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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41029 뮤지컬 루카스

by All's 2024. 11. 1.

2024년 10월 29일 뮤지컬 루카스 캐스팅 보드

조현우 - 조모세
앤디 - 박시현
줄리 - 이민지
홍유리 - 박채원
수잔 - 염제임
산드라 - 김하얀
롤린 - 서우
릭 - 김용호
멀티남 - 김재현
멀티녀 - 임나경


캐스트
조현우 - 조모세
앤디 - 박시현
줄리 - 이민지
홍유리 - 박채원
수잔 - 염제임
산드라 - 김하얀
롤린 - 서우
릭 - 김용호
멀티남 - 김재현
멀티녀 - 임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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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두근두근...!! 오늘은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매일매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지상낙원 데이브레이크 오늘도 개장!
오카리나처럼 맑은 산드라,
꼬마자동차 장난감을 좋아하는 롤릴,
빙글빙글 회전왕 릭, 실뜨기 놀이 대가 앤디와 미소천사 줄리가
오늘도 뭉쳤다!

어라? 멀끔한데 까칠한 독설폭격기 같은 이상한 놈이
새벽에! 갑! 자! 기! 등장!
그는 바로 한국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사건을 겪고
데이브레이크로 강제 소환된 현우!
성공만을 향해 달려온 현우에게 비춰진 데이브레이크는...
어.이.없.음.

현우의 까칠하고 매서운 독설 폭격에
온갖 사건사고로 맞서는 산.롤.릭.앤.줄~리!

데이브레이크의 진짜 새 식구,
앤디와 줄리의 하늘이 보내준 아들 루카스!
루카스를 기다리며 벌어지는 웃음과 감동 가득한
사상 초유의 사건이 시작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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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윗 감상

트친님 나눔으로 점증뮤!! 착한 얼굴로 나쁜 역 하는 거 보는 거 좋아하는데 현우 1시간 정도 나쁘다 그래서 이상한 기대 중(?) 종교색 있을 수 있는 공연도 이래저래 오랜만이라 색다른 맛이 있어도 재밌을 듯ㅎㅎ

종교색이 정말 강한 극이었고, 예상하고 간 거니까 그에 대해서 불호인 건 아닌데, 기독교라는 종교를 믿는 사람과 나 사이의 근본적인 입장 차이가 뭔지 확인하게 되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납득하지 못 하던 지점에 대해서 이해하게 된 시간이라 유의미했네. 내가 기독교 세계관에서 절대 납득 못 하는 부분이자 지금도 머리로 입장 차를 이해한 거지 내가 기독교에서 받아들이지는 못 하는 부분이 사랑하기 때문에 고난을 주는 거라는 부분인데, 그에 대한 답으로 신은 꼭 내가 바라는 형태는 아닐 지라도 반드시 답을 주며, 기적이라는 이름으로 그것을 보여줄 때가 있다는 걸 굉장히 압축적으로 보여준 극이었어. 

아버지의 장애를 숨기고 결혼을 하려다가 상견례 날 어머니가 아버지랑 같이 자리에 나타나 파혼을 당하고 실의에 빠진 채로 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휴양지인 줄 알고 쉬려고 찾아간 곳이 캐나다의 데이 브레이크라는 복지관인 조현우라는 인물이 그 안에서 곧 출산을 앞둔 발달장애인 부부를 보면서 장애인을 가족으로 둔 사람으로서 복지관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트라우마로 인해 잘 키울 수도 없는 아이를 낳을 사람들이라고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문제를 일으켰는데 알고보니 부부인 앤디와 줄리는 뇌막류라는 기형으로 인해 태아가 태어난 뒤에 자가호흡이 불가능해 15분 내에 사망할 것인데도 찾아온 아이를 지키고 있는 거였고 그런 앤디에게 현우가 왜 아이를 일찍 보내지 않았냐 묻는 것에 아무리 고난이 예정되어 있어도 사랑하는 존재를 어떻게 보낼 수 있냐고 지켜야 한다는 앤디의 말을 기점으로 현우가 복지관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그리고 기적적으로 탯줄을 자른 뒤에도 살아서 17일 간의 생을 이어간 루카스를 통해 그 아이와 함께 모두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각자 마음 속에 끌어안고 있던 고통과 미련을 루카스의 장례식 날 함께 하늘로 보내며 원래 태어나고 15분 만에 죽을 운명이었던 존재가 17일 간 살아가며 사랑을 남기고 떠나는 것을 통해 세상에 모든 형태의 존재들은 각자 의미가 있고 사랑을 줄 수 있는 존재고 이것이야말로 주님의 큰 사랑...임을 말하는 그런 극이었네. 

