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후기

20191116 뮤지컬 레베카

by All's 2022. 11. 25.



캐스트 - 카이 신영숙 이지혜 이창민 최혁주 류수화 박진우



극 자체로도 배우 기준으로도 이히맘이 레베카 보고 온 후기입니다
전지적이히맘 시점 주의(?)


레베카 5연 첫공을 보고 싶어서 봤다기 보다는 이지혜 첫공 챙기다보니 보게 되었는데 어제 매우 재밌게 봐서 지금까지 기분이 좋다. 카신졔 강추. 넘 재밌다. 근데 조합이 없... 흑 슬퍼.. 다음 오픈에는 내놔줘ㅠㅠㅠㅠ

전지적 이지혜 맘답게 지혜 얘기 위주로 먼저 쓸 거다~~~ 이지혜 연기가 4연보다 많이 좋아졌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매우 기분이 좋다. 1막에 음울하고 여린 이히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걍 캐릭터 자체가 안 맞을 수 있지만 이히가 레베카가 되는 걸 원하는 게 아니라 이히가 자기가 크는 걸 원하는데 거기에 쎄함도 가미되는 것도 괜찮은 사람에게는 졔나 이제 마음껏 추천할 거야>_< 1막은 귀엽고 안쓰럽고 2막은 쎄하고 짱세다는 이야기! 아 근데 귀엽기도 귀엽지만 이히맘에게 레베카 1막은 재밌으면서도 너무 슬펐다ㅠㅠㅠㅠ 졔나 주눅력이 더더 커져서 맘 아파 숨지는 줄ㅠㅠㅠㅠ 하인들이 새 안주인 진짜 아니지 않냐 자기들끼리 뒷담화하는 넘버에서 중간에 이히가 지나갈 때, 그때 쭈굴거리며 걸어가는 게 아니라 제딴에는 무시 안 당하려고 하인들 사이 당당한 척 하며 걸어가는데 문이 가까워 올수록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 발걸음 빨라지는데 가슴이 아파서 진짜ㅠㅠ 연기를 잘해서 너무 슬펐다 엉엉엉엉ㅠㅠㅠㅠ 게다가 신댄이 진짜 무섭더라. 신댄 진짜 졔나 드윈터 부인으로 대할 생각 1도 없어서 자존감 까드득 짓뭉개는 거 너무 무서워서 대박적이고.... 그와중에 카막심은 몬테카를로에서는 여유를 연기라도 하던 사람이 맨덜리에서는 트라우마 자극 너무 커서 진짜 과거에 짓눌려있어서 맨덜리 저택에 온 다음에는 사람이 너무 신경쇠약 상태라 본인도 본인을 어쩌지 못 하고 이히 몰아붙이니 양 쪽으로 다 무시무시해서 가운데 낀 이히 너무 힘들 거 생각하니 1막 공포력 대박적이었다. 많이 안 봤다만 레베카 지금까지 본 중에서 제일 무서운 1막이었다.

그러다가 2막 가는데 졔나는 이미 단단한 사람이 환경에 짓눌려있다가 막심이 레베카를 사랑한 게 아니고 그가 자신이 지킬 수 있는 연약함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이후 싹 변모되는 게 단순히 강해지는 게 아니고 오싹해지는 결이 생겼더라. 카막심 칼날송 이후에 주저앉아있는데 막심한테 다가가서 소름끼치게 차분한 목소리로 막심 진정시키려하는데 가장 무섭고 짜릿한 순간이었다. 그 뒤에 이어지는 말 사실 무서운 말이잖아. 막심의 비밀을 알고난 후 막심은 그 일로 자기를 갉아먹고 있는데 이히는 당연히 난 그 전과 다르다면서 모든 걸 정리할 결심을 해버리는 거 너무너무너무 오싹해. 그 순간부터 레베카는 진짜 스릴러가 된다고 생각하고 늘 로맨스 처돌이 마음으로 레베카 보지만 그런 부분에서 느껴지는 오싹함 덕분에 이히의 캐릭터가 입체성이 더해진다는 거 너무 짜릿함ㅎㅎ 그 순간부터 졔나는 레베카 빙의보다는 무섭지만 강한 한 사람 미세스 드윈터가 되는데 한 사람이 강해지는 게 누군가의 평생 약점을 통해 그 사람이 자기보다 오롯이 우월하지 않다는 걸 알고 나서라는 게 나에게는 공포였다. 그걸 그냥 불행한 막심 사랑으로 내가 지켜줄게요라고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는 거랑은 다른 결을 아마 저번 상연 때도 의도했겠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살려내서 그 뒤에 강해지고 당당해진 미세스 드윈터의 행동 하나하나가 기묘한 소름이 돋는 순간들이 정말 짜릿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서움이 다거나 주는 아니고 성장이 주인 게 레베카의 이히지. 꿉꿉하지 않음까지를 선사해서 객석에 앉은 관객들이 가뿐하고 행복하게 나가기를 바라는 이 제작 이 연출의 의도를 생각해도 성장이 커야하는데 그것 역시 잘 살아있다. 난 성장 전 이히가 너무 불쌍하고 안쓰럽고 뭉클한 게 이히는 항상 막심에게 자기때문에 행복하냐고 묻잖아ㅠ 자기는 막심 덕분에 새로운 감정과 세상을 만나고 행복한데 자기로서는 그가 행복하지 않을까봐 자꾸 물어봐서 너무 안쓰럽다. 자기 스스로의 힘과 가치를 믿지 못 하는 사람이라 막심이 이히랑 있을 때 행복을 처음 느껴서 희망이란 것도 품은 건데 그걸 알아차리지 못 할만큼 주눅든 삶은 너무 가슴 아픈데 등 꼿꼿이 펴고 프롤로그에 걸어나오고 에필로그에 막심과 걸어나가는 이히를 보면 그냥 이히가 행복해져서 기쁘다.

