와 송화에게 다른 의미로 절대적인 무언가가 되어있다가 소리 도둑에서 우상이 깨지고 그렇기에 동호가 떠날 결심을 할 수 있고 송화 역시 동호를 잡을 수 없는 거니까 유봉 자체의 압도감도 유봉에 대한 송화와 동호의 감정도 깊어야 하는데 몇 번을 보고 누구로 봐도 성에 차는 압도감도 선망과 두려움도 없네.

그냥 이쯤되면 연출이 그 정도까지 못 끌어올렸거나 아니면 아예 그걸 의도하지 않는 거거나.. 근데 후자일까 싶기도 한데.. 요즘 사람들이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아버지 나온다고 안 볼까봐 그런 거면, 그래서 그 사람이 잘한 거라고 할 거 아니니까 상관없는 거잖아요. 하 답답하다.

내가 서편제를 보기 시작한 게 미니가 동호를 위해 송화한테 떠나달라고 말하는 게 없어지기 시작한 3연부터라(하다하다 러브 라인 느낌을 줄이고 줄이기 위해 4연부터는 아예 미니를 동료1로 축소함) 늘 동호의 송화에 대한 짝사랑으로 이 극을 봐왔었기 때문에 부양가 이후부터의 송화의 유랑은 늘 동호만을 의식한 유랑은 아니었고 자기를 위한 부분이 더 컸는데.. 율송화랑 재윤동호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사랑이야기었네. 동호가 송화를 사랑하는 것처럼 송화도 동호를 사랑하기도 하는데, 동생으로서도 사랑하는데 피로 엮인 사이는 아닌 둘이 유봉이 죽고난 뒤에 재회했을 때 동호에게 우리가 오누이로만 남아야 한다는 연결고리가 사라졌기 때문에 동호를 피해 멀리, 멀리, 송화가 떠돌고, 동호는 이제 유봉이 죽었기 때문에 둘 사이를 갈라 놓을 것이 없으니 송화를 오롯이 잡고 싶어서 쫓고 소리를 이루어서 만나자는 약속도 지키고 있다고 알리고 싶어서 노력하지만 깊은 소리를 이루었다고 송화를 만난 이들이 입을 모아도 송화는 자신을 만나지 않기 위해 떠도는 것에 송화는 자신과 연인으로 재회하길 원치 않음을 깨닫고 사랑이여를 부르면서 실연을 인정하더라. 그 뒤에 이제 더는 찾지 않음에 율송화가 재윤동호가 포기했으리라 생각하고 더는 떠돌지 않다 재회하게 된 거고 재윤동호가 그 소리를 죽였는 지 송화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안다는 건 사랑이 정말 끝났는지에 대한 이야기고.. 율송화의 떳구나 이후에 잠시 간의 침묵 사이에서 둘이 확인한 건 들끓던 연정의 종말에 대한 인정이라 기분이 정말 이상했다. 신기하긴 했는데 솔직히 취향은 아니었고 오늘 공연 전반이 그랬어서 좀 씁쓸하다.
 
재윤동호는 목소리가 예쁘고 발성이 깨끗하고 장면에서 연기할 때 상황에 비해 감정이 앞서지 않는 건 괜찮은데 몸 연기가 너무 안 되어서.. 동호가 의외로 몸 연기가 섬세해야하는 역인데 몸 연기 장벽이 1, 대사 연기도 격정적인 부분 가면 아.. 싶어져서ㅠ 유봉한테 두려움이 너무 없는 거 빼면 여린 느낌의 동호라 내 취향일 수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연기력이 아쉬워서ㅠ 그리고 반대 급부로 태한유봉이랑 율송화는 내가 받을 감정에 비해서 연기에 군더더기가 과하게 붙어있어서 주요인물들에게 다른 방향으로 이입이 깔끔하게 안 되어서 극에 몰입이 힘들었다.
 
내가 그리고.. 율이 맞다 안 맞다 하는 편이긴 한데 송화로는ㅠ 진짜 많이 노력했구나 알겠는데 그런 송화도 있어도 되는 거지만 소리가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아닌 송화로 나한테는 느껴졌는데 그게 나한테는 좋지는 않았다. 율송화는 동호가 서양음악에 관심을 갖는 거를 비롯해서 동호의 부재에 대한 불안이 늘 있었던 거 같은데, 자신은 소리를 좋아하지만 소리 자체의 힘에 대한 지독한 열망이나 확신은 없어서 여기에 재윤동호가 국악에 정말 1도 관심없는 부분이 합쳐지니 극 자체에서 소리라는 소재의 힘이 떨어지고 동호랑 송화의 관계성은 커지는데... 난 사랑 얘기 진짜 좋아하고 망한 사랑, 행복한 사랑 다 먹고, 동호가 송화 사랑하는 것도 원래는 상관없거나 애틋해하거나 하는데.. 서편제 속에서 소리로 이룬, 이루어가는 압도감이 없으니 그 관계성을 먹고 싶지가 않아졌다. 차라리 애틋한 재회의 순간이었다면 돌고 돌아 노인이 되어서도 잃지 못 한 사랑의 인정이 되기라도 했다면 그래 너희는 결국 그걸 찾았구나 할텐데 율송화와 재윤동호의 심청가는 지난한 사랑과 도피의 끝이라 헛헛했다. 심지어 그게 꼭 소리로 이룰 것도 아니었을 만남이고.. 나만 이렇게 느꼈을 수 있지만 내가 그렇게 느낀 거니 나는 슬프고 아쉽고 씁쓸하다.

흠 근데 재윤동호 중절모 쓰면 모자챙 그림자에 눈이 가리던데 모자를 뒤쪽으로 눌러쓰라고 연출진이 노티 주면 좋겠다. 모자 쓰는 장면들이 그냥 송화 찾아가며 걷기만 하면 모르겠는데 감정씬이 제법 되는 터라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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