고전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잘 참고하여 만들어진 듯한 장면과 넘버들도 좋았고 원하는 메시지를 위해 열심히 잘 달려나간 극이라 보기도 잘 보았고 나는 비록 울지 않았으나 객석 가득 찼던 흐느낌도 다 이해가 되었지만, 이 극에서 현우가 글자 수업을 하다가 유리와 싸우면서 처음 던진 질문 '신이 정말 존재한다면 왜 장애를 비롯한 고통 또한 만드는가'(현우는 이렇게 말하지 않음. 트친님이 한시간 동안 나쁘댔는데 아무리 당사자인 현실 고달팠더라도 얘는 진짜 싸가지가 없는 건 맞음ㅋㅋ)에 대한 답을 현우는 납득했지만 나는 납득을 하지는 못 했다. 이건 내 근본적인 부분임. 어쩌면 현실적으로 종교라는 존재가 삶을 살아가는데 힘이 되어주기 위해서는 지금 생각한 내가 원하는 형태가 아닐 지라도 그분은 언제나 답을 주시며 그리고 세상은 그분이 내린 사랑의 인연들로 촘촘이 엮여있으니 언제나 눈을 돌리면 미처 몰랐던 사랑을 알게 되기에 힘들어도 노력하며 살아가자라는 입장을 당연하게 여기는 게 맞을 거고 그런 점에서 기독교에서 힘을 얻고 사는 분들도 많을 거지만 나는 그 기적이나 사랑을 결국 찾지 못 한 사람의 끝은? 고통이 너무나 괴로운 순간들은?에 대하여 시선을 돌릴 수가 없어서 현우와 달리 나는 입장 차는 이해했고 내 입장은 고수하게 된 상태로 공연장을 나왔다. 

그래도 앞에 썼지만 이제 입장 차이가 어디서 나왔는지 이해했는지 자체가 고무적이었어. 관극의 목적이 모세배우 필모 챙기기라는 거 뿐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오히려 처음 목적에 비해 굉장히 내적으로 깊은 경험이 되었기도 하다. 루카스가 보이는 기적과 루카스에 대해 이야기하는 앤디의 모습이 가여운 죄인들을 위해 자신의 아들을 땅에 내려보내고 그 아들의 대속을 통해 죄를 씻겨줬다는 하나님의 비유인 걸 굉장히 직설적으로 보여줬는데 이 극이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하니 기독교인들이 기적을 통해 하나님의 존재를 확인하는 감각이 이런 종류겠구나 그거까지 알게 되어서 연뮤에 기독교 세계관이나 상징이 많은데 그 감각이 이해가 안 되어서 답답하던 것에 오늘의 관극이 추후 큰 도움을 줄 것 같아.

