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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20802 뮤지컬 아이다

by All's 2022. 12. 11.




캐스트 - 김수하 최재림 민경아 박시원 유승엽 김선동 오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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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궁금했던 막내공주님들 영접데이🥰

사람은 변하기도 하지만 변하지 않는 부분도 있어서ㅋㅋ 2017년 자첫자막 때 아이다와 라다메스를 보면서 이 철없고 이기적인 지배층들아라고 화났던 것만큼 화가 나지는 않고, 자신들이 타고난 자리와 영혼이 원하는 삶의 괴리로 번뇌하는 어린 영혼들이 안타깝고 특히 아이다가 나라와 국민에 대한 사랑으로 모자라다고 여기는 스스로라도 그저 상징으로라도 국민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서 로브를 입을 때 눈물이 났지만, 아이다와 라다메스의 속절없이 달려나가는 순수한 사랑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들을 바라보는 암네리스와 이집트의 노예가 된 누비아의 국민들의 절절함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사랑이지만 화가 나기도 하고 양가감정이 드는 걸 어쩔 수가 없다ㅠ 그저 사랑할 뿐인 연인들이 행복할 수 없게 만드는 침략과 전쟁과 반목으로 시야를 뻗어서 생각하면 가여운 한 쌍의 연인에게 집중할 수  있을텐데 이게 침략 부분으로 가면 일제 강점기 조선과 대한제국을 떼놓고 생각하는 게 안 되는 지라... 자꾸만 우리나라 역사가 투사가 되면서 아이다 너 안타깝긴 한데 하 진짜 모드가 되어버리고 라다메스 너는 그게 진정한 각성이냐 상태가... 그래도 2017년만큼 역정이 안 나는 게 다행이긴 하다. 그때는 극이 재밌는데 화가 난다가 너무 강했음. 이제는 안타까운 운명에 놓인 어린 영혼들이 보여서 딜레마인 게 발전적인 듯. 하 수하아이다 재림라다메스 경아암네리스 다 너무 잘하는데 역정내느라 제대로 못 보면 아깝잖아ㅇㅇ
 
사랑을 위해서는 조국도 민족도 가족도 자신마저 버려야했던 가여운 연인을 만든 참혹한 침략의 사슬을 끊어내는 것이 진정 왕이 해야할 옳은 선택이자 결단이라는 것을 알고 그걸 실행한 암네리스를 통해 이 극이 사랑으로 진정한 평화를 만들어낸 사랑의 승리를 이야기한다는 걸 머리는 아는데 그 길을 가는 동안 죽어간 누비아의 백성들, 열살 이후로 가지 못 한 조국으로 가는 그 길목에서 죽고만 메렙같은 이들을 잊을 수 없어서 머리는 아는데 가슴이 같이 울수가 없네. 그래도 죽음을 앞두고서야 아무 사슬없이 사랑을 고하고 영겁의 환생 뒤 함께 할 날을 약속하는 이들이 애틋하긴 했다.

그래도 오늘은 아이다가 극 내내 자신을 죽여가는 선택을 하고 있다는 게 보여서 아이다가 정말 안타까웠다. 나는 지도자가 될 그릇이 아니라 생각하면서도 희망의 빛이 필요한 누비아의 국민들을 위해 로브를 입고 촛불이 되어 자기 몸을 태우고, 입맞춤 뒤 감출 수 없는 미소와 고백을 터트리게 하는 사랑을 잊는 게 쉬운 일이라고 라다메스를 사랑하는 자신을 버리고, 몇 번이나 자신을 버리며 원하지 않아도 스스로에게 씌워지는 지도자의 책임을 위해 '나'를 던지고 버리려고 애쓰는데 그게 쉽지 않아 세상과 신에 분노하는 그녀가 너무나 안타까웠어.

아이다 너무 철없다고 역정을 내면서도 2017년에 공주 아이다가 로브랑 댄스 오브 로브랑 이지 에즈 라이프에서 자신의 부족함에 세상이 자신에게 바라는 기대를 이루어줄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들을 위해 나만을 앞세울 수 없다는 생각에 침착한 절망 속에서도 로브를 쓰며 보이던 어떤 태도가 그저 한 사람일 뿐인데 내가 너무 많은 기대를 그 이에게 쏟는 걸까 맘이 복잡해지게 해 그 순간들은 또 깊게 남아있었는데 수하아이다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불타오르듯 자신을 버려가는 모습이 또 다르게 맘에 깊이 남겠구나 싶다.

재림을 인상깊게 본 게 타지마할의 근위병이랑 헤르메스였어서 기억하고 지켜보고 남겨지는 모습들로 강하게 남아있었는데 라다메스는 전혀 다른 속성의 인물이라 새로웠고, 철없고 회피하던 어린 청년이 절절한 사랑 속에서 변해가는 모습 좋았다. 몇 넘버에서는 그도 세상도 염원하는 매다리 로버트 미리보기도 해서 뜬금없이 매다리 앓이도 함ㅠ 미리보기 봤으니 본 공연으로 만나고 싶다 재림 로버트 볼 수 있게 매다리 좀 다시 오길ㅠ 여튼 절절한 사랑으로 변해가는 이를 연기하는 재림도 좋았다는 얘기! 사랑의 설렘에 어쩔 줄 모르는 수하재림 이뻐서 걱정 조금 했는데 하타 지뢰 안 밟음ㅋㅋ

목소리가 맑고 사람이 사랑스러워서 밝고 꾀꼬리같은 음색의 역할도 많이 맡았고 그렇게 맡을 수 있는 역할의 범위가 넓다는 게 경아배우의 특장점이라고 생각하지만 강건하게 자기 목소리를 낼 때의 경아배우의 음색과 창법을 더 좋아하는 터라 경아암네리스가 극을 열고 닫을 때 정말 만족스러웠다. 생각없어 보일 지 몰라도 세상이 자신에게 바라는 기대를 충족 시켜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사람인 암네리스가 밝음 속에 가지고 있는 자비로움과 힘이 만개하여 극을 열고 닫는 굳건한 힘의 국왕으로 우뚝 서서 노래하는 걸 보는데 참 좋았어.

내가 줄거리랑 캐릭터에 안 좋아하는 부분이 있다해도 아이다는 진짜 잘 만든 뮤지컬이라 재밌기도 하고 오히려 다시 보니 더 감탄했다. 넘버 무대 의상 등등이 다 화려한데 딱 좋다 싶은 그 선을 안 넘어서 과하게 여겨지는 부분이 없어서 그게 더 대단해. 새로운 버전이 나오면 그것도 당연히 잘 만들겠지 싶다만 이미 이렇게 괜찮은데 만들겠다는 게 아깝기도 하고 그치만 대단하다 싶고 그렇다.

내가 아이다 속 사랑에 완전히 푹 빠지지 못 하고 너희 등 뒤의 나라와 민족이 죽어가는 거 안 보이니 하게 되는 거 내가 사랑을 안 해봐서 인 거 같아서 사랑을 안 겪어본 게 이럴 때 좀 아쉽기도 하다. 그렇지만, 나같이 약간의 거리감을 놓지 못 하는 관객이 있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는 거 아닐까 자기합리화를 해본다고 합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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