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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20712 뮤지컬 모래시계

by All's 2022. 12. 11.




캐스트 - 온주완 최재웅 나하나 이율 정의욱 송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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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록산과 시라노 디큐브에서 다시 만나기 안녕 웅하나

대식배우 왤케 잘해ㅠㅠ 하ㅠㅠㅠㅠ

초연 프콜은 잠깐 봤으나 본공은 못사고 드라마 줄거리는 대충 아는 사람인데 뜨거운 양철지붕 엄청 인상적이었는데 없고ㅠ 스토리 흘러가는 걸 보니 애들이 고등학교 때 만나는 것도 그렇고 엄청 갈아엎긴 한 거 같다. 얘기거리가 있긴 한데 2막 다 보고 확인 끝내고 하자ㅇㅇ

율배우는 2014년 트유 때 한 번 만나고 연극 프랑켄에서 빅터로 뵙고 백만년 만인데 얄짤없이 결이 다른 비겁자 역할도 무시무시하게 잘하시네. 난 악역 이렇게 소화하는 사람이 좋더라. 본인 캐릭터라고 자기 연민 안 섞는 거 진짜 좋다.

모래시계 원작 드라마의 작가인 송지나 작가의 장점은, 한 개인들의 삶을 선명하게 그리는 것으로 그 인물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세상의 어긋남과 시대의 고통을 자연스럽게 전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래서 힘든 거고 이래서 세상이 나쁜 거라고 인물이 직접 말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 속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 혹은 선, 혹은 가치를 위해 달려가는 인물들 개인을 보다보면 그들이 마냥 웃을 수 없게 만드는 어둠과 어긋남이 자연히 보는 이의 가슴에 박히게 만든다. 초연을 못 봤으니 초연은 모르겠고, 재연 모래시계는 바로 그런 송지나 작가의 능력이 참 선명했던 드라마고 그게 딱 한 명의 인물이 아니었던 극에서 캐스팅 보드 최상단에 올라와있고 극 안에서 삼각형의 꼭지점에 세워두기도하며 중요하다고 말하는 세 인물 중 태수의 비극만을 잘 살리고 혜린과 우석의 이야기가 너무 약해서 가장 선명한 비극을 보여주는 태수의 이야기마저 힘이 빠지게 하는 게 아쉽다. 24부작짜리 드라마를 3시간도 안 되는 시간 속에서 풀어내기 위하여 버려야할 것도 당연히 있는 거고, 영진이라는 인물을 추가하여 포기하지 않고 이야기를 전할 미래를 새로 넣는 노력도 하고 애쓴 건 알겠는데 그런 부분들을 너무 노골적으로 말로 전하는 게 솔직히 심심하다.

드라마 모래시계가 광주민주화 운동을 다룬 첫 드라마라는 건 정말 의미있는 일이었고 비틀린 권력 앞에서 그저 당연한 이야기를 했을 뿐인데 무고한 학살을 당한 이들의 모습을 통해 자신을 지키고 싶은 나의 모습대로 사는 당연한 희망마저 이룰 수 없는 젊은이들의 비극을 보이는 것도 의미있지만 그걸 1막 극의 시작, 끝, 2막 시작에 3번이나 반복하는 건 너무 과하다. 씬마다 이야기하는 포인트도 살짝 다르고 구성이 완전히 똑같지 않긴 하지만 1막 끝에 공들여 다루고 다른 시간들로 우석과 혜린의 이야기를 좀 더 넣어서 혜린-우석-태수-혜린이 서로 복잡히 얽힌 비극을 더 섬세히 풀었다면 24부작 드라마에서도 태수 혼자 너무 불쌍한 거 아닌가 얘기도 들었지만 우석과 혜린 역시  자신이 원하던 삶과 사랑이 실패했고 무너지고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이들이기에 그들이 카지노 사장, 검사가 되어서도 자신의 양심에 따른 선택을 하는 게 탄탄해졌을 거고 그들을 지켜냈기에 태수의 가엾은 삶이 정말 무의미한 비극이 되지 않는 것으로 온 몸 던져 세상에 맞서싸운 이들을 잊지 않고 기억해 단 한 순간이라도 양심을 지키고 살아가는 이들이 그 의지를 이어가는 걸로 세상이 바뀌어가는 거라는 희망이 더 선명히 남을텐데.. 그걸 단순히 영진을 포함한 이들의 떼창으로 뭉쳐 얘기하는 거 너무... 아쉬워서 진짜 아쉽다. 희망을 선명하게 보여주겠다고 풀어내다가 오히려 사람들이 깊이 이입해서 내 일처럼 몰입하여 한 개인의 삶을 아프게 하는 거대한 구조적 비극을 볼 기회를 없애네.