극 자체에 대한 감상 꽤 진지하게 썼지만 극 보는 동안에는 원래 동기에 굉장히 충실한 관극이었고 그런 점에서 모세배우 보기에 아쉬울 수 없는 관극이었다는 점에서도 최초 목적으로도 즐거웠다ㅎㅎ 공연이 잘 짜였고 넘버도 좋고, 비록 친구가 금발 미녀 운운하는 거에 홀랑 넘어가는데다가 (복지관이 아니라 공동체라는 개념으로 운영되는 곳이네) 데이브레이크 사람들에게 하는 언사가 진심 무례하고 싸가지도 없고 소리 막 지르고 하는 그런 게 아주 고약한 시간이 꽤 길긴 해도 아침 준비 시킨 거에 골나서 고추장으로 샐러드 만드는 넘버마저 솔직히 귀엽고 데이브레이크의 사람들의 모습을 찬찬히 지켜보면서 그 속에 점점 녹아들어 한 사진에 담기게 되는 과정을 겪는 현우라는 인물의 변모가 보는 재미가 있었어ㅎㅎ 그리고 샐러드송 솔직히 노래 되게 좋음.. 칼질하면서 율동 막 하는데 귀여움ㅠ 그 전까지 아무리 그래도 현우가 개싸가지지만 친구고 수잔이고 속여서 오게 하고 가겠다는데 괜히 붙잡아두고 일 시키고 그런 건 좀 별로인데 거기에 소리 지르고 사람 막 밀치는 현우도 진짜 싸가지가..하면서 살짝 꼬여있던 거 사르르 풀려서 스스로에게 좀 패배감을 느낌ㅠ 나란 사람은 참.. 쉬운 사람이 맞다 노래 잘하는 잔망꾼 미인들에게 늘 넘어가지ㅜㅜㅜㅜ 잔망 떠는 노래에도 맘이 녹는데 사실 그 앞뒤로 진지한 넘버들은 당연히 좋음.. 모세배우는 찐따미는 아무래도 없는 편인데 셔츠에 정장 바지만 입고 고뇌하면서 힘들어하며 부르는 넘버 있는데 그거 보면서 와 서인우다 서인우.. 서인우 해줘요 하면서 열심히 행복해 함ㅋㅋㅋㅋ 음색 진짜 너무 사기임. 이 극 자체의 이야기에서는 성령을 못 느꼈는데 모세배우가 노래하면 성령 느낌ㅋㅋㅋ 저런 음색에 저런 노래를 하는 사람을 만드는 거 보면 신이 사랑하는 기적의 종류 맞지 않나 이런 생각 안 할 수가 없어짐ㅋㅋㅋ 여튼 싸가지 없는 거, 잔망 떠는 거, 뻔뻔한 거, 조심스러운 거, 편안해진 거, 감동한 거, 울컥하는 거 등등 사건의 전개는 루카스와 앤디를 중심으로 갈 지라도 이런 극의 목적이 신을 믿는 자들에게는 확신을 안 믿는 자에게는 설득을 하려는 거라는 점에서 설득되는 존재인 현우가 주인공이 맞고 그래서 앞서 말한 다양한 감정 엄청난 분량 속에서 열심히 보여주기에 행복했고요. 커튼콜 영상 같은 거 볼 때는 같이 하는 드플에서 스타일링이 워낙 예뻐서 더 예쁘게 메이크업ㅜㅜ하고 좀 아쉬워했는데 실물이 자체발광이라(비유가 아니라 진짜 하얘서 조명을 너무 잘 받음 무대 해야함ㅇㅇ) 객석에 앉은 이로서는 현우역 배우 좋아하기에 그냥 매우 충만했고 즐거웠고 좋았다ㅎㅎ 머리 스타일도 비슷하고 야멸차다싶게 화내는 거 마샤한테 쟤는 소패에요?싶게 화내던 코스챠 생각도 나서 약간의 그리움도 채워짐ㅠㅠㅠㅠ

이 극을 보면서 의외로웠던 아쉬움은 걱정한 종교색이 아니라 기대했던 여성 인물 비중이었네ㅠㅠ 말린꽃이랑 이 극 사이에서 뭐 볼까 고민할 때 이 극은 여성 배우가 많아서 그게 더 맘 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물론 없는 것보다는 비중이 적어도 여성 인물이 있는 게 좋지만 다른 의미로 기독교가 남성 중심적인 게 루카스의 엄마인 줄리는 거의 안 다루고 루카스의 아버지인 앤디를 중심으로 메시지를 몰빵해서 전하고 있어서 아무리 현우가 대디 이슈가 있기에 앤디에게 더 그럴 수 밖에 없다고 해도 좀 차이가 심하네 했다ㅠ 현우와 대립각을 세우는 유리가 딱히 변화가 없는 점도 아쉬웠어. 장애인을 하자품처럼 말하는 현우만큼 이 사람들이 우리보다 훨씬 아름다운 존재라는 유리도 만만치않게 차별적인 태도인데 그거에 대한 입장이 극에 없더라고... 장애인 장애우라고 칭하려는 태도랑 다를 게 없는데 싶어서 그게 영 찝찝했어ㅠ

하지만 그래도 배우들이 대부분 꽤 잘하시고 좋았고 이름은 낯선데 얼굴이 낯익은 분들이 꽤 계셔서 대극장 앙상블들로 스치지 않았을까 싶었다ㅇㅇ 처음 뵌 분인데 소리를 그래서 안 하려고.. 나중에 아닐까봐 겁남ㅠ

현우가 처음 산드라한테 말 걸 때는 영어도 하더니 어느 순간 현우가 사람들하고 대화하는데 그냥 영어를 쓰고 있는데 알아서 우리는 자동 번역으로 들리는 겁니다로 해석해야하는가 싶은 상태로ㅋㅋ 현우가 분명히 캐나다에 간 거고 유리 빼면 다 현지인들인데 왜 언어 변화가 없죠 같은 소소한  극적 허용을 하면서 그래도 잘 봤다. 의상이나 소품은 돈이 많이 들어간 거 같지 않은데 세트나 조명이 또 괜찮아서 의외였어. 제작사가 상업컴퍼니이긴 한가봐를 느낌ㅋㅋㅋ 소품 중에 가발이 아무래도 좀 아쉬운데 하얀산드라가 그럼에도 금발 가발 착붙으로 예쁘시더라 눈에 슝 들어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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