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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60612 뮤지컬 모차르트!

by All's 2016. 6. 16.

 


캐스트 - 전동석 난아 민영기 윤영석 신영숙 김지유 정영주 이창희 이기동 이윤우
공연장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극 자체에 대한 감상은 진짜 간단하게는 아.... 오늘로 보고 진짜 한 번 쯤 더 보고 싶어지면 막공주에나 보자?
두번째봐도 노래는 좋은데 2막 가서 역시 너무 지루했다.
어제는 3층에서 봤었고 이번 시즌 모촤는 자첫이라서 신기할 부분도 있지만 어디가 힘들 타임인지 알 수 없으니 지루했던 걸지도 몰라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어느어느 부분은 지루할 걸 각오하고 간 거고, 자리도 C블럭 1열이었는데도 지루한 걸 보면 그냥 난 이 극 서사가 지루한 것 같다.

가까이서 보니 어제 망원경으로 줌 땡겨서 보다가 시력의 문제로 제대로 못 본 표정도 있었구나 싶었는데 그건 모차르트를 다시 데려오라는 대주교의 명에 레오폴트가 난감한 느낌으로 고민하다가 자기 손주 얘기하는 부분이랑 마지막에 아마데의 재능상자를 보고 경외에 젖었다가 안타까움으로 흘러 눈물이 고인 채 상자를 놓고 떠나는 난넬의 모습.

난넬은 어제와 동일 캐스트이고, 레오폴트는 다른 캐스팅이지만 디렉션이 안 들어갈 부분은 아닌 것 같아서 난넬과 레오폴트 둘 다 자기 가족인 모차르트에 대해 비뚤어진 어떤 속물적 감성이나 기괴한 소유욕보다 애정이 있는 거였구나하고 어제의 오해를 수정했는데 그래봤자 극이 꿉꿉해서 보고나니 우울해서 더 안 보고 싶다는 게 함정이랄지.

어제와 조연 중 다른 인물은 아마데, 레오폴트, 남작부인, 쉬카네더인 상황에서 호오는 있을 수 있으나 가릴 이유없을 것 같은 캐스팅은 레오폴트랑 아마데.
정열레오폴트 목소리랑 노래가 조금 더 취향이기는 한데 영석레오폴트의 노래에서 노래 자체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고, 이쪽은 조금 더 완고하고 철벽남이고 죽기 전까지도 신체적인 노쇄함의 표현도 좀 약해서 인상이나 덩치는 정열레오폴트에 비해서 순한데 오히려 더 강하고 드센 느낌이라 볼프강이 아버지의 통제가 답답했겠구나 싶은 설득력을 상쇄해줘서 괜찮았다.

어제 봤던 시온 아마데가 조금 더 큰 아이고 더 쎄하게 생기고 더 단호박이라 그쪽이 더 이 세계 존재 아닌 느낌이 들기는 하는데 윤우아마데가 새침하게 생겨서 크게 나쁘지 않게 무난하게 하고 있다. 생김 자체가 예민한 어린 천재 분위기가 있어서 괜찮았다. 원래 표정 변화가 그다지 있는 아가가 아닌 지라 특유의 무미한 느낌이 아마데의 존재감을 더 강하게 원하는 분들에게는 실망스러울 수 있으나 난 그다지 많이 아쉽지는 않았다.

아.... 절대절대절대 왠만하면 이쪽으로 봐줬으면 하는 건 그가 부르는 넘버들을 버릴 생각이 있는 게 아니라면 쉬카네더ㅠㅠㅠㅠ 창희배우로 봅시다.
비교를 하는 게 민망할 정도로 더블 캐슷이 너무 못 해서 비교하는 게 미안하기는 한데, 진짜 이쪽은 노래가 들리고 인물도 보이고 여기저기 눈 두고 싶어지게 해줘서 진짜 훨씬 나았다. 능글능글하고 유들유들한 상업 예술가의 느낌 굉장히 좋았고 나는 쉬카네더 넘버 때 무려 흥도 났다. 아주아주 흡족했다ㅠㅠ

