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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90810 뮤지컬 시라노 밤공

by All's 2020. 6. 22.

 

캐스트 - 최재웅 나하나 송원근 조현식 최호중 육현욱

 



시라노 무대가 가지고 있던 직관적인 아름다움은 줄어서 그건 아쉬운데 텍스트 다듬은 방향이 너무 맘에 든다. 초연 시라노가 나에게 그 인물도 공연도 허세처럼 다가왔다면 이번 상연은 빛깔은 안 예뻐졌지만 허세가 아니라 명예로 다가온다. 김동연 연출의 설명병이 좋은 쪽으로 작용해서 그냥 툭툭 던져놓고 알아서 합리화를 시키고 시대상을 고려하며 인물들을 긍정적으로 보기 위해 노력해야하던 게 그냥 극을 보기만 해도 알 수 있게 바뀌어서 인물들의 관계와 캐릭터성이 선명해지니 서사와 메시지도 선명하고 그래서 다가오지 못 했던 감동을 자연스럽게 느꼈다.

록산 취급이 너무 구리고 자잘한 여앙상블 취급도 참 나쁜 극이었는데 그런 게 정말 많이 바뀌어서 인물들의 행동이 왜 그런지 이해가 가는 지점이 생기고 선택들에 안타까움이 깃들어 극이 가진 비극이 제대로 다가온다. 록산과 크리스티앙의 첫만남에서 크리스티앙이 소매치기를 당한 그녀를 돕기에 그녀가 운명성을 느끼는 걸 시작으로, 그 사람이 멍청하거나 나쁜 심성을 가졌으면 어쩔 거냐는 시라노에 말에 운명을 알아보지 못 하는 눈을 갖고 있다면 스스로에게 실망할 것이라 록산이 말을 하는 등의 섬세함이 그녀에게 기만일 수 있는 계획을 시라노가 짜게 된 것이라는 개연성을 준 부분이 초연 때 넘버는 좋아도 극 전체와 싸우게 한 큰 한 부분의 불호를 일단 덜어주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녀의 꿈을 깨고 싶지 않고 좀 얼빵하지만 착하고 깡도 있고 귀족이기도 한 착한 얼간이를 록산에게 선물해주고 겸사겸사 자기 사랑을 글로라도 전해보고 싶은 시라노의 애틋함이 이제야 다가왔다.

 

연출이 극의 서사를 다듬는 와중에 Alone에서 출전하는 부대원들이 시라노 뒤로 걸어가는 장면을 넣은 거, 벨쥐락의 여름 스크린으로 설명하는 거 등등 이렇게까지 설명하는 건 과하다 싶은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전체 개작 방향 자체는 좋다. 인물들 시라노의 1대100 결투 직전을 알려주는 회전무대 연출같은 것도 난 오히려 비장미를 느꼈다. 있어서 좋을 것 없던 넘버인 드기슈의 여자라는 건 넘버 사라지고 창녀로 생각될 수 있던 빨간 옷의 여자 앙상블이 없고, 가스콘 부대 중에 스나이퍼인 여부대원들이 있고, 라그노의 부인과 록산의 가정교사를 외모로 놀리지 않는 거 극에 몰입하지 못 하고 기분 상해서 자꾸 무대와 나를 분리하게 하던 장애물이 사라지니 극과 인물에게 자연스럽게 몰입이 된다. 해맑은 넌씨눈인 것처럼 보이지 않게 록산을 그리는 건 너무 했어야 하는 일임이 전장에 침투하는 과정 동안 록산이 얼마나 기지넘쳤고 용기있었는 지 보여주고 그녀가 가져온 음식이 얼마나 간절한 식량이었는지 알려주는 것 등등으로 전쟁이 정말 처절한 상황이었구나 다가오는 게 바뀌니 2막 전체의 울림이 바뀐다. 초연 때는 가스콘 부대들 걍 허세꾼 아닌가 싶던 게 사라졌다. 그래서 그들의 전투에 대해서 어차피 이기겠지하고 심드렁하게 봤던 게 어제는 간절하게 승리를 기원하게 되더라. 초연 때 록산을 지키는 게 신사의 명예라 하던 것은 그냥 허세로 보이기 쉽게 느껴졌던 게 1막에 파리를 위해 싸우는 그들로 가스콘 부대를 만들어놓은 작은 뉘앙스 하나가 2막의 전투의 색을 바꾸었다. 그들의 싸움이 명예가 가지는 의미를 하나하나 설명하는 거 난 이번에 정말 너무 좋았다. 시라노라는 극 자체의 이야기와 메시지를 나는 무대에서 이제야 제대로 만났다.