 

사실 레베카는 아니 그래도 그래서 아무리 과실치사도 살인은 살인인데.. 아니 그래서 밖에서 문 잠갔는데 진짜 과실치사기는 하니 같은 내 도덕적 결벽을 늘 자극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하루 또 하루 맆이랑 에필로그에서 서로를 온전히 믿게 된 연인들이 반짝이는 별빛이랑 석양 아래서 애틋하게 마주보고 있는 걸 보면 그래 이히가 행복하려면 같은 마음이 든다. 이런 게 사랑의 승리인가 너의 사랑을 응원해 막 이렇게 되어야 극장을 행복하게 나갈 수 있게 해준다.

약간 옆길... 근데 이게 졔가 연기가 는 것도 있는데 딱 뭐라고 말은 못 하겠는데 극 전체에서 이히가 좀 돋보인다. 묘하게 이히가 전보다 살아있다. 연출이 막심 댄버스 이히 셋이 기싸움하게 하는 것보다 이히를 약간 더 살리는 방향으로 조율을 확고하게 한 게 있는 것 같은 기분이라 이게 기분이 아니라 진짜 의도였으면 하고 매우 강력하게 바라고 있다. 극 이름이 레베카인데 진짜 레베카는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과 극의 시작을 열고 극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인물인데 이히는 이름이 없고 '나'로만 존재하는 게 이 극의 재미난 지점이잖아. 관객이 그녀의 시선으로 극을 따라가고 마지막에 행복해야 하니까 그 이름조차 없는 '나'가 레베카라는 극에서 가장 중심이고 이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라는 게 잘 보여야 하는 극인데 배우의 연기 방향성이나 개인의 존재감에 상관없이 저번 상연까지는 극 자체가 객석에 앉은 관객의 입장에서 그녀의 시점으로 만나는 이야기임에도 연출적으로 무게감을 일부러 죽여놓은 것 같던게 뭔가 첫공은 확실히 이히가 중심이었다. 원작 소설이나 히치콕의 영화 버전에서는 어떨 지 모르겠고 본 고장 오리지널 방향 또한 못사라 알 수 없지만 로버트 요한슨 연출 EMK 제작 레베카가 늘 의도하는 궁극적 메시지는 이히의 성장과 함께 이루어지는 사랑의 승리 쪽이라고 보는데 이히의 무게감이 더 커지면서 그 메시지가 더 확 와닿아서 배우팬심 떠나서 더 이야기가 깔끔하고 전달력 좋아진 게 진짜 좋았다. 앞으로 계속 이랬으면 좋겠다.

