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 강보람(바네사, 주주 엄마역), 부진서 (애슐리 역), 장호인 (주주 역), 마두영 (패트 역), 황미영 (소피아 역), 백우람 (루크 역), 홍윤희 (마에브, 루크 엄마, 소피아 엄마 역), 이미라 (코니, 마에브 엄마 역), 윤현길 (아미나 역)
연출 - 이오진(호랑이기운)
(+) 트윗 감상
객석 위까지 무대 세팅이네 신기하당
전에 연극 함익을 보면서 다 좋은데 학생들이 익 몰래 자기들이 준비한 공연을 하는 부분이 절대 청년이 아닌 세대가 된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학생들의 패기와 반항심 느낌이라는 데에서 민망함을 느꼈던 적이 있는데 어른들이 생각하는 청소년들이라는 생각을 안 하면서 볼 수 있었고 그게 참 좋다
공연을 보면서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신체를 가진 배우들의 캐스팅이 이번 연출의 선택인지 원래 지시된 사항인지 궁금했는데 인터뷰를 찾아보니 연령대는 지시된 사항이고 장애인 배우 분들의 캐스팅은 이번 연출의 선택인 것 같다. 좋다.
https://n.news.naver.com/article/277/0005257100?sid=103
전 회차 한글 자막이 접근성 안내로 제공되었는데 그래서 강보람 배우와 백우람 배우가 대사를 하실 때 발음이 분명하지 않은 부분도 전달이 잘 되었는데 이미 자막으로 전체 문장이 나와있더라도 보람 배우가 주주 엄마로, 우람 배우가 루크로 그 대사를 무대에서 실현할 때의 호흡은 더 길어지는 부분이, 의외롭게도 듣는 청자인 나의 집중력을 더 높여서 어떤 말로 완성될 지 아는 그 문장들이 공들여서 한 글자 한 글자 말하여지고 완성되는 순간 마음에 방점이 느리지만 깊게 찍히는 느낌을 받아서 신기했다. 장애인 배우의 대사 연기를 보고 듣는 게 낯설어서 갖게 된 신기함이기도 해서 그런 상황이 낯선 스스로가 부끄럽기도 한데 또 언젠가 익숙해지고 당연해지는 때가 온다면 그건 당연해져서 이해가 편해질 거고, 지금은 조금 더 귀를 기울일 때의 좋음이 좋았다고 꼭 남겨두자 싶어서 쓰고 있다. 좋게 느끼는 게 옳다고 느껴야 하지 싶어 좋은 게 아니라 진짜 그냥 좋다.
전달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썼지만 극이 에너지가.. 내용이.. 움직임이.. 외침이 정말 좋다ㅠ 그냥 나답게 고민하고 놀고 웃고 싸우고 화해하고 소리치고 상상하고 사랑하고 우정하는 허세 떨고 칭얼거리고 부정하고 솔직하고 다 하는 청소년들을 보는 게 좋고 행복하다ㅎㅎ 공연 상세 페이지에
*본 공연은 극의 흐름상 성적 비속어와 욕설, 우울증 및 성적 묘사가 포함되어 있으며 자위 및 생리혈 장면이 연출됩니다. 또한 일부 장면 중 무대에서의 사고 장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매 및 관람 시 참고 부탁드립니다.
