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 전동석 김소향 민영기 김소현 이정열 배해선 홍록기 이윤우 정영주 이기동
공연장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어제 집에 와서 쓰고 자려고 했는데 더위에 지쳐서 뻗느라 이제 스물스물 썼다.
난 이번 모차르트에서 이지훈 모차르트를 빼면 전캐를 찍기는 했지만 난 이 극을 전동석 모차르트를 보기 위해 보기 시작한거였고 지방공은 안 갈 예정이라, 그 전에 몇 번 봤음에도 전동석 막공이라 겸사겸사 3층에서 서울 총막 챙긴거라 어제는 망원경 들고 볼프강만 쫄래쫄래 따라가면서 보고 극도 진짜 그전까지의 생각 싹 다 지우고 쭉 볼프강맘으로 봤다.
그러고 보니까 (콘스탄체가 김소향 콘스였다는 건 중요하다. 아마 난아콘스였다면 못 이뤘을 것 같다.) 어제는 진짜 아.. 볼프강이 이런 맘이었구나. 그리고 연출이 말한 동반 자살이라는 게 이런 의도였구나하고 이해했다.
이해했다고 그 의도가 좋다는 건 아닌데 오롯이 볼프강만 따라다니면서 그 맘을 만나니 마음을 알 수 있었고 그냥 그 볼프강의 깜냥과 깜냥에서 느낀 슬픔이 맘에 와닿아서 참 좋았다.
내가 보았던 중에 극 중에서 제일 전동석에게 크게 뭉클했던 건 삼연 엘리 창원 조동 막공이었지만(대구 일지도.. 여튼 조동 막공) 배우로서 자기 노래, 연기, 감정 제일 뭉클하게 잘 끌고 간 게 어제였고, 다음 차지작이 팬텀이라면 그의 연기 스킬이 아무리 빅터와 자크 사이든 뭐든, 그 역할을 잘 해낼 수 있겠구나 나름의 기대점이 생겼다.
극에 대한 생각들, 이전에 내가 극 속 인물들이나 배역의 역할에 대해 기대하고 원하는 생각, 극 전체가 가졌으면 좋겠는 메시지에 대한 기본적인 바람 등을 싹 다 소거하고 그냥 주인공 하나를 쭉 따라가다보니 느낀 건, 볼프강은 정말 사람들에게 사랑받았으나 자기 자신과 볼프강이 자신이기를 바랐던 모든 걸 다 품은 채 그 사람을 오롯이 완전히 다 애정해준 사람은 세상에 없었고, 볼프강은 그 외로움과 절망을 감당하고 싶지 않아 세상을 떠난 사람이었다는 거였다. 어떻게 내 모든 부분을 자기는 조금의 타협도 없이 사랑해주길 바랄 수 있는 걸까. 애도 아니고 진짜 사람이 덜 됐다.라고 평할 수 밖에 없는 엄청나게 못난 심보인데 난 그 못난 마음을 사실 이해할 수 있고, 그래서 안타깝고 감정의 울림을 얻었다. 나의 부족함과 내가 원하는 나의 환상을 포함한 내가 생각하는 나의 존재, 내가 느끼는 나 그 자체로 누군가가 날 아껴주길 바라는 이기심이 내 안에도 있는데 8월 7일 밤공의 모차르트르를 보며 그 마음이 훅 와닿았고, 그렇게 내 안의 무언가를 건드리는 구석이 있으면 난 그 인물의 마음이 내맘처럼 느껴지면서 마음의 장벽이 확 풀어져버린다.
