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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31217 뮤지컬 드라큘라 낮공

by All's 2023. 12. 18.




캐스트 - 전동석 정선아 박은석 임준혁 이예은 김도현


(+) 트윗 감상

[공연 전]


2층 포토존에 이거 귀엽더라ㅎㅎ


[인터 미션]


동큘 여전히 잘하고 애절하고 예쁘구나ㅋㅋㅋ 몇 백년 전의 상처에 머물러 지난한 세월을 헛된 살생과 타락으로 태워버리고도 엘리자벳사가 자신의 목숨을 바쳐가며 자신을 살린 큰 사랑이 그때 그의 목숨을 구했던 거고, 신이 엘리자벳사의 간절함에 그를 대신 구한 걸 모르고 타락한 못나고 아둔한 이를 엘리자벳사는 미나로 다시 태어나도 그런 그에 대한 사랑을 간직하고 있고, 그때에 못 박힌 드라큘라는 여전히 진실한 사랑의 형태를 모른 채 그저 자신의 곁에 머무르길 애원하는 게 애절하지만 안타깝고.. 나는 드라큘라의 잘못된 사랑 방식 자체를 아낄 수 없지만 애절한 사랑이야ㅠ 

썸머미나는 노래는 몰라도 노선에 대해서는 호불호 갈리는 의견이 많았던 거 같은데 1막까지 본 입장에서는 오히려 굉장히 이해하기 쉬운 미나라 나는 그녀의 마음과 상황이 이해가 안 되지 않네. 처음 드라큘라 백작의 성에 들어오고 백작과 눈이 마주치자 마자 왜 겪어보지 못한 이런 기묘한 느낌이 드는 걸까 표정과 눈빛으로 확실하게 표현하고 조나단이 옆에 와있을 때도 드라큘라가 인사를 하며 손등에 키스를 한 뒤 놓지 않을 때도 살짝 얼이 빠져있는 등 똑부러지고 예의를 확실히 지키는 타입이라 동작은 절제되어 있어도 심경의 변화가 있는 게 확실해서 전생을 굉장히 확실하게 느끼는 미나였고, 그래서 위트비베이에서의 재회와 밤의 만남에서 본인답지 않게 선을 온전히 그을 수 없고 이상하게 잊혀지지 않는 낯선 이에 대한 감정에 괴로워하다가 she에서 기억은 아니지만 감정이 온전히 살아나면서 이성적이고 평온한 삶을 꿈꾸는 나를 흔드는 이 존재에 대한 감정이 전생의 사랑때문인 걸 깨닫는 연결히 굉장히 확실하게 보여서 이해가 쉬웠다. 위대한 사랑같은 건 없다고 단호하게 얘기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전생의 사랑에도 눈물을 가릴 수 없게 안타까운 드라큘라를 밀어내며 지금의 삶과 사랑을 지켜야한다고 마음을 다잡는 게 납득이 잘 갔어

[공연 종료]

400년 전에 못 박혀 자라지 못 하고 못난 사랑을 이어가던 존재가, 그 못난 사랑으로 그렇게 사랑한 이를 자기의 어둠에 물들이다가 그녀가 400년 전 그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렸듯 그의 사랑을 위해 자신의 삶과 신념을 버리고 그를 찾아오는 순간들과 지난 시간들 속 자신이 망쳐버린 이들의 삶과 사랑을 깨닫고 뒤늦게라도 엘리자벳사와 미나가 그러했듯이 위대한 사랑으로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소멸을 택하고, 미나는 그런 드라큘라를 위해 그의 소망을 이루어준 뒤 또다시 신에게 간청하여 그저 시꺼먼 재로 흩어졌어야 할 존재를 반짝이는 눈으로 만들어 영혼을 되살린 굉장히 클래식한 구원 로맨스였고 좋은 공연을 보았어. 썸머미나 2막 윙즈를 보는데 안나 초연 때 만났던 바로 그 썸머안나가 미나 속에 있어서 아-하고 순간 추억에 젖었다. 사랑을 인정하고 선택하는 게 내 마음이 향하는 바로 나 자신만을 위한 선택이 되는 바로 그거ㅠ 하 안나 보고 싶어ㅠ

