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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20522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 낮공

by All's 2022. 12. 10.




캐스트 - 최정원 남경주 노윤 이정화 최재웅 윤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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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는 진짜 전혀 몰랐는데 다이애나가 얼마나 안간힘을 써서 버티고 있는 건지 살려고 애쓰고 있는 건지 조금은 알게 되고 보니까 진짜 다이애나가 너무 안쓰럽다. 변덕스럽고 이기적이고 어쩌면 잔인해보이겠지만, 다이애나는 정말 정말 애쓰고 있다.

기억 속 잔상보다 더 섬세하고 따뜻하고 희망찬 이야기라 많이 울었지만 환하고 단단하게 극장을 나올 수 있었다. 다이애나가 왜 댄을 떠나야 했는지, 나탈리와 헨리는 함께 할 수 있는 건지 이제는 진짜, 진짜 알겠어.

예전에 다른 곳에서 본 후기인데(어딘지는 정확히 기억이ㅠ) 다이애나가 2막에서 나탈리를 찾았을 때 나탈리가 좋았겠다는 마음을 써주신 후기가 있었는데 그게 진짜 와닿았다. 온전히 평범하게 잘 대해 줄 자신이 없어서 나탈리를 피해왔지만, 정말 가장 위급하다 느낀 순간 자신을 오롯이 봐주는 이가 나탈리임을 아는 다이애나가 나탈리에게 도움을 청하고, 나를 피하고 멀리하고 사랑하지 않는다 여겼던 엄마가 정말 위험한 순간 찾아준 사람이 나라는 게 자신이 엄마에게 아무 의미도 없는 사람같아 힘들었던 그 아이에게 얼마나 큰 기쁨이었을까 차키와 가방을 챙겨 다이애나와 나가려 할 때 살짝 들떠보이기도 하는 정화나탈리의 얼굴을 보는데 울컥 해서. 그래 나탈리 말이 맞아. 이건 나탈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이야.

기깔나는 후기를 써서 이 아름답고 완벽한 극을 잘 남겨놔야하는데 욕심이 나고 있었는데 내가 뭐라고 쓰는 지와 관계없이 이미 너무 아름답고 완벽하고 멋진 극이니까 욕심없이 찬찬히, 그리고 천천히 하고 싶은 말들 급하지 않게 남기자하고 마음을 달리 먹었다. 채울 필요 없는 이야기인 걸 원래는 1층 간다는 맘이면 지옥의 전진러지만 넥은 2016년에 연강홀 5열에서 달컴석보다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F열로 갔는데 진짜 무대가 딱 한 눈에 들어오고 표정도 다 잘 보이고 너무 좋았다. 다음 표가 A열인데 오히려 걱정될 정도임!

최정원 다이애나는 넥을 실제로 보게 된 뒤부터 늘 꿈꾸던 그런 단어였는데 실존하는 최정원 다이애나가 정말 역시 나의 미흡한 상상보다 훨씬 너무하셔서 와 어쩜 이럴까 어쩜 이럴 수 있지 보는 내내 그랬다.

다이애나의 병증으로 내려진 진단명 중 조울증이라는 부분이 정말 그 경계를 나타내는 게 너무 힘든 건데 극 초입 하이하기에 불안정한 그 상황을 너무 섬세하게 표현하시는데 너무 좋아서 이미 그때 끝났다.

연기 노래 춤 풀패키지인 분이시지만 난 정원배우의 연기가 정말 너무 좋다. 심지어 지금 프리다 하시는 중인데 프리다에서는 완전히 프리다고 넥에서는 완전히 다이애나인 거 진짜 너무 대단해ㅜ 과정을 지난 인물과 과정을 걸어가는 인물이 얼핏 비슷해보여도 극으로 다른데 어쩜 이렇게 하실까ㅠ

1막 가득 다이애나가 치료를 계속해가는 심리 상태와 그런 다이애나와의 관계 속에서 이리저리 삶이 휘둘리며 앞으로 나갈 듯 멈출 듯, 후퇴할 듯 휘청이는 굿맨 패밀리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많이 조마조마했다. 아픈 가족인 사람과 아픈 가족이 있는 사람들의 아슬아슬한 삶의 형태 그 자체.

