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후기

20160611 뮤지컬 모차르트!

by All's 2016. 6. 12.


캐스트 - 전동석 이정열 민영기 김소현 난아 김지유 정영주 홍록기 이기동
공연장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나는 음알못이고 모차르트!는 올뉴 때 한 번 보고 올뉴 버전이 아닌 부분은 처음이기에 음악적으로는 이 극에 대해서 아는 건 거의 없다.
여튼 그런 나의 음알못 상태에서 오늘 음감은 김문정 음감 같았고 중간중간 배우랑 오케랑 박자 안 맞는 것 같던 지점이 있었는데 배우가 틀린 건지 오케가 틀린 건지 구분할 수 없다는 게 스스로에게 아쉬웠음. 그래도 자주 그랬던 건 아니고 김지유 난넬 때 좀 그랬다.

원래는 안 보려다가 김소현 남작부인도 궁금하고, 전동석배우 첫 공 챙기고 싶어서 3층에서 봤는데 음향 자체는 배우들이 각자 부를 때나 앙상블 떼창은 그닥 안 들리는 거 없었는데 듀엣은 좀 뭉개져 들리는 것들도 있었는데 배우탓인지 음향 탓인지 역시 구분을 못할 막귀...

오늘 캐스팅은 전동석 모차르트의 샤우팅 시작음과(특이함. 신기함. 더 높게 잡았으면 덜 특이하게 들리려나 했는데 다른 영상들 차근차근 보니 시작음이 높아서 신기한 거였음ㅋㅋ) 김소현 남작부인이 숨이 짧은 것 같다는 것과 홍록기 쉬카네더를 무시하고 보려고 했는데 2막 후반부 떼창에서 거하게 거슬린다는 것 빼면 노래로는 크게 나쁘지는 않았(었)다.

2년 전에 올뉴 버젼으로 모차르트!를 봤을 때 그다지 재밌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2016 모차르트! 역시 그렇게 재밌지는 않았다.
뭔가 더 와닿고 더 예쁜 연출이 있는 것 같지는 않고,(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전 버전에 비해서 이게 있어서 좋다 싶은 게 없다.) 레오폴트랑 난넬이 모차르트에게 재산을 다 보냈네하던 넘버 때였나? 그들 뒤로 초라한 몰골로 짐을 들고 쿨럭거리며 걷던 모차르트 부인과 모차르트의 여행길과 남작부인이 모차르트 데리고 의상쇼 하던 거, 콘스탄체가 길다란 천꾸러미로 휘청거리며 난 예술가의 아내라 부르던 것 등등이 사라졌거나 바뀌었는데 매우 아쉽다. 아쉬운 거 몇개 더 있는데 올뉴 때 난 아드리안 연출하고 안 맞는 걸까?했는데 그때랑 다르게 없어서 아쉬운 게 불쑥불쑥 떠오르고 있다니 신기한 기분임.

없어져서 또 아쉬운 부분은 모차르트가 내기도박을 한 뒤 내쫓기는 장면도 매우 아쉬움. 콘스탄체랑 모차르트가 서로 사랑에 빠지는 속닥속닥 타임 느낌도 변했는데 이건 콘스탄체 얘기할 때 쓸 것. 앞선 변화 중에 사라진 것들이 있어서 러닝 타임이 딱히 줄어든 것 같지도 않은데 없어진 것들이 왜 없어진 건지 많이 아깝다.

나는 나는 음악의 거울 연출도 사라졌고 전체 무대 골조가 달라진 만큼 내 운명 피하고 싶어에서 돌출 언덕 위로 올라가 구덩이로 빠지던 것 등도 다 다르게 바뀌었다. 가발은 넘버 부르면서가 아니라 난 빈에 남겠어에서 이미 대주교한테 던지고... 하여간 다른 게 정말 많은데 이게 올뉴 버젼 이전 초재삼연의 버전으로 회귀한 건지 알기에는 내가 1~3연 모차르트에 대해서 아는 게 없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전동석 모차르트는 위에 썼지만 내 운명 피하고 싶어에서 샤우팅 시작음이 마음에 안 드는 것 빼면 노래 정말 흡족했음. 내운명 시작음 피치를 더 올릴 수 없나. 시작한 뒤에 더 높게 올리는 거 보면 음 자체를 못 올려서는 아닌 것 같은데 이게 흠.. 나만 그럴 수 있지만 좀 애매한 시작음인 것 같다. 음감이나 스태프 귀에는 괜찮아서 둔 거겠지 생각하면 내가 그 전에 들은 모차르트가 가요에 익숙한 박효신이라 그거 생각하고 이러는 걸까 장르의 차이인가 고민이 되는데 하여간 그거 빼면 아주 좋았다.