그리고 가능하면 이쪽도 포기 안 하면 좋을 더블 캐스트는 신영숙 남작부인이기는 한데... 처음에 추가된 넘버가 뭔가 붕 뜨게 설명적이여서 인지 뭔지, 신영숙 남작부인이 어제 본 소현 남작부인에 비해 노래는 물론이고 인물의 아우라나 존재감이 훨씬 돋보이고 좋기는 한데 그냥 극 자체에서 오는 임팩트가 올뉴 때 남작부인이 진짜 잠깐씩 등장할 때에 비해 약하다. 사람이 약한 게 아니라 남작부인 인물이 극 자체에서 뭔가 노래봇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신금별이 잘하고 우아하고 멋있으니까 알아서 존재감 획득하시는 것 같은 기분.

그래도 어제에 비하면 분명히 좋았다. 황금별에서 계단 올라가면서 노래 하나도 안 흔들리는 거랑 마지막 피치 시원하게 질러주는 것도 분명히 있지만, 아마데의 재능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첫 등장부터 그저 어린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하나의 유희거리로 즐기는 그 공연장의 다른 사람들과 달리 그 남다름을 깨닫고 그것에 의미와 생명을 부여하는 순간을 만들어낸다고 해야하나, 그 존재를 밝혀냈다고 해야하나, 김춘수의 시 '꽃'에서 이름을 불러주어 꽃이 되었듯, 하여간 재능이 무엇인지 일깨우고 그걸 일으키는 그 섬뜩하지만 경외롭기도 한 그 순간을 만들어내고 그걸 쭉 끌고가는 게 참 좋았다.

모차르트의 재능을 높이 사기 때문에 그의 재능에 한없이 자애롭지만 그만한 재능을 가지지 않은 살리에르와 레오폴트 등의 여타 음악가들에게 단지 예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경외해주지 않고 그저 다정하게 대할 뿐이고 언제든지 자연스럽게 눌러버리는 그런 귀족적인 태도가 굉장히 자연스럽고, 나야 요즘 시대 기준 천-평민이라 피지배계층이라 좀 거슥하기도 했으나 그게 참 우아하면서 아 답다.싶어서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시간이 적어지니 고마웠다.

난아 콘스탄체의 노래는 여전히 맘에 차지 않으나 이쪽은 앙상블 합창 넘버에 그다지 소환되지 않으시니 그런 상황에서 신영숙 남작부인과 이창희 쉬카네더가 있으니 어제보다 전체 극의 소리가 풍성해지니 참 좋았다ㅠㅠ
세종 신기한 게 1층이 대사나 가사는 잘 들리는데 소리 자체가 부드럽게 들리지는 않았다. 3층이 붕붕 울린다는 건가 싶기도 한데 따가운 소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귀가 어제보다 좀 피곤하기는 한데 그래도 여튼 노래 듣기가 참 좋았다ㅠㅠ

귀는 확실히 어제보다 호강했고, 3층에서 수구리한 관객들 머리에 가려서 못 봤던 모습들 다 봤으니 굳이 오늘의 관극에 후회는 없는데 오늘 또 만난 극이 아무래도 지루한 타임이 너무 길고, 모차르트가 죽는 것을 통해 음악으로 다시 태어났다고 하면서 그림자 절대 벗어날 수 없다..라는 식으로 흘러가는 마무리가 아무리 그 사람이 똥토줌 좋아하고 가볍고 허세덩어리에 방탕한 인물이라도 재능보다는 사람이 좋은 나에게는 너무 우울한 뉘앙스로 다가와서 재관람 욕구가 들지 않는다ㅠㅠ

어제와 동일인이신 전동석 민영기 김지유 난아 네 분 다 어제와 큰 차이가 없으신데 그래서 앞의 셋은 무난하게 괜찮고 뒤의 한 분은 더블 캐슷이 어떨 줄은 모르겠지만 넘버 소화, 극의 구멍을 본인만의 연기를 통한 설득력 획득 등에 대한 대한 버리고 간다면 음향팀이 마이크를 많이 높여놔서 아주 별로이지는 않을.. 돌려까기 같지만 진짜로 크게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의미로 그렇게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이 극의 조연 멀티 캐스팅 중 최대 깽판은 내가 김준현 대주교, 배해선 난넬을(소향콘스는 올뉴 때 봤음) 보지는 못 했지만 누가 뭐래도 홍록기이기에 그를 생각하면 난아콘스에게 너무 모진 소리만 하고 싶지도 않다.