이히 얘기는 이쯤하고.. 다른 캐슷 얘기 해야지. 레베카는 많이 보지 않아서 신댄 이번에 처음이었는데 1막 때 무서워 너무 무서워 너어무 무서워 이 상태였다가 2막 진행될수록 너무 안쓰러웠다ㅠㅠㅠㅠ 진짜 레베카에 대한 경애심으로 그녀가 돌아올 그 날을 위해 진짜 그녀를 위해 맨덜리를 자기 방식으로 지켜오던 사람이 맨덜리에 불을 지를 만큼 배신감에 상처받고 무너지는 그 과정이 너무 가슴 아팠다ㅠㅠㅠㅠ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고 자랑했던 존재에게 나조차 유일하게 특별한 건 아니었다는 걸 알고 이젠 그녀가 알 수도 없는데 그녀에게 복수를 위해 그 사람이 사라진 집을 불태우며 죽어가는 사람의 마음은 도대체 얼마나 아픈 걸까. 그렇게 우아하고 꼿꼿하던 신댄이 무너지고 미쳐가는 과정은 정말 너무 가슴 시리더라. 신댄의 세계는 레베카였는데 세계의 신이 그녀를 배신했다는 걸 알았을 때의 분노 섞인 아픔이 너무 아렸다. 진짜 세상에 아무 것도 무서울 것도 두려울 것도 없어서 파벨이 레베카 방 뒤지거나 할 때도 두려움도 없고 그냥 귀찮아만 할 정도로 세상에 무서울 것 없어하는 거 진짜 멋있었어서 불타는 맨덜리에서 미쳐있는 모습 보는데 가슴이 시리더라. 레베카 극 자체가 굳이 취향은 아니라 다관람 안 해서 이제야 신댄 본 거 후회함. 너무 좋았다ㅠ

카막심은 예민미 신경질적인 귀족 신사 너무 잘하실 거라고 생각은 했다만 아 진짜 너무 잘하셨고 카배우 본 거 중에는 카벤 제일 좋아했는데 좀 흔들린다? 몬테카를로에서는 여유를 연기할 수 있던 사람이 맨덜리에서는 온 신경이 곤두서있다가 칼날송 이후에 이히를 믿고 의지하는 과정 다 좋았다. 사실 처음에 몬테카를로에서 내내 얼굴을 굳히고 있어서 절벽에 서있을 때까지만 해도 찐사랑 아닌가 이용노선인가 흑막 막심인가ㄷㄷㄷ하고 있었는데 이히가 재킷 걸치고 내려가는 거 보는 때부터 얼굴 풀어져서 웃는데 저건 찐사랑이지 쾌재를ㅋㅋㅋㅋ 로맨스 광인에게 젊고 잘생기고 키도 크고 로맨스도 잘하는데 중간에 신경질적인 것도 마구마구 잘하는 막심을 이제야 데려온 이엠케이는 반성하라고 하기에는 지금 데려온 것도 좋으니 용서를ㅋㅋㅋ

노래 얘기를 안 썼네? 졔는 헤매지는 않았는데 약간 컨디션이 덜한 것 같았고 신댄은 개쩔었고 카막심은 좀 높여서 부르는 부분들이 신기한데 노래 잘한다.

다른 조연들 얘기도 살짝.

하.. 이창민 파벨은 노래는 곧잘 하는데 연기가 너무 과장되어 있어서 별로였다. 껄렁한 양아치이고 다 가지고 태어났다고 본인이 생각하는 막심한테 피해의식 있는 노선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연기를 못.. 처음도 아니시잖아요 뮤지컬ㅠㅠㅠㅠㅠㅠ 

혁주 반 호퍼 부인은 짜온 유머 포인트를 아직 퀘스트 수행하듯이 하시는 게 있는 건 아쉬운데 아메리칸 우먼 소울이 제대로시다~ 너무 신나 너무 잘해 너무 매력적이야 반 호퍼 부인은 아메리칸 우먼이 좋으면 다 좋은 거지 히히

난 류수화 베아트리체를 저번에도 좋아했는데 이번에도 좋다. 사람들 앞에서는 과장되게 밝은 척 하지만 사실 심약한 사람이라 속으로 불안해서 그런다는 걸 보여주는 부분이 여전히 내 취향을 저격한다.

