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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60628 뮤지컬 스위니 토드

by All's 2016. 7. 3.


캐스트 - 양준모 전미도 윤소호 이지혜 김성철 서영주
공연장 - 샤롯데 씨어터




시티가 생각보다 좋은 자리를 줘서 사블 7열 사이드에서 스피커에만 가아끔 가려가며 나쁘지 않게 보고 왔습니다.
사블이 이 정도면 중블은 넉넉한 인심으로 10열까지는 나쁘지 않을 듯.

주말에 조옥으로 자첫을 할 때 무대한테 낼 화는 다 내고 봤는데 그렇다고 괜찮아 보이지는 않.....
여튼 그래서 무대는 다시 봐도 허접하지만 시티는 착한 가격이고 오늘 캐슷인 양미도가 꽤 흡족했기에 오늘은 그렇게 나쁘지 않은 기억으로 나왔습니다.

오늘 공연 보면서 양스위니랑 미도러빗에 만족한 건 둘이 자신의 인물을 잘 받아들여와서 그들의 맥락이 이해가 간다는 게 가장 컸어.
난 사실 양준모라는 배우에게 늘 일정도 이상의 호감을 갖고 있어도 강한 한방을 느끼지는 못했고, 양준모라는 배우가 연기할 때 보여주는 그 무난감이 주는 안정감을 좋아한다. 그래서 오늘 인물도 그랬는데, 아무 이유없이 15년 간 무고하게 감옥에 수감되었다가 탈옥한 뒤 돌아온 고향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모두 빼앗긴 현실에 복수심에 불타오르는 한 사람. 드디어 찾아온 복수의 기회를 눈 앞에서 놓친 뒤, 그자가 신이 있긴 하신가 보군!이라며 눈 앞에서 사라져 세상이 더럽고 추잡할 뿐 아니라 이렇게까지 자신을 버려주시니 나도 이 거지같은 세상 봐주는 거 없이 싹 다 없애치워버릴 거라고 분노하는 한 사람을 만났고, 그 남자가 계속 복수심에 눈이 멀어서 세상을 제대로 보지 못해서 그토록 되찾고 싶어하던 가족을 모두 다 잃는 비극이 깔끔하게 왔고, 보고 싶었던 게 그거였고, 양위니는 그걸 잘 해냈고 그래서 좋았다.

복수, 복수, 복수. 오로지 그 놈의 복수에만 목매달고 있으니 새 출발 하자는 러빗 얘기같은 건 들리지도 않고, 그렇게 복수에만 눈이 뒤집혀서 세상의 모든 것들을 제대로 보지 않고 버러지 취급하다가 몇 번이나 마주친 그토록 사랑했던 여인의 얼굴 하나 알아차리지 못해서 그녀를 죽이는 거 납득이 가는 인물이었다..

그리고 레미 때 목이 너무 상해있어서 걱정스럽기까지 했는데 꽤 괜찮아진 양옵의 성대도 괜찮았고ㅠ
정말 다행이다 돌아와서ㅠㅠ 레미 때 너무 놀라고 걱정되었었다ㅠㅠㅠㅠ

미도러빗은! 그동안 미도배우 예쁘게 내는 목소리 안 좋아해서 피했었는데 인물의 나이를 확실히 중장년 여성으로 잡아서 능청스럽게 부르니 또 이쪽도 노래가 맘에 들었다. 러빗 넘버가 박자? 리듬? 그런 게 복잡한 것 같고 노래 자체가 성량 뿜뿜하거나 하이 노트 막 질러야하고 그런 스타일은 아닌데 연기도 노래도 리듬을 가지고 노는 것 같았다. 너무 깜찍하게 생겨서 귀여운 소악마같은 느낌만 나면 어쩌지 했는데 깜찍하지만 오싹한 인물 제대로 가져왔어서 맘에 들었다. 옥러빗이 삶에 지쳐서 죄책감이 무뎌진 쪽이면 이쪽은 애초에 그쪽이 없는 사람. 루시, 조안나, 피렐리 등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이 가여운 사람이라고 말은 하고 있지만 그게 사회적으로 학습되어서 하는 말이지 정말 안타까워하는 분위기가 아닌, 특히 루시에 대해서 멍청하고 한심해하는 부분이 2막에서 파이집에 찾아오는 루시를 내쫓으라고 할 때 루시가 신경쓰여서 미치겠고 보고 있으면 걱정되고 불안한 옥러빗과 달리 장사하는 집에 거지가 자꾸 들락날락거리면 방해가 되니 쫓는다는 듯 무심한 척 쫓게하는 부분이랑 자신을 지키겠다는 토비를 안고 너도 참 안됐다하고 말할 때 쓸만한 애인 줄 알고 데리고 있을까했더니 그놈 참 운도 없네하고 마음에 그 아이 자체에 대해서는 뭘 담고 있지 않은 기운을 보여주는 부분이 참 좋았다.