이 날 공연에서 전동석이 연기한 볼프강은 아마데와 자신을 분리하지 않았고, 나의 재능은 당연히 나의 것이라고 행복하게 잘나고 자유로운 나로서 해피해피하게 살던 인물이었다. 어릴 때보다 컸지만 지금의 나도 사랑해달라고 세상에 팔랑였고, 아마데 역시 숙주(라고 쓰고 싶다. 난 이 표현이 편하다ㅠ)를 아꼈다. 아마데가 자신과 스스로를 동일시하는 숙주를 아꼈기에 그런 숙주를 적당히 도닥여가면서 자신의 소명인 음악을 뽑아내고 싶어했기에 볼프강이 콜로레도에게 대들면서 아버지인 레오폴트랑 대립할 때는 적당히 레오폴트의 편도 들면서 볼프강과 같이 놀아줬던 평화로운 나날이 그들의 처음의 일상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볼프강이 계속 자신에게 상냥하게 이루어졌으면 했던 삶은 파리에서 사람들에게 외면받으면서 깨지기 시작한다. 난 여전히 천재인데 내가 어른이 되고, 어린 천재 모차르트!라는 이름으로 아버지가 연주여행을 꾸릴 때와 달리 세상은 날 외면하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음악을 통해 성공하면 엄마와 다시 행복해질거라고 희망을 갖고 싶었지만 파리에서는 그는 처절히 실패했으며 사랑하는 엄마마저 제대로 치료받지 못 해서 죽고 만다.
얼마나 잔인한 인생인가에서 볼프강은 나는 그대로인데 세상이 무너지는 첫 순간을 맞았고, 그때부터 볼프강은 이제야 세상의 시선이 변했음을 정마로 자각했고, 그때부터 아마데의 형상으로 본인이 가지고 간다 생각했던 어린 시절을 행복한 어린 시절, 혹은 그 순간 정도가 아니라 지금의 나와 다른 존재적인 부분까지 갈라내야하는 뭔가 다른 존재로 인식해야하는 존재라는 걸 무의식 중에 깨닫게 된 시작이 바로 그때였다.
그런 무의식의 자각은 황금별에서 아마데가 더 큰 음악을 위해서 볼프강과 그의 가족들에게서 온전히 벗어나 남작부인 앞에 서고, 그녀가 아마데를 통해 그 뒤에 선 볼프강에게 더 큰 세상을 위해 지금을 등지고 날아올라야한다는 메시지를 전했음에도 볼프강이 끝까지 아비를 벗어나지 못하자 아마데가 볼프강에게 상냥하던 기존의 기조를 벗어던지는 순간 아마데에게도 찾아왔으며, 본격적인 분리의 시작이 된 내운명에서 콜로레도에게서 벗어나 진짜 자유를 찾았다고 한 뒤 원인모를 허무감에 젖기 시작한 볼프강이 아마데는 내 속의 음악하는 '나'가 아니라 내가 그의 파생물, 혹은 그림자임을 인식하게 되면서 모른 척 해주던 아마데도, 모르고 싶었으나 알게 된 볼프강도 볼프강과 그의 재능인 아마데는 그가 자라면서 양분 되어버린 것이라는 진짜 그 현실을 알게 되었는데, 이 볼프강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재 음악가인 자신을 자신의 하나라고 믿고 싶었기에 아마데를 자신의 한 일부라고 우격다짐하면서 음악가의 생을 포기하지않고 음악으로도 성공받고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하며 삶을 이끌어 간 것이 결국 자신의 삶 자체가 비극으로 치달아버리게 된 계기가 되었다.
아마데가 나의 일부가 아니고 나를 껍데기삼아 자신의 인생을 갉아먹는 악마임을 알았지만 그렇다고 그를 벗어나기에는 천재 음악가를 자신의 일부가 아니라고 믿고 싶지 않았기에 그걸 다 끌고 가고 싶어했고, 그 모든 게 자신이라 믿었기에 나를 사랑할 사람이 자신이 하는 음악, 자신의 모자라고 천박하지만 자유롭고 순수한 면까지 오롯이 사랑하길 바랐기에 그런 걸 다 감싸안을 존재를 찾아서 끊임없이 헤매다 결국 일부라도 사랑해줬던 모든 이들을 잃고 마는 못난 결말을 맞고 말았다.