평범 그 가장자리란 이름의 극에 완벽하다는 말을 붙이는 게 아이러니 아닌가 싶지만, 2022년에 넥투노를 다시 만나고 정말 완벽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 어떤 것보다 이런 소재를 다루는 극이 가지는 허세없이 오롯이 아픈 이들의 마음과 치유의 과정을 충실하게 그리는 그 지점이 완벽해.

겪지 않고도 알 수 있는 그릇의 사람이라면 더 좋았겠지만, 2016년 이후에 2022년까지의 시간 사이에 공시생이라는 불안한 신분+결국 찾아온 번아웃으로 인해 원래 기질적으로 갖고 있던 불안 성향이 터져서 우울증으로 병원을 다녔었는데 그때 치료를 받으며 의사에게 갖던 기대와 불신과 믿음과 환멸, 가족에게 느끼는 미안함과 불안함과 분노, 반드시 현재 상황만으로 생겨나지 않았던 고통의 원인이 되었던 과거를 파고들어갈 때, 그리고 그 과거를 알면서도 쉽게 놓을 수 없는 괴로움까지 너무 섬세하게 담고 있어서 이전에는 나탈리의 상황에 주로 서서 보았던 극을 다이애나를 지켜보는 게 아니라 공감하면서 볼 수 있었는데, 그러면서도 다이애나가 무조건 다 옳다는 게 아니라 그럼에도 다이애나와 함께 힘든 댄과 나탈리의 모습, 그리고 그렇게 힘든 댄과 나탈리가 오로지 다이애나 만으로 힘든 게 아닌 부분까지 그려낸 모든 게 너무 좋아서 고마웠다.

아무래도 나탈리인 부분이 더 많긴 하겠지만, 나탈리이기도 다이애나이기도 한 사람으로서 그 어느 쪽으로도 다 그 마음을 단순히 그려내는 게 아니라 알아주는 이야기를 만나고 있다는 게 이런 이야기가 있을 수 있다는 거였다니 꿈을 꾸는 것 같았어.

그리고 넥이 진짜 더 대단한 지점은 그저 어려운 소재를 따뜻하고 섬세하게 담아내는 착함을 해내고 끝이 아니라 심지어 잘 담아냈으면 음악과 무대, 연출까지 다 좋아서 상업 예술적으로 재미까지 있다는 거고.

그렇잖아도 엊그제 가족이 틀어놓은 드라마를 보면서 좋은 얘기를 위해 달려가고 있는 건 알겠는데 몇십분 내내 우울하고 무거운 상황만 이어지고 있어서 보는 사람이 지치게 하는 구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나탈리와 헨리의 첫만남에서의 투닥임 같은 작은 웃음 포인트는 물론이고 내 신경정신과 의사와 나같이 치료 과정을 다루는 넘버에서 그것도 다이애나의 병증이기도 한 망상 상태로 내보이는 쇼적인 센스를 보는데 아 진짜 밸런스가 완벽해라고 감탄했다. 무거운 이야기에 더 잘 집중하게 하기 위해서도 분위기를 조이고 푸는 게 중요한데 그것마저 너무 좋아

게이브의 옷 색깔을 주의깊게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게이브와 그 씬에서 가장 연결된 존재의 상의 색과 비슷한 옷을 입고 나온다는 걸 알게 될만큼 게이브가 가진 의미가 와닿았다.

고통의 원인이 된 과거에 붙들려 있는 것과, 과거를 인식하는 것, 인정하는 것, 그리고 외면하는 것. 과거에 매몰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과거를 지나치게 밀어내는 사람도 모두 앞으로 나아가지 못 하는 건 같고 함께 있을 때 행복할 수 없다는 게 선명하게 그려졌어.

