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 마타하리 옥주현 라두 대령 류정한 아르망 엄기준 안나 김희원 캐서린 홍기주
공연장 -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하나카드 원플원으로 엄마랑 다녀왔다.엄마가 즐겁게 보셔서 참 좋았고, 그래서 다행이었다.
기분이 좋기 때문에 좋은 기분을 남겨놓고 싶어서 끄적이는 거라 알맹이는 없고 그냥 아 얘 기분 좋았나보네 그 정도일 수준의 후기를..... 여튼 구구절절하게 늘여말했지만 결론은 좋았다. 재밌었다.
저번 삼카데이 옥류엄도 좋았는데 오늘도 기분좋은 관극인지라 카드사 원플원 행사 회차 공연에 대한 예매 욕구가 늘어난다.자리가 거의 꽉 차서 배우들이 신나서 좋아지는 걸까?
얼마 전에는 미세먼지로 힘들어서 쉬었다고 한 옥마타가 여전히 연공 중이라 컨디션 영 그냥저냥하다는데 난 마타하리 거의 노래 들으려고 가는 거라서 기대를 확 버렸는데 배우들 컨디션이 다들 내 기준 귀에 좋게 좋았다. 류라두는 플랫되던 음들을 조금 내려서 듣기 좋았고, 엄기준은 여전히 노래가 지나치게 아쉽지만 가까이에서 보니까 연기가 더 괜찮아 보이니 이 쪽은 노래랑 상관없이 괜찮고, 옥마타는 내가 좀 특이 취향이라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던 건 프리뷰 기간의 괄괄한 아가씨인 걸 제끼면 약간 힘 빼고 보들보들하게 노래 부르는 게 듣기 좋고, 오늘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소프트한데 그거에 맞게 적당히 분위기를 끌어가는 게 튀지 않으면서 자기 할 몫 다 해주고, 노래는 흡족했다.
그동안은 윗층에서 봤고 오늘은 할인에 힘입어 꽤 앞줄에서 봤는데, 그랬더니 오히려 옥마타의 춤이 덜 매혹적으로 보였다는 게 함정이기는 한데ㅋㅋㅋ(열과 성을 다해서 골반을 튕기는 '열심'이 너무 잘 보서ㅋㅋㅋ) 그렇게 덜 느껴진 매혹이 오늘 그동안과 좀 다르게 느껴진 류라두 분위기랑 엮이니까 그동안 굉장히 사족같이 느껴지던 나팔소리가 잦아든 후에가 내 안에서 해결이 되어서 자체 인터 없이 커튼콜까지 이야기가 쭉 이어졌는데 그게 아주 만족스러운 지점을 선사했다. 아르망과 마타하리의 이야기 부분은 난 늘 언제나 매우 만족해왔어서... 따로 추가적으로 새롭게 좋은 건 없는데 하여간 오늘 옥류의 이야기의 마주침이 참 좋았다.
원래도 좀 서툴고 우악스럽고 똘똘하지 못한 세상 물정 모르는 천둥벌거숭이 느낌이 좀 있던 옥마타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살기 위해서 과거에 약점 잡혀서 하기 싫은 스파이짓을 하고 있고, 그러면서 독일 장교에게서 도움이 될 정보를 빼내기도 하고, 그 와중에 순진하게 라두가 쳐놓은 덫에 푹 빠져서 아르망에게 마음을 빼앗겨놓고 그를 찾기 위해 베를린으로 가겠다고 또 무모하게 라두를 찾아와 도움을 청하는 그 치밀하지 못한 혈기같은 게 많은 것을 놓치고 싶지 않기에 의부증 아내와 그 의부증 아내의 어마어마한 집안의 힘에 눌려서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맘대로 뭘 해보지도 못 하는 듯 찌그러진 류라두가 가지고 싶을 지점으로 보였고, 비록 라두의 계획 안에서 꼭두각시처럼 휘둘릴 지라도 자기 자신을 위해서 무대뽀로 돌진해가는 마타하리의 불도저같은 면과 그런 막나가는 인생의 색을 라두는 열망한 것 같았다.
마타하리가 만드는 삶의 모습에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녀가 아르망과 치르는 로맨스를 비롯해서 스파이 활동, 그녀가 스스로를 위해서 사랑과 자신의 명예를 위해 치르는 모든 행동들과, 그 행동의 결과로 얻게 된 남부전선의 잠수함 투입 작전 정보 입수와 같은 공적까지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으로 여겨졌고, 나팔소리가 잦아든 후에 속의 '젊은 날의 나를 누르고 살려고 했는데' 느낌의 가사와(난 넘버 가사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 하지... 아 내 기억력 정말 싫다ㅠㅠ) 넘버 말미의 '난 어떻게 역사에 남을까'느낌의 가사도 이렇게 세상의 시선과 명망있는 처가 등에 억눌려서 제대로 근사하게 내 삶을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나가지 못한데다가 대리만족의 느낌으로 그 삶을 탐냈던 한 사람의 인생을 지키지 못한 채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누명을 덧씌워 그 사람을 오히려 죽게 만든 자신에 대한 회의감으로 깔끔하게 정리가 되었다.