나는 린지미나도 잘 봤고, 지연미나도 잘 봤고 그런 면에서 썸머미나도 아주 크게 보면 같은 계열인데 이런 계열의 미나들이 애초에 호불호가 크게 갈렸던 거 같긴 하지. 이성적이고 상식인이고, 그래서 드라큘라에 대한 감정의 정체를 깨닫고 그에 대한 사랑을 인정함에도 드라큘라의 모든 것을 긍정하는 게 아니라 그를 사랑하는 나의 마음에 진실해진 것이 되는. 사랑에 휘말려 무너지는 계열이 아니라서 마음에 오는 애절함은 덜한 게 맞지만 이런 계열의 미나는 이야기를 오히려 군더더기 없이 전해주기 때문에 개연성적인 면에서는 난 괜찮다고 생각함. 근데 되게 성숙한 사람이라서 뱀파이어가 된 나이 그대로 멈추어 살아가며 점점 더 외로워지는 삶 속에서 지쳐가는 어린 뱀파이어인 동큘하고 케미로 생각하면 이야기 설득력적인 면은 괜찮은데 감정의 종류와 온도가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중심으로 본다면 딱 맞는 페어라고 할 수는 없을 듯. 난 자첫자막하기에는 오히려 그래서 괜찮았다. 그리고 내가 워낙에 미나 서사 위주로 드큘을 보기 때문에 엘리자벳사로 인해 살아남았지만 그 사랑의 깊이를 이해하지 못 해 괴물이 되어버렸던 드라큘라를 미나로 다시 태어난 그녀가 결국 자신의 마음을 버려가며 영혼을 구한다는 구조 자체가 명확한 게 미나 기준으로 완결된 서사라 좋았어. 근데 이건 좀 개인적인 딜레마이긴한데 지연미나 때도 그렇고 이번 썸머미나도 그렇고 미나라는 역할의 중요한 넘버 중 플돈미랑 윙즈가 노래에 관객이 기대하는 가창 스타일이 다른 게 참 딜레마라는 생각을 했다. 지연/썸머 둘다 내 기준으로 소리가 직선적이고 시원한데 윙즈같이 말도 안 되는 넘버를 폭포수 소리처럼 시원하게 불러내는 걸 생각하면 지연과 썸머같은 스타일의 발성법을 주로 구사하는 배우가 미나에 적역인데 플돈미 같은 넘버가 그들에게는 감정을 절절하게 담아도 소리부터가 시원한 계열이라 깨끗한 느낌이 강해서 감정과 노래가 살짝 미스매치됨

미나가 진짜 배우들이 이래저래 참 하기 어려운 역이 맞긴 맞다ㅠ

준혁 조나단! 이번 미나들 어차피 다 조나단보다 연상이라 누구로 봐도 그럴 것 같은 사회 초년생인 걱정 많은 귀여운 연하남인데 나는 준혁이 원래 귀여워하고 해서 그냥 이래저래 다 귀엽다 귀엽다하고 보게  되긴 하는데 조나단이 엄청 안쓰러운 상황이고 비포 썸머가 정말 절절한 상황인 걸 확고하게 전달할 만큼 감정에 물이 올라있지는 않아서 그게 좀 아쉽긴 하더라ㅠ 약혼자가 오자마자 돌아가라고 명령하는 사람도 있고요-하는 미나의 말에 그런 사람 어디?하는 느낌으로 뒤 돌아보고 막 그렇게 애교 부리면서 분위기 풀고 그런 거 넘 귀엽고, 백작과 처음 만났을 때 성에 오는 동안 겪은 것으로 생긴 불편함과 그럼에도 노인인 백작에 대한 걱정도 조금 섞어서 이런저런 경계성 질문을 툭툭 찔러넣는 식의 분위기는 좋은데 이게 전반적으로 약간 극 속의 절절함에 푹 젖어들지 못 한 퀘스트 수행의 느낌이 남. 이보통이랑 여보셔 등등에서 절절한 거 잘 하는 거 이미 봤어서ㅠ 어서 사랑하는 약혼녀의 영혼을 지키기 위해서 그녀를 죽여야만 할 수도 있는 고통에 푹 잠기면 좋겠다. 지금은 아니야 그럴 일은 없어의 현실 부정에 더 가까움ㅠ 그리고 러빙 유 킵스 미 얼라이브 3중창 쯤 등장 때를 비롯해서 루시 장례식까지는 쇠약한 느낌이 나야 하는데 너무 건강하게 서있다! 그래도 요즘 준혁에 대한 호감도가 거의 맥스이기 때문에 어쨌든 내 눈에는 귀엽기는 하고 비포 썸머 노래랑 준혁 부드러운 음색이랑도 아주 예쁘게 묻어서 괜찮았는데 나처럼 배우에 대한 호감이 큰 상황이 아니면 심심하게 느낄 것 같다는 생각은 했어ㅠ

