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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70721 뮤지컬 시라노

by All's 2020. 6. 19.

캐스트 - 홍광호 린아 임병근 이창용 홍우진 임기홍

 

 

 

호기심은 고양이를 죽이고 오늘 나는 내 시간을 죽이고 짜증을 살렸다.
타캐 욕심 버려야함을 잠시 잊은 호기심쟁이의 후회와 불호를 가능한한 간단하게 열심히 담아보려고 한다.
불호 후기 싫으신 분 이번에는 배우 불호까지 끼우고 배우 소비하는 방식도 포함해서 듣기 싫은 소리 해볼 작정이니 날도 더운데 험한 얘기 보기 싫으신 분 이 글과 안녕해주시길.
우리의 시간과 멘탈은 소중합니다.

저번에는 김동완 최현주 임병근 주종혁 홍우진으로 봤고 기왕이면 홍린아경수창용대종으로 가능한한 바꿔보고 싶었지만 위메프는 나에게 그런 회차를 주지 않아서 오늘 회차로.
나의 코랑 터치가 거의 소멸되었던 게 아쉬워서 노래 한 번 제대로 들어보긴 해야할까 싶어서 갔다가 1막은 그럭저럭 싫으면서 만족하다가 2막에 천만배는 불쾌해져서 1막 때는 40퍼 할인 주기에 충분한 것 같아 귀가 즐겁긴 즐겁네하다가 2막에서 더 심한 짜증에 그게 그거라는 결론으로 나왔다.

왜 그런 결론 나왔냐면... 외모의 잘생쁨도는 개취의 영역인 거 크겠지만... 오늘 본 소감은... 진짜 잘생기지도 않은 사람이 허세 덩어리인 역할을 찌질함을 섞지 않고 찌질하게 구는 걸로 연기하는 걸 보니 진짜 너무 현실감 돋아서 기분이 나쁘다임.

코 붙이니까 원래보다 못나보여서 좀 아쉽네 싶은 사람과 코 붙이나 안 붙이나 미인은 아닌 사람의 차이, 그럼에도 전자는 인물의 추함에 대한 염치를 알고 후자는 염치가 없다는 점에서 캐릭터 싱크로와 구현도는 후자가 더 높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맥락만으로도 사람 빡치게 한 뮤지컬 시라노 속 시라노의 혐성은 더더욱 커서 도저히 수용이 안 된다.
홍라노는 시라노 텍스트 속에서 튀어나왔는데 그게 극 캐릭터 구현으로는 좋을 지 몰라도 그 인물 극혐하는 내 입장에서는 너무 싫다. 그 와중에 1막은 노래는 너무 좋고 또 5년은 넘은 기억 속보다 연기가 섬세하고 괜찮게 느껴져서 내 편견이 너무 강했나 싶어서 잡아온 인물이 싫은 것과 별개로 좀 배우 개인에게도 호감이었는데 간신히 캐릭터와 노선에 대한 불호 누르고 참고 보다가 2막에서 캐릭터 진상도는 수용 불가점에 가고, 수녀원부터 나오는 노역 대사톤이 충격적일 정도로 지킬앤하이드의 하이드라 저 배우와 저 캐릭터 뭔데하고 현입 터져서 말도 못 하게 불쾌하게 나와버렸다.

 

시작은 안 그랬겠냐만 누군가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잘생겼다는 말에 '헐 내가 아니구나.'하는 게 아니라 계속 자기라고 말할 거라고 기다리는 것부터 2막에서 록산이 못생겨도 크리스티앙 사랑할 거라는 거에 실낱같은 희망이 아니라 가능성을 보고 고백을 하려고 든다는 것도 그렇고 홍광호의 시라노는 자기애가 넘치다 못해서 정말 타인들 말대로 건방지고 스스로 사랑받기에 충분하다 여기는데 코 하나가 조금 걸림돌이라고 생각하는 수준이라 되게 짜증났다. 아니 진짜 진심으로 짜증났어. 너무 현실 한남들 같아서. 너 정도는 괜찮은 게 아니라 후지니까 꿈깨라고 소리치고 싶어지는 현실 속 불쾌감 올라오고... 그리고 크리스티앙의 입이 되어준다 어쩐다 핑계로 아바타질 하는 것도 극혐이고. 주절주절 길게 욕하고 싶은데 결국 그거 극에서 표현하는 텍스트 속 시라노다운 건데 나는 자기 결함은 별거 아닌 거 취급하는 자아도취형 인간 정말 싫어한다로 줄이기.
저번 주에 만난 뎅라노와는 염치 여부와 록산에 대한 순수성 비롯해서 여러모로 엄청 다르지만 마지막이라 더 기억에 남고, 장면 자체도 임팩트 있고 그래서 임팩트 있게 싫은 수녀원에서의 죽음 전 선생질.. 마지막 선생질 한 단어 한 단어 꼼꼼히 씹어가며 또릿하게 말하고 죽는데 제발 뎅라노 하듯이 정줄놓고 헛소리하는데 내용이 극혐인 방향 잡아달라. 최후의 까방도 못 하게 왜 그따구냐.라는 생각 내내 했다.로 마지막 욕을 쓴다.