겉으로 보기에는 병증이 선명한 다이애나만 문제인 것처럼 보이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잘 될 거라는 말을 주문처럼 외우는 댄이 그 포기하지 않는 방법으로 택한 스스로의 상처에 대한 외면이 댄만이 아니라 다이애나를 더 힘들게 한 원인이기도 했다는 걸 지침은 보여도 힘듦은 내비치지 않으려는 경주댄의 완고함에 더 절감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게 나탈리와 헨리의 관계는 다를 것이라는 걸 더 확고하게 만들어주던 지점이기도 했고. 보통과 거리가 먼 스스로가 불안한 이에게 네가 미치면 같이 미쳐주겠다고, 광기와 엉망이 함께 하는 게 완벽할 수 있다는 말을 하는 사람은 오히려 그 사람의 마음을 안아줄 수 있지만, 너를 포기하지 않고 지키겠다며 자신의 상태는 되돌아보지 않는 이는 함께 지쳐갈 뿐이야.

정화 나탈리ㅠ 어리고 안쓰러운 벤들라였어서 어떤 느낌으로 나탈리를 그려낼 지 궁금했는데 우리 애기 나탈리 어쩌면 좋아라는 맘으로 에구구 모드가 되어서ㅠㅠ 정화배우 아직 어리고 노래도 연기도 능숙한 사람이 아니지만 밴들라가 그랬듯이 진짜 깨끗하게 인물을 보여주는 게 너무 좋아서 사랑받고 싶지만 안정적인 사랑을 받아보지 못 해서 쉬이 사람을 믿지도 기대지도 못 하는, 그래서 자기에게 다가오는 헨리도, 가끔 말을 거는 엄마도 날카롭게 밀어내기도 하지만 애정을 너무나 바라기에 포기하지 못 해 그리는 17살 소녀의 마음을 그대로 보여줘서 너무 좋았어ㅠ

윤이랑 정화 좋아하니까 같이 보고 싶던 거라서 표 잡으면서도, 근데 멜키랑 벤들라 지뢰 밟으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슈퍼보이와 투명인간 소녀에서 잠깐 우리 벤들라를 어 멜키 니가 어케 그렇게 눈을 얄밉게 뜨고 볼 수 있어하고 잠시 열받아하긴 했는데 뉸게이브도 정화나탈리도 다 너무 잘해서 그렇게 셀프로 그냥 둘이 가까이 있는데 분위기가 너무 달라진 거에 자체 망상 한 거 빼고는 몰입 못 하는 거 전혀 없이 그냥 아 우리애들 너무 기특해 모드로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ㅠ

근데 진짜 윤이(애정이 넘칠 때 한글자로 부름..) 너무 잘해서 진짜 너무 잘해서 내가 뭐라고 뿌듯했다ㅠㅠ 노래야 당연히 잘하겠지 했는데 그 아이를 그림자를 그리는 형태에 따라서 같은 얼굴로 미묘하게 다른 이미지를 뽑아내야하고, 실존하는 욕망인 듯 다른 이의 투사체인 듯 경계에 선 캐릭터를 그 자체로 너무 잘 연기해서ㅠ 베어 3연 안 본 사람이라 처음 등장할 때 저렇게까지 미식축구부 주장인데 공부도 잘하는 미국킹카 같았나 비주얼 싱크 엄청 좋구나로 시작한 거 연기 너무 맘에 든다로 끝나서 그냥 애배로 두고 필모 간간히 보는 사람인데도 괜히 너무 뿌듯하고 좋았다ㅠㅠ

재웅헨리는 앙상블이었던 엘리 말고 본 적이 없어서 이제야 무대로 처음 만났는데 더블캐스팅 때 화면으로 들은 것보다 실제 음색이 더 예쁘고 엄청 멀쩡하고 얌전하게 생겨서 조용하게 특이한 인물인 게 켱헨리 생각이 나서ㅠㅠ 그리음 버프도 플러스해서 인상이 좋다.

현진배우를 생각하다보면 재영헨리의 어떤 느낌이 그려지는 게 있었는데, 해븐이 넥에서 배우를 캐스팅할 때 캐릭터에서 반드시 얻고자 하는 이미지가 뭔지 상연을 달리해서 보면서 조금 알 것 같아.