은석반헬싱.. 하 정말 나를 서글프게 하는 게ㅠ 그는 나의 첫 드큘이었고 나는 쥠큘이 되게 좋았단 말이야ㅠㅠㅠㅠ 그래서 왜 당신이 영생 상태 아니에요? 생각이 보면서 자꾸 들었는데 또 반헬싱을 내 취향으로 새롭게 잘하셔서 아 이걸 또 왜 잘해요?ㅠㅠ하고 막 그랬다ㅠㅠㅠㅠ 근데 은석헬싱 정말 재밌고 맘에 듬ㅠ 나는 드큘 초연 못사라 초연 헬싱들은 어떤지 모르는데 은석헬싱 굉장히 학자/의사다운 냉철한 면과 뱀파이어에게 아내를 잃은 트라우마로 그에 대한 연구와 추적을 놓지 않는 집착적인 면모의 교차가 있어서 매우 재밌었다. 잭의 병원에서 렌필드와 처음 만날 때 렌필드에 대해서 뱀파이어와의 어떤 연결점을 가정하지 않고 가는 헬싱은 처음 보는데 잭이 렌필드와 단둘이 남는 걸 걱정할 때 되게 사회성 좋은 미소로 어깨 두드리며 걱정 말라고 하는데 줄리아를 잃고 드라큘라에게서 줄리아를 찾아내기 위해 뱀파이어에게 몰두한 시절의 광기를 잠재우고 그렇게 평온한 듯 살아가지만 차분하게 렌필드의 병적 증상을 살피고 차트에 메모하다가 그에게서 드라큘라의 피해자의 징후를 깨달은 뒤에는 변모하는 부분으로 넘어가는 게 잭이 렌필드와 루시의 일에 대해서 헬싱이 그럼에도 학자이자 의사의 면모를 잃지 않기에 그에게 믿음을 갖고 자문을 부탁하는 것과 변해가는 미나를 보면서 미나를 드라큘라의 피해자면서 동조자가 될 수 있는 이로서 대처를 달리해가면서 대하는 것도 꾸준히 관찰하고 있어서 그러함이 한번씩 조급해지나 드라큘라를 물리치기 위해서라도 주변과 사람들을 살피며 노력하는 게 느껴져서 좋았다.  그리고 미나와 렌필드 독대 전에 미나한테 조심하세요ㅠ하고 작게 속삭이는 거 극호ㅠ 이건 그리고 썸머미나와 할 때만 그런 걸지 궁금한데, 썸머미나 드라큘라와의 교신 이후 아직 그와의 연결이 남아있다는 걸 정말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그런 썸머미나를 보면서 되게 차분하게 지금 당신은 드라큘라의 조종을 받고 있는 상태일 수 있다는 것만을 말하며 이쪽의 계획은 말해줄 수 없다고 깔끔하게 나가는 게 미나를 의심하고 몰아세우지 않는 게 피해자를 피해자로 두는 게 좋았는데 이게 드라큘라에게 이쪽의 정보를 넘기고 싶은 미나 자신의 의지가 섞인 듯 연기하는 미나들과도 그렇게 갈 지가 궁금해 그리고 노래를 늘 잘하시던 분 답게 정말 노래를 매우매우 잘하시고 it's over 동이랑 은석 노래 대결 짜릿하더라 샤롯데로 다시 오면서 블퀘 때 그나마 좀 더 넓어졌던 거 다시 좁아져서 보기 좀 답답하군 싶은데 동쥠 성대가 시원해 짜릿해ㅋㅋㅋ

동큘 보러간 게 메인이면서 동큘 얘기는 왜 적냐면 저번 시즌에 쓰고 싶을 얘기는 다 쓰기도 했고 그때 이미 완성된 캐릭터를 더 디벨롭해서 온 거라서 아 여전히 잘하고 여전히 예쁘구나 진짜 계속 그 상태로 봐서ㅎㅎ 나는 어느 큘로 보나 드라큘라 극 설정 캐릭터의 행동 양식 자체를 이기적이고 나쁘다가 마지막에 정신차린다로 보는 걸 절대 지울 수 없기 때문에 어제처럼 적당히 극하고 거리감을 두고 보게 되는 상황이고 뉴캐가 아니면 사실 말을 길게 쓸 것이 없는.. 드큘이 애정극은 아닌 사람인데 이만큼이나 그래도 역시 보는 동안은 즐겁구나 하게 되는 것만도 동큘이 잘하고 좋아서임

그렇지만 그렇게 아 드라큘라 너무 이기적인 존재라 싫다싫다하면서도 she 에서 perfect life 전에 전생을 깨달은 미나를 알고 사랑을 되찾은 행복에 감격하고 기뻐하는 그 순간에는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게 된다. 정말 사랑만으로 가득찬 순수한 그 미소가 너무 예뻐서 아림ㅠ

아 근데 나 라이프 애프터 라이프에서 처음에 루시가 자기 뱀파이어 되고 첫 먹이 드큘이 데려온 거 보고 감격해서 달려올 때 동큘이 안아주는 거 좋아했는데ㅠ(두번째 때는 원래도 다시 안 안아줬고ㅠ) 이번에는 안 안아주고 자 먹이에게 가렴 식으로 하더라ㅠ 원래 그정도 철벽 아니었잖니ㅠㅠ 저번 시즌에도 날바날이었던 건데 내가 많이 안 봐서 몰랐던 거면 아시는 분들 알려주셔도ㅠㅠㅠㅠ  원래 날바날 혹은 언제 한 번 안아준 걸 늘 그랬던 걸로 기억의 왜곡이면 그냥 기억을 수정하고 아예 그 기대를 버리겠다고 합니다ㅠ 니가 멋대로 만들어놓고 좀 귀애해줘라 이기 때문에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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