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 이재균 최수진 강성욱 강은일 한우종 황만익 최현선
공연장 -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그냥 깔끔하게 즐겁게 보고 나온 걸로 만족했기에 별 후기 안 쓸까 하다가 그래도 남기기!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음!
1899년 뉴욕.
뉴시즈라고 불리는 소년들은 신문을 팔며 생계를 유지하는 아이들이다.
뉴시즈의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이자 자유롭고 평등한 삶을 꿈꾸는 잭 켈리, 아버지의 실직 때문에 동생 레즈와 함께 뉴시즈로 나선 데이비 등 그들은 가난하지만 즐거운 삶을 살아간다.
한편, '더 월드' 신문사의 사장 조세프 퓰리처가 신문의 소비자 가격은 그대로 두고 뉴시즈에게 판매하는 가격만 올리기로 하자 뉴시즈의 생계와 직업은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에 잭 켈리와 똑똑하고 지혜로운 여기자 캐서린 플러머는 뉴욕의 뉴시즈를 하나로 모으고 파업을 일으키지만, 퓰리처는 경찰을 동원하여 이들을 제압하고 잭의 절친한 친구 크러치가 체포되어 보호 시설로 보내지게 되는데...
지금 위에 적혀져있는 시놉시스까지가 1막이고 2막은 1막으로 인해 파생된 갈등에 대한 디즈니스럽게 낭만적이고 희망적인 봉합의 과정을 그렸다.
디즈니답게 사실 안 그랬다고 생각하지만 착한 부분도 있는 사람도 있고 누군가 원망하고 욕할 수 있도록 진짜 끝까지 악인인 사람이 딱 한 명쯤 있는데 머리굳은 어른 입장에서 지나치게 희망적이고 뜬금없이 갈등이 봉합되는 것 같은 부분이 없는 건 아니나 그게 불쾌하지 않았다.
황당무계하지만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결말과 과정이기에 '그래! 이게 디즈니지'스럽게 행복하게 나올 수 있었다.
사실 조금만 더 텍스트를 파헤쳐보면 결국 더 힘있는 자를 끌여들였기에 승리에 가까워지는 부분이 진짜 힘있는 자는 대부분 강자이기에 약자의 편을 설 수 없고, 정경유착의 가장 큰 연결고리는 정치와 언론의 끈끈한 관계이기에 특히나 루즈벨트를 끌어들인 부분은 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이지 않았고, 그렇게 갈등을 해결해주는 최종 보스로 등장하는 루즈벨트에 대해서는 또 그가 순수한가 등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는 부분이 아주 매우 있기는 했다.
그러나 이건 디즈니 뮤지컬이고, 뉴시즈는 소재가 그렇다보니 그냥 그런 뉘앙스를 보는 관객이 있을 뿐, 애초에 즐거운 와중에도 세상은 시궁창이고 결국 강자가 없다면 이길 수 없다는 걸 느끼라고 만들어놓은 시니컬하고 염세적인 극이 아니라 세상에는 부패하고 나쁜 권력자들이 있지만 약자의 편에 서는 정의로운 지도자도 존재한다는 꿈과 희망을 주는 게 목적인 극일 뿐이니 그게 중요하지는 않았다.
희망적인 결말을 위해 복잡하게 꼬는 거 없이 시원시원하게 달려나가기에 스토리 단순하고 떡밥도 티나게 뿌리고 회수도 깔끔하게 다하는데 굳이 숨겨둔 사회 풍자, 음험한 구석 파헤칠 이유가 없었다고나 할까.
이 극이 주고 싶은 건 그저 희망이고, 그리고 그런 메시지보다도 온 힘을 다해서 노래하고 춤추고 웃고 우는 활기넘치는 청춘들의 힘을 통해 이 시간 아주 신나게 기뻐하며 울고 웃은 뒤 극장을 떠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고, 그런 목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웠다.
굳이 조금더 생각해서 얘네는 지금 행복해지지만 현실은.. 같은 생각하지 말고 행복해진 어린애들을 보면서 같이 울고 웃으면 되는 깔끔한 쇼뮤이고, 무대와 조명, 배우들의 퀄리티 등 모든 게 제 몫을 다하고 있기에 그게 가능했다.
같은 제작사에서 지금 샤롯데씨어터에 올려놓은 다른 극과 달리 다양하게 구성된 무대가 깔끔하게 구동되면서 굉장히 성의있게 이루어지는 장면 전환과 깔끔하면서 시의적절하게 튀어나오는 조명과 그래픽이 돈값을 하고 있고 배우들 공들여 뽑아놔서 뉴스보이들 몸도 잘 쓰고 노래들도 참 소년답게 활기차게 잘도 하는 아주 괜찮은 상황. 안무 너무 비싸서 안 사왔다기에 기대를 전혀 안 하기는 했는데 가벼운 몸을 가진 어린애들이 탭댄스, 발레, 현대무용 등의 기본 동작을 호쾌하게 군무로 보여주는데 아주 근사한 안무는 아니여도 충분히 흥이 나고 그 자체로 심장을 뻐근하게하는 청춘의 사랑스러움이 있었다.
