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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50823 연극 프라이드 밤공

by All's 2016. 3. 10.

 


캐스트 - 강필석 정동화 임강희 양승리
공연장 - 수현재씨어터



(+)트윗 감상

어제보다 좋은 부분도 아쉬운 부분도 같이 있었던 공연. 그래도 바라던 느낌을, 분위기를 만날 수 있어서 기뻤다. 조금 더 뒤에 두 번 정도. 만나야지. 동화배우가 올리버를 하게 된다고 했을 때 상상했던 무드와 인물을 만날 수 있었다. 그게 동화배우의 단점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난 인물에 깊이 자신을 투영하고 그 인물과 자신을 섞어서 확고한 길을 잡고 연기할 때의 동화배우의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에 대해 확신과 애정의 에너지와 상대역에게도 전달되는 그 확신의 힘을 좋아하기에 오늘 만난 동화올리버도 정말 좋았다. 공연 시작, 암전이 걷히고 문 앞에 올리버와 필립이 마주보는 그 시작부터 둘 사이에 흐르는 실비아가 느꼈던 그 특별한 무언가가 다가왔다. 그것만으로도 괜찮았지만, 58년의 동화올리버가 1막 5장에서 보여준 단단함과 확고한 자긍심도 좋았다. 그렇게 단단하게 자신의 사랑에 대한 확신을 가졌던 인물이 필립에 의해 상처받고 2015년에 넌 좋은 사람이지만 길을 잃었다는 말에 흔들리는 삶을 살게되는 비극성이 그의 영혼 속에 박힌 필립의 배신이 남긴 상처의 무게 그 자체같아서 아팠다. 2막, 실비아의 집에서 필립을 만나기 전 자신을 몰라도 괜찮았는데 그를 만나고 달라졌다고 고백하며 자신도 모르고 있는 듯 흐르고 있는 눈물까지, 순간순간 상처받은 50여 년 전 올리버의 영혼과 현재를 살고있는 올리버의 교감을 만나는 듯해 참 좋았다. 이전에 교감을 느끼는 순간이 많아서인지 마지막 프라이드 퍼레이드 때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는 필립에게 뭐가요.라고 한 뒤 니가 날 배신했었던 것. 모든 걸 다 용서한다고 할 때, 락리버가 이전에 15와 58의 간극이 컸어서 받았던 번개같던 충격 대신 아..하고 오는 잔잔한 감격을 받았다는 게 어제 그 부분이 너무 좋았었기에 상대적으로 아쉬었지만 전체적인 만족도가 오늘이 더 좋기에 2차 때 배필립과 동화올리버 조합으로 한 번 더 보고 싶어졌다. 지금의 노선을 그대로로 너무 감정이 확 커지지는 않았으면..!

필석필립은 어제의 수빈필립이 58때 광박한 어둠 속에 혼자 부유하는 듯 유리된 인물로 보였다면, 마음 속에 아주 크고 단단한 벽이 있는 고독한 인물같아서 좋았다. 비유가 좀 이상하지만, 어제의 수빈필립이 베어에서 섭젯같았다면 오늘의 필석필립은 늘젯 같았달까. 둘 다 자신과 아끼는 사람들을 지키고자 했지만 수빈필립은 올리버의 고백에 자신이 혐오하는 그런 삶을 살 것이 더 걱정되어 그에게 침묵할 것을 말하는 듯 했다면 필석필립은 자신과 세상이 그들에게 느끼고 보여주는 혐오와 폭력 그 자체에서 자신도, 올리버도 닿지 않고.. 침묵으로 지금의 거짓되지만 비난받지 않는 삶을 지켜가길 바라는 듯해 그렇게 느껴졌다. 15때는 수빈필립은 잔잔히 아 진짜 내가 왜 이러는 지 모르겠다..라면 필석필립은 체념보다는 화가 더 보이는 느낌이고, 프라이드 퍼레이드 때도 조금 더 에이! 나도 모르겠지만 어쩌겠어!!랄까? 어떤 의미로도, 어느 시대에서도 조금 더 강한 필립이었다.

실비아와 나치는 오늘 다 보고 난 느낌으로 여전히 초연 때가 제일 그립다...가 감상인데 그래도 가능하다면 진희-승리조합으로 잡고 싶다. 이원배우가 딱히 크게 좋지는 않았는데 승리배우도 남자일때 톤이 그나마 조금 더 취향? 실비아는 진희배우 쪽의 여린 노선 쪽이 그래도 소진 실비아 생각이 덜 나고 그 파스스함에 맘이 더 울리는 쪽이라 그게 좋을 것 같다. 강희배우는 소진배우랑 노선이 좀 비슷한데 난 그때만큼 좋지는 않아서 예전 생각이 자꾸 난다ㅜ

2차 때는 동화수빈진희승리로 한 번만 더 잡고, 3차나 4차 때 성훈올리버 한 번 더 보고 자막해야지. 15때 성훈올리버와 진희실비아 둘이 너무너무 귀여워서 어제 나도 모르게 광대 승천했었는데 다음 성훈올리버 볼 때 58에서도 울림.. 그런 걸 만나보고 싶다. 개인적인 느낌으로 아직 방황하고 있는 듯한 성훈올리버의 노선이 곧은 길을 찾아서 나에게 닿기를. 동화올로 시작해서 성훈올로 끝나는 이상한 후기는 여튼 여기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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