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발견을 드디어 다 읽었고.. 킬미나우에서 벼락치듯 데미안의 이 구절을 발견한 이후로 가족을 넘어 자신을 찾는 이야기를 만날 때 마음이 건드려지면 늘 그렇듯이 또 이 구절이 떠올랐다. 알을 깬 후련함이 아닌 알을 깨는 고통에 대한 이야기로 다가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되돌릴 수 없다는 것까지. 왜냐하면 나의 세계는 달라져버렸고 나는 '나'를 찾았으니까. 이전의 세계에 완전히 주저앉지도, 새로운 세상을 위해 알 껍데기를 두드리지도 않고 껍데기가 얇은 곳으로 비치는 빛만 흘끗거리고 있는 나를 돌아보고 있다. 꼭 완전한 단절은 아니어도 온전한 독립을 이루고 사랑받고 싶거나 착하다고 여겨지고 싶다는 이유로 작고 큰 부담감을 짊어지지 않는 삶을 만들면 많은 것이 달라질텐데 겁이 난다. 난 진짜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걸까라는 생각 뒤에 그렇다고 엄마의 착한 딸로 살고 싶은 것도 아니라는 게 곧바로 뒤따라 온다.
헌신적이면서 미숙하기도 했던 양육자이자 각각의 사람이었던 엄마아빠를 존경하고 사랑하지만 그러면서도 원망한다. 좋기만 한 부모가 아니었다는 걸 알고 미안했던 기억을 이야기하는 엄마도, 그런 말은 없이 그냥 많이 변한 아빠도. 하지만 엄마가 더.
그 과정에서 가족을 잃게 된 고통으로 절절하게 아프고 괴로웠던 타라가 결국은 그래도 내가 되고 싶은 나. 그리고 그냥 나를 찾은 것처럼, 결국 그렇게 되어버린 것처럼 '나'를 찾고 싶다. 알고 싶고 찾고 싶다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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