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후기

20150822 연극 프라이드 밤공

by All's 2016. 3. 10.


캐스트 - 배수빈 박성훈 이진희 이원
공연장 - 수현재씨어터



(+) 트윗 감상

다시 보기에 느끼기만 했다가 읽게 된 부분이 많았지만 울컥한 순간도 많았지만 조금은 차갑게 공연 동안 내 마음이 겉돌았다. 그래도, 프라이드는 프라이드다. 아마도 작년 가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프라이드를 보았던 날. 50여 년의 세월을 사이에 두고 셋이 연결되어 있고, 아마 그보다 더 이전의 시간에도 그들은 더 아픈 사랑을 했을 지 모르고, 지금으로부터 50년 뒤에는 아프지 않을 사랑을 하지 않을까. 14년의 올리버가 필립을 아프게 해도 필립이 올리버를 품어 안을 수 밖에 없는 건 그렇게 행복해지는 동안 58년에 준 상처를 뒤늦게 갚아주는 게 아닐까 생각했었다. 그리고 그들 사이의 실비아는, 너무나 그들을, 필립을 사랑하고 올리버를 사랑하는 실비아는 14년. 이제 사랑을 말할 수 있게 된 그들을 믿고 자신의 사랑을 찾게 된 것이 아닐까. 오늘 2015년에 다시 만난 프라이드에서 그때 그렇게 어렴풋이 느꼈던 연결고리들을 아픈 관계, 맞물린 대사들, 촘촘히 연결된 장면들 속에서 알 수 있었다. 1958년 올리버가 받은 상처를, 너를 안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엇갈린 고백의 아픔도 다시 되돌아보며 이해할 수 있었다. 참 예쁜, 좋은 이 극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그렇게 극 속 연결고리를 이해할 수 있었던게 왠지 배우들의 연기가 서로 겉도는 듯이 느껴져 내가 극에서 반보 정도 떨어진 듯 느껴져 그랬던 것 같다는 게 마음 아프다. 58년. 레코드를 선물하겠다고 할 때 거절하는 필립의 흔들림. 널 용서하겠다고 말하는 15년의 올리버의 마지막 목소리. 소름끼치게 좋았던 두 순간이 있었지만 그런 찰나의 순간들을 빼면 인물들 사이의 어떤 끈끈함. 오고가는 감정. 작년에 집에 가자 앓아누울만큼 몸이 안 좋았는데도 몸이 아닌 맘이 아파 숨이 턱 막히던 그런 공간을 꽉 채운 감정들을 느끼지 못했다. 당시에 막공주에 가까워져서 다들 감정의 합이 물이 올라서였을지도 모르지만 공연장 맨 끝열에서도 마음을 꽉 채웠던 감정의 파고를 3열에서 반도 느끼지 못하게 아직 여물지 않고, 흐르지 않는 감정의 공기가 아쉬웠다. 성1훈배우는 어쩐지 조금씩 안 맞아가는 배우가 되는 것 같은데 걱정했던 것보다 감정과잉은 아니었지만 (수1빈필립도...) 오히려 외침에 비해서 사랑이 느껴지지 않아서 마음이 더 추웠다. 그래도 프라이드 퍼레이드 날. 다시 돌아왔음을 고백하는 필립에게 널 용서한다고 말할 때, 찰나의 그 순간 58년의 올리버가 뒤늦게 전하는 용서를 사랑을 느꼈기에 막공주쯤 평을 봐서 성1훈올리버를 다시 보고싶다.

수빈필립에 대한 감상도 비슷.. 진희실비아는 나쁘지 않았지만 작년에 본 소진실비아가 너무나 강렬하게 좋았기에 엄마오리의 영향으로 아직은 덜 와닿았다. 이원멀티는.... 멀티가 그냥 도구적 존재로 느껴져 슬펐다. 남자도, 피터도, 의사도.. 짧게라도 각자의 강렬한 존재감과 서사를 안겨줬기에.. 종구멀티의 비 존나 와랑 그건 사랑이잖아를 다시 듣기 위해서라도 프라이드를 다시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점에서 오늘 배우들의 연기는 다들 아쉬웠다.

내일 캐슷은 오늘과 완전히 반대와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된다. 내일 공연을 보고나면 프라이드 2차 티켓팅 때 얼마나 표를 잡을 지.. 혹을 표를 잡을 지 말지의 여부를 알 수 있게 되겠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