석원배우를 러브레터 때 처음 보고, 그 이후로 뵌 적이 없다가 처음 만나는 건데 워낙 이미지가 다른 역이라 어떤 느낌으로 만날 지 상상도 못 했는데 다이애나가 바라보는 입장에서의 의사, 실제 상담을 진행하는 의사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넘나드셔서 와-했다. 진짜 오늘 캐슷 다 좋았어

지난 시즌 자둘자막 때 굿맨 패밀리 사람들이 이제 진짜 앞으로 걸어나아갈 빛을 느끼고 펑펑 울고 나왔긴 하지만 그때는 감정으로 느꼈던 부분들을 오늘은 이야기적 확신으로 만나서 가슴 뿐 아니라 머리로도 확신하게 되는 희망이 너무 좋고, 좋고, 좋다.

게이브가 붉은 옷을 입게 되는 부분이 다이애나가 떠난 뒤 댄과 나탈리 둘이 만들어갈 가족에게 드리운 또다른 어둠이 아닐까 불안하게 느끼실 분들의 마음도 당연히 알겠기는 한데, 나는 오늘 그 지점에서 진짜 명백한 희망의 징조를 느꼈다.

상처나 고통을 바라보지 않고 무시하면서 그냥 그렇게 끌어안고 살아가도 살아갈 수는 있지만, 그 고통 자체에 무뎌지더라도 아프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지만. 상처를 바라보면 상처를 인식했기 때문에 미뤄둔 고통이 밀려오고 치유의 과정이 괴로울 지라도 나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니까.

댄이 자신의 마음은 더 철저하게 외면하다가 다이애나의 코어마저 외면하게 되었고, 온전히 슬퍼하고 그리워하는 시간을 갖지 못 한 채 잊어내고 지워내야만 한다는 압박 속에서 사랑하는 다른 가족을 위해 차마 마음 껏 그리워하게 해달라 하지 못 해 다이애나는 더 아팠기에 다이애나가 댄을 떠나는 그 순간, 사랑하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을 완전히 돌아볼 수 없었던 이들이 진짜 자기의 마음과 삶을 찾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게 너무 현실적이야

예전에 볼 때는 hey hey hey랑 완벽한 짝 리프라이즈 때 감동 천배로 받으면서 헨리 약쟁이인데 벤츠야 어떻게 그래!라고 생각하면서도 근데 진짜 약쟁이인데 나탈리 너 헨리 만나도 괜찮겠니라고 생각했었는데, 헨리가 얼핏 비치는 말로 집안이 완전히 화목하지 않고, 조절을 한다고 할 지라도 약을 하는 인물이지만.. 헨리는 자신과 스스로의 환경에 문제가 있는 부분을 받아들이고 피하지 않는 사람이라서, 그래서 나탈리가 자신이 엄마처럼 미쳐버리면 어쩌지 걱정할 때 같이 미쳐서 너에게만은 완벽한 존재가 되겠다 말하면서 평범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증명해주는 이라서 진짜로 괜찮다

생각하게 나탈리와 헨리를 보는 내 마음이 달라졌다. 악보를 완벽하게 연습하고 연주해서 대학을 가서 집을 떠나서 진짜 평범한 삶을 만들어 내겠다며 강박적인 연습을 하던 나탈리가 골치 아프지만 행복한 문제를 풀어내며 웃으며 살게 되어 좋아.

그전에는 그런 생각을 못 했었는데 전기충격 치료 동의 여부를 설득하려고 댄이 왔을 때.. 침상 위에 앉아서 댄을 보고 있는 정원다이애나의 표정을 보면서 다이애나가 댄을 사랑해서 사실 그 치료를 받고 싶지 않지만 댄을 위해서, 사랑해서 마음을 먹는 거구나 느껴져서 충분히 납득되고 설득되지 않았어도 가족들이나 주변인들을 위해서 불안한 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마음이 이렇게도 보이는 구나 싶어서 가슴이 시렸다. 다이애나의 등 뒤에 불안의 표정의 게이브가 있으니까, 아직 완전히 그렇게 자신의 생각을 버리고 싶지 않은 상태인 건데, 그럼에도 지쳐있는 댄을 위해 마음을 먹는 거니까ㅠ