라고 트리거 워닝에 대한 공지가 있는 걸 보고 생각한 것보다 날 것의 형태와 더 잦은 빈도의 성기 언급이 있긴 했는데 내가 극 중 소녀들의 나이대였을 때나 그때에 더 가까운 나이였을 때는 내가 성적인 부분에 많이 늦되면서 쑥쓰러움이 많아서 질색하느라 생각 못 했던 건데 이제 10대와는 많이 멀어지고 보니 보지 자지 섹스 등의 단어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말하고 생각하는 것마저 그동안 소년들의 시선으로 노래며 공연이며 드라마며 영화며 소설이며 활발하게 다뤄질 동안 소녀들 위주로는 이렇게 날 것으로 훅훅 접한 경험이 정말 적었구나 아 너무 10대들이다 그냥 그때구나 그래서 귀엽고 뭉클하고 좋다하면서 보다가 퍼뜩 깨달을 수 있게 한 게 바로 그 날 것의 형태와 잦은 빈도 덕이구나 싶어져서 공연 자체로 즐거우면서 고맙기도 했다. 청소년물에서 성적으로 성숙한 여학생이 숫기가 많거나 반에서 따돌림 당하는 남학생을 괴롭히기 위해 야한 얘기를 하는 종류가 아니라 마치 남초 집단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여성 1인이 약간의 놀림과 공기 취급을 겸하여 남학생들이 성에 관련된 얘기를 폭탄 투하하고 있을 때 끼여있는 것 같은 상황이 여초 집단인 무용팀에서 성별 반전되어 벌어지고 있는 걸 보는 것도 신선했고, 테크닉이 뛰어난 남성 무용팀의 무대에 걱정하던 중 애슐리가 좆 달린 것들을 썰어버리겠다는 요지로 온갖 변주로 기세를 올리고 거기에 아이들이 모든 에너지를 끌어몰아 으아아 하고 무대 위로 터져나가기 직전 루크에게 너 우리 편이지?하고 물을 때 당연하지!라고 할 때는 또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남자들 입장에서는 성희롱인데 싶고 비꼬롬해질 수 있겠지만 난 여자고 비슷한 일을 남자애들한테 당해 괴로웠던 일이 중학생 때 있었는데(여자애들한테 너 마스터 베이션 뜻 알아?하고 묻고 다니던 남자애들 무리가 있었음. 뭐하다 그랬는지 점심 시간에 교실에 혼자 남아있었나? 남자애들이 운동하고 들어와서는 내가 있는데 옷 갈아입기 귀찮으니 아 여기 남자밖에 없네하면서 눈치 주고 면박 준 적 있음) 그게 아직도 기억이 날 만큼 사춘기 시절에 상처긴 했었는데 그게 성별이 전복되어 일어나는 걸 보니 솔직히 너무 통쾌했고 그러면서도 댄스 네이션 속 아이들은 한 팀으로서 유쾌한 우정으로 끝이 나서 현실에서 얻지 못 한 해피함을 만나는 것이 너무 좋기도 했다.
극 전체의 분위기가 그렇다. 가열차고 어마어마하게 치열하고 순간 순간마다 굉장히 밀도높게 각 인물들의 고민과 상처와 어려움과 두려움 등을 그리다가도 어느 순간 산뜻하게 아이들이 웃고 놀고 있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솔직하지 못 하거나 스스로를 모르던 아이들이 그렇게 격정의 순간을 내외적으로 겪은 뒤 사회적으로 유별나게 금기시되는 보지 예찬과 함께 터트리며 각자 다양하게 솔직해져서 완전히 자신으로서 자유롭게 온 몸을 다 움직이고 노래하고 소리치다 끝나는 게 너무 기쁘고 행복했다. 그 끝을 향해 가는 동안 다양한 성향의 아이들이 각자 다른 고민을 겪고 결론을 내리거나 변모하거나 하는 순간들도 다 모두 좋았고 그게 하나하나 쌓여 터지는 순간은 말해 뭐해이고 아 근데 정말 촘촘히 다 예찬해두고 싶은데 지금은 기력이 너무 딸린다ㅜㅜ 에너지 충만한 극을 보고 기분은 그런데 몸이 안 따라준다ㅠ 하 내 안에서 그들이 연기해낸 무대 위 인물들은 우리 애들임에도 배우분들은 나와 또래이거나 더 위의 연배이심에도 생생하게 너무 활기 차셨는데 앉아만 있었는데도 이런 내가 참 아쉽다ㅠ
아쉬운 체력에도 짜내어 그래도 남겨두고 싶은 부분들 중 처음은 극 초반부터 내내 누구보다 열심히 자주 많이 성에 대해 말하고 익숙한 것처럼 굴던 소피아가 14살에 첫 월경을 겪을 정도로 오히려 신체적으로는 미숙했고 그걸 겪는 순간에 두려움에 휩싸여 정체를 모를 정도로 역시 아이였고, 그래서 사려깊게 생리대나 탐폰 사용법을 알려주려는 엄마의 목소리에도 그냥 화장실에서 혼자 겁을 내는 순간이 보여주는 애틋함. 그리고 그렇게 겁을 냈던 소녀가 나중에 용기를 내어 자신의 성기의 생김을 직접 본 뒤 거기에 대해 터트리는 활화산 같은 긍정성이 주는 유쾌함과 해방감. 그런 엄청난 자기 긍정의 순간을 만난다는 거, 그리고 그게 퍼져나가는 순간의 카타르시스를 같이 느낀다는 건 정말 너무 행복으로만 가득찬 경험이었다.