인물 자체는 하는 짓이 방정맞고 가볍고 세속적이고 허세가 있는 자아도취자?
자신의 몸을 빌어 세상에 나타났던 천재성인 아마데가 자기자신의 일부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자신만만했는데 점점 그저 자신은 아마데를 세상에 내보낼 껍데기일 뿐이라는 걸 알아가면서 자신은 말라갔고, 결국 아마데에게 모든 게 빨려버린.. 그런 인물로 느껴져서 마지막 죽음이 좀 가엾고 짠했어. 진짜 나를 사랑해달라고 그렇게 부르짖는데 스스로도 진짜 자신을 결국 버리고 자신의 몸을 빌어서 그의 생명을 깎아먹으며 반짝이던 아마데에게 먹혀버린 것 같았다.

재작년에는 예상치 못한 지루함에 얌전히 앉아서 보는 것 만에 집중했고, 나타나는 인간 군상들의 저열함에 질려서 아 꿉꿉해 꿉꿉해하느라 모차르트 자체에게 크게 집중은 못했는데 이미 지루함을 각오하고 보니까 모차르트의 앞선 점이 참 안 됐다라고 느껴졌다. 이야기가 짠한 구석이 있었다. 그렇다고 2막의 지루함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

하지만 위의 모든 감상은 극 전체가 가진 이야기이고 오늘 만난 전동석 모차르트의 연기만으로 그런 깊이가 느껴졌냐고하면 그건 딱히 아니기도 하다. 볼프강은 뭣도 없는데 지 잘난 줄 아는 속 빈 강정이라서 그런 지 방정맞음의 표현이 그냥 프랑켄슈타인 자크인데 연습하느라 힘들었는지 노출이 있으니 몸관리를 한 건지 비쥬얼이 아주 예쁜 상태로 온갖 잔망을 떨면서 본인이 해봤던 방식으로 표현을 하는데 원래도 연기적 스킬이 뛰어난 배우는 아닌데 지금 역할은 본인과 잘 맞기 때문에 하던대로 무난하게 소화해내고 있어서 연기적 성장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노래와 비쥬얼이 매우 흡족해서.... 색다르게 재밌지 않은 인물 해석과 상승한 연기 스킬이 느껴지지는 않지만 좋았다.

그래.. 결론은 좋다는 거지ㅎㅎ

시온 아마데는 카리스마 있고 귀여웠다. 화장이 비슷한 건지 이안이랑 비슷해보이는데 새침하고 쎄해서 귀여운ㅎㅎ 볼프강을 하찮게 보고 휘두르는데 좀 이계의 인물적인 분위기를 풍겨서 세상과 유리된 천재성 그 자체 같고 그렇다.

김지유 난넬은 목소리는 예쁘던데 얘도 재능이 있었다는 레오폴트 말이 뻥인가 싶게 그냥 무난한 사람.
중간에 아버지한테 벗어나고 싶다고 결혼 자금 다시 달라고 할 때랑, 아버지 장례식 때는 완전 화난 무섭게 돌아선 것 같던 사람이 나머지 장면에서는 보통 모차르트를 사랑하는 누나라서 흠 뭐지 싶었는데, 마지막에 아마데의 재능상자를 열어보면서 짓는 표정이 기억이 맞다면 광기어린 미소 느낌이라 '쟤 지 아빠처럼 천재를 키운 '나'병에 걸려서 자기 아들이 천재고 자신은 그걸 가진 유전자같은 과대망상증 걸리지는 않을까.' 잠시 그런 생각을 했는데 과한 해석 같기도 하다.

정열파파는 노래가 좋고, 목소리도 좋고, 자기 아들과 자기 아들의 천재성을 분리 못 한다기보다는 본인이 천재가 아님은 알지만 천재를 키워낼만큼 대단한 사람이라는 환상에 빠져서 아들을 휘두르고, 그 천재성을 휘두르는 자신에게서 고양감을 느끼는 인물 같았다. 천둥벌거숭이같은 아들과 그의 방종함을 제어하고 정제시키는 게 마구 날뛰는 천재성을 세공하는 방법이라고 믿고, 그게 사랑이라고 자기 세뇌한 사람 같기도. 사랑은 사랑인데 건강하지 못한 사랑이었고 결국은 자기애에 가까운 느낌이기도 했다. 천재가 아닌 자는 역시 천재를 이해할 수 없고 그게 뭔지 알 수 없으니 자기 편한대로 해석할 뿐이구나라는 생각도 들게 했다.

민영기 대주교는 노래를 잘하고 목소리가 넘버에 매우 잘 어울리고 인물은 특출나게 재밌는 인상은 없는데 모차르트를 소유함으로서 그보다 위에 서고 싶은 속물적인 인간상의 느낌을 받았다. 플랫이 되나 싶은 부분이 있었는데 넘버랑 목소리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그냥 넘김.