극 안에서 그를 가장 사랑한 그가 태어난 가족인 레오폴트와 난넬은 아비는 그의 재능을 질투했고, 난넬은 가족이 함께 하는 것만이 가장 행복한 길이라고 생각할 만큼 시야가 좁았다는 한계는 가지고 있을 지라도 볼프강을 정말 아끼고 사랑은 했지만, 자기들이 생각하는 온난하고 온순한 삶의 방식을 벗어난 삶은 그저 파멸일 뿐이라고 여기는 평범한 사람들이었기에 되는대로 막 사는 볼프강의 면모를 품어줄 수 없었다. 특히나 어제의 정열레오폴트는 아들이 대주교 밑에서 음악을 하면 답답해할까봐 그가 모차르트를 데려오라고 하니까 손자 얘기를 꺼내며 만류했고, 모차르트의 음악회에서 그의 음악에 취해 박수를 보낼 지언정 넌 지금처럼 살아서는 절대 행복할 수 없다고 저주를 퍼붓고 가버리니 그쪽의 마음도 이해는 가는데, 한 사람이 자신의 틀을 넘는 생각과 삶을 진짜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너무나 힘들다는 상황과 한계 그 자체가 바로 레오폴트같아서 서글펐다. 볼프강과 레오폴트, 그들의 진짜 대립은 그런 면에서 음악이 아니었던 것 같다. 레오폴트가 성공적인 연주회를 마친 아들의 음악을 깎아내린 건, 자기보다 넘치는 아들의 재능을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고, 그런 큰 그릇의 재능이 펼쳐지는 무대의 삶의 길 또한 이해할 수 없는 범재의 한계같은 건데 그런 아버지의 문제를 이해하고 설득하기에는 볼프강은 정신연령은 어리고 인정욕구만 넘쳤기에 상처받고 이렇게까지 성공해도 지금의 나를 사랑해주지 않고 인정하지 않는 아버지의 인간적인 한계는 모른 채 그저 그 상황에 아픔만 느끼고, 그렇기에 서로에게 억울함만 느낀 채 갈라서게 되는 엇갈림이 둘다 못 나서 참 가슴이 아팠다.
그래서 왜날사에서 볼프강이 여기 서 있는 내 모습 그대로 날 사랑해주지 않냐고 울부짖는데, '너는 너의 삶의 방식을 포기할 수 없고 아비는 깜냥이 부족한 거다. 그냥 니가 커버려서 널 아껴주지 않는 게 아닌데.. '라고 속으로 볼프강에게 위로도 조언도 아닌 한탄을 하면서 보게 되었다. 누구보다 인정받고 싶던 사람에게 결국 버림받고 절망하는 게 너무 안쓰러워서, 너가 아픈 이유는 바로 그거라고, 그걸 알게 되면 편해질텐데 몰라서 상처받는 게 참 안타깝구나라는 생각이 들던 순간. 볼프강의 사람에 대한 통찰력의 부족 또한 아비를 제대로 볼 수 없는 원인이기에 그의 상처에는 그의 잘못도 일부분 기여하는 바가 있지만, 왜날사에서의 볼프강은 가장 사랑받고 싶던 사람에게 결국 외면받고 절망한 사람이라는 것이 너무나 확고하기에 참으로 안쓰러웠다. 악몽 이후 아버지의 부고를 전하러 온 난넬은 볼프강에게 왜 우리를 버렸냐고 했지만,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난 볼프강을 먼저 외면한 건 레오폴트라도 생각한다. 어제의 정열레오폴트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 못 해서 자기보다 큰 그릇을 가진 아들을 감당못해 도망치듯 버린 것이든, 영석레오폴트는 자신의 미래에 대한 상상 속에서 결국 파멸하게 될 볼프강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그를 버렸든, 끝까지 사랑을 구걸한 자식을 외면한 건 두 아비 다 같으니까.
일단 그렇게 음악으로 또 아버지에게 외면받고 상처받은 볼프강은 그렇게 못난 자신과 그 못났다는 삶의 방식을 공유해주고 그래도 진짜 사랑을 하는 사이인 콘스탄체에게 위로를 받으러 갔지만, 콘스탄체 자체는 볼프강을 아끼고 사랑할 지언정, 콘스탄체를 빌미로 자신을 이용해먹으려는 그녀의 엄마와 자매들이 주는 스트레스까지 껴안기에 그는 자신을 이용하는 세상이 끔찍해졌다. 그리고 그렇게 부담을 주는 가족을 가진 콘스탄체가 음악가라는 점을 놓고 싶지 않은 볼프강의 음악까지 안고 품기에는 음악에는 정말 관심이 없고, 이해할 능력도 없으니 가볍고 방정맞으나 순수하기도 한 볼프강의 이해자로서 자신의 부족함을 품어주는 사람으로서는 몰라도, 콘스탄체에게 아버지가 비난을 들은 음악의 가치를 이해하고 인정해주며 음악까지 포함한 완전한 위안과 안식을 얻을 수 없기에, 결국 콘스탄체를 외면하게 되면서 마술피리를 작곡하는 도중에 그녀에게 버림받는 것도 나를 전부 사랑해달라고 애걸복걸하는 볼프강적인 면모로 이해할 수 있고, 그렇게 이야기가 깔끔하게 이어졌다.