김진우 프랭크는 걍 무난하다. 안나에서는 매우 극호까지 갔는데 지금은 순한 막심의 친구 정도로 느껴진다. 나쁘지도 확 좋지도 않지만 나쁜 거 없으면 되는 정도의 역이라 느끼기도 하고 막심의 충직한 친구 느낌 정도만 더하면 될 것 같음. 별빛같은 한 사람에서 레베카 질색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레베카랑 뭔가 관계가 있었던 것 같지도 않은 건조한 거리함과 이히를 달랠 때 빈말 같이 달래는 느낌이 있는 건 질척이는 것보다 오히려 취향권이기도 하다ㅋㅋㅋ 그 넘버는 가사가 너무 남자들이 원하는 개념녀 이상향 그 자체라 그걸 너무 진심 담아서 불러도 빡이 쳐서....ㅋㅋㅋ...ㅋㅋㅋㅋ

김지욱 벤은.... 제가 자첫 벤을 삼연 순택시로 한 게 아무래도 나빴던 것 같다. 난 이제 어지간한 배우로는 벤에게는 평생 만족 못 할 것 같아ㅠㅠㅠㅠ

2층이나 3층에 올라가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1층 앞열 기준으로는 앙상블 맘에 든다. 노래도 춤도 아쉬운 기분 없었고 오케도 깔끔했고 충무답게 좀 째지는 음향이 없는 건 아닌데 어제 정도면 선방했다 싶은 수준. 아 이번 클라리스 김문정 감독 딸이라더라. 무대인사에서 한순할배가 깜작 발표해서 문정음감 뒤통수에서도 땀나는 거 느껴짐ㅋㅋㅋㅋㅋ 김음감 외국 나가있는 사이에 몰래 오디션 봐서 붙었단다ㅋㅋㅋㅋ 나쁘지 않은 클라리스라 엄마가 꽂아넣었다는 생각 난 안 들었음. 

말 나온 김에... 이엠케이 첫공에는 늘 있는 무대인사 이번에는 마리앙도 올라가 있어서 그런가 르베이랑 쿤체에 한순씨도 와서 다같이 얘기를 했는데 서양인들 칭찬에 후하다후하다해도 표정만 봐도 셋다 신난 거 너무 티났다ㅋㅋ 나같아도 근데 객석에서 관객들 너무 재밌어서 환호성 나는 그걸 같이 앉아서 느끼면 좋을 수 밖에 없겠다 싶을 만큼 객석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ㅎㅎ

르베이가 했는지 쿤체가 했는지 모르겠는데 압도적인 서프펜스 최고의 스릴러 뭐 그런 시작 안내 멘트 그냥 의례적으로 하는 말일 거라 생각했는데 정말 그랬다. 안무며 노래며 연기며 나무랄 게 없다고 씬나씬나 모드가 다 티나더라. 르베이가 그 와중에 가장 압도적 감사를 문정음감에게 보내면서 직접 오케 피트까지 걸어가서 악수하고, 그 담에는 한순할배가 길고 길게 이 얘기 저 얘기하던 거는 하도 길어서 나중에는 지쳐서 걍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걍 내새끼 얼굴만 주야장천 쳐다보며 아 귀여워하고 있었다.. 미안... 카이 첫공인데 잘했다고 칭찬하고 경험자인 신댄과 졔나가 리딩 레이디가 되어서 이끌어줘서 너무 멋졌고 앙상블에 다른 스태프에 중얼중얼하다가 오늘 데뷔하는 배우들 셋이 있다며 앙상블 셋 불려나온 중에 얘가 김음감 딸이에요 밝혔구나! 아 그 전에 쿤체랑 르베이가 함께 와서 극 보는 건 처음이라고 한참 쿤체랑 르베이 찬사하다가 엘리가 내년에 다시 온다고 스포 때림. 여튼 가족관계 밝혀진 뒤에는 문정음감이 반대했는데 자기도 모르게 오디션 본 거고 등등 난감해하면서 얘기 다 하고 뭔가 마무리 인사적인 마무리 인사를 하고 무인은 그렇게 끝.

카이가 3월 15일까지 한다고 생각보다 길지 않다고 많이 많이 보러 와달라고 하며 끝난 게 진짜 끝 같기도?

레베카는 커튼콜이지.

신댄 커튼콜 레베카 반응 지금 생각해도 짜릿하다 저도 물론 사자후 질렀고ㅋㅋㅋㅋㅋ 원래는 잡아둔 표 하나만 더 있었는데 어제 너무 재밌었어서 지금 몇 개 더 잡을까 고민된다. 본 중에 제일 재밌던 레베카였어.

