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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30518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 부산

by All's 2023. 5. 26.



캐스트 - 전동석 송은혜 송원근 한보라




(+) 트윗 감상



예스24 제공 랜덤 오페라의 유령 티켓꽂이 2종


자둘 자막 만에 딱 모았다 뿌듯☺️



거울 포토존
장미 포토존
전동석 프로필 포스터
황건하 송원근 송은혜 손지수 프로필 포스터


...자둘자막은 부산 자둘자막이라는 얘기 !
저번에 정신 없어서 못 찍은 포토존들도 기념으로 찍음ㅎㅎ




어.. 좀 당황스럽네ㅋㅋ 나 강경 크리라울 지지러인데 올아이에서 송송크리라울 얄밉게 느껴져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좀 많이 니네 너무한다 싶었음ㅋㅋㅋ 배우들이 못 한다는 게 절대 아니라 아니 이 사람들이ㅋㅋㅋ 서로 다른 의미로 팬텀을 안 무서워하고 자기들만의 어떤 드라마에 빠져있는데 송크리는 순진한 소녀가 아니고 야심도 있는 성인이고 송라울은 풋내나는 청년이 아니라 자신만만한 귀족이라 둘이 잘 맞는 한 쌍이 맞는데ㅋㅋㅋ 그래서 내가 올아이 받아먹는 방식이 아닌 방식으로 마음이 합쳐지고 연인들이 되는 거라 극이 아주 새롭게 보이네ㅋㅋㅋ

그 와중에 동팬텀은 3월에 자첫하고 5월에 볼 때 쯤에는 내 에릭이 생각나던 크리스린 바라기 찐따 청년 팬텀이 많이 약해지겠지 했는데 (송크리가 감정 표현과 유혹에 대한 리액션이 커서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 오히려 더 들뜨고 한층 순박하게 크리스틴의 사랑을 바라는 터라 진짜 팬텀이 크리스틴에게 온 마음을 쏟았는데 그녀에게 부정당해서 상처받았구나 안쓰럽네 싶어서 좀 놀랍다. 아무리 크리스틴에게 그녀에게 걸맞는 자리를 주고 싶고 칼롯타가 네 생각에 별로여도 겁박하겠다고 사람은 죽이면 안 되는 거지 그녀가 그렇게 해달라 한 적 없잖니 모드가 디폴트인데 그럼에도 오늘은 거부 당한 상처가 더 와닿아서 마음이 아팠다. 써놓고 보니 이게 역시 셋 모두에게 좋은 방향으로 극에서 기능하는 거 같은데 내가 팬텀 니가 다 나쁘고 라울크리 괴롭히지 말아라 이 사기꾼아를 기본 마인드로 박고 살아서 엇 이거 뭐지 한 듯ㅋㅋㅋ 니 본진인 팬텀이잖니 나야ㅋㅋㅋㅋ

여튼 색다른 감상도 가능하게 할 만큼 송크리가 자기 캐릭터를 확실히 보여줄 만큼의 연기력이 있긴 하다. 송크리가 잡아온 노선이 내 취향권 안에 있지 않고 교집합만 있긴 하고 아예 대사 치는 건 역시 아쉬운 게 있지만 춤과 상관없이 몸 연기가 되는 쪽이고 어떤 감정을 보이려는 지 애쓰는 방식이 보이는 거는 역시 신인 태가 나기는 하는데 뭐 아예 못 하는 건 아닌 게 어디인가 싶은 게ㅠ 그 보여준 캐릭터가 내 기본 취향에 꼭 맞지 않아도 일단 물음표가 안 뜬다는 게 중요하니까 ㅇㅇ

동송 이야기합이 완전하네. 송크리의 크리스틴이 내가 좋아하는 종류의 감정과 성격이 아니라고 (손크리의 노선이 완전히 바뀐 게 아니라면) 이걸 인정 안 하면 내가 제정신이 아닌 거임.