마술피리의 완성에 대한 집착은 처음 파리에서 실패한 뒤 쉬카네더를 만났을 때 상처받은 마음을 광장에서 음악으로 즐거웠던 때 위로받고, 그때의 기억과 맞물려 사랑했던 아버지가 영영 곁을 떠나버린, 심지어 세상을 떠난 시점에서 이젠 누구 한 명의 사랑과 음악적 인정이 아니라 음악을 통해 만인의 사랑을 받고 그들을 웃게 해 내면의 텅 빈 마음을 채우고 싶던 것으로 이해되었고, 결국 아버지에게는 인정받지 못했을지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음악으로서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이 커진 것으로 다가왔는데, 앞서 애기했지만 그렇게 음악으로 사랑받는 것에 대한 욕심이 커졌기에 음악에 더욱 집착하게 된 음악가의 아내로, 음악에게 밀련나 채 더는 살 수 없는 콘스탄체를 볼프강은 붙잡을 수 없고 그럴 여력도 없어졌기에 그는 떠나는 콘스탄체를 잡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레오폴트와 난넬에게 버림받고, 콘스탄체마저 떠나간 뒤 만들어낸 음악에 사람들이 열광했을지라도 잠깐의 환호 뒤 외로움은 다시 밀려오고 말았다. 왜나햐면 그건 볼프강 그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아마데가 해낸 것이고, 볼프강은 옮겨적은 것이기에 본인은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자기만의 것이 아니라 그는 그 성공으로는 완전히 충족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잠깐의 환호 뒤 찾아온 외로움, 그렇게 허망한 볼프강에게 뒤이어 찾아온 아버지도, 누나도, 아내도 없는 세상에서 아마데 없이 오롯이 자신의 음악을 써야하는 상황 속에서, 그는 처음으로 아마데없이 나혼자 진짜 음악가가 되어보려고 했지만 결국 실패했고, 절대 혼자 설 수 없고 음악가가 아닌 채로 외롭지 않을 용기도 없기에 세상을 떠날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세상을 등질 마음을 먹었을 때, 혼자 떠나기가 너무 외로웁고 아마데만 남는 세상도 싫어서 그래서 아마데에게 같이 죽자고 하고 그의 펜대로 자신의 심장을 찔러 함께 죽음을 맞게 되었는데..
볼프강의 입장에서는 드디어 자신과 아마데는 일부도 한 몸도 아님을 처절하게 인정하게 되었을 지언정, 천재성이 없는 자신만 죽어서 재능만 세상에 남아 그와 영영 분리되는 것을 막기 위해한 동방자살이었는데, 아마데가 같이 죽어준 건 미천한 숙주가 타락하지 말고 음악을 하라고 제딴에는 이것저것 애를 써서 그를 지켜주는 동안, 자신이 음악을 세상에 꺼내놓기 위한 껍데기 숙주임을 인정하지 못해서 발버둥치다가 진짜 아무것도 없이 외로워진 볼프강이 가여워서 음악, 모차르트라는 이름을 남겨주기 위해 같이 떠난 걸로 느껴졌고, 결국 그렇게 세상을 떠나니 남은 것은 아마데가 볼프강의 육신을 빌어 내보냈던 음악 뿐이고, 사람들은 그 선율에 전율하고 칭송하기에, 평생 벗어나지 못 하고 내것으로도 만들지 못한 볼프강의 그림자 음악만 남아 사람들은 그걸 칭송하니 본인은 동반자살을 원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볼프강만 죽은 게 되어버렸기에 그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생이 참으로 가엾었다.