전에 내가 본 영화같아 넘버나 전기 치료 장면이 실제 전기 치료에 비해서 지나치게 위험하고 비인간적으로 그려지는 부분이 아마 관련자 분들에게는 섬세하게 정신병에 대해 묘사하고 있으면서 왜 이 부분이 이렇게 과장되어 있을까 걱정과 불편을 같이 느끼실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 그 장면들은 나탈리와 다이애나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치료에 대한 불신과 불안이 극대화된 부분이라 그렇게 가혹하게 묘사된 면이 있을텐데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았던 치료, 기억을 잃을 수도 있는 치료를 받는 것에 대한 다이애나의 불안 묘사에는 굉장히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비록 다이애나가 기억 소실을 굉장히 많이 겪었지만 의사가 그 상황에 대해서 댄에게 천천히 기억을 되살려주라고 하는 걸 보면 의사는 그냥 무조건적인 안정을 위해 과격한 치료를 한 게 아니라 더 거시적인 치료를 위한 단계로서 전기 치료를 제시한 거고, 그 이후에 안정 상태로 찬찬히 기억을 되살리길 고, 다이애나가 찾아왔을 때도 게이브에 대한 언급을 했지만 안 좋은 기억을 이 기회에서 넘기고 싶어서 피하자고 결심한 댄의 독단적인 결정이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킨 거라는 게 상황적으로 보여져서 그런 면들도 다 설명이 된다고.. 넥이 너무 좋은 내 입장에서는 납득이 된다

이 부분에서 어제 만난 석원배우가 연기를 진짜진짜진짜 너무 잘하시던 게, 다이애나가 있는 씬에서는 날카롭고, 차갑고, 시니컬하고, 사무적인. 환자 입장에서 맘을 열 수 없는 분위기를 풍기고 댄과만 있을 때는 진중하고 침착하고 신뢰감 가는 분위기를 내셔서 그는 한 사람이지만 그를 바라보는 사람의 심리에 따라서 다르게 보여지고 있고 그 자체로 씬의 중심인물의 불안감이나 소망 등이 무대에서 연기적으로 구현되는 거울이라는 걸 너무 너무 너무 잘 보여주시더라고.. 상담사나 의사를 보는 우울증 환자의 시선을 어떻게 저렇게까지 잘 하시지 진짜 신기했어

아주 오랜만에 본 거여도 이제 자첫이 아니니까 극 자체에 대한 기분보다 극에서 인물 간의 관계가 더 보이기 시작했는데 다이애나-나탈리/ 다이애나와 댄-나탈리와 헨리 가 정말 닮아있으면서 다르다는 게 너무 좋다.

다이애나와 나탈리는 둘다 불안한 기질을 타고난 엄마를 지녔고, 자신의 삶에 확신이 없었고 두려움 속에서 사랑을 만나서 갈등하는데 다이애나와 댄은 다른 이들이 쉽게 겪지 못 할 상처로 삶이 뒤틀린 뒤 남들같이 평범한, 혹은 완벽한 가족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오히려 관계와 스스로를 망가트려가고 더 고통스럽게 만들어갔지만, 광기와 엉망이 함께 하는게 완벽할 수 있다고 말할 만큼 완벽함에 대해 다른 시선을 가진 존재인 헨리와 함께 하기 시작한 나탈리는 1막, 대학을 가서 집을 탈출해서 남들처럼 살겠다던, 피하는 것으로 정상성을 획득하겠다던 정상성을 고집하는 상황이 아닌 평범함이 아닌 그 근처 어딘가여도 괜찮다는 마음의 변화를 갖게 된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한 사람이라 어린 나이에 사랑에 빠진 연인, 불안한 환경과 기질을 타고 가진 두려움에 가득찬 이와 그런 사람을 지켜주겠다 사람의 조합의 일원으로서 댄과 다이애나와 같아 보여도 나탈리는 다를 거라는 나탈리와 헨리는 다를 거라는 희망을 헤이 3과 완벽한 짝에서 느끼고 헨리가 해답이라고 하는 게 아니라 가장 좋아하는 '문제'라고 말할 때 확신하게 된다. 문제를 피하지 않고 바라보고 심지어 어우러져 갈 이는 절대 문제에 지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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