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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91201 뮤지컬 레베카 낮공

by All's 2022. 11. 25.



캐스트 - 류정한 옥주현 박지연 최민철 문희경 류수화 홍경수



이번 상연 첫 공연 보면서 극 자체가 존재감을 이히에게 많이 실어주려고 노력한 거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 방향성 자체는 맞는 것 같다. 배우를 싹 바꿔서 본 거고 주요인물 셋 다 호감은 있지만 애배는 아닌 상황에서 이히가 잘 보이더라. 레베카 act.2 에서 레베카와 이히 볼륨 조절도 전보다 극악하게 차이 주지도 않는 거 배우 바꾼 걸로도 확인했고. 근데 그래서 이전보다 이히 캐릭터에 영향을 받으니까.. 이히들 취향 맞춰서 보는 거 더 중요해졌으니 댄버스나 막심을 따라가는 분들은 후기로 좀 더 잘 맞는 이히를 고르시는 게 좀 중요할 것 같다ㅋㅋㅋ

박지연 이히는 그런 의미에서 극에서 오히려 스릴러를 덜어내고 드라마적 감상을 더 크게 주더라. 이엠케이의 레베카가 압도적인 서스펜스를 주겠다고 하고 있는 로맨스극이라는 점에서 스릴러함이 덜하다는 걸 단점으로 취급하고 싶지는 않은데 개취로 잘 맞지는 않았다. 좀 사람이 우아미가 있다고 해야하나... 고상한 집에서 잘 크던 애가 세상이 구질구질해서 쭈그러들었다가 사랑의 힘으로 단단해지는 느낌을 주는데 그래서 이야기가 되게 따뜻해진다. 칼날송 끝나고 막심에게 다가가서 사랑하는 그를 지켜주는 따뜻한 성자의 느낌을.. 준다. 원래 단단하고 강인한 사람이 하도 계층차가 나니까 주눅들어서 쭈구러들어있다가 주눅의 껍질을 벗고 일어선 느낌. 얘도 이상한 애가 아니라 얘는 진짜 막심이 잘못 없다고 믿는 따뜻한 사람... 아주 감동적일 수 있기는 한데 그게 내 취향은 아니다ㅋㅋㅋㅋ 그래서 좀 당황함. 박지연 꽤 좋아하는데ㅠㅠ 원래 호감배우한테 배우가 노래고 연기고 잘하고 있는데 불호 뜨니 슬프다..

류는... 내가 자주 보는 건 아닌데 볼 때마다 이젠 노래가 좀 아쉽다. 목도 자주 건조하고 박자가 늘어지는데 작품 바꿔가며 볼 때마다 이러니 내 기준에는 이제 노래가 예전만 못 한 걸로 그냥 땅땅할래. 그리고 그래서 좀 아쉬웠다. 외적인 분위기 예당 시절만 해도 예민한 귀족미가 풀풀 풍겨서 원래 류 비주얼이 취향은 아니어도 류막심은 꽤 좋아했는데 그런 날카로움이 사라졌더라. 근데 노래로 상쇄가 되지도 않으니까 좀 별로... 1막은 좀 내내 아쉽다가 2막 칼날송은 괜찮았지만 그냥 올해 막심 중에 누가 노래 유닛 추천해달라고하면 카이로 추천하는 게 더 무난하겠다 싶다.

옥댄버스는 거기서 더 애절할 수 있어지는구나 싶게 애절해졌더라. 레베카를 떠올릴 때마다 감정 제어가 힘들어서 울컥하고 눈이 젖는데 연기 디테일이 그래서 좀 과해서 1막 때는 그래도 새 마님인데 이히 너무 극혐하는 티 내고, 너무 콧방귀 대놓고 뀌는 거 아니냐 등의 생각을 하다가도 세상에서 가장, 유일하게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는 걸 인정하지 못 하고 그 사람을 기다리고 그리워하는 사람의 절절함이 저거구나 느껴지면 또 찡해서 결국 2막에는 옥댄 안쓰러워서 가슴 시려하며 마지막에 나왔다. 걸치고 있던 레베카 잠옷 불타는 맨덜리 끝물에 벗어서 휘 날려보내는 거 보는데 왠지 심장이 툭 떨어지더라. 애절한 백합 로맨스를 원하는 분께는 강추.

미남파벨은 여기서 더 잘할 수 있게 더 잘하네 어이가 없을 만큼 그냥 파벨 그 자체ㅋㅋㅋㅋㅋ 아 진짜 파벨하려고 태어나신 분 아닐까.
문희경 반호퍼 부인은 솔직히 좀 별로다. 연기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노래가 아무래도 많이 약하고 존재감도 약하다. 많이는 안 나와도 나온 장면마다는 관객을 확 사로잡아야 하는 역인데 노래와 존재감이 많이 부족하시다. 매우 많이...
홍경수 프랭크는 충직하고 노래 잘하는 친구 겸 관리인이셨다~!

 

(+) 트위터 단상

옥댄 더 격렬하고 더 슬퍼져서 옥댄이 충무 지붕 뚫는 만큼 가슴이 아파서 뚫리는 느낌 받았다. 마지막에 불타는 맨덜리에서 레베카 잠옷 벗어서 휘 날려보내는데 가슴이 쿵.. 내려앉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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