 

그리고 최고의 남자가 라그노와 드기슈가 떠난 뒤 록산이 혼자 시라노를 기다리머 부르는 걸로 바뀌었는데 자신이 만난 그를 회상하며 주는 최고의 남자의 여운 역시 너무나도 다르다. 록산이 누군가들에게서 시라노를 변호하기 위해 르브레와 드기슈 앞에서 시라노 감싸려고 부르는 게 아니라 록산이 혼자 시라노에 대해 사색하며 부르는 거 록산 자신도 깨닫지 못 하고 있는 자신의 사랑에 대한 고백송으로 그 노래가 바뀌더라. 가사같은 거 변한 게 없는 것 같은데 넘버의 울림이 다르고 그렇게 그도 없는 곳에서 자신도 모르는 고백을 하는 록산의 넘버로 역할이 변하니 시라노와 록산의 사랑에 안타까움이 더해진다. 진짜 초연 때 최고의 남자 노래가 아무리 좋아도 우리 록산이 왜 15년이 지나서까지 시라노 감싸는데 자기 솔로 넘버를 소비해야하나 속상했는데 등장 위치 바뀌니까 그 내용이 시라노 묘사여도 곡이 록산의 이야기가 되면서 오히려 둘의 사랑은 살아난다. 진짜 이런 하나하나의 차이가 너무 많다. 초연이랑 달라진 점이 너무 많고 난 그런 서사적 변화들 좋아서 시라노 재연 너무 맘에 든다ㅠㅠ 진짜 너무 좋아ㅠ

그렇다고 재연이 텍스트적으로 완벽하다고까지는 못 한다. 마지막에 진짜 사랑을 깨닫자마자 혼자 남겨지는 록산은 여전히 지나치게 안타깝고 크리스티앙의 죽음이 어떤 대의가 아닌 치기에 의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부분 같은 건 아쉽긴 하다. 시라노랑 록산이 얘기하던 중에 죽어가며 실려온 크리스티앙에게 시라노가 그녀가 널 사랑한다고 했던 게 시라노랑 크리스티앙이 서로 얘기하는 중에 적들의 기습이 시작되어서 그걸 막아가며 싸우던 중 전방에서 맞서 싸우다 죽은 결과적으로는 용맹한 죽음을 크리스티앙이 맞는데 그 과정이 시라노와 대립하는 와중이 아니라 그가 사랑을 위해 뛰어든 희생의 와중이었다면 크리스티앙의 피 때문에 15년 동안 말하지 못 한 시라노의 선택과 그를 기린 록산의 15년, 그리고 크리스티앙의 사랑 자체가 더더욱 의미있었을 거란 마음은 초재연 다 변함없다. 그래서 그 부분의 터치는 좀 아쉬웠다. 초연에 비해 크리스티앙이 귀족미가 빠지고 얼빵미와 치기가 좀 들어간 인물이고 멋있게 살고 싶었는데...같은 말을 하는 걸로 오히려 멋지지 않은 인물로 약간 느끼게하는 게 있어서 죽음을 더 금칠을 해줬어야 하는 생각이 여전히 들더라.

 

리고 회전 무대 쓰임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돌아갈 때 소리가 2층에서 들리기에도 너무 커서 그런 부분이 아쉽다. 앞에 조금 얘기했지만 무대가 더 단촐해졌기에 세트와 조명으로 보이던 것들이 뒤쪽 스크린으로 설명하는 게 많은 데 그게 영상이 예쁘지도 않고 설명력이 좀 과하다. 그래서 재연 연출이 다 맘에 드는 건 아니다.