팬텀을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현실이 어떤 지를 알기 때문에 그의 곁에 남지 않는 송크리는 사랑을 남긴 채 동팬텀의 곁을 떠나고, 동팬텀은 진짜 사랑이었던 순간을 사랑의 마음으로 끌어안고 비극 동화 속 허상인 듯 사라져 버렸다. 이별로서 완성되는 사랑이었다. 아름다웠어.

나는 크리스틴한테 바라는 게 확고한 게 아버지의 죽음 이후로 세상이 무너진 소녀가 강하게 성장하고 그래서 누군가를 구원하기까지 하길 원하는데 송크리는 사실 이런 쪽의 크리스틴은 전혀 아님. 그렇지만 나름의 설득력이 있어서 그걸 트집잡을 맘은 안 생긴다. 그럼 내가 이상한 거임. 손크리도 그렇긴 한데 송크리는 멘탈이 전혀 안 약하고 매우 건강한 사람이었고, 한니발 때도 그래서 몰래 레슨 듣고 오느라 잠시 정신이 없는 순간들이 있을 뿐 팬텀의 음악의 세계에 젖어 환상의 경계에 사는 사람이 아니었다. 카를로타가 앙드레의 청으로 아리아를 부를 때 노래를 살짝 따라 부르는 걸 보면서 무대에 대한 욕심이 있는 걸 내비치는 걸 보면서 적극적인 크리스틴이네? 싶었는데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상황 판단을 할 수 있고 또 많은 부분을 그렇게 하고 살아가고, 팬텀을 음악의 천사라고 여기는 것도 그가 아버지가 보낸 어떤 초월적 존재이자 음악의 화신이라 여긴다기 보다는 사연을 갖고 있고 자신에게 음악의 길을 열어주는 특별한 '사람'으로 여기는 느낌? 팬텀이 음악을 가르치는 것과 그로 인해 자신이 갖게 된 음악적 능력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성취에 대해 분명히 알고 있는 어른이어서 think of me 도입에 두려워하는 게 오히려 튀고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그 성공을 마음껏 누리는 태도가 자연스럽고 당연한데 굉장히 욕망 캐고 성숙해서 이렇게 현실에 발 딛고 있어도 되는 건가 싶었는데 그게 모든 상황에 일관성 있게 쭉 가니까 이야기가 뭉개지는 부분이 없어서 좋았다. 팬텀에게 끌림을 느끼는 이유는 비록 통제적인 면이 있을 지라도 자신을 이끌어준 환상적인 음악을 갖고 있는 팬텀의 매력에 빠지게 된 것이라 phantom of the opera에서 무대에 올라서 갈채를 받은 흥분이 가시기 전에 팬텀과 지하 세계로 내려가며 지척에서 마주하게 된 팬텀으로 인해 더 압도적인 소리를 내게 되고, 노래로 이어지는 팬텀의 유혹에 경도되었을 때 야릇한 흥분감을 느끼고 팬텀을 이성으로 대하게 되는 모든 게 납득이 간다. 춤은 역시ㅋㅋㅋ 노래 연습 몰래 하느라 등한시 했구나 해야하는 크리이긴 한데 몸 연기가 나쁘지 않아서 본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흥분감 표현도 좋고 팬텀의 가면을 벗기려고 할 때 팬텀이 마스크로 인해 시야가 가려지는 부분에 크리의 손짓이 가고 있다는 게 확 와닿아서 가면이 벗겨질락 말락 손이 닿을 듯 말 듯 하다가 확 벗겨질 때 깜짝 놀라게 되는 것도 긴장감이 확 살아서 좋았어. 그렇게 얼굴을 보고 싶은 이유가 그런 가면조차 그 존재의 일부분인 어떤 이계의 존재가 아니라 유령이 살아움직이는 사람이라는 걸 확고히 알고 있기 때문에 가면 속 사람이 궁금해서 그런 일을 한 거구나 생각이 들고 그 만큼 팬텀에게 애초에 가지는 감정도 최소한 POTO부터는 이성을 대하는 게 맞았기 때문에 대기실에서 라울을 대할 때 친구로는 반가워하지만 뒤이어 식사를 하자는 거에 난색을 표하는 것도 다 가능한 종류의 일이 된다. 팬텀을 사람으로 여기기 때문에 에로스적인 애정을 갖고 있어 스승이자 연인이 맞다고 스스로 여겼을 것이기에 팬텀의 흉측한 얼굴에 가면 속 신사일 때 가졌던 호감이 사라지는 것도, 처음에는 소스라치게 놀랐으나 막상 가면이 벗겨진 뒤 자신을 받아달라고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바닥을 기며 애원하는 '사람'에게서 공포심을 거두고 가면을 건네주는 것도 리얼타임으로는 아니 벌써 안 무서워해도 되나?싶었는데 후반부로 치달을 수록 그게 말이 되는 사람이라 초반부 의아함까지 납득했다. 

