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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50811 연극 필로우맨

by All's 2016. 3. 10.

캐스트 - 정원조, 윤상화, 김수현, 이형훈
공연장 - 두산아트센터 Space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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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11 연극 필로우맨.
인터미션 합쳐서 3시간에 임박하는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은 아주 재밌는 이야기였다.
이야기에 미친 괴물로 자라고만 카투리안의 그릇된 집착이 주는 파극이 섬뜩하면서도 서글펐다.

노네임극을 3개밖에 보지 못했지만 본 중에서는 가장 취향이고 재밌었다. 원조배우는 보는 동안 계속 어 누굴 닮았는데?싶은데 다 다른 사람이 떠올랐는데 생김부터가 하얀 도화지 같아서 그런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건이 진행될 때와 자신의 이야기를 읽을 때 등등 미묘하게 변화하는 결에 따라서 한 사람인 듯 다른 사람인 듯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과 무드가 정말 근사했다.

마이클의 진짜 마음 정도만 빼면 무엇이 지금의 비극을 만들어가고 있는 지 다 알 수 있게 꼼꼼하게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는데 너무 뻔해서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게 정말 좋았다. 에리얼이 시키는대로 말을 했고 소리도 지르라는대로 질렀다는 마이클의 말에 있지도 않은 살인을 뒤집어씌우고 거짓 자백을 유도하는 전체주의 국가의 경찰의 만행을 생각해놓고 자신의 이야기를 지키기 위해 사랑하는 형을 죽이고 거짓 이야기를 지어냈다가 이야기가 사장될 위기에 처한 작가라니. 이런 이야기는 정말 취향이다ㅠ 비슷한 소재의 데트와 도책에서는 반전이나 이음새에 아쉬움이 있었는데 연출도 극본도 배우들의 연기도(넷 전부 다) 정말 다 맘에 든다. 이야기를 소재로 하는 극에서 특히 스토리텔링에서 아쉬움을 안 느껴본 적이 없는데 필로우맨은 딱 깔끔하고 흥미롭게 이어지고 떨어져서 정말 재밌었다.

마이클이 작은 예수와 초록 돼지에서 어떤 연관성을 찾은 건지, 그 의미를 알고 싶은데 지금은, 아직은 잘 모르겠어서 아쉽다ㅠ 작은 예수의 시련을 초록 페인트로 바꾸고 세 마리의 아기 돼지와 부활시켜주려고 했던 걸까? 극은 극 안에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생각하는 편이라 극본은 안 사는 편인데 왠지 끌려서 패키지로 대본집까지 사길 잘한 것 같다. 찬찬히 다시 읽어봐야지. 사랑스럽지만 잔인했던 마이클에 대해서 조금 더 잘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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