그렇다고 태수 하나에 또 완전히 충실한 것도 아니라서 태수가 폭력으로 연명하는 삶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도 딱히 섬세하지는 않고 이래저래 좀 아쉽다. 애를 많이 쓴 것 같은데 그 결과가 내 기준으로는 별로라서 자꾸 말이 길어지네.

영진이 같은 인물이 추가된 건 좋은데 인물들 사이의 관계를 그냥 마주치기만 했다고 생성되는 게 아닌데 열심히 스치게만 하고 직접적인 사건 없이 너는 날 고민하게 해, 넌 나에게 길을 제시해 이렇게 설명만 하면.. 뭐때문에 그런 건데라고 이해하는 것도 한계가 너무 큽니다ㅠ

고문에 못 이겨 동지들의 이름을 적어낸 배신자가 되었기에 절망하고 자본가의 딸답게 살려했으나 아버지가 죽고난 뒤 제대로 지저분하지 않게 카지노를 운영하는 걸로 다시 신념을 세우는 혜린과, 법을 지키면서 세상을 바르게 바꾸는 이가 되고 싶었는데 군의 법칙 앞에서 무고한 시민에게 총을 겨눈 순간 자신의 양심이 무너져 스스로 옳고 그름을 말할 수 있나 번뇌하였으나 그 것으로 끝내지 않고 계속 권력에 맞서 수사하고 너무나 사랑하는 친구가 어쩔 수 없이 그랬을 지라도 권력형 비리에 연류되었고 살인과 폭행을 했다면 검사로서 그에 걸맞는 구형을 함으로 양심을 지키는 우석을 제대로 보이지 못 하면 그들을 위해 목숨을 내던지고 죽음 앞에서도 웃어보이는 태수의 죽음이 오히려 무의미해 보이잖아요.. 태수는 그들을 지킨 그 순간 자신이 바라던 대로 사랑하는 이들을 가치있게 지키는 존재가 되었기에 두려움 속에서도 웃으면서 간 거고, 그런 태수를 잊지 않고 살아가며 세상 앞에 한 번씩 무너질 지라도 혜린과 우석이 다시 일어선다면 그 일어섬으로 세상이 바뀌어 가는 건데... 그런 그들의 이야기를 지켜봐온 영진과 같은 이들이 뜻을 이어가며 세상을 바꿔나갈 거라고 하려는 의도는 알겠는데 사이 연결이 비어있어샤 그냥 너무 아쉽다ㅠ

우석 혜린이 너무 빈약하다 생각은 했다만.. 초연 프콜 다시 보는데 시작부터 아 혜린이 비었던 거 이거.. 싶어져서 초연 봤어야했는데 허해지네. 진심을 다해서 세상을 바꾸고 노동자의 삶을 위해 투신하고 싶은데 그들에게부터 거부당하는 고통 같은 거 왜 약화시켜요ㅠ

https://youtu.be/49m0tl8EZ2Q

태수도 초연 쪽이 선명하네. 삶의 방향을 잃었던 태수가 혜린이라는 삶의 방향을 찾은 넘버가 너에게 건다였어..