일무토 이후 올아이나 프리마돈나 맆 등에서 이야기하는 두려움은 팬텀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자신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살인과 음모를 불사하는 팬텀이라는 존재의 행위와 그 행위를 하는 대상에 대해 혐오만을 갖지 못 하고 애정이 있어 그에게 돌아가고 싶어질 수도 있는 자신의 모순된 상태에 대한 두려움이라 올아이에서 라울이 그녀를 지키겠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진지한 고백이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송크리에게 비이성적이고 불합리하며 통제불능의 존재인 팬텀과 그 존재에 대한 자신의 애정을 끊어낼 수 있는 열쇠이기에 라울에게 마음을 열게 되는 걸로 느껴졌는데 크리스틴이 항상 마음 속에 라울에 대한 향수를 남겨두었기에 재회의 순간부터 피어나기 시작한 사랑이 끔찍한 상황 속에서도 오로지 크리스틴만을 위해 그녀를 지키고 사랑하겠다 말하는 라울의 고백으로 활짝 만개하게 되는 걸 바라는 나의 취향과는 굉장히 먼 현실적인 어른의 사랑이라 역시 리얼타임으로 볼 때는 왜 크리 라울이 사랑한다는데 얄밉죠ㅠ하고 서러워했는데 그렇게 현실적인 판단으로 라울을 선택한 송크리이기에 돈 주앙의 승리 상연을 종용하는 팬텀의 편지 사례 때 카를로타의 힐난에 그런 두려운 존재와 상황을 내가 의도한 거라고 오해하다니 믿을 수 없다가 아니라 그런 저열한 음해를 나에게 하다니 자존심이 상해하는 부분도 현실적으로 잘 이어지고 연습실에서 기본적으로 초연한 부분도 다 좋았다. 아선 마담 지리가ㅠ 3월에는 안 그러시더니 굉장히 신경질적이고 예민하게 팬텀의 눈치를 보고 계셔서 은은히 공포를 깔아주시는 게 아니라 어떻게 팬텀 걱정을 안 할 수 있냐고 무용수들과 비슷한 텐션으로 겁을 내시는 터라 크리스틴이 피아노가 혼자 움직이기 전까지 고요한 부분이 반갑기도 했다ㅠ 

마침내 공포 상황이 도래하자 그 상황이 무섭다기보다는 광적인 팬텀의 집착이 자신에게 끼쳐올 수 있는 부정적 결과의 극한까지 예상이 되어 무대에 설 수 없다고 생각한 것 같은데 그럼에도 온전히 팬텀을 두려워하고 원망만 하지 못 하고 사랑이 남은 상태도 괴로워 아버지의 무덤에 가서 가장 사랑했던 존재에게 현재의 고뇌를 털어놓는 위싱유였어서 이어서 나타난 팬텀에게 다시 다가가는 게 이성으로 어쩌지 못 하는 사랑이 그녀를 흔드는 게 되는 게 재밌었다. 정작 팬텀은 아버지의 음악의 천사의 탈을 쓰고 홀리고 있는 거라고 착각을 하고 있어서 이날 따라 팬텀이 너무 안쓰럽게 여겨진 터라 그렇게나 사랑을 갈구하면서 크리스틴이 그를 완전히 부정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는 게 안타까운 순간이었기도. 송크리는 아버지가 보낸 음악의 천사라는 핑계로 팬텀을 사랑하는 당위성을 찾고 싶어했건만.. 그렇게 스스로를 속이려던 순간 현실 그 자체인 라울이 다가와 흔들리는 그녀를 다시 이성의 세계로 붙들어 놓은 거였는데ㅠ 에효 바보같은 팬텀ㅠ
  
