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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61009 박효신 콘서트 - I Am a Dreamer

by All's 2016. 10. 11.



출연진 - 박효신 (게스트 - 정재일)
공연장 - 잠실실내체육관



박효신 콘서트! 드디어 이제야 처음 갔다왔다.

내 감상은 스포방지가 1도 없을 거지만 나는 스포 밟는 건 딱히 좋아하지 않기에 '360도 무대에서 소외되는 관객이 없게 무대 구성이 나쁘지 않다. 정재일이 게스트로 나온다.'까지만 알고 세트리스트도 안 찾아보고 그냥 1집부터 7집까지 간만에 cd로 쭉 전날 플레이해서 들어보면서 내일 뭔 노래 듣게 될까 혹시 뮤배 게스트 안 나오나 같은 사족같은 생각도 해가면서 공연장 들어갔다.

↑ 공연 끝나고 찍은 무대 사진!



<▽ 글로만 다른 곳에 썼던 무대 설명이랑 후기>

무대는 (1)-(  본 무대  )-(2) 형태로 이어진 1,2는 작고, 본 무대는 큰 3개의 원형 무대가 나란히 배열. 본 무대를 둘러싼 형태로 오케와 코러스 세션이 있고. 그 무대들 주변이 1층 스탠딩 석으로 4구역으로 나뉘어져서 있고, 2,3층은 콘솔, 프레스석과 안 판 것처럼 보이는 사석 조금 빼고 3층은 맨 앞줄 빼고가 객석.

천장에 둥그런 형태로 대형 모니터가 빙둘러있고 거기에서 천막도 내려왔다가 올라갔다하는데 천막은 내려왔을 때는 스크린처럼 기능

그리고 스피커가 스크린 사이 사이에 또 천정에 달려있는 건데 이런 걸로 설명이 될까 모르겠다.

톱니 바퀴 길게 늘여서 전체 형태는 반원형 모니터(2개 추정-화면을 분할해 4개처럼 쓰는-사진으로 다시 보니 4개가 4각형으로 배열된 것 같기도 하다-) 두개로 이어졌고 톱니 바퀴 튀어나오듯 스피커가 배치된게 매달려있었다.

가운데 본 무대는 회전무대라 가수가 멘트할 때나 한 위치에서 노래하면 알아서 천천히 빙글빙글 돌려줬고, 내 시야 기준 1번 무대는 모래 바닥 위에 동그란 2단, 2번 무대는 동그란 3단 주변에 물이 얕게 깔려있고 사이에 하얗고 긴 직사각형 형태의 징검다리로 본무대와 연결 통로 구성.

첫 시작곡은 이번 앨범 더블 타이틀인 Home이었는데 난 사실 이 노래가 취향이 아닌데 곡이 안 취향이라서가 아니라 라이브 뽕에 아주 취하기에는 공연 극 초반에는 음향이 심히 거슬렸다. 특히 드럼 소리가 너무 너무 큰 것 같았고 밴드의 일렉 기타든 오케 현악기들이든 높은 소리를 낼 때 그 소리가 너무 따갑게 다가왔었다. 박효신의 보컬 소리도 또 그거대로 너무 큰 것도 같아서 귀가 아파서 계속 이 상태면 나 오늘 콘서트 어쩌지? 싶었는데 다행히 세곡인가 부르고 박효신 옷 갈아입으러 무대 내려가고 모니터에 이름 띄워가며 세션들 소개하는 귀가 아프고 가수도 안 보이고 아쉽네 하던 시간 뒤에 멘트가 시작되고.. 그 이후 음향은 괜찮았음. 빠르게 잡혀서 정말 다행이었다ㅠㅠ

모니터 화질이 굉장히 좋고 가수는 빙글빙글 돌고, 그럴 때 얼굴을 찰떡같이 잘 잡아서 큰 화면으로 띄워주니 3층이었는데 들고 간 망원경을 크게 쓸 일도 없게 얼굴도 잘 나와서 보기 편하고 좋았다.