초연 프콜을 다 본 감상
= 뮤지컬 모래시계 초연 재연 차이가 단순히 창작진이 달라진 걸 떠나서 마타하리 초연/재연 다르듯 그냥 넘버 몇 개 공유하는 다른 작품이구나. 난 재연만 본사로서 재연 자체가 아쉽지만 초연 본 분들의 어떤 슬픔을 겪었는지 아는 터라 괜히 맘이 그르네. 삼연이 온다면 초연 사랑한 분들의 상처가 회복되고 나도 초연은 못사지만 삼연 본사 될 수 있어 다행이다 생각할 수 있기를🙏

귀환 생각이 너무 나는데 싶었는데 그럴 만 했네.. 작곡가와 연출의 자기 색이야 있을 수 있는 건데 그런 색이 보이는데 좋다가 아니라 그냥 그 생각이 나네로 끝인 결과물이라 씁쓸하다. 평이 안 좋은 거야 알았지만 재연 시라노 좋아했어서 나 혼자라도 좋길 바랐는데ㅠ




초연 시라노보다 예쁨이 많이 덜 했지만 재연 시라노에서 좋아한 점이 시라노라는 인물을 겉도는 초인이 아니라 자신과 그가 아끼는 세상을 지키며 살아가고자 하는 한 인간으로 만든 것과 역시 한계는 있지만 록산의 영민함을 살려낸 것, 크리스티앙이 록산이 그리워 할 만한 용기를 지닌 이로 만든 점 등을 통해 시라노라는 이야기가 가진 애틋함을 현대인이 이해할 수 있게 풀어낸 점이었어서 시라노처럼 세 인물을 잘 살려서 전달력 높은 극을 꾸렸길, 김동연 연출 별로 안 좋아함에도 기대했는데 모래시계는 오히려 인물들의 깊이를 소실시켜서 인물들의 비극을 통해 시대의 아픔을 보는 게 힘들 정도로 이야기의 힘과 전달력이 연약해졌다는 게 아쉽다. 그냥 애는 많이 쓴 거 같은데 상업극으로서 재미도 좀.. 없음. 율종도가 잭팟 얘기하는 넘버랑, 문선영진이 부르는 넘버 있는 장면들은 좀 좋았는데 그냥 배우가 잘한 것 같아. 특히 문선배우 엄청 좋았다.

아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안 좋아하는 쪽으로 김동연 연출 다워서 지금 결과물인 것 같다. 시대의 비극으로 아프고 괴로울 지라도 그래도 마지막 한 줄기 희망이 남아 시대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잘 전해야지! 관객이 잘 알아듣게 해야지!하고 친히 이어받을 미래 세대인 영진을 언론의 역할도 겸해서 만들어서 포기하지 않고 그래도 마지막의 마지막이라도 힘내면 그 뜻을 이어받을 이들이 있어요~ 이건 태수 혜린 우석 셋의 비극이 아니라 시대의 비극, 모두의 아픔이고요 이를 통해 우리 비극적인 세상의 힘에 굴복해 신념을 저버리고 좌절했을 지라도 다시 마음 먹고 노력하면 그 뜻이 이어질 거고 그건 우리 모두에게 해당된다구요!!하고 풀어서 보여줘야지ㅋㅋㅋ하고 내가 싫어하는 포인트답게 김동연 연출스러움. 관객이 그렇게 안 멍청하니까 그냥.. 캐릭터 개개인의 아픔과 관계성 살리지 그랬어요... 혜린과 우석이 서로 마음이 있었지만 이어질 수 없었고, 태수와 혜린은 엇갈리고 또 엇갈릴 지라도 마주 보는 사랑을 한 지점이 있던 게 주는 의미라는 게 있는데요ㅠ 혜린이 재벌가 자식이라면 나와 함께 할 사람이 아니라 선 그었던 우석과 달리 태수는 혜린 그 자체를 사랑했기에 혜린이 사실 누구의 딸이든 그저 사랑했기에 혜린이 우석을 잊고 태수를 사랑하게 되는 것도 다 유의미한건데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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