앞에도 썼지만, 아마데가 자신의 인생을 파멸로 몰고가는 그림자이자 껍데기임을 알면서도 천재이기도 한 자신의 영광을 놓고 싶지 않았기에 그걸 끝까지 가지고 가려하면서 망나니 볼프강의 면모도 사랑해달라고 원한, 다 가지고 싶은 욕심에 자멸한 못나고도 못난 사람이 바로 이 극의 주인공인 볼프강인데, 아무것도 바꾸고 싶지 않고 그냥 내가 원하는 내 모습으로 아낌받고 싶은 이기심이 어린애같고 가엾고, 그 순진하다면 순진한 기원이 참 마음이 아팠고 그 인물을 보고 느끼며 한 극 안에서 완결된 이야기로서 그 이야기를 다 느꼈기에 이 날 공연이 정말 좋았다.
그렇기에 전동석이라는 뮤지컬 배우에게 좋은 의미로 많이 감탄했다.
애드립 뭐 재밌는 요소지만 파리에서 모차 빈으로 돌아왔을 때 놀리는 사람 중에 가짜 모차르트가 규현이었다던데(3층이라 망원경으로 굳이 얼굴을 일부러 보지 않는 이상 얼굴 구별 안 되어서 몰랐음) 뭐 그정도야 사람들 반응이 빵빵 터지니 뭘 모르는 3층도 오늘따라 열심히 때려서 그런가봐 흥겹네'ㅅ' 했는데 내운명 전, 여기 빈에 남겠어에서 대주교가 자신에게 엉덩이를 들이밀며 패악을 떠는 볼프강을 백작한테 쫓아내라고 하는 게 아니라 꽉 잡으라한 뒤 직접 내려와서 발로 차는 건 넘버가 진행되는 동안 만들어진 전체 분위기의 긴장간이 순간 확 풀리고 진짜 모든 배우들이며 공연장이 폭소가 터지는 분위기가 되어서 그 뒤에 이어져야하는 내운명의 긴장감이 다 풀어지면 어쩌지? 그 일이 생기는 순간 걱정했는데 당연히 그래야하는 거지만 동차르트가 같이 안 터지고 감정 제대로 잡고 잘 해내서 정말 좋았다.
노래적으로는 후두염으로 공연 취소한 지 얼마 안 되었어서 목 걱정을 했는데 모든 넘버를 성의있게 최선을 다해서 잘 불렀고, 심지어 내 운명 샤우팅은 목도 안 좋다니 엔딩 내운명 맆같이 하는 타협을 바랐으나 안 그러고 본인 하던대로 할만큼 정말 노래 자체를 잘해냈다. 그리고 원래 넘버 사이에 마 뜨는 애드립을 하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안 좋아하는데, 이날의 왜날사에서 넘버 말미에 애드립으로 아빠..하고 훅 던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렇게 넘버 중 없는 대사를 넣어 버리면 그렇게 말하는 감정선 자체야 좋지만 없는 타이밍이기에 이후에 노래로 수습이 안 되면 싫을 것 같다, 어쩌지하고 그 순간의 감정이 너무 좋아서 울컥하다가도 걱정했는데 자연스럽게 마뜨지 않고 끝까지 잘 마무리하고 좋았다. 7월 중순에 보았을 때는 없던 것 같은 디테일인데 마지막에 죽기 직전 아마데에게 '같이 가자'인가, '같이 죽자'인가 하는 거, 너무 직설적인 디테일이다 싶은데 또 이 날의 공연은 그가 그 말을 하는 것까지 자신이 쌓아놓은 이야기가 확고했기에 설득력이 있었으니 개취로 좋고 말고를 떠나서 또 납득하며 넘어갈 수 있었다. 안 하면 좋았겠지만 해서 이상하지는 않았다는 거, 정말 중요한 부분.
연기도 노래도 감정도 내가 본 중에 제일 프로다웠던 공연이었고, 정말 좋은 의미로 전동석에게 감탄했고 그 사람을 한 명을 보러 간건데 너무 잘해줬기에 정말 좋았다.
난 개취가 확실한 타입이고, 어제의 공연에서 볼프강을 사랑하지만, 너무너무 사랑하지만 무식하고 뭘 몰라서 그의 음악은 절대 품을 수 없기에 결국 그를 떠날 수 밖에 없는 소향콘스를 더블 캐슷에 비해 넘사로 아끼기에 어제가 소향 콘스라 정말 좋았다.
