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 이석준 이규학 유소리 박혜민 정우림 강대운 권혁준 조재철
(+) 트윗 감상
재밌고 넘버도 좋고 매우 잘 봤는데 하.. 시국이 시국이라 내용이 너무 꽂혀서 맘이 좀 힘드네ㅠ 후기는 집에 가서 찬찬히 쓰는 걸로ㅠ 오늘 근데 캐스팅도 다 너무 좋았고 공연 보길 잘한 것 같아ㅠ 애배들이 엄청 많이 거쳐간 공연인데 볼 걸 그랬다 싶어ㅠ 하 근데 시국이 시국이라 진짜 씁쓸하다ㅠ
흡족한 자첫자막ㅇㅇ 캐스트 이래저래 눈도 즐겁고 연기 스타일도 맘에 들고 내용은 우울했지만 도파민이 다양한 종류로 터지는 극이어서 또 막 땅굴파게 안 되는 게 매력인 듯
서울의 봄을 본 지 얼마 안 되기도 했고 내가 지금 사는 이 시대가 민주주의 시대가 맞나 매일 되묻게 되는 상태라 그런가 독재 정권 아래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불신과 거짓의 연쇄가 나에게 닥친다면 나는 어떻게 될 것인가 과연 다를 수 있을까 우먼과 맨이 서로에게 말하는 순간들이 나에게도 쏟아지는 질문 같아서 슬프기도 했고 겁도 나기도 했고 마음이 복잡해졌다. 무대 위에서 플레이어들의 연주가 연기와 함께 진행되는 부분이 플레이어들 엄청 힘들겠는데 싶은 것과 별개로 음향이 아쉬운 공연장에서도 소리를 보장해주는 게 있어서 고생하시겠어요 그치만 좋네요 하면서 보는데 그 매우 마음에 드는 음향과 선율과 그 안에서 춤도 춰주는 너무 내 취향 도파민 터지는 진행 중에 점점 비지터와 플레이어들이 어떤 스토리 진행을 위한 무형의 존재가 아니라 서로 사랑하는 부부가 그들에게 온전히 솔직할 수 없고 아무도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만드는 독재 정권 속 온 세상의 감시이자 압력, 폭력 그 자체이구나 오히려 너무나 실체화되어 다가온다고 해야하나 그 독재 정권 아래의 삶 그 자체로 느껴져서 저런 거대한 압력 속에서 살아가는 삶에 대해 상상하면서 숨이 막히는 기분을 느꼈다. 앤틀러스에서는 플레이어의 존재가 없다는데 이렇게나 실체화된 공포와 폭력을 없애고 만드는 게 가능한 건가 의아할 정도로 비지터와 플레이어로 만들어가는 극의 구조가 좋았다. 그리고... 그 압력 속에서 다른 듯 같은, 선택을 하며 버텨가다가 다르지만 같은 선택을 하게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우먼과 맨을 보면서 입맛이 아주 써졌고 극이 참 잘 짜여졌는데 그래서 슬펐어.
비지터의 폭로를 통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타인에게 거짓 반역 혐의를 덮어씌우고 거짓 증언을 해온 것을 서로의 행태에는 실망하고 분노하고, 자신의 행위에는 살아남고 지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며 이야기하던 중에 맨은 자신이 충실한 당원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그 누구보다 지금 체제와 상황에 대해 분노와 두려움과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결과적으로 말하고 있고, 우먼은 그저 끌려가서 처형당할 것이 두렵고 선량한 이웃의 죽음에 아파하는 사람 같지만 실은 자신과 자신에게 소중한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서 누구보다 가혹해 질 수 있는 존재라는 게 점점 드러나고 그 끝이 결국 우먼이 살기 위해 자신을 고발하는 걸 듣고난 뒤 사랑하는 이가 있는 자신을 지키고 싶은 맨은 목숨을 버리고, 그저 살아남기 위해서 타인에게 가혹해질 수 있고 진실을 사실 중요하지 않고 내가 믿고 싶은 것을 유지하고 싶은 우먼은 비지터와 플레이어들과 동화되어 자기도 모르게 악기를 연주하게 되면서 그녀 역시 플레이어, 혹은 비지터가 될 것을 암시하며 막이 내릴 때 살아남기 위해 인간성을 말살하는 독재 정치와 같은 폭력 앞에서 그 폭력에 목숨을 잃게 되는 자와, 그 시스템에 온전히 동화되어 '나'를 잃는 자 모두 결국 마땅한 이름도 없이 소멸되어 파괴되는 게 너무나 현실적이라 입맛이 써질 수 밖에 없었다. 극이 처음 시작할 때는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무대를 휘젓는 플레이어와 비지터를 쫒는 것 만으로도 즐겁고 불안에 떨고 있고,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과하게 너스레를 떨면서도 서로를 바라보는 맨과 우먼이 안쓰러우면서도 귀여워서 웃으면서 보고 있었는데 끝에는 웃음이 지어지지 않았다. 