극 전체의 분위기에 맞게 인물들도 밝다.
주인공 잭 켈리는 정의롭고 정도 많고, 재능도 있는데 외로움도 있는 사랑스러운 고아인데 이재균이 이렇게 소년이 아니라 청년같이 느껴지는 건 처음일만큼 호쾌한 인물. 이재균 특유의 날 것의 느낌을 사실 크게 좋아하지는 않는데, 그게 비틀린 구석이 있을 때 나에게는 지나치게 무섭게 다가와서 버거울 때가 있어서였는데 잭 켈리는 인물 자체가 고아라 외로운 부분이 있을지라도 서늘하게 비뚤어진 곳은 없어서 본연의 날것이 청년다움으로 팡팡 터져서 부담스럽지 않고 쾌활하게 사랑스러웠다. 부조리한 신문가격 상승에 맞설 결심을 굳히고 동료들과 분노하는 넘버에서 과격하게 울분을 토해낼 때 역시 좀 무섭긴한데 그게 나를 두렵게 하는 접신 느낌이 아니라 사람의 격정적인 분노같아서 그 날것같은 느낌이 이런 식의 싱크로를 줄 수도 있구나 싶어지기까지 했다.
아마 체격이나 생김 등이 더 단단한 온주완이나 서경수라면 사랑스러움보다 호쾌함이 클텐데 그건 그거대로 정말 본투비 리더스러움과 듬직함이 클테고 그 둘은 그냥 비쥬얼이 디즈니 남주같으니 당연히 잘 맞을 것 같아서 둘 중에 한명이라도 또 보고 싶은데 아쉽게도 시간이 안 맞아서 주말에 이재균-린아로 자둘자막하게 될 듯.
또다른 주요인물인 캐서린! 캐서린에 대해서 긍정적인 얘기들이 많았지만 인물 자체가 정말 맘에 들었다. 봄인가 늦겨울인가에 봤던 영화 대니쉬 걸 여주인공 이후에 봤던 여성 캐릭터 중에 가장 맘에 들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분명히 있고, 사랑에 있어서도 주도적이고, 극에서 절대 민폐를 끼치지 않는 해결사라는 게 어찌나 고마운 지ㅜ 캐서린에게 숨겨져있던 비밀이라는 게 사실 필명이라는 말을 입밖에 꺼내는 순간부터 유추가 가능한 수준의 비밀인데, 그 것 또한 우울하지 않게 극에서 다 정리한다.
캐서린 역을 연기한 최수진은 전에 사의 찬미에서 한 번 봤을 때 노래, 연기, 미모 다 나쁘지 않은데 극이 텅텅 비어서 배우 연기로 하드캐리해주어야하는 현실에 비해 캐릭터 자체는 좀 얕다는 게 조금 아쉬웠는데 캐서린은 아주 명확하고 시원시원한 인물이라 굳이 일부러 뭘 짜내서 채워주지 않아도 되니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춤도 생각보다 잘 추고 아주 맘에 들었다ㅎㅎ 밝고 사랑스러운 역할 많이 해도 될 것 같은데 그런 극이 별로 없으니 아쉽다.
이 극에서 안 좋은 의미로 오디적인 구석이 있다면 한남스러운 개그가 몇군데 포진되어 있다는 거고, 당차고 화끈한 캐서린의 어떤 행동에 대해서 잭이 '당신이 적이 아니라 다행이에요.'하는 부분이랑 아주 어린 남자아이인 레스가 유명세가 생기고 나니 여친이 어쩌구 하는 부분, 1899년 미국에서 왜 양념통닭을 찾아 같은 것 등인데 아주 짧고 가끔 있기에 무시 가능할 비중과 수준이었다.
아재개그력 거의 없이 극 신나지, 스킨쉽이며 폭력이며 수위도 그다지 안 높지, 메시지도 희망적이지. 그리고 덕덕하지 않고 즐겨도 될 분위기지! 가족단위로 관람하기에도, 청소년 단관 잡아서 보여주기에도 아주 무난하고 괜찮은 극인데 뭐... 현실은ㅜㅜ
아마 오디의 라센 기간 끝나기 전까지 다신 못 올라오지 않을까 싶은데 좀 아까울 정도로 괜찮았어다.
2016 오디 제작 스위니토드 보신 분들은 퀄리티 차이에 혈압이 오를 수 있다는 걸 빼면 아주 좋은 극이었다.
(덧) 극 보면서 했던 사족같은 생각인데 이재균에게서 늘 반질반질한 홍을 느꼈는데 이날 왠지 서걱거리는 엄을 느꼈다.
재균이 베르테르 해줬으면 좋겠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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