송크리 이미 처음 가면을 벗길 이후에도 팬텀에 대한 두려움이 크지 않았어서 포인옵 뒤에 지하로 끌려갔을 때 그래도 자신을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자신을 억지로 데려오고 강제로 취하려고 하는 욕망이 목적이었나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이 큰 게 보였고, 그래서 라울의 목숨을 위협하는 것에 마음을 바꿨다기 보다는 라울의 목숨을 빌미로 협박하면서도 크리스틴 자신이 실은 팬텀에 대한 사랑이 있기에 그를 원할 수도 있다는 생각조차 못 하고 그저 라울을 살리려면 선택해달라고 애원하는 동팬텀을 보면서 입 밖으로 내지 않았던 자신의 사랑을 알려주는 것으로 그 존재를 위로하려고 한 거였는데, 그 위로가 그냥 안타까움이 아니라 팬텀은 몰랐을 크리스틴이 애초부터 가지고 있던 사랑을 전하는 것이라 막상 크리스틴이 그의 얼굴을 잡고 키스를 하자 온 세상의 아름다움의 극치인 크리스틴이 자신에게 이런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듯 처음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처음에 크리스틴을 물리치고 말았던 동팬텀의 얼굴을 다시 잡고 이게 맞다고, 나는 너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맞다고 알려줌에 자기 혐오로 점철되어 있던 한 외로운 사람이 내가 사랑이란 걸 받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게 정말 좋았다. 어떤 인류애 같은 마음이 아니라 이성 간의 사랑이었고,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사람인 송크리는 비록 팬텀을 사랑할 지언정 그의 곁에 머무르는 것으로 온전히 행복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걸 무대 위에서 빛날 때, 라울과 미래를 약속할 때 기뻐했던 그녀의 모습을 보며 절절히 깨달았을 동팬텀이 그저 그녀가 고백해준 사랑 그 자체를 가슴에 품고 라울과 크리스틴을 보내는 것으로 이어지는 게 애절했고, 그런 팬텀을 위해 돌아와 그에게 선택할 수는 없지만 존재했음이 확실한 사랑의 증표로서 반지를 남겨놓고 다시 떠나는 송크리의 마음과 그런 크리스틴에게 그동안 하지 못 했던 다정한 사랑 고백을 말하는 동팬텀의 이별이 사랑의 완성이 되는 순간이 정말 아름다웠다.
 
내 원래 취향으로는 팬텀보다는 라울이 찐사랑이고 팬텀으로 인한 시련을 겪으며 아버지의 죽음 이후 마음의 의지처를 잃고 말았던 여린 소녀가 단단히 성장하여 태어날 적부터 갖고 있던 기형으로 뒤틀린 존재인 팬텀의 상처를 아무 계산없이 위로함에 팬텀이 마음을 돌리고 크리스틴과 라울을 놓아주는 쪽을 바라기는 하는데, 이건 동팬텀도 그쪽 팬텀이 아니고 송크리도 그런 크리가 아닌데 뒤틀렸으나 아름답고 그녀와 마음과 시간과 음악을 나누었기에 사랑했던 한 사람을 차마 현실적인 문제로 선택하지는 못 했으나 그렇다고 그 마음을 부정하지 않았던 용감한 한 사람에게 일생을 자신을 사랑해줄 한 사람을 갈망하고 꿈꾸었으나 자신의 추악한 얼굴을 마주한 뒤에는 누구도 그럴 수 없을 것이라 여겼던 사람이 바로 그런 자신을 모두 알고도 사랑한다 말해준 이의 더 큰 행복을 위해 그녀를 보내주는 것으로 팬텀이 미숙한 집착이 아니라 숭고한 사랑을 갖게 되는 동송의 이야기의 완전한 합에 내가 오페라의 유령에서 기대하는 종류의 감동이 아님에도 감동 받았고 마음이 아리기까지 했다. 오페라의 유령 극 자체가 크리피한 느낌의 팬텀을 요구하는 게 있는데 동팬텀이 너무 순박하고 여린 청년인지라 극하고 너무 어긋나지 않나 자신이 원하는 부분에 크리피함을 적절히 섞어야 할텐데하고 첫 공을 보고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송크리와는 서로의 해석이 너무 잘 맞아서 둘다 아주 전형적인 인물 해석이 아님에도 충분히 감동적이라 그냥 둘이는 계속 이렇게 가도 되겠구나 이런 식의 합은 또 생각도 못 했네 의외로우면서도 좋았다.