공연은 1차 앵콜, 2차 앵콜 전까지 거의 7집 신곡 위주로 이어졌고, 중간에 멘트도 그렇고 이번 앨범을 만들게 된 가수 박효신의 어떤 삶, 영감, 마음과 꿈 그런 스토리를 큰 틀로 구성되어 있어서 유기성 측면에서 좋았다. 멘트는 자주 안 하고 처음 옷 갈아입고 나올 때 스탠딩 객석 돌아다니면서 관객들 꿈 물어보는 시간 가졌을 때, 게스트인 정재일과 함께 무대를 꾸미고 정재일 소개+자랑 뒤에 같이 음악 영화 찍으러 쿠바갔을 때 얘기하고, 야생화 부르고 앵콜 나와서 1차 앵콜 뒤에 멘트 하고 2차 앵콜 뒤 마무리 인사같은 거 하고 공연은 끝ㅎㅎ

난 말하는 거 아방하고 귀엽고 재밌었고 꽤 여러 부분 뭉클하기도 했는데 자기는 말을 재밌게 못 한다며 멘트를 덜하겠다고 해서 아쉽기도ㅠㅠ

아. 1차 멘트 때 스탠딩 구역에서 팬이 박효신 주려고 가져온거라고 (정작 박효신이 그거 쓴 관객 모습이 눈에 띄고 예뻐서 인터뷰 간 거라는데ㅋㅋ) 그에게 결국 넘겨준 화관을 관객들의 성화에 썼는데 머리 백금발 생머리에 피부톤이 하얗고 스모키 메이크업 한 거 등등의 조화로 총체적으로 아주 훈훈하고 좋았는데ㅠㅠㅠㅠ 본인 눈에는 아니었는 지 결국 노래 부르기 전에 벗었다ㅠ

컨셉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은데 이어지는 노래가 이번 더블 타이틀곡 중 내가 좋아하는 곡인 beautiful tomorrow 였는데 그거까지는 썼어도 무방하지 않았을까라는 맘ㅎㅎ 다 큰 성인 남자에게 그런 걸 씌우는 걸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계시지만 데뷔 초부터 3집 때까지의 그의 비쥬얼도 나름 좋아했고(어릴 때 방송국 견학 갔다가 우연히 실물 봤는데 당시 내 기준 티비와 달리 훈훈했음ㅋㅋㅋ) 4집 이후부터 지금의 비쥬얼이 매우 마음에 차는 입장에서는 그런 꾸밈이 좋았어서 조금(?) 아쉬웠다.

뭐 이런저런 딴 얘기가 많은데 제일 중요한 노래가... 일단 공연이 시작되고 나니 전날 1집부터 7집까지 쭉 들으면서 부르면 좋을텐데 생각한 옛날 노래들 안 부르나라는 생각이 1도 안 나게 진짜... 사람이 노래를 너무 잘 부르니까... 오글거리는 표현이지만 어떤 순간들에는 공간 전체가 그 목소리가 만들어낸 노래와 감정으로 가득찬 것 같아서 가슴이 뻐근하고 머리가 멍해질만큼 짜릿하고 좋았다. 좀 신나는 노래들에서는 살랑살랑 몸 흔들면서 분위기 유도도 잘해서 재밌었고, castle of zoltar랑 해피 투게더는 개인적으로 별로 안 좋아하는데 현장감이라는 거 장난 없어서 공연 때는 정말 좋았다.

내 맘대로 이 공연에 한 4차 정도의 하이라이트 순간을 꼽은 게 있는데 1이 beautiful tomorrow, 2가 이때 3이 야생화 4가 예전 노래들 불러주는(+같이 부르는 앵콜) (1차 였던 듯)앵콜 때 그립고 그리운 불렀을 때였고. 이렇게 4개의 가장 기억에 남을 순간에 위의 시간이 들만큼 좋았다.

