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후기

20221109 뮤지컬 브론테 밤공

by All's 2022. 12. 12.



캐스트 - 허혜진 김이후 이휴


(+) 트윗 감상


이 얼마 만의 보는 혜진과 이후인지ㅠㅠㅠㅠ 아 너무 신나😆😆😆

여성 3인극이 사랑받는 다는 거 자체가 너무 행복한 일이고 극장 가득 느껴지는 그런 열광의 기운이 너무 좋기는 한데 하늘 아래 특별하고 유일한 건 없는 게 맞다만 여러 방향으로 내 시선으로는 팬레터 레퍼런스인 부분이 너무 많이 느껴져서 좀 아쉬웠다. 극작가가 같다면 자가 복제구나 했을텐데 극 안에 가득한 편지의 주인을 나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죽음을 앞둔 천재의 영혼을 담은 이야기 모든 비밀을 알게 된 조력자 이 모든 게 내 기분이 끼워맞춘 걸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좀 신경이 쓰였네ㅠ

편지를 쓴 사람이 앤이었다면 차라리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이게 미래의 샬롯이었다로 가니까 내용적으로는 뭉클한 게 있겠지만 개연성이나 그런 게 아무래도 좀 맘에 걸렸고, 극 안에서 앤이 너무 세 자매의 우애를 유지하는 윤활제 역할인 거 아닌가 싶었는데 끝까지 그랬던 게 좀 씁쓸했다.

브론테 자매들처럼 우애가 좋지는 않아도 세 자매로 이루어진 가족 구성원의 둘째를 맡고 있는 입장에서 극 초반에 샬롯이 에밀리의 공간을 여러 의미로 침범하는 거 질색하며 공감하는 게 있었는데 극이 진행될수록 작가가 실존인물 샬롯 브론테 싫어했나 싶고 최애가 에밀리 브론테인가 싶고😂

캐릭터들이 굉장히 매력적인 이야기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잘하는 배우들이 서로 끊임없이 부딪치고 화해하고 사랑하고 갈등하고 질투하고 고뇌하며 잘 꾸려나가서 무난하게 재미있게 보기는 했는데 이야기 자체가 아주 쫀쫀하다는 생각은 안 들었지만 재미없지 않았으니 되었다 상태다. 약간 심란한 구석이 없지는 않다만 일단은 사랑받는 여성 3인 창작 뮤지컬의 탄생을 축하하기만 할래. 이야기 허술한데 캐릭터의 부딪침의 매력으로 사랑받는 남배극도 많고 그런 극 중에 이거저거 좋아도 했었으면서 굳이 흰 눈으로 보며 심각하게 뭐라하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맘이다.

일단 관극의 목적이 사심 가득하게 예뻐하고 사랑하는 혜진과 이후를 함께 보고 싶다 였는데 샬롯도 에밀리도 계속 나오고 많이 나오고 둘이 갈등의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서 계속 부딪치는 걸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마당에 처음에는 단단한 혜진샬럿과 섬약한 이후에밀리의 구도였던 게 오히려 뒤로 갈수록 전복되니까 좋아하는 배우들의 다채로운 연기를 볼 수 있어서 굉장히 뿌듯했어서 관극의 의의가 차고 넘쳤다고 합니다. 그리고 휴배우 초연 베어 이후로 너무 오랜만에 보는데 잘해서 좋았음 ㅇㅇ

극에 대한 호 포인트와 불호 포인트가 사람마다 딱히 갈리지는 않을 극인 것 같다. 장단점이 너무 명확함 나는 이야기가 너무 없다는 단점 쪽이 확 꽂힌 사람이라 아쉽게도 불호에 가깝게 보긴 했다만 그래도 기왕 사랑받는 창작 여배극 나왔으니까 사랑받는 여배극 홍수의 역사 속 하나가 되기를🙏

하 근데 진짜 나 원래 미인이 눈물 흘리며 바닥을 기는 거 자체가 취향인 사람은 아닌데(동본진이 이런 말을 한다는 게 의아할 수 있음을 알고 있지만 의외로 그러합니다) 허샬럿이 절망해서 주저앉아 눈물 흘리는데 정말 심미적으로 흐뭇해서 내적 함박 웃음을 지었고ㅋㅋ 이래서 미인과 바닥이 가까울수록 사람들이 좋아하는 거구나 싶었다ㅋㅋㅋ 내가 샬럿같은 언니를 안 좋아한다는 둘째 특유의 장녀에 대한 적개심 또한 날 가로막기도 하고 극 자체도 취향은 아니라 또 보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 역시 혜진배우 너무 좋다는 자각 가득 참ㅠ 차기작 착하게 기다릴게요ㅠㅠ

근데 진짜 굳이 아쉬운 얘기 디테일하게 쓰면서 잘 되고 있는 여배극에 불호 소리 크게는 안 하고 싶긴 했는데 그 여배극이고 여캐극이라는 점에서 앤 브론테 캐릭터가 너무 유난히 도구적인 건 많이 아쉬웠다ㅠ 나는 어떤 작가로 기억될까라는 대사를 가진 역의 솔로 넘버가 다 자매 간의 관계에 대한 걱정이나 용서에 가까운 이해를 노래하게하는 건 너무 나쁘잖아ㅠ 내가 아무리 샬럿 에밀리 배우 좋아해서 보러 갔대도 앤이 너무 마음 쓰이고 슬펐다. 진짜 앤이 편지를 쓴 사람이기라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냥 가족들끼리 마냥 잘 지내길 바란 사람이 아니라 자기 고집이 너무 큰 샬럿과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지나치게 부족한 에밀리를 다른 방식으로 깨달음을 주고자 했던 주관이 있던 사람인 걸로 앤에게 이야기를 더 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계속 아쉽다. 난 진짜 편지 앤이 썼을 줄 알았어ㅠ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