아주 구체화된 현실로는 우리나라만 기준으로 해도 독재 정치가 지난 과거인 세상이긴하나 그때의 잔재들이 남다 못 해 다시 득세하였고, 여성을 비롯한 약자들에게 가하는 세상의 폭력 속에서 살아가다보니 목숨 유지와 편안한 삶을 위해 '나'를 잃어가는 이들과 아주 많이 노력하지 않으면 그렇게 될 수도 있을 '나'를 생각하며 무대 위의 억압의 시각화로서 배우들을 바라보니 얼굴이 굳어질 수 밖에 없었다. 소동극 같은 형식 속에서 정치적인 내용을 극적으로도 재밌게 잘 만든 극이라 좋았는데 많이는 못 볼 것 같아ㅠ 속이 갑갑해ㅠ
99석준이 루돌프로 만나고 엄청 오랜만에 보는데 여전히 노래 잘하고 피지컬 대단하고ㅎㅎ 그 큰 키를 너무 잘 활용해서 객석을 살짝 내리깔듯이 보는데 그 업신여기는 시선이 아주 적절하고 매우 효과적이라 살짝 킹받을 정도였고ㅠ 비지터가 인외인 게 맞지만 또 그렇다고 단순하게 악마라고 할 수는 없는 존재이던데 천사같이 귀여운 얼굴로 불신과 공포를 조장하는 거 매력있었다. 석준배우 얼굴이 귀여운 병아리상인데 음색은 쨍하면서 두터운 맛이 있는 게 신기한데 그게 역할 자체에 잘 맞기까지해서 여러모로 딱 자기 역을 하고 있구나 싶었어
맨 역의 이규학 배우 트친님이 올리신 후기에 연극 배우시던데 노래 잘하신다고 쓰신 거 봤었는데 정말 노래를 왜 이렇게 잘하세요?했다ㅋㅋ 음색도 좋고 연기도 좋고ㅎㅎ 너무 맘에 들었어. 애초에 내가 맨같이 잘못된 순정을 가진 캐릭터를 좀 좋아하기까지도 하는데 규학맨이 잘하셔서 특히 잘 본 거 같아. 대의를 잃고 그저 권력자의 숙청의 도구일 뿐이 된 혁명과 체제 유지 속에서 자신에게 닿아있는 아름답고 따뜻한 건 오로지 우먼 뿐이라 그녀와 나를 지키기 위해서 무엇이든 하는 것이라며 자신을 합리화하고 버텨가지만, 살아남기위해 앞장서서 남들을 모함하는 것마저 실은 지금이 얼마나 부패했고 무가치한 상황인지 처절하게 알기 때문에 하는 것임을 잘 드러내서 좋았다. 이 더러운 세상 속에서 그래도 나는 사랑하는 아내가 있는 존재라는 사실마저 잃고 싶지 않아 나에게 그것만은 뺏을 수 없다며 창밖으로 뛰어내리는 순간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아
우먼 역할 불안에 떠는 여린 사람에서 피 튀기는 사람으로의 변모가 있다는 걸 어렴풋이 알고는 간 거고 소리배우 나에게는 사랑스럽고 안쓰러운 우리 한스ㅠㅠ이긴 하지만 맑은 얼굴 속에 무표정하면 냉한 기운도 있으니 대비가 있는 역 잘 어울리겠다 싶긴 했는데 정말 정말 잘 어울리더라ㅎㅎ 비지터에 의해서 우먼의 비밀도 점점 밝혀지는 동안에 걱정과 불안에 사로잡혔던 게 사실 주변 사람들이 단순히 잡혀가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또 불려갈수도 있다는 공포가 있어서였다는 걸 서서히 드러내는데, 비지터에 의해 비밀이 밝혀지고 맨이 사실을 알아갈수록 그를 대하는 표정에서 냉한 기운이 올라오는 거 보는 게 재밌더라. 비지터와 춤을 추고 리프팅된 상태에서 황홀감을 표현하는 거 폭력을 당할까봐 두려움에 떠는 것보다 차라리 고통을 주는 쪽이 되는 것에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이라는 걸 명명백백하게 드러내는 시작점이 된 듯하여 그 부분이 되게 좋았다. 결국 그 해방감은 우먼이 시스템 그 자체의 유닛인 플레이어에 흡수되게 되는 끝에 가면 무의미해지는 것을 생각하면 다시는 가질 수 없는 것이 된다는 게 참 웃기고 씁쓸했어. 그녀에게 아름다운 추억 그 자체인 아버지에 대해서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비지터를 제압하는 그 순간, 비지터의 말 속의 그녀의 아버지와 동일해 지더라. 아버지가 명예롭고 다정한 분이라는 스스로의 믿음을 위해 타인을 아무렇지 않게 때리고 죽이는 것도 정말 아버지가 소중해서라기보다는 타인에게 여리고 안쓰러운 존재로 보이고 싶던 자신을 꾸며왔던 게 깨지는 걸 막기 위한 자기 본위의 행동으로 보였고, 그런 나만을 위한 행위가 그 행위를 가능하게 한 냉혹함이 독재 정치 속에서 오롯이 죽임을 당하는 자가 아니라 인간성을 상실하며 타인을 죽이는 자이자 시스템에 속하게 만드는 피해자이자 가해자가 되도록 한다는 게 극에서 정말 흥미롭고 유의미한 부분인 걸 소리우먼이 잘 보여줘서 너무 좋았어.