썩은 두 다리를 잘라냈기 때문에 하루종일 의자에 앉아있다가 일찍 죽은 남편을 두고 살았던 여자.

남자가 있는 여자지만 남자 구실 못 하는 남자를 곁에 둔채로, 젊고 근사하며 아내를 극진히 사랑하는 다른 남자에게 마음을 품는 것 자체야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그가 잡혀가서 행방을 알 수도 없는게 그 사람의 면도칼을 가게 한 구석에 숨겨두고 너무나 변해버린 그를 만나자마자 그의 정체를 파악해 그와의 새 출발을 위해 아내의 생사를 거짓말 아닌 거짓말로 숨기고 계속 나랑 다시 새 삶을 살자고 뽐뿌를 주는 사람 진짜 동정심이며 감정이며 1도 없는 것 같고 너무 섬뜩하고 이상한데, 이상한 사람을 이상한 그대로 보여준다는 거, 고마웠다.

상대 캐스트를 보고 나니, 굳이 둘을 그렇게 같이 묶어서 생각해본적은 없는데 그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조승우도, 옥주현도 본인이 인물이 납득이 가야 그 캐릭터적으로 판벌릴 수 있는 배우들이었구나, 근데 둘다 맥락이 중요해서 이번에는 맥락을 못 잡고 있구나 더 와닿았다. 조위니에 대해서는 다들 이야기 많이 했고, 오늘 미도러빗을 보고 나니까 옥러빗은 삶이 팍팍해서 남 등쳐먹고 (인육으로 파이도 만들고) 그러는 거지, 동정심도 있고, 사랑에 대한 열망도 있는 상황만 괜찮으면 꽤나 멀쩡하게 살수도 있었을 것 같은 젊은 과부 느낌이 나는 게 이 극이 스릴러라는 점에서는 영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옥언니가 어울리지도 않는 소패 노선을 탈 수는 없는 것 같으니 지금의 맥락을 유지할거라면 이왕 감정이 있는 거 감정이 좀 극단적으로 풍부한 쪽으로 잡아가도 좋을 것 같다. 사랑이든 동정심이든 아주 풍부하지만, 현재 가장 열망하는 건 스위니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서 새 출발해서 샤랄라한 새 삶을 꾸리고 싶다는 마음인 자기멋대로의 낭만 소녀에 붙들린 낭만 중년같은.. 그런 거.

하여간! 그렇게 양위니와 미도러빗은 맥락을 아주 잘 잡고 있었고, 주요 배역인 둘 중에 한 쪽이라도 맥락을 잘 잡고 있다면 다른 쪽이 좀 아쉽다 싶어도 보완이 될 수 있기에 안 본 조합이 어떨 것 같다고 판단하는 건 아주 위험한 일이지만 한번 보실 분에게 제일 추천하고 싶은 스위니-러빗은 오늘 조합인 양미도이고, 둘로 볼 거 아니면 양위니나 미도러빗 중 한 명은 끼워서 보는 거 추천하고 싶다.

양미도>양옥>=조미도>>>>조옥.

이렇게↑

그러나 혹시 머글 지인이 조옥을 같이 보고 싶어하신다면 그 지인이 평소에 개콘이나 코미디빅리그 재밌게 보는 지 취향 알아보고 국내 코미디 좋아하면 이거 빵빵 터진다고 말하고 추천하는 건 상관없을 것 같다. 하지만 선비과라면 비추.

난 오늘 캐스팅이 배우에 대한 내 개인적 호오와 상관없이 더블 캐스트들에 비해 극 자체에 잘 맞는다 생각하지만 딱 몇 가지 주말 공연 때 생각이 난 부분이 있긴한데 그게 조위니 이발할 때 손재간, 휘파람, 리틀 프리스트 때 객석에서 너무 빵빵 터져서 번역 왜 이래하고 짜증나다가도 분위기 타서 같이 웃을 수 있던 거였다. 양옵 미도배우 둘다 무대에서 잘 노는 배우들이었지만 아무래도 객석의 덕후 비율의 문제도 있고, 빵빵 터지는 유머 포인트에 객석에 신나는 사람이 많아야 재밌을 수 있잖는데 미도러빗이 맛깔나게 개그 잘 치고 양위니도 잘 치는데 조위니는 그때 진짜 시니컬한 아재가 신나서 말장난하며 깔깔거리는 느낌인 것에 비해 양위니는 배우 자체가 좀더 듬직해서 객석 전체적인 분위기가 덜 들뜨는 게 있었다. 그냥 다들 오-오-하다가 하하하 조금씩 하는 정도. 그래서 객석 분위기를 중요시하실 나들이객분들에게는 조옥 나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웃기려면 조미도겠지만ㅇㅇ