 

극본 개작 방향은 좋은데 미장센이 많이 아쉽다. 원래 세트로 만들어져서 위에서 떨어져 내려오던 달이 스크린에서 점점 커져서 바닥에 크게 그려지는 것 같은 건 달이 떠오른다~가자! 막 이런 생각들고ㅋㅋㅋㅋ 전에는 극이 크리스티앙 같았다면 이번에는 시라노가 되었다. 안 예쁘지만 영혼이 좋다. 근데 난 사람은 크리스티앙같이 예쁘고 걍 백치미인 게 좋아도 극은 시라노처럼 영혼이 좋은 게 좋아서 마지막 대사가 깃털 장식을 가져가겠다는 게 아니라 티끌 하나없이 맑은 영혼을 가져가겠다는 걸로 바뀌었는데 시라노가 싸운 거인이 스크린에 구름처럼 해놔서 보인 게 아니라 극에서 설명을 해냈기에 인식한 와중에 죽어가면서도 그 거인과 싸우려고 하는 시라노를 보자니 그가 지키고자 한, 한 점 티끌없는 영혼 또한 보이는 재연이 좋다. 시라노를 보며 울 날이 올까 싶었는데 마침내 사랑이 내외 씬과 시라노의 죽음에서 가슴이 시렸다.

안무는 전체적으로 좋은 수준은 아니고 무난한 수준이다. 그리고 2막 전투신 동선 바람의 나라 무휼편 레퍼런스를 좀 했나 싶은데 인원수에 비해 비장하게 잘 뽑아냈기는 하다. 살짝 기울여서 회전 무대를 돌리면 180도 돌렸을 때 언덕처럼 턱이 생기게 해서 고저를 만들고 공간을 치환하는 방식과 그걸 이용한 동선 이용 등은 호.

극 좋다는 얘기는 잔뜩 했으니 배우 얘기 살짝. 웅라노는 대박이다..... 얼굴 연기, 대사 연기, 노래 연기, 몸 연기 다 잘해. 몸 잘 쓰는 거 기분으로 아는 거랑 눈으로 보면서 감탄하는 거 너무 다르고 대사 한 마디, 넘버 한 소절 소리내는 모든 어절들의 해석이 다 좋다ㅠㅠ 나 웅  좋아해도 웅 노래라는 늘 싸우는 편이고 솔직히 웅 일정 음역대 이상 올라가면 음 떨어지게 부른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는 곡 해석 한 소절 한 소절 다 내뱉는 방식이 너무 좋아서 음 또 떨어지는 거 있는데 노래도 안 싸웠다ㅠ 웅라노가 나에게 보여준 그의 영혼을 난 사랑한다ㅠㅠㅠㅠ

하나록산도 너무 좋았다ㅠ 기지 넘치고 영리하며 용맹하기까지한 록산의 모습 너무 잘 살리셨고 마침내 사랑이 넘버 마지막 부분 초연보다 낮춰서 그런 거 아쉬울 수는 있지만 전체 넘버 소화 깔끔하고 목소리도 아주 예쁘다.

런크리스티앙은 크리스티앙 캐릭터가 좀 초연보다 얼빵하지만 순수하고 저돌적으로 변한 거 딱 잘 살리셔서 또 좋다. 호중 르브레와 현욱 라그노는 초연보다 더 쇼스토퍼가 되었는데 웃음 포인트 깔끔하게 잘 살리고 드기슈는 노래 넘버 자체가 거의(?) 아니 없게 바뀌었는데 지금 비중이 맞는 것 같다 싶다. 드기슈에 대한 스토리 라인 자체는 초연과 같은데 이번에는 설명을 좀 해놓은 게 있고 록산 두고 여자 어쩌구 하는 걸로 열받게 하는 게 없어서 성당에서 서로 미묘한 전우애를 모두와 나누는 것도 화도 안 나고 괜찮더라. 앙상블들도 잘한다. 남들은 의상 예쁘다는데 글쎄.. 난 무대랑 의상 진심 초연이 낫다고 생각한다. 여튼 그 두 개 못생긴 거랑 스크린 지나치게 활용하는 거 등등 빼면 극도 좋고 넘버도 좋고 배우도 잘하고 너무 좋았다ㅠㅠ 