배우 불호와 배우 소비 불호 같이 쓴다고 앞에 썼는데 근데 그건 의외로 홍이 아니라 린아 이야기이다. 린아를 늘 무난하게 봤어서 큰 기대를 안 한 줄 알았는데 이번에 블리보다 좋다는 얘기들을 많이 들어서 내 생각보다 기대가 컸나본데 좋게 느끼던 부분인 노래 말고 늘길 바랐던 부분들 늘지 않았고, 그럼에도 그녀가 호평인 부분 내가 불쾌하게 여기는 방식의 영향이 큰 것 같아서 보는 동안 크게 짜식었다.

노래는 톡까놓고 블리보다 잘 맞고, 잘 맞는 만큼 잘한다. 내가 오늘 공연이 더 불쾌했던 말던 부들한 계열인 뎅라노빼면 누구든 노래 조합으로는 린아 추천하게 될 듯. 목소리 계열 자체가 부드럽고 진성 음역대도 넓고 성량도 좋아서 넘버가 너무 많아서 계속 들으니 좀 피로하다 싶기도 하던 홍 목소리에 린아 소리가 섞이니 듣기에도 좋고 듀엣 밸런스도 좋고 혼자 불러도 시원함. 근데 노래말고 나머지가 상대적으로 다 불호다. 린아 평 좋은 거.. 린아 자체를 메인으로 좋아해서 좋은 사람보다 시라노 돋보이기에 좋아서 같다는 생각이 솔직히 들었다. 린아가 린아라서 좋은 분들도 있을 거 안다만 그 생각 지울 수가 없다. 노래도 잘하고, 예쁘고, 연기도 늘었다. 그런데 내가 처음 지킬에서 린아보고 호감이었던 이유가 예쁜 역할인 극에서 현입 안 오게 예쁘고, 노래 무난하고, 튀게 잘하지고 않지만 튀게 못 하지도 않아서 극 감상에 방해가 안 된다는 기분 때문이었는데 그 뒤에 다른 극에서도 연기 조금 늘었지만 또 그런 기분이야 싶더니 시라노가 절정이다. 이 극이 아무리 시라노 외에 모두가 조연같은 극이라고 해도 그래도 여주는 여주인데 너무 극에서 취급하는대로 조연화 시켜놓은 린아 록산을 보는데 답답했다. 시라노에게도 친절하고 자기 욕망 약해서 블리 록산에 비해 이기적으로 보이지도, 철없어 보이지도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자기 의지로, 자기 머리로, 자신이 원해서 모든 일을 하던 블리에 비해 인물이 너무 밋밋하고 린아의 얼굴이 반짝여서 반짝이고 록산이라는 사람 자체가 반짝이는 순간 못 느꼈다. 조연인데 조연으로서 적당히 자기를 죽이지 못 하는 배우도 못난 거지만 린아도 이제 제법 공연밥 먹었고 여주도 꽤 했는데 이렇게 그냥 시라노를 위한 미모봇, 노래봇 1인으로 있는 건 보는 입장에서 답답했는데, 그렇기 때문에 시라노에 이입해서 볼 남배팬들에게 시라노에게 좀 더 친절하고 존재감이 약해서 선호되어서 호평인 거 같다 느껴졌다. 계속 그런 느낌으로 2막 수녀원 장면 내내 어떤 복잡한 심정도 없는 순순한 그녀의 록산을 보는데 그냥 시라노도 록산도 양쪽으로 화가 났다. 나부터 지킬 때 노래봇 미모봇으로 소비했다만 그럼에도 점점 잘 되기를 바라고 나름 기대도 계속 하고 있는데 주연을 조연화시키지 말고 좀 더 그녀가 만들어내는 인물들이 좀 살아났으면 좋겠다. 뭐 얼굴 좋고 노래 잘해서 연기 좀 약해도 조합 맞출 때 선호되는 거 흔한 일이고 나쁜 것도 아닌 거 알지만.. 대한민국 대작 뮤지컬에서 여주급으로 이제 진짜 물망 올라가기 시작할 만큼 커리어가 뻗기 시작하는 여배가 이렇게까지 자신의 인물이 약한 종류의 캐릭터 해석이 몇년 째인데 점점 커리어와 평이 좋아진다는 게 여배가 결국 얼마나 남배의 들러리인지 느껴지는 기분이라... 그렇다. 속상해.