박효신의 라이브 무대를 그래도 오늘 아예 처음 본 건 아니고, 올뉴 모차라트 관극으로 한 번 봤었는데 (팬텀은 당시에 뭐 다른 공연 회전문을 도느라 아예 패스했던 것 같다.) 그때도 내운명 때 '어떻게 저렇게 잘 불러???'하고 놀랐었는데 (난난음은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게 맘에 안 찼던 것 같고) 오늘 가수로서의 박효신이 진짜 이렇게나 노래 잘 하는 구나 놀라고 감탄하고 덕분에 행복했고 좋아했던 가수지만 새삼 반했다.

원래 취향이 아닌 곡이여도 취향인 목소리인 사람이 노래를 너무 잘하니까 그냥 그걸 듣는 것만으로 곡에 대한 호불호는 상쇄가 되는 경험도 할 수 있을만큼 너무나도ㅠㅠ

사실 처음에는 뮤배 게스트 나오려나 사심이 있었는데,. (실제로 저번, 저저번 콘들은 본인이 한 뮤지컬 넘버도 불렀으니) 보고 나온 뒤에 내가 가수 박효신을 기억하듯 이번 공연은 가수 겸 (작게) 뮤지컬 배우 박효신이 아니라 박효신이라는 가수로 가득찬 공연이었고 그게 참 좋았다. 내가 오래 좋아했던 가수가 이렇게나 멋지구나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 가수와 노래를 오롯이 느낀 듯한 순간이었고, 개인적으로는 앵콜에서 부른 노래 중에 5집 수록곡인 '그립고 그리운'이라는 곡이ㅠㅠㅠㅠㅠㅠ 전날 씨디 돌려 들으면서 '와 이 노래 진짜 제일 듣고 싶은데 안 되겠지?'했던 노래인데 완곡을 불러서... 특히나 좋았다ㅠㅠ

다음에 콘서트를 한다면 내 첫 사심이 담긴 뮤배 겸업을 하는 가수 박효신같은 콘서트도 해줬으면 좋겠지만, 무대 세트 구성, 노래 짜임, 스토리, (앞에는 이에 대해서 쓰지 않았지만 공연 브릿지 영상도 꽤 잘 만들었다), 가수의 퍼포먼스(초반에는 어제 첫공 때 너무 달렸나. 약간 목이 피곤한 듯한 소리도 나네 했는데 뷰튜 이후부터는 목이 풀린 건지 그럴 거 없이 좋았다) 포함해서 이번 콘서트가 정말 만족스러웠다.

아쉬운 부분은 처음에 지적한 초반 음향, 의상 체인지 용으로 만든 것 같은 영상의 러닝타임, 역시 의상 체인지 겸 분위기 업을 위해 가수가 무대가 내려갔을 때 세션팀이 꾸리는 무대의 러닝타임이었는데 그 구성인 의상 체인지 때 밴드, 키보드, 피아노, 코러스팀이나 정재일이 꾸민 무대 등이 한 가수의 단독 콘서트를 보기 위해 가는 사람들이 그 가수가 아닌 사람들에게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박수를 보낼 수 있을 만큼의 적절한 텀은 절대 아니었던 것 같다. 간단히 말하자면 너무 길다는 이야기. 특히 정재일 개인 무대의 경우 '피아노를 생각보다 못 치네?'싶어서 좀 더 당황스러웠는데 8일 첫 공에서 왼손을 크게 다쳤는데 붕대감고 나온 거라서 (손에 감긴 붕대의 의미를 알고 나니 피아노 연주의 퀄리티가 왜 생각보다 별로였는 지 이해가 갔다. 그걸 감안하면 훌륭했고ㅇㅇ) 시간은 역시 너무 길다 싶었지만 질에 대한 불만은 없어졌다.

그런 것만 빼면 참 좋았다.

동어반복 쩔지만 진짜 귀도 마음도 행복했다.

박효신을 처음 좋아했을 때가 그의 데뷔 때였다.

티비에서 음악방송으로 접한 해줄 수 없는 일이 되게 좋았고 그때부터 꾸준히 노래를 찾아듣고 앨범을 샀다.

