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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50821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

by All's 2016. 3. 10.

 

캐스트 - 윤소호 성두섭 민경아 배두훈 이예은 전역산 송이주 백주희 배명숙 김려원 신윤정 방보용 강동현(=문남권) 이휴
공연장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사랑하는 사람들을, 특히 가장 사랑하는 피터를 무서운 세상으로부터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서 사람들에게 자신의 사랑을 숨기고자하는 두섭제이슨과 제이슨을 잃게 될까봐 두렵고 겁이 나서 관계를 밝히고자 하던 어린아이같던 소호피터의 엇갈린 사랑과 애정이 너무 정말 가슴 아팠다. 전에 읽은 후기들에서 섭젯이 상냥하고 다정한 제이슨이라는 이야기를 보고 가기는 했지만 정말 등장해서 피터를 보는 그 순간부터 너무 상냥하고 다정하게 웃어줘서 얼마나 피터를 사랑하는 지 그냥 알 수 있는 제이슨이었다. 두섭배우의 제이슨은 품이 넓고 따뜻해서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그런 참 좋은 사람이었는데, 자신의 세계 속 모든 사람이 아프지 않고, 다치지않길 바라는 나보다 타인이 너무나 따뜻하게 중요한 사람이라 정말 너무 좋았다.

자아도취적이고 까리한 나쁜 남자 느낌의 늘젯을 정말 많이 좋아하지만 착한 사람 컴플렉스가 아니라 정말 착하고 좋은 사람인 두섭제이슨이 워낙 좋아하는 타입의 캐릭터라 그랬던 것 같다.

섭젯은 품이 넓고 따뜻한 사람이라 불안해하는 피터를 보듬고 평생을 지켜줄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제이슨의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제이슨이 지키고자하는 평화가 평범한 삶으로의 도피가 되는 것이 두려웠던 피터의 불안감이 이해가 되면서도 안타까웠다. 이렇게 좋고 멋진 사람이 자신을 떠나는게 두렵고 겁이 나서 붙들고 싶었던 어린아이같던 피터가 성숙해지는 계기가 자신을 지켜줄 제이슨이 커밍아웃을 반대하며 관계의 종말을 선언한 것이라는 게 참 비극적이었다. 한 사람의 성장에서는 좋은 방향으로 흐른 건데, 불안과 두려움을 떨치지 못했을지라도 제이슨과의 비밀, 약속을 지키고 관계를 발설하지 않았을때 영원히 제이슨의 방패 속 어린아이로 보호받으며 둘이 함께 불안 속이지만 행복했을 것 같다는 게 너무나 아이러니하고, 그래서 애버 애프터때부터 유난히 슬퍼지기 시작했다.

모든 주변인을 아끼고 챙기지만 사랑하는 사람은 피터뿐이고 스스로도 그걸 잘 알고 있어서 자신을 유혹하려는 아이비를 차갑게 대하고, 아이비의 생일 파티 때 키스마저 그저 스트레잇처럼 보이기 위한 위장으로 느껴질만큼 자기 감정에 확신이 크고 피터와 주변인들을 상처주고 싶지 않았던 섭젯은 에버 애프터마저 혹시나 커밍아웃으로 피터가 상처받을 것이 걱정되고 놀라서 화를 내는 것 같아서 그 애정의 깊이와 생각지도 못한 다정함에 울컥할 수 밖에 없었다.

자신과 계속 관계를 유지하다보면 불안해하던 피터가 커밍아웃을 해서 곤경에 처할 것이 걱정되어 관계의 종말을 선언하고, 결국 완전히 피터를 떠나고, 자신을 부정하는 것으로 피터와 나디아와 부모님 등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고자 아이비와 관계를 갖게 된 섭젯의 잘못된 선택의 결과가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 자신을 버린 것이라는 행동의 이유와 다르게 결국 그를 잃게 되어 모든 사람들이 슬퍼지는 파국의 시작이라는 게 답답하고 슬펐는데 약을 먹고 피터의 품안에서 숨을 거두기 전, 졸업 공연에 함께 서고 싶어했던 피터의 꿈을 이루어주고 싶어서 공연을 완성하기 위해 애쓰는 것 같아서 또 아프고, 눈을 감은 뒤 피터와 아이들을 떠나가기 전 찬찬히 한 명 한 명 돌아보는 게 이 잔인한 세상을 떠나면서도 남겨진 사람들을 걱정하는 듯해 그때부터 커튼콜이 끝날 때까지 내내 목이 메였다.


[쓰다가 마무리 짓지 못한 후기인데 시일이 너무 흘러서 마무리를 못 짓겠어서ㅠㅠ 트윗 감상을 밑에 추가합니다.]

(+) 트윗 감상
150821 베어 더 뮤지컬 성두섭 윤소호 민경아. 모든 걸 끌어안고가는 참 좋은 아이의 마지막이 너무 슬퍼서 아직도 맘이 먹먹하다. 피터를 두고 한참을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 아파서 다리가 후들후들 떨릴만큼. 섭젯을 늦게 본 게 천만다행인 것 같다. 일찍 봤으면 늘젯이랑 쌍전문 도느라 내 통장이 바닥.. 모두를 지키고 싶어했던 참 좋은 아이. 따뜻하고 다정했던 제이슨은 떠나는 순간까지 다정해서 먹먹하다는 말 밖에 못 쓰겠다. 진아이비를 너무 좋아해서 경아이비를 피했는데 진아이비와 다르지만 자기만의 이야기가 분명하고 절절해서 좋았다. 동화 속 왕자님이 제이슨이라고 믿고 그 아이를 붙잡고 싶었던 어리고 미숙한 소녀ㅠ 맷을 때리고 놀라는 모습에 맘이 찡했다. 오늘 양도받은 자리가 가깝고 좋아서 보면서 좋았던 순간들이 너무 많은데 멍해져서 잘 생각이 안 난다ㅜㅜ 정말 좋았는데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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