어제 설득력 못 느낀 상태로 프로그램북 대충 읽고 연출이 그렇게 봐주길 원했겠거니, 컴퍼니도 그렇게 보라고 가이드 주는 거겠거니하고 플북에 써져있는 막 상세 시놉시스 소개와 연출의 인터뷰 등등에 맞추어서 아 그래그래하고 강제 이해해보려고하는 부분에서 그래도 여기저기 성공한 게 있는데 콘스탄체가 마술피리 작업실에서 볼프강한테 작업거는 여자한테 의부증같은 증상 보이는 부분 대화로그는 도저히 강제 이해가 안 되어서 대사로 해결 안 되는 캐릭터 붕괴 끌어안고 연기해야 하는 배우 자체가 좀 안쓰럽기도 하고_ㅜ

'저건 무슨 아침드라마같은 막장 설정이야.'라고 생각했는데 모차르트가 작업 편하게 하고 싶어서 온천에 콘스탄체 혼자 여행 보냄 - 작업실에서 왠 여자가 수작 거는데 노노하려는데 온천 안 가고 모차르트 찾아온 콘스탄체가 그거 보고 오해함 - 나 바람핀 거 아님 - 나 혼자 여행 보내 놓고 그걸 믿으라고? 아 그래. 넌 어차피 음악 말고 사랑하는 게 없지(갑툭튀) - 뭔 소리야. 하지만 난 작업을 해야겠으니 나가버려. 로 대화가 진행되는데 여기서 콘스탄체 쟤는 의부증이 아니라 음악에 너무나 몰두한 남편에게 더는 사랑을 기대할 수 없어서 떠납니다. 이 가여운 것 하기에는 자기가 혼자 오해한 것 같은 부분이 너무 튀어서ㅠㅠㅠㅠㅠㅠ

정확한 워딩은 기억 안 나는데.

콘 - 저 여자가 너한테 영감을 주니!!!
볼 -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콘 - 그래. 넌 음악말고 아무 것도 사랑하지 않지.

로 진짜 진행이 된단 말이야.
뭔가 저 사이에 

콘 - 저 여자가 너한테 영감을 주니!!!
볼 -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내가 가장 사랑하는 건 너라는 거 잘 알잖아)
콘 - 아니(그래XX) 넌 (나도 아니고) 음악(보다) 아무 것도 사랑하지 않지.

같은 괄호의 추가나 수정같은 걸 해야 그나마 나아질까 싶은데 창작 능력없는 내가 써서도 그렇겠지만 저렇게 설명적이 되는 것부터 너무 구려서 할 말이ㅠㅠ
여튼 그래서 콘스탄체에 대해서는 많은 걸 포기했다.

더 쓸 말이 기억 안 나서 자리 후기를 남기자면.

중블 1열 정중앙에서 아주 살짝 오른쪽이었는데 오케 피트 위로 덮은 바닥부터 무대 높이가 한 1.3m 정도 되는 것 같았고, 대한민국 여성 평균키보다 조금 더 크고 대한민국 평균 남성키보다는 조금 작은 키의 소유자인 170 언저리의 키를 가진 내 신체 조건에서 배우들이 무대 아주 앞으로 나오지 않으면 기본적으로는 종아리 절반 정도로 다리들이 잘리는데 그건 크게 안 거슬렸고, 바닥에 아주 드러눕지 않는 이상 오케 덮는 확장 무대 말고 본무대 앞 쪽이나 중간 쯤에 주저 앉아서 고개들고 있으면 모차르트 가슴팍이나 어깨보다 조금 위 기준으로 보여서 표정 안 보이지는 않았다. 마지막 파이널 피아노 씬에서는 모차르트 작곡할 때 고개를 악보에 가까이 들이밀면 악보에 1/4정도 가리거나 안 가릴 때는 깃펜을 글 때 깃펜에 조금 가리는데 표정이 다 안 보이는 부분은 없었다. 그런데 나보다 2칸 이상 오른쪽이면 악보에 얼굴 가려서 안 보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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