여튼 이렇게 본진 팬텀과 너무 잘 맞는 인물 해석을 가지고 크게 나쁘지 않은 연기력으로 공연을 하고 있는 송크리가 별로일 이유가 없어서 실제로 보기 전까지 이런 저런 영상들로 만났을 때 음색이 내 취향권과 안 맞는 부분이 있어서 그거 튕길까봐 진짜 많이 걱정했는데 양심적으로 음색이 취향은 아닌데 그렇다고 불호까지는 아니었고 노래도 잘하셔서 괜찮았어. 근데 이건 신인이라서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인데 중음에서 고음 갈 때 성량이 계단식으로 터지시던데  콘솔에서 조절을 섬세하게 잘 해줘서 보완을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ㅇㅇ 음량 섬세하게 조절하는 건 경력이 좀 쌓여도 못 하는 사람은 잘 못 하기도 하는 건데 팝페라 가수가 본업이셨어서  장르적 특성 상 고음에 성량이 갑자기 폭발적으로 터지는 걸 임팩트를 위해 고칠 이유가 없으셨을 분 같아서 지금 당장 그 부분 빨리 개선 될 수가 없을테니 콘솔이 신인 배우를 위해 더 노력을 해주면 좋겠다. 

송크리 자첫이기도 하고 의외인 게 적용된 구석이 많아서 후기를 엄청 송크리 위주로 썼지만 이날 동팬텀 진짜 너무 잘해서 본진 부심 가득 찼고, 위에 쓴 거랑 조금 이어서 말하자면 오페라의 유령 극 자체에서 요구하는 크리피함과는 거리가 있는 순박하고 천진하기까지 한 사랑앓이를 하는 청년 팬텀의 노선이 확고하게 완성된 부분이 사랑을 꿈꾸고 갈구하는 순수한 갈망이 사랑스러워서, 그래서 그 희망이 무너짐에 절망한 게 안타까워서, 배신의 상처로 분노하다 결국 사랑하는 이의 비난과 애원 앞에 흔들리다 마침내 닿게 된 사랑의 온기에 마냥 기뻐하기는커녕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는 듯이 크리스틴에게서 자신을 그만 떼어낼 때는 가슴이 무너졌었다. 뮤직 옵 더 나잇 때도, 포인옵 때도, 오히려 사랑해달라고 애원할 때는 얼굴이 드러났든 가려져있든 진짜 무저갱 속에서 겨우 만난 한 줄기 빛이자 동아줄이 크리스틴인 양 매달렸으면서 정작 라울을 죽일테니 그를 선택하라고 하면서도 크리스틴이 애원함에 마음이 무너져가는 팬텀을 보며 저 가엾은 사람에게 라울과 상관없이 나는 당신을 사랑함을 크리스틴이 키스로 전하자 그저 누군가가 나를 사랑해줄 것이라는 희망이 필요했을 뿐 그런 일이 절대로 일어날 수는 없는 것인데 일어나버렸다며, All I ask of you 에서 크리스틴과 라울의 노래를 들은 뒤 완전히 포기해버렸던 크리스틴의 사랑을 알았음에 배신의 상처도, 온 세상을 향했던 복수도 거두고 사랑을 전해주었음에 대한 감사함에 크리스틴을 세상 위로 올려보내가는 순간이 정말 애절했고 아름다웠다.