공연을 보기 전에는 젠더 프리인 점이 좋긴한데 비지터와 우먼 역을 동시에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비지터를 하면 되는 건 아닌 건가 싶었는데 우먼 역할을 한 배우가 비지터를 한다는 게 체제 그 자체가 되어 또다른 우먼을 비지터화 시키는 어떤 흐름 그 자체의 비유가 되는 것 같아 좋다 싶어졌어 소리랑 석준이랑 둘다 키가 커서 탱고 그림이 넘나 아름다웠다... 즐거웠어♥ 규학맨이랑 소리우먼 프로텍션 축하 타임도 물론 귀여웠다고 합니다 예상한 것과 다른 스토리긴 했지만 난 맨우먼 먹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 내 취향 맞았고 규학맨이 소리우먼 불면 꺼질까 쥐면 흩어질까 해서 즐겁더라>_<
미드나잇 비지터가 우먼에게 손키스를 하고 입을 맞추고 계속해서 춤을 추고 뭔가를 권하고 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게 아예 그 쪽 잘알은 아니지만 고딕/공포 장르에서 포식자의 위치의 유혹자가 목표물에게 접촉하고, 자신들의 것을 나누면서 점점 그들에게 속하게 하는 단계의 확장 그 자체라 극의 소개는 블랙 코미디라고 했지만, 오컬트 장르의 설정을 조금 좋아하는 입장에서 (영화나 그런 쪽으로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피가 낭자하는 그런 거 보기 좀 힘들어요) 그런 쪽 취향을 충족시켜주는 면도 좋았다. 단순하게 설명하면 요즘 상연 중인 드라큘라에서 뱀파이어의 피를 마시면 피해자로 그냥 죽는 게 아니라 피해자가 뱀파이어로 다시 태어나는 것과 비슷한 클리셰 설정인데 그걸 단계별로 꾸준히 우먼에게 비지터가 하던데 이런 쪽 좋아하는 분들은 나처럼 나중에 다 끝나고 아 그래서!하고 깨닫게 되는 게 아니라 바로바로 단서를 알아차릴 것 같아서 어떻게 이어질 지를 자체적으로 추리해가는 맛도 있으실 것 같아. 생각할수록 잘 짜인 극본이고 구조고 재미 요소가 많은 극이다 싶다.
플레이어분들 다 좋았지만 박혜진 플레이어1 배우 내가 한 때 굉장히 좋아했던 윤나리 배우와 이미지도 비슷하고 맑은 목소리의 명창인 것도 비슷해서 기억에 많이 남았어ㅠㅠ 나리배우 이제 뮤는 안 하시고 팝소프라노로 전향하신 거 같은데 그립던 분의 기억을 주셔서 다른 의미로도 고마웠다ㅠ
아 근데 믿나 본사이신 트친님한테 맨 너무 내 취향이라고 켱맨 안 본 거 후회된다고 징징거리다가 믿나 맨 뭔가 드큘 조나단 재질이지요 했던 것도 생각해보니 위에 쓴 포식자에게 점점 속해가는 피식자와 그런 피식자의 연인 구도랑 비슷하네. 역시 장르물의 클리셰는 맛있다.. 이러기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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