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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70707 연극 데스트랩

by All's 2020. 6. 19.

캐스트 - 김도현 문성일 서지유 한세라 정재원

 

 

 

*트위터 단상

 

 

늦은 후기ㅎㅎ 데트는 초연 재연 한 번씩은 다 봤고 보면서 재밌는 공연이기는 한데 내 취향 진짜 아니야라는 걸 늘 디폴트로 깔고 있었고, 그래서 핫클맆 예쁠 거 보러 가야지(입을 벌리고 눈을 질끈 감은 웃는 얼굴)라는 기대로만 갔는데 생각보다 재밌게 봐서 보는 동안 진심으로 깜짝 놀랐다.

초연도 재연도 극 자체가 가지고 있는 흐름이나 개그나 스릴의 포인트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도 전반적인 장면의 연결은 루즈하고 동어반복적인 면도 있고, 특히 헬가와 꾸미는 장면들이 유머러스한 부분인데도 늘어지고 지친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어제 공연을 보는데 딱 있을 것만 있게 정리된 느낌? 김지호 연출의 공연을 볼 때는 극본 그대로만 하는데 정말 뭔가 크게 없어서 늘어진다고 느껴지던 게 컸고 그 대표격인 작품이 아이러니하게도 스릴러극인 데트라고 생각했는데 쓸데없이 뭔가 있어 보이려던 장황한 늘어짐을 잘라내고 속도감을 높이면서 배우들이 오히려 간결해진 틀 안에서 자신들이 낼 수 있는 장점을 마구마구 뿜어낸 느낌이었다. 도현배우와 성일배우는 베헤모스 때도 그렇고 연기합이 묘하게 어울리는 구석이 있는데 그게 잘 드러났고, 세라헬가와 재원포터도 본인들의 유머러스한 기질을 딱 적절히 내보내면서 반전이 생기는 부분에 충분히 결을 넣을 수 있을 여유도 얻게 된 느낌이랄까. 극에서 개그로서 소비될 여지가 너무 길다보면 추후의 반전이 오히려 설득력이 약해지던 게 있었는데 어제 공연의 전체 완급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ㅎㅎ 그리고 재연 때 엄청나게 싸워서 자체 인터 각오한 지유마이라가 너무 많이 느셔서... 미리 걱정한 거 죄송했고... 어제 캐스팅 기대 이상이었고 극도 재밌고 핫클맆 얼굴 감상하려고 갔다가 극이 즐거워서 의외롭고 기뻤다 정말ㅋㅋㅋ

공연 얘기는 이쯤 했고.. 핫클맆 얘기 해야지(하트 모양 눈을 한 웃는 표정) 하... 대체 정말 세상에 어쩜 늘 좋을 거라 생각하고 가기는 하는데 어쩜 정말 늘 좋은 성일배우ㅠㅠㅠㅠ 연기야 늘 본인만의 장점이 있고 꾸준히 늘어간다고 생각하고 그게 성일배우 지켜보는 행복 포인트지만 어제 새삼 또 늘은 게 보여서 또 행복했다ㅠㅠ 아무래도 오래 본 배우라서 기존에 보았던 역을 맡는다고 할 때면 머릿 속에 자연스럽게 이런 부분을 저렇게, 저런 부분을 이렇게 연기할 거라고 상플하게 되는 게 있는데 그때 좋을 거라 생각한 거보다 꼭 한 포인트씩 더 좋고 잘하고 생각 안 했던 부분이 늘어있고ㅠㅠㅠㅠ 성일배우 진짜 너무 좋다ㅠㅠ 3연 연출 디렉션이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등장 때 야망있는 젊은 작가 지망생 느낌이 아니라 왠 두꺼운 뿔테 안경 쓴 스릴러광 너드가 튀어나왔는데 그걸 표현하는 대사톤이 너무 좋아서ㅠㅠ 베헤모스 때 새삼 대사 처리하는 거 더 좋아지셨네 생각하기는 했는데 약간 과장되면서 어리숙하고 넌씨눈인 느낌을 딱 과하지 않게 들뜬 톤으로 표현하고 행동의 수위도 너무 좋은ㅠㅠ 그러다가 마이라와의 마지막 이후 걸음걸이며 표정이며 싹 바뀌어서 이야기하기 시작하는데 그 부분의 톤 조절도 너무 좋고... 인물이 이전을 연기했음을 표현하기 위해 전후를 다르게 표현할 때 지나치게 과장하지 않으면서 해내는 거 너무 좋았다ㅠ 성일배우의 클리포드 앤더슨 기본적으로 차분하고 냉소적인 느낌으로 쎄함을 표현하는데 그 와중에 스릴러에 대한 집착과 관계에 대한 지리함과 탈력감 보여주는 결이 너무 섬세해서 새삼 감탄했다. 본인 특유의 결벽적인 예민함을 분명히 보여줄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그걸 시드니와의 관계에서 표현할 때 그를 휘두르는 요소로도 사용하는 부분 너무 맘에 들고ㅠㅠ 존경해 마지 않던 살인 놀이의 작가 시드니 브릴과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가면서 그가 더이상 클리포드에게 숨길 수 없었던 비루함을 깨닫게 되었기에 그를 떠나기 직전에 쏟아붓던 '~리어왕이시어!'의 일갈과 그 뒤 시드니의 머리에 입을 맞추고 그와의 시간에 대한 감상을 말하는 부분에서의 대조로 가장 강렬하게 표현하는 시드니에 대한 양가감정 강렬하면서도 유려해서 진짜 너무너무 좋았다ㅠㅠ 한 사람에게 존경심과 경멸을 함께 가지고 있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감정의 파고 그렇게 표현 잘 해내면 내가 어떻게 또 안 반하겠어요ㅠㅠ 공연이 진행되는 내내 전체 극의 흐름에 맞춰서 텐션을 조절해가며 스스로의 양가 감정을 점점 드러내다가 후반부에 폭발시켜서 클라이막스의 전달력을 극대화하는 영리함과 치밀함 너무 좋다.