오케가 엠알된 건 2층 음향은 나쁘지 않았는데 1층이 어떨 지는 모르겠다. 수요일에 시라노 또 볼 거라(자둘 표 바로 잡음 신나서) 1층 음향은 갔다오면 후기에 남기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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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노 무대가 가지고 있던 직관적인 아름다움은 줄어서 그건 아쉬운데 텍스트 다듬은 방향이 일단 1막은 개취로는 훨씬 좋다ㅠ 김동연 연출의 설명병이 좋은 쪽으로 작용했다. 록산과 크리스티앙의 첫만남에서 그녀가 왜 운명성을 느꼈는 지에 대한 변화가 있어서 좋고, 운명을 알아보지 못 하는 눈을 갖고 있다면 스스로에게 실망할 것이라 하는 록산이었기에 그녀에게 기만일 수 있는 계획을 시라노가 짜게 된 것이라는 개연성을 준 부분이 초연 때 넘버는 좋아도 극 전체와 싸우게 한 큰 한 부분의 불호를 덜어줬다. 얼론에서 출전하는 부대원들 걸음처럼 이렇게까지 설명하는 건 과하다 싶은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 당시의 기준으로 정말 멋지고 대단하며 재치넘치고 용감한 사람이던 록산을 조금 더 잘 표현해낸 성의가 보여서 그 부분만으로도 일단 난 1막은 굉장히 좋았다. 시라노의 1대100 결투 직전을 알려주는 회전무대 연출같은 것고 좋았다.

창녀로 생각될 수 있던 빨간 옷의 여자 앙상블이 없고, 가스콘 부대 중에 스나이퍼인 여부대원들이 있고, 라그노의 부인과 록산의 가정교사를 외모로 놀리지 않는 거 등등... 초연 무대의 직관적인 아름다움이 사라진 건 아쉽지만 변화가 준 다른 부분인 이런 부분들의 터치가 난 아주 좋다.

근데 회전 무대 쓰임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돌아갈 때 소리가 2층에서 들리기에도 너무 커서.. 그건 어떻게 해결이 될 문제일까? 그 부분은 좀 아쉽다. 무대가 더 단촐해졌기에 세트와 조명으로 보이던 것들이 뒤쪽 스크린으로 설명하는 게 많은데 한 두 부분은 좋기도 한다 벨쥐락의 여름 등은 의도는 알겠는데 그림 사용도 그렇고 너무 설명적이라 좀 과하다 싶은 정도이기도 함. 극본 개작 방향은 좋은데 미장센이 아쉽다. 배우들은 다 잘함. 정도가 정말 간단히 줄여질 1막 감상이다.

시라노 그대의 영혼 당신의 오랜 친구 달보다 더 티클 하나없이 맑고 고결하리.

시라노가 싸운 거인도 그가 지키고자 한 한 점 티클없는 영혼도 모두 만났다.

티클ㄴㄴ 티끌

초연 때 시라노 극에서 록산 취급 너무 안 좋다는 이유로 넘버만 좋아하고 극을 솔직히 싫어했었는데 넘버는 좋아했으니까라는 마음으로 보러 왔다가 공연하고 화해했다. 솔직히 시각적 아름다움 그래.. 전보다 구린데 난 지금의 이야기가 훨씬 좋아. 록산이 누군가들에게서 시라노를 변호하기 위해 최고의 남자를 부르는 게 아니라 자신이 만난 그를 회상하며 주는 최고의 남자의 여운 너무나도 다르다. 전장에 침투하는 과정 동안 록산이 얼마나 기지넘쳤고 용기있었는 지 보여주고 그녀가 가져온 음식이 얼마나 간절한 식량이었는지 알려주는 걸로 2막 전체의 울림이 바뀌었다.

그게 다 함축적이고 은유였다고 해도 초연 때 록산을 지키는 게 신사의 명예라 하던 것은 그냥 허세로 보이기 쉽게 느껴졌던 게 1막에 파리를 위해 싸우는 그들로 가스콘 부대를 만들어놓은 작은 뉘앙스 하나가 2막의 전투의 색을 바꾸었다. 그들의 싸움이 명예가 가지는 의미를 하나하나 설명하는 거 난 이번에 정말 너무 좋았다. 시라노라는 극 자체의 이야기와 메시지를 나는 무대에서 이제야 제대로 만났다.