오늘 캐슷을 양미도지수성철로 잘못 알고 두번에 전캐 클리어한다고 좋아했는데 지혜여서 좀 아쉬운데 안 아쉬운 건 난 이지혜 목소리 좋아하고 떼창에서 이지혜가 나 성악 전공자다!!!하고 해줄 때 듣기가 넘나 좋아서ㅠ 이쁘기도 이쁘고...
세상 물정도 모르고 생각도 없다 못해 '고생하던 공주님이 왕자님과 결혼해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동화책 속 같은 상황이나 꿈에 집착해 정신병원에서 안소니랑 같이 원장 죽이고 도망치는 와중에도 왜 결혼 안 하냐고 징징거리는 이상한 애지만, 지혜 얼굴 너무 이쁘고 목소리 좋고.. 나 빵떡 꾀꼬리 사랑하...... 이상한 소리는 그만하고ㅋㅋ

여튼 지혜조안나는 큰 연기는 안 해도 역할 자체가 노래봇 외모봇 천덕봇인 와중에 자기 할 몫은 다 하는 거 같아서 난 좋다.
나의 귀여운 빵떡귀요미인 지수조안나도 보고 싶기는 한데 지수배우 한 명 보자고 또 지르고 싶지는 않고.... 어디 소셜이나 풀리면 2층으로 날아올라야지.

김성철토비도 이승원토비도 작고 귀엽고 예쁘장하지만 김성철 쪽이 아무래도 더 어려서 그런가 더 애같고, 노래는 이쪽이 더 취향이고 그랬다.
근데 조금 더 일찍부터 이상한 애 느낌 받고 싶다면 승원토비 쪽을 조금 더 추천. 성철토비는 1막에는 조금 덜 떨어진 애 같다가 2막부터 이상한 낌새가 보이는데 승원토비는 피렐리 찾아야한다고 할 때부터 조금 더 이상하고 러빗을 지키겠다고 할 때도 광기가 더 있다. 근데 굳이 가릴 이유는 없을 것 같아.

전반적으로 주말에 비해서 무난하고 행복하게 보고왔지만 새롭게 별로로 느껴진 부분이 있는데 자첫 때 앙상블이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1막 시작과 2막 마지막 넘버 때 주조급 배우들도 다 함께 불러서인 것 같다는 기분을 받은 거. 처음 시작과 마무리가 빵빵한 기분을 주니까 처음과 마지막이 제일 기억에 잘 남는 거라고 교양 심리학에서 주워들은 초두효과와 최신효과로 자첫 때 극 끝나고 나니 앙상블 잘하네 맘에 들어했었는데 자둘이 되고보니 주조들 빠지거나 앙상블 몇만 부를 때는 소리가 많이 비는 게 느껴졌다. 앙상블 개개인의 노래가 부족하다는 느낌은 아닌데 이지혜, 서영주, 비들(이름을 모름... 죄송합니다ㅜ) 등이 다 들어가는 앞 뒤에 비해 다른 넘버들 떼창에서 볼륨 자체가 부족해. 스윙으로 대기 중인 두 분을 그런 부분에는 넣어서 좀 풍부한 기분이 들게 해주면 안 되나 싶은데 그러다가 다치는 일 생기면 안 되서 안 그러는 거려나? 듣는 욕심 같아서는 남자 3 여자 2 더해서 좀 더 빵빵해졌으면 좋겠다.

앙상블이 몇 명 없어서 그리고 또 아쉬운 거는... 극 안에서 앙상블들 얼굴이 너무 금방 익숙해진다는 거.
방금 목 그어서 죽은 애 같은데 또 나오네. 어머 또 나온다. 쟤는 아까 저기서 저거 한 애인데 또 나오네.
그런 느낌 너무 많이 받는다.

게다가 인상들도 강해서 한 명은 김구라 아들 김동현 닮았고, 한 명은 김우형 닮았고, 또 정성화 닮았고 눈에 너무 잘 띄는 사람들이 금방 또 보이고 또 보이고.... 레미 재연 앙들하고 좀 겹친다고 어디서 주워듣긴 했는데 그래서라기에는 너무들 눈에 잘 보인다. 나는 안면인식을 잘 못하는 편인데 내가 이런 거 보면 그냥 사람 적어서 너무 돌려써서 그런 게 맞는 것 같다.

아 맞다! 오디 엠디팀 열일해요.
떨어졌던 흰색 갤노트5 폰케이스 입고 됨.
흰색 케이스 디자인 애초에 취향이었지만 무광이라 재질도 맘에 든다.
뿌듯해ㅎㅎ

그럼... 여튼 이번 스위니 양미도를 추천하며... 오디가 그동안 해왔듯 위메프를 풀어주면 이지수 보러 갈 수 있길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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