도현배우도 존재감과 완급 조절이 좋고 애드립도 풍부하신 분이라 시드니에게 클리포드 배역이 완전히 밀려서 극 내내 끌려갈 수도 있는데 돌발 상황이 있을 때마다 그걸 처리해내면서 다시 극 안으로 끌고 들어가는 거 배터지게 웃긴데 또 감탄스럽고 연기합 아직 공연 초반인데 어쩜 이럴까 너무 신기했다ㅋㅋㅋ 총에서 탄창 떨어져서 주섬주섬 주으면서 시드니한테 니가 조작해놓은 거지하고 소리지를 때는 진짜 배터지게 웃었는데 관객석의 웃음의 여운에 휘말리기 않고 긴장된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두분의 모습과 결국 이뤄낸 결과물 너무 맘에 들어서 웃음과 감탄 둘다 가질 수 있었고ㅋㅋㅋㅋㅋ 그보다 훨씬 전 씬에서 맥주 따고 거품 막 피어올라서 둘다 마시려고 입 가져다댔다가 입술 닿은 거에 도현시드니는 유들유들하게 즐거워하며 가고 시드니 간 뒤에 핫클맆 입술 막 문지르면서 신경질내는 거 각각 시드니와 클리포드 답고 너무 귀엽고 좋았네ㅋㅋㅋㅋ 그 전 장면에서 시드니가 뭘 찾아달라고 하니까 열심히 타이핑하던 와중에도 꽤나 빨리 작업을 멈추고 그를 돕기 위해 몸을 일으키는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시드니에게 일정도 이상의 존경과 어떤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게 또 묘하게 드러나는 부분 같기도 했는데, 그런 식으로 표현되던 양가감정이 앞서 쓴 극 후반부의 상황으로 폭발적으로 드러나는 것과 클리포드를 정말 사랑했고, 그래서 그에게 상처받았고, 하지만 그럼에도 이전의 명성을 놓치기에는 다시 새롭게 살아갈 자신도 미래도 없는 시드니의 절망을 표현하는 도현시드니의 섬세함이 잘 어우러지면서 데트 속 시드니와 클리포드가 다른 듯 같고, 또 다른 사람이라는 게 대조되어서 7일의 데트 정말 재밌었다.

간만에 1열 간 김에 목적했던 대로 성일배우 잘생기고 예쁜 거 구경 진짜 대놓고 실컷 했는데 몸은 어쩜 그렇게 곧고 착 붙는 블랙진에 부츠에 흰 셔츠와 서스펜더 입은 몸매 진짜... 앞 사람 가리지 않고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다 보이는데 진짜 새삼 몸매랑 얼굴이랑 분위기 감탄 계속 했네ㅠㅠ 헬가가 무서워서 도망가고 싶어하면서도 뽀뽀는 클리포드에게만 두번하는 거 너무 이해되는 비주얼이었고ㅋㅋㅋ 한야님 후기에서도 나온 얘기지만 타자기 칠 때 앉아있는 자세 너무... 어떻게 그렇게 곧게 앉아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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