 

 

 

 

 

더보기

 


(+) 트위터 단상

이히맘에게 레베카 1막은 재밌으면서도 너무 슬픔ㅠㅠㅠㅠ 졔나 주눅력이 더더 커져서 맘 아파 숨지는 줄ㅠㅠㅠㅠ 하인들 사이 당당한 척 하며 걸어가는데 문이 가까워 올수록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 발걸음 빨라지는데 가슴이 아파서 진짜ㅠㅠㅠㅠ 연기를 잘해서 너무 슬프다 엉엉엉엉ㅠㅠㅠㅠ 내새끼가 너무 불쌍해요 하면서 속으로 오열하면서도 일단 프롤로그 때는 회상하는 이히라 단단해져 있는 게 확 보여서 그거 기다리며 과정을 보는데 과정의 무시무시함력 신댄 진짜 졔나 드윈터 부인으로 대할 생각 1도 없어서 자존감 까드득 짓뭉개는 거 너무 무서워서 대박적이고.... 카막심 진짜 과거에 짓눌려있어서 맨덜리 저택에 온 다음에는 사람이 너무 신경쇠약 상태라 본인도 본인을 어쩌지 못 하니 양 쪽으로 다 무시무시해서 1막 공포력 대박적이다ㅋㅋㅋ 많이 안 봤다만 레베카 지금까지 본 중에서 제일 무서운 1막이야.. 아니 그래서 싫은 건 아니고 진짜 무서워서 너무 재밌어요ㅋㅋ

아메리칸 우먼 넘버 좋아하는데 혁주 반호퍼 부인 몬테까를로에서는 약간 아직 짜온 개그 포인트 조금만 더 유려하게 해주셨으면 같은 생각했던 거 아메리칸 소울 너무 가득하게 아메리칸 우먼 넘버 소화하셔서 너무 좋았다ㅋㅋㅋ

수화 베아트리체는 전에도 좋아했는데 여전히 좋음ㅋㅋㅋㅋ 밝은 모습을 보이려고 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역시 신경이 연약한 모습 보이는 거 드윈터 가문 종특인가 생각나게 하는 그런 파르르함이 참 좋음ㅎㅎ

흑흑..우리애 좀만 견디자. 우리애 멘탈 부서지며 시작하는 2막 생각하니 맘이 아프지만 졔나 그래서 어떻게 변모할 지 더 기대되는 2막ㅠㅠㅠㅠ

졔나는 이미 단단한 사람이 환경에 짓눌려있다가 막심이 레베카를 사랑한 게 아니고 그가 자신이 지킬 수 있는 연약함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이후 싹 변모되는 거 원래도 좋았는데 오늘 첫공 칼날송 이후에 소름끼치게 차분한 목소리로 막심 진정시키려하는데 오늘 가장 무섭고 짜릿한 순간이었다ㅠ 사실 그 뒤에 이어지는 말도 무서운 말 아니냐며ㅠ 막심의 비밀을 알고난 후 막심은 그 일로 자기를 갉아먹고 있는데 이히는 당연히 난 그 전과 다르다면서 모든 걸 정리할 결심을 해버리는 거 너무너무너무 오싹해. 그 순간부터 레베카는 진짜 스릴러가 된다고 생각하고 늘 로맨스 처돌이 마음으로 레베카 보지만 그런 부분에서 느껴지는 오싹함 덕분에 이히의 캐릭터가 입체성이 더해진다는 거 너무 짜릿함ㅎㅎ

레베카는 늘 내 도덕적 결벽을 자극하지만... 아니 그래도 그래서 아무리 과실치사도 살인은 살인인데.. 아니 그래서 밖에서 문 잠갔는데 진짜 과실치사기는 하니 싶기도 한데 아무리 그래도 하루 또 하루 맆이랑 에필로그에서 서로를 온전히 믿게 된 연인들이 반짝이는 별빛이랑 석양 아래서 애틋하게 마주보고 있는 걸 보면 그래 이히가 행복하려면 같은 마음을 자극하고ㅠㅠ 이런 게 사랑의 승리인가 너의 사랑을 응원해 막 이렇게 되어서 참 신기한 극임ㅠㅠ

지금 생각하다가 뭉클해진 거 이히는 항상 막심에게 자기때문에 행복하냐고 묻던 거ㅠㅠㅠㅠ 자기는 막심 덕분에 새로운 감정과 세상을 만나고 행복한대 자기로서는 그가 행복하지 않을까봐 자꾸 물어봐서 너무 안쓰러움ㅜㅜㅜㅜ 이히랑 있을 때 행복을 처음 느껴서 희망이란 것도 품은 건데ㅠㅠ

