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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01004 뮤지컬 베르테르 낮공

by All's 2022. 11. 28.

 


캐스트 - 규현 이지혜 이상현 최나래 송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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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하고 여린 청년이네 규베르는.. 롯데가 준 리본을 손목에 내내 묶고 다니는 것도 그렇고 자신이 롯데를 사랑함에 푹 빠져있어서 카인즈에게 농담처럼 진심을 담아 포기하라는 조언을 하는 발하임 사람들에게 사랑을 그렇게 쉽게 말하지 말아달라고 카인즈가 된 듯 원망도 하고. 롯데를 사랑할 수 없는 처지라는 걸 알게 되고 용기가 부풀었던 만큼 푹 꺼져버려서 알베르트와 산책을 나온 롯데를 바라보는 순간부터는 부풀었던 자신이 푹 꺼져버려서 자신이 빛을 잃었음을 잘 알고 있는데 그걸 어찌할 수 없음도 알고.. 여리다 정말.

나는 자석산의 전설 졔롯데 정말 너무 좋아. 이 배는 무너져 간다. 이 배는 침몰해간다. 할 때 천둥 소리와 함께 이야기가 완성되는 것과 동시에 자석산의 두려움이 현실로 파생됨을 무의식 중에 느낀 듯한 의아함과 두려움이 스치는 디테일 진짜..ㅠㅠ 자신이 만들어낸 이야기의 힘에 두려워하는 작가의 모습 같기도 하고, 또 그와 동시에 롯데 역시 그 이야기의 쇠붙이가 되는 존재가 될 수 있음을 롯데 역시 예감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생각해서 정말 너무 좋아해ㅠㅠ 마냥 기뻐할 수 없는 그 어떤 예감!

롯데만으로 가득 차서 그녀와 함께할 수 없는 세상은 의미가 없어서 이미 죽은 것과 같아서 세상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규베르. 1막 때 이미 모든 게 꺼져버린 이 같았지만 롯데가 자신을 사랑하지만 함께 할 수 없다고 괴로워하고 그 결심을 바꿀 수 없다면 카인즈처럼 쓸모없이 그의 마음을 둘러싼 육신과 그 육신과 처지를 둘러싼 세상을 두고 날아가 버렸네.

졔롯데 진짜 너무 안쓰럽고 너무 대단하고 너무 착한 사람이라 마음이 너무 아파ㅠㅠㅠㅠ 돌아온 베르테르의 절망에 가슴 아픈 자신을 느끼며 번갯불 직전 베르테르에게 다가갔을 때 자신의 사랑을 자각했는데 심지어 그 사랑이 너무나 커서 어쩌지 못 하겠다 싶을 만큼 자신도 절절한데 베르테르와 알베르트 모두를 위해 자신의 마음은 꾹 누르고 베르테르를 보내고 알베르트의 곁에 머무르는 선택을 하고 모두를 위해 자신을 포기하다니 진짜 너무 착하고 너무 안쓰럽고 또 강한 사람ㅠㅠ

온 힘을 다해서 다른 이들을 위해 자신의 마음을 참아낸 졔롯데가 오늘 정말 너무 흘려서 내 마음도 저리게 한 눈물들을 딛고 소녀 시절과 여린 사랑과 이별하는 아픈 성장통을 겪고 자신의 삶을 내재된 강함만큼 단단히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행복해야해ㅠㅠ

상현알베 정말 이성적이고 단호하고, 자신이 믿는 냉정한 이성의 가치를 실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또 그 자체인 사람인데 그럼에도 롯데에게는 정말 진심인 사람. 냉정한 이성으로는 베르테르를 사랑하는 롯데를 부정한 여자라고 내쳐야하겠지만 롯데에게만은 이성을 넘은 진심으로 그녀의 흔들림까지 같이 감내하고 아끼려는 거 정말 대단하고 멋지고. 그런 사람이니 롯데가 알베르트를 저버릴 수 없는 거지. 정말 멋진 사람이다.

유택카인즈가 입맞춤을 받고 소피아의 이름을 말하는 거 감히 범접할 수 없던 존재와 가까워졌다 생각했는데 오늘은 베르테르가 롯데에게 알베르트 부인이라고 하다가 롯데라고 말하며 공기가 변했던 순간과 겹쳐졌다. 베르테르가 카인즈의 공통점을 정말 꼼꼼히 박아두셨구나 감탄함ㅠ

오늘 자체자막이라 남기는 이야기. 베르테르 달리는 동안 발하임 주민분들 모두 다 너무 잘하시고 사랑이라 진짜 행복했어요ㅠㅠ 따뜻한 마음으로 어린 정원사의 사랑과 지나가는 여행객의 아픔까지 걱정하고 보듬고 서로를 모두 아끼는 따뜻한 발하임 사람들이 있어서 모든 회차 따뜻했어요ㅠ

발하임 주민들의 평범하지만 예쁜 사랑들과 그렇게 세월에 따라 흘러갈 수 없는 베르테르와 카인즈의 사랑이 대비되어야만 이야기가 특별해지는데 상심녀, 꽃처녀, 그리고 결혼식 날 고백한 커플들하며.. 모두가 사랑을 잔잔히 예쁘게 어찌나들 잘 그리시는지 감사했어요

그리고 따뜻함으로 가득 찬 이 사람들이 카인즈를 살려달라 간청할 때 알베르트의 단호함이 더 살고요. 이 마을의 질서를 누가 지켜왔는지가 잘 보인다고 생각한다. 카인즈가 도망치는 걸 총을 쏴서 도왔던 경비병이 알베와 주민들 사이에서 자신의 처지를 어찌해야할지 몰라 방황하는 마음의 애틋함도 이성과 공감 사이에서 방황하는 관객의 마음이기도 할 거고. 경비병이 진짜 따뜻하게 발하임 사람들 바라보고 있었는데ㅠ 그는 어쩔 수 없겠지. 못된 사람으로 보여서 알베르트의 곁에서 단호하게 주민들과 카인즈를 대하는 수행비서의 모습까지하면 이 극이 감성과 공감 쪽에 치우쳐져 있긴 해도 베르테르와 롯데가 마냥 꽃밭을 걸을 수 없다는 걸 상기시키기도 하고.

베르테르 달리는 동안 너무 좋은 배우들과 아름다운 음악 속에 행복했어서 지금 굉장히 개운하게 자체자막 선언하긴 했는데 졔롯데 더 안 볼 생각하니까.. 불길한 내 마음 더 못 듣겠다 생각하니 아니 그건 너무 아쉽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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