소나무 같은 취향 어쩌지 못 하고 스스로에게도 솔직하지 못 한 재수없을 수 있지만 사랑스러운 아미나도 진짜.. 너무 좋았고ㅠ 그런 겁쟁이 사랑하지 않는 법을 나는 모른다ㅠ 외롭고 싶지 않아서 잘해야 하는 게 당연한 게 부담스러워서 이기고 싶고 잘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나서고 싶은 자신을 스스로에게도 속이지만 결국 터져나오는 열정을 인정하며 생생하게 살아나는 소녀 사랑하지 않은 법 몰라ㅠㅠ 어찌보면 제일 바보지만 그래서 사랑스러워ㅠ
아 근데 댄스 네이션 다른 의미로도 힐링이었던 게, 이 이야기 속 아이들은 결국 자기 스스로에게 솔직하고 웃고 즐겁고 긍정하며 끝나는 게 내가 예전에 한참 열심히 봤던 댄스 맘이라는 미국 리얼리티 프로그램 속 무용팀 아이들하고 똑같은 압박을 겪지만 다른 결말이라서 그랬다. 워낙 미국의 무용계의 전형적인 상황이라 이렇게 똑같나 싶으면서도 댄스 맘 보면서 유별나게 빼어난 솔리스트 아이, 그 아이를 이기고 싶은 다른 아이들, 우승 무조건 우승을 외치는 코치, 그리고 이 극에서는 주주 엄마 한 명만 나온 엄마들과 아이들의 갈등과 압박, 심지어 남자 아이들 팀이 나오면 점수를 더 잘 받아서 아이들의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것 하나하나 맘 아팠던 거와 너무 똑같아서 놀라면서 봤는데 리얼리티 쇼 프로그램이다보니 자극적이고 날카롭게 이어지던 프로그램 속 현실의 상황과 다르게 긍정 그 자체로 건강하게 분출되는 끝을 맞는 이들을 본 게 너무 위로가 되었다. 진짜... 소녀들이 멋진 춤 추는 거 보면 좋아서 보긴 봤었지만 우승 아니면 모두 실패라며 아이들을 몰아붙이는 댄스 맘 속 무용단 단장 애비 리와 그 기세에 늘 주눅들은 아이들, 그 안에서의 지독한 압박감 등이 너무 맘 아팠었어서 무용하는 아이들이 건강한 각성을 본 게 너무 큰 위로가 되었다ㅠ
아! 이건 써야지. 아무래도 워낙 아미나 같은 인물을 좋아해서 아미나가 인상 깊었지만 진짜 원래 캐릭터로서 특별히 취향권이 아닌 조형임에도 부진서 배우가 그려낸 애슐리가 기절하게 좋았다. 애슐리의 독백씬이 굉장히 길게 있는데 엄청난 에너지로 솔직하면 세상이 그런 자신을 건방지게 볼까봐 솔직할 수 없는 개쩌는 나를 말하지 않고 있지만 사실 개쩌는 자신을 드러내고 싶고 그렇지만 그게 두렵고 그렇게 자신을 인정하는 게 맞는 지 아닌 지 혼란스럽지만 그럼에도 자신을 터트리고 싶은 시한폭탄 같은 상태의 사춘기 소녀 애슐리로 극장 안의 공기를 휘어잡은 부진서 배우가 너무 멋졌다 힙합은 안 멋져 류의 느낌으로 자조적으로 디스당하는 느낌의 힙합이 아니라 진짜 긍정적 의미 그 자체로 진서배우의 애슐리에게서 힙합을 느꼈다. 마이크를 들기 전꺼지도 와- 상태였는데 진짜 그냥.. 찢었다ㅇㅇ
아까 아미나 얘기할 때 썼어야 했는데 윤현길 배우 너무 내가 좋아하는 류의 눈빛과 분위기셨고 그 느낌이 공연 보기 전에 리플렛들 볼 때 있어서 꺄아하면 좋아한 우리 예쁜 서연이와 같은 계열이셔서 서연배우가 중년이 되면 이런 느낌으로 멋질까 상플해보고 그랬다. 세상을 직시하는 곧은 눈빛ㅠ
https://twitter.com/DoosanArtCenter/status/1654410619242831873?s=20
https://twitter.com/DoosanArtCenter/status/1654108620613615616?s=20
댄스 네이션 짱... 우리 애들 너무 애들이고 그래서 넘 좋음ㅠ (우리 애들 소리.. 분명 보면 안 쓸 수 없다고요 얘들아 사랑해) 알티랑 반말 인터뷰 너무 극 캐입들 완성이시라 아 너무 좋은데 진짜 너무 좋은데?
탐라에서 이건 싸라고 해주신 후기 보고 그럼 절대 봐야지하고 본 건데 예상한 느낌으로 싸는 아닌데 근데 이건 싸가 맞고 그래서 하여간 우리애들이고 아 사랑스러웠다ㅠ 시간을 억지로 짜내서 또 보고 싶대도 올매진인 공연 어떻게 운 좋게 취소표 잡아서 본사된 걸로 만족해야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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