무대 가까운 충무에서 레베카 본 중에 제일 가까운 거리에서 봤더니 시작부터 귀여운 거 잔뜩 잘 보여서 너무 좋았다... 호텔 로비씬 전체라던가... 크림병에 담배 들어간 거 기겁하며 빼는 거.. 클러치에 티스푼 보고 화들짝 놀라며 사과하면서 나가던 거 아니 사실 잡지 들고 뛰어오는 것부터😇 아 무도회 여는 거 허락받고 신나서 카막심 무릎 위에 앉아서 발동동.... 진짜 심부잡했고요. 아 그거 역시 너무 너무 너무 로맨스 사랑러에게 다 퍼주는 극 레베카🥰

귀여운 거 잘 까먹어서 바로 적어놨어야 하는데 아 다 귀여웠다 기분만 남고 거의 다 휘발되어서 슬프다..... 내 기억력은 왜 디테일을 못 살릴까ㅠㅠㅠㅠ

앗 카막심 청혼 제대로 하려고 하기 직전에 뒤돌아서 손 각도 연습해보던 거랑 청혼 거절 당한 줄 알고 일어나면서 무릎 털던 거 너무 재밌고 귀여웠음ㅋㅋㅋㅋ 물론 그 사이에 모르겠어요(잉잉 엉엉) 모드 졔나 귀여운 거 당연하고요ㅠㅠ 아 레베카에서 제일 귀여운 장면 너무 사랑해😇😇😇

레베카는 많이 보지 않아서 신댄 이번에 처음이었는데 1막 때 무서워 너무 무서워 너어무 무서워 이 상태였다가 2막 진행될수록 너무 안쓰러웠다ㅠㅠㅠㅠ 진짜 레베카에 대한 경애심으로 그녀가 돌아올 그 날을 위해 진짜 그녀를 위해 맨덜리를 자기 방식으로 지켜오던 사람이 맨덜리에 불을 지를 만큼 배신감에 상처받고 무너지는 그 과정이 너무 가슴 아팠어ㅠㅠㅠㅠ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고 자랑했던 존재에게 나조차 유일하게 특별한 건 아니었다는 걸 알고 이젠 그녀가 알 수도 없는데 그녀에게 복수를 위해 그 사람이 사라진 집을 불태우며 죽어가는 사람의 마음이란...ㅜㅜ

카막심은 예민미 신경질적인 귀족 신사 너무 잘하실 거라고 생각은 했다만 아 진짜 너무 잘하셨고 카배우 본 거 중에는 카벤 제일 좋아했는데 좀 흔들린다? 몬테카를로에서는 여유를 연기할 수 있던 사람이 맨덜리에서는 온 신경이 곤두서있다가 칼날송 이후에 이히를 믿고 의지하는 과정 다 좋았어😊 사실 처음에 몬테카를로에서 내내 얼굴을 굳히나 싶어서 절벽에 서있을 때까지만 해도 찐사랑 아닌가 이용노선인가 흑막 막심인가ㄷㄷㄷ하고 있었는데 이히가 재킷 걸치고 내려가는 거 보는 때부터 얼굴 풀어져서 웃는데 저건 찐사랑이지 쾌재를ㅋㅋㅋㅋ 난 역시 노답 로맨스 광인...

극 이름이 레베카인데 진짜 레베카는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과 극의 시작을 열고 극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인물인데 이히는 이름이 없고 '나'로만 존재한다는 거 참 재미있지. 그렇지만 그 이름조차 없는 '나'가 레베카라는 극에서 가장 중심이고 이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라는 게 잘 보이는 첫공이었다

내가 이히배우 팬인 걸 떠나서 이 극이 진짜 더 재밌고 더 탄탄하려면 이히를 돋보이게 해야하는데 뭐라고 해야하지? 오늘 본 공연이 이번 5연 전체 연출의 방향성이라면 정말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할 만큼 좋았다. 배우의 연기 방향성이나 개인의 존재감에 상관없이  저번 상연까지는 극 자체가 객석에 앉은 관객의 입장에서 그녀의 시점으로 만나는 이야기임에도 연출적으로 무게감을 일부러 죽여놓은 것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어디가 어떻게 바뀌어서 그래라고는 말 못 하겠는데 뭔가 오늘은 확실히 중심이었어. 원작 소설이나 히치콕의 영화 버전에서는 어떨 지 모르겠고 본 고장 오리지널 방향 또한 알 수 없지만 로버트 요한슨 연출 EMK 제작 레베카가 늘 의도하는 궁극적 메시지는 이히의 성장과 함께 이루어지는 사랑의 승리 쪽이라고 보는데 이히의 무게감이 더 커지면서 그 메시지가 더 확 와닿았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