뮤옵나까지만해도 크리스틴과 자신 사이에 쌓인 사제 지간이라는 관계와 가면으로 흉측함을 가린 얼굴을 제외하면 부정할 수 없게 아름다운 자신의 음악을 크리스틴이 사랑해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지 않아서 큰 성공을 이룬 크리스틴과 함께 음악과 사랑을 나눌 현재이자 미래를 꿈꾸며 손짓 하나 걸음 하나 다 사뿐하도록 들떠있던 이가 가면이 벗겨진 뒤 두려웠던 크리스틴의 거부를 올아이에서 확인한 뒤 순진하게 사랑을 희망한 만큼 완전히 포기했었기에 그의 존재그 자체였던 외로움과 절망이 크리스틴의 사랑에 마치 폭풍에 날아가듯 무너지고 부서져 더없이 연약해진 모습으로 위악을 떨며 크리스틴과 라울을 보낸 뒤, 그게 끝이 아니라 사랑의 증거를 남기기 위해 다시 돌아와준 송크리에게 감사와 사랑을 담아 정말 예쁘게, 그의 사랑이 순수했던 그 마음처럼 '크리스틴 사랑해'라는 인사를 보냄에 아서 코핏 팬텀 악개라서 오유랑 선긋느라 에릭이라고 안 부르던 걸 그만 어쩌지 못 하고 에릭아...라고 속으로 아련하게 부르고 말았다. 가면과 망토와 환상에 숨지 않고 자기 모습 그대로 고운 고백으로 사랑을 말한 뒤 크리스틴이 남겨준 사랑을 안고 자신이 지하를 넘어 세상에서 숨는 것으로 라울과 함께 환하게 빛날 미래로 크리스틴을 올려보내는 것으로 크리스틴과 그의 사랑을 완성한 동팬텀의 이 날이 정말 너무 좋았다. 오페라의 유령에서 팬텀에게 안타까움은 느낄지언정 배우에 대한 애정을 기반한 애틋함이 아니라 숭고한 사랑의 희생까지 느끼게 될 거라는 기대는 한 적이 없었는데 정말 아름다운 날이었어. 이렇게 크리피하지 않으면 나는 좋아도 오유에서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그걸 원하는데 호불호 너무 갈리면 어쩌지 안절부절하던 게 싹 날아간 날이었다. 편지를 통한 칭찬도, 무도회에 갑자기 튀어나와 '너를' 위한 오페라를 썼다며 손짓할 만큼 지독한 집착도 다 숨길 수 없을 만큼 치기어렸고 그만큼 자신의 마음을 위해 앞뒤 가릴 것 없이 카를로타의 목을 망치고, 조셉 부케와 피앙지의 목숨을 거두던 이가 크리스틴의 숭고함으로 감화되어 변화하는 게 아니라 크리스틴으로 인해 숭고한 사랑의 희생을 이루는 존재가 되는 건 이번에 동팬텀이 잡은 노선이기에 가능한 거라 특별했다.

3월에도 조금 급하게 달려나가서 그렇지 노래 기절하게 잘한다 싶었던 노래가 5월이다보니 진짜 풍성하고 아름답게 무르익어 있어서 노래 미쳤었다고 꼭 써야지 했는데 제 버릇 남 못 주고 감동받은 캐해 얘기만 중언부언 너무 심하네 ㅋㅋㅋ 여튼 밑밥을 간신히 깔긴 했지만 노래가 진짜 어마어마하게 황홀했다. 동이 고운 미성으로 고우면서도 묵직하고 풍성하게 공간을 잘 울리는 거 워낙 좋아하는데 이제 급하게 달려나가지 않아서 뮤옵나와 포인옵에서 멜로디를 밀고 당기는 게 너무 좋아서 진짜 너무너무 행복했다ㅠㅠ 진짜 내 음악의 천사ㅠㅠ