재연이 텍스트적으로 완벽하다고까지는 못 하겠다.  마지막에 진짜 사랑을 깨닫자마자 혼자 남겨지는 록산은 여전히 지나치게 안타깝고 크리스티앙의 죽음이 어떤 대의가 아닌 치기에 의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부분 같은 건 아쉽긴 했다. 전방에서 맞서 싸우다 죽은 용맹한 죽음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그 과정이 시라노와 대립하는 와중이 아니라 그가 사랑을 위해 뛰어든 희생의 와중이었다면 크리스티앙의 피 때문에 15년 동안 말하지 못 한 시라노의 선택과 그를 기린 록산의 15년, 그리고 크리스티앙의 사랑 자체가 더더욱 의미있었을 거란 마음은 초재연 다 변함없다. 그렇지만 록산을 비롯한 여자들에 대해 주절이던 1막 드기슈 솔로 넘버 빠진 것부터 록산이 크리스티앙에게 그냥 미사어구를 구걸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의 말 속에서 그의 사랑을 깨닫고 확신하길 원한 사람임을 선명히 그렸다는 것 만으로도 난 재연이 좋다. 정말.. 많은 게 바뀌었다.

웅라노는 대박이고요.. 몸 잘 쓰는 거 기분으로 아는 거랑 눈으로 보면서 감탄하는 거 너무 다르고 대사 한 마디, 넘버 한 소절 소리내는 모든 어절들의 해석이 다 좋다🤦‍♀️🤦‍♀️🤦‍♀️

하나록산도 너무 좋았다ㅠ 기지 넘치고 영리하며 용맹하기까지한 록산의 모습 너무 잘 살리셨고 나의 사랑이 넘버 마지막 부분 낮춰 부른 거 빼면 넘버 소화도 너무 좋음ㅠ 런크리스티앙 크리스티앙 캐릭터가 좀 초연보다 얼빵하지만 순수하고 저돌적으로 변한 거 딱 잘 살리셔서 또 좋음

호중 르브레와 현욱 라그노 웃음 포인트 깔끔하게 잘 살리심! 앙상블들도 잘하고 무대랑 의상 진심 초연보다 못생긴 거랑 스크린 지나치게 활용하는 거 등등 빼면 극도 좋고 넘버도 좋고 배우도 잘하고 너무 좋았다ㅠㅠ

시라노 두번째 전투신 동선 바람의 나라 무휼편 레퍼런스를 좀 했나 싶은데 인원수에 비해 비장하게 잘 뽑아냈다. 살짝 기울여서 회전 무대를 돌리면 180도 돌렸을 때 언덕처럼 턱이 생기게 해서 고저를 만들고 공간을 치환하는 거 난 호.

설명을 자세히 안 썼는데 록산 2막 솔로 넘버 최고의 남자 르브레와 드기슈 앞에서 시라노 감싸려고 부르는 게 아니라 록산이 혼자 시라노에 대해 사색하며 부르는 거 록산 자신도 깨닫지 못 하고 있는 자신의 사랑에 대한 고백송이 된 거 너무 좋다. 넘버 등장 순서가 바뀌면서 곡이 가지던 의미가 시라노를 감싸는 시라노 금칠송에서 록산의 감정을 알려주는 록산의 심경송으로 아예 역할이 바뀜ㅠ 진짜 초연 때 최고의 남자 노래가 아무리 좋아도 우리 록산이 왜 15년이 지나서까지 시라노 감싸는데 자기 솔로 넘버를 소비해야하나 속상했는데 등장 위치 바뀌니까 그 내용이 시라노 묘사여도 곡이 록산의 이야기가 되었다. 진짜 이런 하나하나의 차이가 너무 많아. 초연이랑 달라진 점이 너무 많고 난 그런 서사적 변화들 좋아서 시라노 재연 너무 맘에 든다ㅠㅠ 진짜 너무 좋아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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