김소현 남작부인은 신의 대리자같은 느낌은 모르겠고 그냥 음악에 대해 더 깊은 취미를 가진 돈 많고 맘 넓은 사람이 예술가 후원하는 걸 통해서 자부심을 좀 가지는 구나 정도의 인물이었다. 그동안 김소현배우의 노래에 대해 들어왔던 악평들로 걱정했던 것보다 실제로 들으니 노래를 못 하지는 않았는데 황금별에서 2단 계단을 한텀씩 올라가면서 부르는데 숨이 짧아서 소리가 흔들리고, 진성으로 좀 더 시원하게 질러줬으면 싶겠는 부분에서 힘과 숨이 딸리는 것 같은 느낌이 아쉽고, 황금별을 부르는, 극 속에서는 모차르트 가족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 분위기가 뭔가 그 이야기 자체에 대한 스스로의 어떤 큰 신념이 있는 것 같지 않고 레오폴트 설득해야해서 어디서 들어본 동화 예로 드는 느낌이라 그게 아쉬웠다.
실제로보니 미디어로 접하던 것보다 더 예쁘고, 예뻐서 보기에는 아름다운데 극 중 인물로서의 존재감과 노래가 크게 좋지는 않아서 추천은 딱히 못 할 것 같고, 실제로든 음원이든 신금별을 들어봤고 그런 정도의 카타르시스 기대하는 분께는 비추.

원캐 베버 부인, 원캐 백작 두 분은 기능적으로 충실하셨고 한 쪽은 속물이고 한 쪽은 속물에 아첨꾼입니다.

홍록기 쉬카네더는 정말정말정말 못 했다.
춤은 잘 추는 사람이지 않나 했는데 나는 쉬카네더 넘버 그냥 걸어다니니까 몸 쓸 일 전혀 없어서 그건 볼 수가 없고, 노래는 마지막 떼창 때 전까지는 이미 쉰 것 같은 목소리로 열심히 낮춰부르시는데 아 많이 안 나오니 무시해야지 했는데 2막 모차르트! 모차르트!에서 솔로 파트 아주 짧게 잠깐 있는 것도 너무 거슬릴만큼 노래를 못해서 기왕이면 피하실 분은 피하셨으면.

콘스탄체는 조금 더 얘기하고 싶었던 부분이 있어서 콘스탄체 얘기를 하고 의미없이 긴 이 후기 끝을 내야겠다.
내가 올뉴 때 본 콘스탄체는 김소향이었고 크게 기억은 안 나는데 노래와 존재감이 그 쪽이 더 좋았던 것 같다. 특별히 맘에 좋게 남아있지 않은데 난아 콘스 별로라 추억 보정이 되는 기분이 들 정도?

내 기억은 정확하지 않지만 보통 남자가 아냐 뒤, 볼프강이랑 콘스탄체의 대화 로그가 올뉴 버전 때와 꽤 달라진 것 같았는데 그 부분 비롯해서 콘스탄체 인물 자체에 대해서 아쉬운 부분이 생겼다. 올뉴 때는 콘스가 자기는 재능도 그렇고 게으르기도 해서 엄마한테 넌 밥벌이도 못할 거다 어쩌다 어쨌든 무시당한다고 하고, 볼프강이 뭐라했는 지 기억은 안나는데 그거에 대해서 공감의 뉘앙스를 한 뒤 가족에게서 무시당하는 못난이들끼리 서로 그렇게 속을 보여준 뒤에 각자의 못난 부분, 아픈 속살이 닿고 나니 사랑이 피어오른 것 같아서 그 부분이 참 좋았었다. 보통 사람 볼프강을 잠시나마 유일하게 제대로 봐준 콘스탄체와 둘이 사랑에 풍덩 빠져서 '사랑하면 서로를 알 수 있어'에서 못난이들끼리 그래도 아름다운 사랑이라는 환상 그 자체에서는 잠시나마 자기 자신으로 찬란한 거 같아서 그 부분들 모두 뭉클했었다.