그런데 그때 내가 젊은 게 아니라 진짜 집에서 티비로 노래 챙겨보고 테이프 사서 노래 듣는 거 말고는 다른 좋아하는 방식은 생각도 못할 만큼 어릴 때였어서인지, 시작할 때의 나이와 상황? 그 첫 단추라는 게 주는 심리적인 덕질의 허들이라는 게 있는 건지 뭔지 콘서트 참 많이 한 사람인데 가볼 생각도 잘 못 다. 특히 군입대 전 마지막 콘서트 때는 진짜 가볼까? 했다가도 뭘 아는 게 없으니 한두군데 남은 저 쩌리석(이라고 생각했지 그때는) 용돈 궁한 학생 주머니 사정으로 가자니 비싸게 느껴져서 예매창만 계속 들여다보다가 가지 않았었다. 당시에 내가 한다는 덕질이 용돈 아끼고 아껴서 음반 사모으는 거였는데 그떄 물가 기준 1만원에서 2만원 이하의 CD값에 비해 콘서트 표값이 너무 크게 느껴졌달지?

그러다 어느 순간 야구에 빠지게 되었고, 비슷하게 연뮤 관극 경험이 생기고 그러다 연뮤덕질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아이돌 덕질에도 늦바람이 크게 불어서 걔네 콘서트도 또 다니면서 실황이 주는 남다름+공연장의 경우 망원경 지참하면 날아오르는 것도 가격대비 좋은 거라는 경험이 쌓여서 이번에는 갔다왔는데... 그동안의 덕질 경험이 오늘의 지름을 있게 했구나 생각하니 덕생사 나의 행복에 도움도 되고 좋다는 생각이 들만큼 콘서트 갔다온 게 정말 행복했다ㅠ

세상 시름을 잊게 하는 내 아이돌의 예쁨과 그들이 무대에서 주는 에너지를 만끽하면서 팬들만 가득찬 공간에서 얻는 즐거움과 목소리와 노래를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으로 가득찬 공간에서 느끼는 행복이 다르구나 깨달았고 각자의 소중함을 느낀 시간이었다.

콘서트 전날 새벽 트친님과 멘션을 주고받다가 뒤늦게 알게 된 건데 내가 핸드폰 mp3 폴더를 나눌 때 여간해서는 개별 폴더를 안 만들면서 박효신은 cdp랑 헤어지게 되고 폰으로 음악 듣기 시작한 이후로 지금까지 폰을 3대인가 바꾸는 동안 한 번도 개인폴더 생성 목록에서 빠진 적도, 폰에서 한 곡도 안 남기고 지운 적도 없었다는 것과 아이돌 덕질을 제외하고 정규 앨범을 전부 다 모은 거의 유일한 가수였다.

조용하게 참 나에게 특별한 가수였다는 걸 아주 늦게 알았고, 그렇게 특별한 가수가 얼마나 무대 잘 하고 노래 잘 하는 지 만날 수 있었어서 행복했다.

12월에 볼 팬텀 관극 때 또 이만큼 좋을까 싶으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가수 박효신에 대한 반함이 너무 꽉 찼는데 그렇다고 팬텀 안 볼 건 아니고ㅋㅋㅋㅋ

뭐.. 그래서 연뮤덕생 고맙고, 혹시나 나처럼 마음 속에 갈까말까 좀 고민되는 콘서트나 공연이 있는 분들이 있다면 나처럼 행복한 경험을 할 수도 있으니 꼭 질러보셨으면 할 만큼 (다시 반복하지만) 너무나 행복했다.

꼭 박효신의 콘서트가 아니라도, 이 글을 읽게 될 사람 중에 나처럼 마음에 담고 있는데 망설이기만 한 무언가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용기를 내보셨으면 좋겠다.

내가 오늘 느낀 행복과 같은 마음을 다른 누군가도 꼭 느꼈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뒤늦게 찾아서 보니 그립고 그리운은 콘서트에서 자주 부르는 노래인 것 같다ㅎㅎ 그래도 괜찮다. 내가 좋았으니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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