이날 기준으로 팬텀 제외 전캐 찍었는데ㅇㅇ 런은 애배는 아니지만 원래 불호 맞은 적이 없고, 취향 맞을 때는 매우 좋기도 한 쪽인데 이번에 라울 해석은 내 입맛이 아니어서 조금 아쉬웠다. 나는 아무래도 풋내나는 라울에 집착하는 쪽인데 아주 능숙하고 정중한 귀족 신사라서 점잖고 멋지긴 한데 라울로서는 내 취향이 아니더라 동하고 음성 조합도 서로 잘 맞지는 않아서ㅠ 난 아무래도 동 위주로 볼 수 밖에 없는데 둘다 달콤한 미성이라 대비가 강하지 않아서 그 부분도 개취로는 조금 아쉬웠다.  송송 조합이 진중한 신사와 똑똑한 숙녀다보니 정말 잘 어울리는 한쌍이라 좋은 부분도 있었지만 런의 내 최애캐는 아직까지는 크리스티앙인 걸로ㅇㅇ 재연 시라노 크리스티앙 때처럼 좀 더 불꽃처럼 튀어오르면 내 취향적으로는 더 좋을 것 같기도 한데 근데 지금의 신사적인 느낌이 나쁜 게 아니라 그냥 내 취향권이 아닌 거라 그쪽 되라고 기도하는 건 양심 없을 듯 ㅇㅇ

팬텀 제외 전캐에는 칼롯타도 포함이고ㅇㅇ 보라칼롯은 아기자기하고 동글동글 귀여운 인상에 체형인데 가뜩이나 키 큰 송크리랑 붙어서 프리마돈나나 일무토 같은 씬에서 크리스틴에게 질투가 나서 삐죽일 때 비주얼 느낌이나 기본적인 연기는 나쁘지 않으시고 사실 노래도 나쁜 건 아닌데 프리마돈나 제일 높은 음역대가 본인 주 음역대가 약간 더 높으신 건지 아슬아슬하게 소화하셔서 노래가 살짝 아쉬웠다ㅠ 인기 많고 사랑스럽기는 하나 압도적인 디바는 아닌 느낌이 칼롯타에 잘 맞기는 하는데 이 쪽 역시 크리스틴이랑 외적 나이가 큰 차이나지 않는 젊은 사람이다보니 고루한 고인물이라는 설정값의 수혜를 입을 수 없는 처지라 그걸 제외한 존재감이 있었으면 하는 입장에서 프리마돈나에서 하이라이트가 확 살지 않으니 아무래도 아쉽더라. 피앙지랑 돈 주앙의 승리 연습 때 꽁냥거리는 연기 등도 귀엽고 나는 보통 사람이라 크리스틴에게 열등감 가지는 칼롯 설정 되게 좋아해서 본투비 디바 노선 아닌 것도 괜찮기는 한데 아무래도 더블인 지영칼롯이 노래를 너무 잘해서ㅠ 프리마돈나나 일무토에서 청각적으로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을 것 같다ㅠ 그래도 죽어도 가려서 잡겠어 막 그런 종류의 불호는 없었어 ㅇㅇ
 
아직도 팬텀 그대로 하셔도 되는 성대인데 앙드레 역 하신다는 거에 내가 서운해서 그렇지 윤앙드레는 이번에도 정말 너무 좋고.. 지독하게 귀여우시고ㅠ 자둘이라서 조금 더 편하게 보니까 윤앙드레가 처음 오페라 하우스 들어와서 연습하는 거 보는 거에 너무 신난 덕후 모드인 거 하나하나가 너무 귀여워서 그때를 기점으로 정말 그냥 냉정한 장사꾼인 피르맹과 달리 오페라 하우스의 모든 요소들에 감격 감탄 행복 황홀해하는 곳곳의 순간들을 보여주실 때의 귀여움을 엄청 배부르게 즐겼다ㅠㅠ 진짜 깜찍이 그 자체셔 윤앙드레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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