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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30511 뮤지컬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

by All's 2023. 5. 12.



캐스트 - 이경수 황휘 김지웅
오케스트라 - 박윤솔(컨덕터, 피아노) 서수진(바이올린) 강기한(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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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낭님 나눔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_DAdoubleNY

즐겁게 보고 있으면서도 이거 뭔가 대학로 인기극들의 어떤 인기 요소들이 굉장히 열심히 엮은 느낌인데 싶어서 뭘까 하고 있었는데 끝의 끝까지 가보니 이야기 구성, 음악, 극의 흐름 그 모든 것들이 바로 그걸 알아차릴 수 있으면 알아차려봐요라고 나직하게 속삭이고 있었던 걸로 다가와서 무엇보다 신선해졌다. 아 재밌었고 즐겁고 시니컬한데 잘난 척을 안 하는 극 너무 좋네. 당신이 보고 싶고 믿고 싶은 대로 보는 거 많이 즐겁고 마냥 행복한가요 라는 이야기를 교조적이지 않게 전하는 극, 근데 음악도 좋고 무대도 예쁘고 애드립도 안 과한ㅎㅎ 대학로의 유행 중 하나인 젠더 프리까지 넣어서 계속 올라와주면 더 행복할 것 같다ㅎㅎ 내가 너무 좋게 과해석하는 걸까 싶기도 한데 이렇게 덕들이 좋아할 요소들 폭탄인데 또 과하게 자극적이지는 않은 부분이 의도되지 않은 거라고 생각하기에는 밸런스가 너무 잘 잡혀 있어서 과해석이 아닐 것 같아. 너무 좋았어

와 나 블메포 이후로 휘 2년 만에 보는 거네ㅠㅠ 환한 빛이던 멜키어가 여전히 환하게 빛나는 얼굴과 깨끗한 목소리로 여유롭게 무대에서 노니는 걸 보는 거 정말 행복했다.. 파란 코트 너무 착붙! 잘생김이 세상을 구하는 와중에 헨리가 사무엘을 위해 쓴 이야기에 셰익스피어로 서명하는 순간 안타까움으로 눈썹이 휘는 순간 같은 걸 만들어낼 수 있게 된 배우의 성장을 만나니 그것도 너무 좋았어ㅠ 휘 특유의 맑고 곧은 느낌이 사람들이 자신이 믿고 싶은 그대로를 빚어낸 이상향의 형상화 그 자체라 광적인 믿음이 자신의 거짓됨을 주지 시키며 시니컬한 말을 뱉을 때의 대비도 너무 좋았어

저 목소리 좋은 애기는 무슨 무슨 극을 하셨나 궁금해서 지웅배우 찾아보고 2000년 생 아님에 놀라는 중! 엄청 애길 줄 알았는데 (아니 물론 96도 엄청 젊지만요) 오 아니구나 신기해하기. 음색이 정말 내가 엄청 좋아하는 부드러운 소리인데 노래를 굉장히 잘하고 몽글동글한 이목구비의 무해함이 제대로 자신으로 사랑받아보지 못 해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거짓을 꾸며내게 되는 어린아이와 너무 잘 묻어서 굉장히 좋았다. 표정 연기가 이런 느낌을 내려면 이렇게 해야지하고 하는 부분들이 보이시긴 하는데 경험이 많이 쌓이고 계속 노력하면 그런 거는 잘 다듬어질 거고, 연기하는 인물의 감정을 억지로 꾸며내는 느낌이 아니라서 그게 맘에 쏙 들어왔다. 애기같은 얼굴이지만 체격이 아주 작지는 않아서 앞으로 때가 잘 맞으면 이런저런 공연들 많이 많이 하시게 되지 않을까 싶었네. 어느 극에서든 다시 만나면 좋은 목소리 들을 것 만으로도 반가울 것 같아.

경수배우도 휘랑 블메포에서 본 게 마지막이었어서 역시 2년 만에 보는데ㅠ 외쳐 조선 왓챠에서 본 거 말고는 무거운 극에서 뵈었던 터라 눈 앞에서 유머 포인트 엄청 잘 살리면서 귀엽게 연기하시는 걸 보고 있자니 사무엘 진짜 나쁜 사람인데 밉지가 않아서 힘들었네ㅋㅋㅋ 경수배우의 차돌처럼 단단한 소리를 너무 좋아하지만 L이 하나 빠진 윌리엄이라는 가사가 있는 그 넘버를 부를 때 그걸 어떻게 표현하지 여리게 예쁘게 소리를 올려서 슝 터트릴 때 상황이나 사무엘의 마음은 너무 슬픈데 그 소리는 또 너무 아름다워서 황홀했어ㅠ 경수배우 노래는 정말 너무 보물이야ㅠ

이제 본사된 지웅배우까지 합치면 윌3 배우들 다 본사이고 캐스팅이 9명 다 좋은 배우들이라 캐스팅 엄청 잘했네 했었어서 누구로 봐도 재밌고 좋았겠지만 오늘 캐스트 셋의 음색이 너무 내가 좋아하는 느낌들로 좋고 화음도 내 취향으로 아름다워서 짱짱 행복했다>_< 깨끗한 휘 H 음색이랑 화려한 경수 사무엘 소리 섞일 때도 좋고 부드러운 지웅 헨리랑 소리가 다른 이들하고 만날 때도 너무 아름다웠어ㅠ 어디까지가 MR 없이 연주되는 부분일 지는 모르겠지만 현악기랑 피아노 연주가 라이브 오케인게 분명한 부분들에 취향인 소리들이 예쁘게 섞여있으니 하 황홀ㅠ
 
누군가가 바라고 원하는 모습을 꾸며내느라 진짜 나를 잃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진실되게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요라는 이야기를 이런 식으로 즐거우면서도 행복하게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노림수가 많은 극들에 어느 순간부터 좀 지쳐있었는데 그래보이려고 꾸몄기에 오히려 노림수가 없는 극을 만났다는 게 아주 의외롭고도 기쁘고 조명만으로 헨리와 H가 바다로 떠나 바닷바람과 파도의 출렁임을 맞이하는 걸 생생하게 전달해내는 섬세한 연출까지 너무 만족스러운 공연이었어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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