윤파파의 노래가 안 나쁜 것과 별개로 정열파파의 넘버는 역시 더 흡족하고, 망나니 볼프강의 안쓰러운 아버지라는 인간미는 부족하나 예술가로서의 못난 자존심에서 오는 자격지심 같은 부분이 강한, 그래서 조금 더 입체감은 캐릭터의 정열레오폴트가 좋았고, 해선난넬은 아버지 쪽에 부족한 다정미를 많이 가지고 계셨어서 어제의 가족미도 좋았다. 지유난넬의 목소리를 더 좋아하기에 그쪽이 생각이 아예 안 난 건 아니다만 해선난넬은 나날이 목을 회복하셨기에 들은 중 이 날의 노래가 제일 좋기도 했다.
홍록기는 늘어봤자 늘 별로 언제나 별로 그냥 별로.
김소현 남작부인은 첫공 때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네라고 생각했는데 사이에 황금별여사님을 계속 봤더니 노래가 많이 아쉽긴한데 그래도 이뻐서 아 예쁘네 예뻐예뻐하고 넘길 수 있었다. 나는 얼빠. 그래 나는 얼빠임을 실감했고.. 특히나 여기는 빈에서 남작부인다운 기품이 적은 게 아쉬우면서도 흠 근데 이쁘니까ㅋㅋㅋ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ㅋㅋ
민주교는... 노래 나쁘지 않았다.
애드립 너무 강하게 친 게 싫었어서 길게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은데 그거와 별개로 난 김준현 대주교보다 민주교의 노래가 취향에 맞고 더 좋기에 나쁘지 않았다로 끝.
멀티 캐스팅은 이제 진짜 윤우 말고 다 쓴 거 같은데... 윤우는 위의 아마데 감상하고 같이 가는 것 같은데, 아마데엑 동정과 애정이 있다는 걸 무시하지 않고 그냥 보여지는 순간 그대로 받아들이니, 어리고 순수한 재능이 숙주를 가여워했다는 감상을 주기에 윤우는 매우 충분한 아마데였고, 난 윤우의 뻣뻣미를 귀여워하기에 귀여웠다. 윤우 그리고 내가 이뻐하는 아이돌 어린시절 사진이랑 좀 닮아서 개인적으로도 귀여워하기도 하고ㅎㅎ 어제 무대인사 때도 팔에 아마데의 재능 상자를 끼고 꼿꼿이 서있는데 중간에 이안이한테 장난도 쳤지만 어린애가 그렇게 열심으로 뭔가를 하고 있는 걸 보는 건 참 귀여웠다.
연결해서 무대인사에 대한 감상?
다들 지방공 홍보 및 서로서로 다독이기에 열중인 와중에 공연 초반에 훅 날아가버린 일본 연출 대신 한국 연출에게 디렉션을 톡톡히 받으셨는지 전동석은 한국 연출 권은아 연출에게 더 큰 감사를 전했고 자기한테 오롯이 맞춰줘서 고맙다며 김문정 음감에게도 감사를 전했던 것 같다.
삼모촤 앙상블 남녀 왕고인 이기동 백작과 정영주 체칠리아가 인사를 했는데, 이기동 백작은 약간 횡설수설하셨고, 정영주 체칠리아는 처음에 온갖 스태프들 챙기는 거 까지는 ㅇㅇ그럴만한 자리지 싶었는데 사실 자기는 이런 자리는(=무대인사) 우리 스태프들을 위한 자리인 게 더 크다고 생각한다는 뉘앙스의 얘기도 했는데 그런 자기들끼리의 부둥부둥 돈주고 보고 있는 관객 앞에서 꼭 해야하나 싶어서 좀 꽁기했다. 그런데 이건 내가 얼마전에 간 콘서트에서 사장, 안무가, 프로듀서 등등 자기 식구들 다 너무 고맙고 어쩌구하면서 팬들 앞에서 내 사람들 챙기는 가수를 보면서 그만 좀 해라하고 기분 나빴던 거랑 겹쳐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진행을 맡았던 홍록기의 진행은 틱틱거리고 꼰대같았고... 진행이 매우 구려서 무대인사 자체는 근데 워낙 전체적으로 별로였기도 했다.
여튼 뭐 난 공연이 좋았으니 만족한 날이었고 정말 징글징글하게 말 많았던 모차르트 끝났다는 거 시원섭섭하다.
그럼 이제 진짜, 모차르트! 이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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