그런데 오늘 본 공연에서는 콘스탄체가 너에게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특별한 면이 있다고 하면서 볼프강을 보통 사람으로 봐주는 게 아니라 특별하다고 하고, 그러면서 그 특별한 이유로 그가 자유로운 것, 하고 싶은 걸 하는 것 등이 매력이라고 하는데 애초에 콘스탄체가 뭔가를 열렬히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이 왜 그렇게 좋으신 지 이해가 안 가고, 특별하다는 말과 진짜 자유롭다는 것 역시 볼프강이 무의식 속에 느끼는 진짜 자신이 아니기에 부족한 이들이 서로의 민낯을 본 것 같아서 그 동질감에 사랑에 빠졌던 순간이 주던 특별함이 내 기준으로는 소거되었다. 그래서 둘이 러브모드가 시작된 뒤 이어지는 '사랑을 하면 알 수 있어'에서 넘버 속 가사로 둘이 첫눈에 반했다고 이야기 하는 것도, 알로이지아 먼저 좋아했잖아라는 생각이 들어버릴 정도.

올뉴 때는 진짜 민낯을 보여준 자신들로 처음 만난 유일한 사람들이니 뭐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싶었는데 설득력이 소거되었습니다.

그렇게 한 번 콘스탄체의 서사가 붕 뜨기 시작하니 뒤에 콘스탄체의 서사는 다 뜨는 느낌?

난아콘스 어리고 귀여운 인상이라 그렇잖아도 천박하고 돈 밝히는 베버의 핏줄 느낌하고 이미지가 겉도는데 이해 못 하는 남편으로 인한 불행에 타락하고 지쳐서 서글픔에서 농염함이 풍겨나오는 그런 느낌을 본인의 인상을 넘어서는 연기로 해내지 못하고, 침대랑 피아노 위에 차례로 누었다가 휘청이면서 올라갔다가 내려가면서 부르는 나는 예술가의 아내라 연출 자체가 올뉴에 비해서 인물에게 농염함과 탈력감을 주지 못해서 꾸준히 별로였다.

특별할 게 없는 사람이라서 나에게는 영감을 못 얻겠어?!!하고 마술피리 작업실에서 발작하는 거 자체는 이해가 가는데 흠... 그냥 모차르트가 천재인 것(그 속에 아마데가 있을 뿐 볼프강은 껍데기라는 걸 알고 말고를 떠나서)과 그에게 자신이 음악보다 무의미하고 뒷 순위라는 거에 상처를 받았다는 설정임을 연기하라고해서 하고 있겠거니 싶지 전체 인물을 싹 느껴지게하는 그림이 없다.

무대 감상 조금.. 오케피트 덮어서 무대 확장한 거 엄청 싫다.
레퀴엠 작곡 때 피아노 튀어나오는 연출 극적으로 하려고 한 거든, 세종이 너무 깊어서 1열도 멀다고 관객들이 뭐라할 것 같아서 가능한한 배우들과 가까울 수 있는 기회를 늘리고 싶던 거든, 오케피트 위를 덮어서 너무 앞까지 나와서 중요씬들을 하니까 위층에서는 수구리 파티가 벌어져서 중요한 씬인데 강제 오디오석 되어버려서 이럴바에 차라리 위층일바에는 맨 꼭대기를 가버리지 싶었기에 엄청 싫다고 밖에..

다시 보고 나니 2년 전에 봤을 때는 솔로 넘버 몇개만 좋다 싶었는데 아니네 곡이 전체적으로 다 좋네 싶은 점이 긍정적이었던 부분.
앙상블들 성비가 여앙이 많아서인지 남자 목소리도 좀 더 크게 있으면 좋았겠다싶기는 한데 그냥 그랬으면 더 좋겠다이지 곡 좋다하고 느끼기에 아쉽지 않을 만큼 앙상블들 노래가 난 괜찮았다.

근데 극이 1막은 좀 재밌는데 2막부터 계속 지루해서 자주 보고 싶어지는 뽐뿌는 받지 못 했다.

연출이 어떻게 이루어지든 간에 이 극 자체의 서사가 아주 내 취향은 아닌 것 같다 싶고, 음악은 되게 맘에 들었고, 무대적으로 또 보고 싶은 건 없는...
노래는 맘에 들어서 할인 많이 풀리면 노래 들으러 가야지 하기에는 만행, 이만행 수준 하지 않는 이상 오케 피트 위 가로지는 부분 너무 안 보이는 게 좀 짜증나는데  또 모르겠다. 난 B석 시작하는 줄이었는데 몇 줄 뒤면 다를 지, 아니면 차라리 A석인 앞줄이면 난간에 안 가리면서 맨 앞까지 튀어나온 배우도 보여서 가격대비 괜찮으실 분들도 계실 지....

글 마무리 짓는 게 참 힘드니 마지막에 뭉클한 지 눈에 눈물 그렁그렁했던 동차르트가 손 흔들고 있었는데 막 내려가면서 민영기 대주교가 장난친 건지 앞으로 튀어나가게 툭 밀자 놀라서 투닥거리는 거 첫공이라고 챙겨준건가 사이가 좋군 정도의 감상을 받고 안녕안녕했다는 걸로 마무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