그리고 오늘 안 나온 사람이지만 주종혁도 비슷하게 호평을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부터 걔가 잘생기고 노래도 더 좋아서 오늘 보는 내내 걍 잘생긴 애 보고 싶다 싶었는데 생각보다 노래가 아쉬운 용기슈가 자신이 악역임을 잊지 않고 연기했어서 그 부분이 신선하고 극에 조금이라도 입체감을 주는데에 기여하는 게 있었다. 전쟁터에서 빵 나눠주니까 걍 록산만 지키고 내뺄 생각인데 다들 잘해주니 민망하네같은 뉘앙스로 해석 가능한 리액션을 하는 것도 지나치게 드기슈에게 상냥한 지금 상황이 싫은 상황에서 맘에 들었다. 그래봤자 악역으로서의 기능이 너무 약하지만... 시라노가 세상에 그렇게 삿대질하게 할거면 제대로 된 악역이나 넣으라고 진짜.

저번에 극 욕하느라 너무 대충 썼는데 임병근 크리스티앙은 적당히 백치미있고 남녀케미 좋고 잘생기고 귀엽다. 난 빙티앙 재미 없다는 거 모르겠다. 코드립 칠 때 웃긴 걸? 미소도 귀엽고 마침내 사랑이 넘버 때 발코니 아래에서 록산이 행복해하는 거 보고 행복해하는 거 진짜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록산 사랑하는 게 너무 잘 보이는 순하고 치기도 좀 있는 젊은이라 시라노가 크리스티앙에게 그녀가 너를 선택했다고 지멋대로 거짓말하며 기만하는 게 세상 가엾기도 하고. 여튼 좋다.

다시 보아도 싫은 극 노래 잘하는 배우로 다시 봐도 불쾌했고, 무대 세트 전환 너무 심하게 없고 안무도 후지고 록산이 덜 튀다 못해 최고의 남자 시라노의 열혈팬 1인 같은 느낌으로 부르니 더더욱 싫은 텍스트지만 시라노 역 배우의 팬이라면 그래도 돌만한 극이라는 걸 뎅보다 덜 좋아하는 홍으로 보니 삐리빠라뽕이 덜 귀여워보이는 걸로 확인했다. 엘아센 3층은 사이드도 나름 쾌적하지만 홍회차는 관크가 제대로였고요. 근데 그만큼 꽉 채운 머글 관객님들이 3층까지 기립을 열심히 하시는데 혼자 뭐씹은 얼굴로 앉아서 띡띡 박수치는 기분은 새삼 현타가 오는 건 3층의 단점 이닌 단점이었다.


아 진짜 이 극... 기립할 만큼 재밌게 보시는 그 수많은 분들의 감성 궁금하다. 나 감동 아무거나 막 받는 타입인데 너무 유리된 기분이니 이러다 대중 취향과 멀어져서 볼 공연 적어질까봐 걱정도 될 만큼 반응들은 좋더라...

마무리는 어떻게 지어야할 지 몰라서.
르브레랑 크리스티앙 빼고 추천 조합이나 던져야지.

일단 홍으로 보실 분은 록산은 무조건 린아갑시다. 홍라노의 자아도취 인물을 블리가 연기로 조금이라도 누르면 내 기분은 좋겠지만 소리합이 린아 쪽이 훨씬 낫다. 앞에 썼지만 홍 목소리 튀는 편인데 넘버 너무 많아서 귀가 지쳐서 소프트한 음색으로 섞이는 린아가 잘 맞는다.
류는 안 봤으니 패스. 뎅라노는 블리 추천. 뎅의 아쉬운 노래에 블리의 애매한 음역대가 소리가 중요한 분들을 괴롭힐 거 알지만 키로 오는 비주얼도 그렇고 둘다 위트있어서 1막이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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