가까이에서 보니 그 서툼이 배가된 옥마타는 앞선 라두 쪽의 이야기 문제도 해결된 것도 좋았고, 엄이랑 할 때는 너무 억세지 않은데다가 눈빛은 쎄한 면이 있지만 센강을 비롯하여 알콩달콩하게 장난도 많이 치고, 병원에서는 부서질 듯 예쁜 엄르망에 맞춰서 텐션을 다운한 옥마타의 분위기가 노련하지만 섬세한 아르망인 엄과 대비되어서 서툴고 더 솔직하게 다가오니 별 고생 다해놓고도 행복하고 싶다는 꿈, 나는 소중하고 특별한 사람이라는 착각같은 소망을 놓지 못하는 소녀 소설 속 여주인공을 꿈꾸는 듯한 옥마타의 이야기도 좀 더 애틋해진 점이 있어서 오늘은 하여간 좋았다.
조연 얘기도 살짝. 난 기주캐서린은 선우캐서린에 비해서 의뭉스러운 감도 없고 노래도 아쉬운데 오늘도 그랬다.희원안나는 그냥 전에 봤을 때 나쁘지 않았고 마지막에 뭉클함의 강도가 좀 더 있는 건 나래씨보다 노래가 아쉬운 만큼을 딱 상쇄할만큼 좋은데 오늘도 그러했다.새롭게 좀 맘에 든 사람은 춘길엠씨. 계속 노래가 아쉬워 노래가 아쉬워하면서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연기하는 스타일이나 노래 부를 때의 톤이 예전 더빙 영화나 그런 거의 변사같은 느낌인 거 사실 좋은 것 같다. 내 개취에 맞는 목소리 아니라고 인정하지 않았는데 그 부분은 확실히 극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맛이 있으시고.. 그렇게 생각하면 딱 변사 수준의 존재감과 노래이니 감상에 무해해지셨다. 다관람에 가까울수록 사람이 후해지는 거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 여튼, 이제 그냥 구멍은 아닌 것 같다 싶었다.
그리고 카드사 원플원 회차의 보너스 시간 무대인사도 재밌었다.솔직히 말해서 앞의 후기들을 다 사족이고 무대인사 기록하려고 이거 쓰는 것이기도ㅋㅋ굉장히 즐거웠기에 옥류엄의 귀여움을 남기고 싶다.
오늘 무대인사 호스트는 옥언니!!옥마타가 대표로 이야기하면서 모두 하나카드를 쓰시는 분들이 모인 오늘의 분위기 좋아서 고마웠다고 했고, 오늘 집중력있게 다들 공연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는데 이건 일단 1층 관객인 나는 동의하는 부분. 생각보다 관크도 없고 쾌적하고 사방에서 웃음은 잘 터져서 또 흐뭇했으니까. 여튼 그렇게 행사를 개최한 하나카드와 고객들에게 감사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류정한씨도 하나카드의 오랜 회원이라고 급 알려서 원래는 옥언니만 감사인사하면 끝나는 것 같았는데 류라두에게 마이크가 넘어가버렸습니다?그렇게 류배우가 결국 안 한다 안 한다 하다가 멘트 하는데 하나카드의 오랜 회원이 맞고ㅋㅋㅋ 앞으로도 계속 잘 쓰고 싶다 여튼 그러니 계속 이렇게 행사 있었으면 좋겠다 한 뒤. 옥언니가 마무리 멘트 더 하고 류라두랑 엄르망이 다시 나와서 추가 인사하는데 엄르망이 검지손가락인가로 1 가리키면서 류라두 마주보면서 하나카드라고 놀리고ㅋㅋㅋㅋ 류라두도 그거 비슷한 손짓해서 받아주더니 둘이 포옹하고 다시 대열가고 전체 앙이랑 여튼 원래 커튼콜 대열로 서서 인사하고 바이바이 하는데 옥마타가
들고 있던 하나카드 새겨진 큐카드 류배우에게 넘겨서 그거 들고 인사해서 관객들은 빵 터졌구요. 그 상태에서 막이 내려가는데 그 장막 내려가는 거에 맞춰서 다들 자세 낮춰서 끝까지...는 사실 엄이 손을 안 놓아서 옥이랑 류도 다 딸려내려와서 인사했던 것도 같은데 아 귀여웠다ㅋㅋ
엄배우는 볼수록 자꾸 귀여우시다. 노래 아쉽고 연기 맘에 들어서 통장을 털어가는 배우가 이미 있어서 그런 사람.. 심지어 소처럼 일하는 사람 마음에 들이고 싶지 않은데 볼수록 매력있다ㅠ 난 참 쉽게 반한다... 하 문제야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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