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 전혜주
최지현 - 한재아
한 솔 - 유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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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누가 누가 더 불행한가!'
내기를 하던 밤, 우리는 뮤지컬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예술대학 자취촌에 연기과를 졸업한 뮤지컬 배우 지망생 지금이,
연출 전공 최지현, 실용음악 전공 한솔이 살고 있다.
세상이 베짱이라고 부르는 이들에게
미래는 막연하거나 고통이거나, 쥐꼬리만한 계약직 뿐이다.
누가 더 불행한지 내기를 하던 밤, 농담처럼 튀어나온 금이의 제안
"배우 있고, 작곡가 있고, 연출 있는데 우리도 만들자!
뮤~우~지컬~!"
대한민국 창작 뮤지컬계에 한 획을 그을 것인가!
아니면, 머리채 잡고 쌈박질만 하다가 끝날 것인가는
누구도 모르지만 우선 들어가 보기로 한다.
현실을 살고 있는 그들의 환상적인 뮤~우~지컬~!의 세계로
사랑, 가족, 꿈
뭔가 하나씩 부족한 세 친구의 시끌벅적한
뮤지컬 창작의 산실은 끝맺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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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 감상
목소리로는 누구신지 모르겠는데ㅋㅋㅋ 파이팅콜 알려주고 같이 해달라고 하고 같이 하니까 잘했다고 객석에 커튼 사이로 엄지척해주심ㅋㅋ 귀여워ㅋㅋㅋ
아주 귀여운 뮤지컬이었다. 배우들 딱 고민하는 청년들이고 꿈 자체를 계속 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게 너무 잘 어울리는 나이의 이야기라서 보는 것 만으로도 그냥 귀엽고 사랑스럽고 애틋하기도 하고. 그런데 그 청춘스러움도 창작진들에게 가장 진솔한 소재였을 예술가로 사는 삶에 대해 고민하는 소재도 그게 바로 객석의 내 청춘하고 완전히 내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아서 나이가 멀어진 만큼 응원하는 맘으로만 보게 되어서 눈물은 나지 않더라.
배우들도 잘하고 음악이나 연출도 산뜻하고 무대도 렉이랑 스마트 모니터랑 조명 사용도 깔끔하고 장점이 많은 극인데 위에 쓴 거리감이 긍정적으로 삶을 이겨내려고 하지만 그래서 대책없는 낭만주의자로 보이는 금이, 할말 다하고 사는 거 같지만 정작 중요한 이야기를 털어놓지 못 하는 지현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 잘할 수 있는 일 사이에서 전자에 대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차마 큰소리로 말하지 못 하는 소심한 솔이 모두 청춘의 고민을 한 명씩 표상하고 있지만 무대 위 그들이 결국 행복해지는 뮤지컬처럼을 노래하는 것처럼 정말 응 그래 행복해질 거야 싶게 삶의 무게가 다가오지가 않는다. 그 산뜻함과 사랑스러움 자체가 매력이기도 할텐데 조금 그 시기를 지난 이들의 눈으로는 결국 다 겪어낼 시기인 걸 알아도 그 시절을 겪는 순간에는 그게 당시 겪을 수 있는 첫 불안과 두려움으로 같이 애틋하기에는 뭔가 너무 삶의 무게가 와닿지가 않아. 자취방 하나에서 셋이 모여 살 만큼이면 집안 형편이 특별히 부유한 이들도 아닌 평범한 청년일텐데 전기세 8만원이 진짜 부담일까 싶은 생각이 든다.
공연을 보면서 지금 시대의 젊은 창작진들에게 대표 뮤지컬로 지킬앤하이드 뿐 아니라 레베카와 데스노트가 필수가 될 정도의 조금의 세월의 흐름이 있었구나를 비롯하여 크고 작은 뮤지컬 패러디가 조금씩 들어있는데 그게 대극장이라 지금 이 순간과 레베카 정도는 모를까 썸씽로튼과 데스노트까지 갈 거라면 이 극을 보는 사람들 중에 중소극장 덕후가 더 많을 것이고 그게 아니면 덕후가 아닌 일반 관객일 거란 고민이 들어가야 할 것 같아. 대놓고 더 본격적인 패러디를 넣던가 아니면 좀 더 친절하게 다가가던가.. 전자를 할 거면 관객 참여 수준은 아니지만 그때그때 그 시즌의 인기 뮤지컬들을 조금씩 넣을 수 있는 여백을 넣어야 할 것도 같고. 모두가 결국 행복해지는 뮤지컬이라는 대사나 가사가 꽤 많이 나오는데 사실 우리나라는 대극장은 물론이고 중소극장 뮤지컬은 비극이 더 넘치지 않나 싶은 점도 극하고 괴리감을 더 갖게 한다. 극 안에 언급된 뮤지컬 중에 밝은 에너지를 뿜어내는 극은 썸씽로튼 밖에 없는 것과 포스터로 붙은 뮤지컬이 광염소나타인 것마저 너희 뮤지컬은 밝은 것 같은데 우리나라 뮤지컬이 그런 건 아닌 것 같아 얘들아라는 맘을 갖게 했어.
배우들이 잘하고 넘버 좋고 즐겁게 봐놓고 평이 너무 차갑게 나가고 있는데, 어제 훨씬 올드한 극인 조로를 보고도 그래도 배우들이 잘해 해놓고 지금은 근데 더 잘해야지 소리를 쓰게 되는 이유가 이 극은 요즘 만들어진 창작극이라 오히려 기대감을 놓을 수 없어서 같다. 젊고 잘하는 2,30대 여배우들이 자기 매력을 마음껏 펼칠 여성 3인극이 올라온 거 자체가 좋은 일인데 지금은 솔직히 갈등이 너무 약해서 공연 만드는 제작자들의 청춘 얘기 듣는 것만 같아. 근데 사실 창작자의 고뇌 이야기는 너무 많았고 그걸 불안한 청춘 그 자체에게 와닿게 만든 걸로는 렌트와 틱틱붐이 있는 세상에서 '우리' 얘기가 아니라 '너희' 얘기같은 이 멀찍함을 이 극이 재연에서는 해결해서 돌아오면 좋겠다. 아니면 더 즐겁고 재밌어서 웃음으로 카타르시스를 주는 방향이 되던가. 기왕 나온 여배 3인극이 잘 되고 롱런하면 좋겠다. 더 마음을 파고들어주는 재연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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