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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240830 국립무용단 <행 +-> (행 플러스마이너스)

by All's 2024. 8. 31.

 

안무/연출 - 안애순

출연 - 국립무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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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한국춤의 새로운 패러다임
행+-
현대무용계 거장 안애순과
국립무용단의 역사적인 첫 만남

'화문석 속 수많은 이야기가
동시대적 상상력으로 재탄생'

궁중무용인 춘앵무를 추는 작은 공간 '화문석' 속
숨겨진 몸짓에서 출발한 움직임과 이야기들이
무대 위애 펼쳐진다.

무대 위의 모든 춤은 시공간을 넘나들며
한국적 컨템포러리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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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기록, 내재된 의식을
기호적 몸짓으로 뿜어내는 무대'

1장
43명의 무용수가 전통이라는 역사의
기록을 고정관념을 벗어난 기호적이고
미니멀한 군무로 담아낸다.

2장
몸이 지는 개인의 역사를 끄집어내
예측할 수 없는 움직임을 만들고
다채롭고 자유로운 개인의 춤으로
도파민을 폭발시키는 무대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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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춤의 현재를 담아내는
국리붐용단과 최고의 제작진의 협업

'옥스포드 무용사전' 등재된 우리나라 대표 현대무용가 아내순
감각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조명디자이너 후지모토 다카유키
미니멀한 무대로 움직임을 돋보이게 하는 무대 디자이너 김종석
드라마, 영화 그리고 무대를 넘나드는 음악감독 김홍집,이진희
현대적인 감각의 한복 디자인으로 사랑받는 의상 디자이너 김영진
현대미술계와 공연계를 두루 섭렵한 드라마트루그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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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윗 감상

[관람 전]


운 좋게 초대 이벤트 당첨 되어서 왔다ㅎㅎ 여름의 국극도 예쁘구나. 그치만 올라오는 길에 역시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떠올림ㅠㅠ
원래는 공연을 보고 작품 해설을 읽는 쪽인데 무용은 워낙 잘 몰라서 프로그램 정독했는데 설레네ㅎㅎ 잘 이해하지 못 하더라도 열심히 봐야지

[관람 후]

프로그램북 속 김지연 드라마투르그의 작업 노트에 1장이 '행'이 주어진 세계로 '몸'을 초대하는 것이고 2장의 세계는 각자의 몸이 각자의 세계를 만들어 나가면서 몸짓의 원형으로부터 개인성을 발견하는 역동적인 시간을 제시한다는 등의 내용을 읽고 들어갔는데도 솔직히 너무너무 어려웠다. 무용 위주의 공연은 서울예술단의 이른봄 늦은겨울이나 얼마 전에 본 윤전일 안무가의 현대발레 첫번째 게임 정도를 본 게 다인 사람이고 특히나 첫번째 게임은 스토리 성이 굉장히 강한 작품이기도 했어서 이 공연이 나에게 어려울 것이라고 짐작은 했는데 정말 전체의 그림과 움직임의 언어를 위주로 보기에는 내 공력이 너무너무 모자라서 거대한 움직임의 흐름이 보이는 1장은 그래도 전체의 그림을 보면서 합쳐진 듯하나 해체된 듯한 형체의 흐름들이 마치 원자, 혹은 그 흐름 자체는 음전하 양전하로까지 보인다 같은 생각을 하면서 춘앵무를 알았다면 전통에 기반을 둔 상태로 어떻게 현대적인 재해체의 과정이 생긴 건지 더 와닿을까 같은 궁금증도 있고 그랬는데, 2장부터 개별 무용수의 움직임으로 들어서면서부터는 각 무용수의 몸짓 자체의 의미가 이해가 어렵다면 느끼자라고 생각하기에도 나에게 익숙한 이야기적인 몸짓이 아니라 정말 어려워서 과부하 와서 살짝 졸리기도 함ㅠ

양심적으로 그래서 재밌게 보았냐하면 그렇다고는 못 하는데 이런 정도의 규모의 공연으로 전통무용의 현대적인 해석을 위해 극도로 노력하는 공연으로 내 세계가 얼마나 좁은 지 좋은 자극으로 깨달은 거라 열심히 살아야지 싶어졌다. 모르는 게 많다는 걸 머리로 아는 거랑 겪는 건 확실히 다르니까.

보면서 어렵고 지루한데?하고 체감하면서 2013년에 뮤지컬 거의 안 봤던 시절에 노트르담 드 파리 라센 공연 블퀘 3층에서 보면서 쟤네는 지금 뭘하는 걸까 뭔가 화려하긴 한데..하면서 중간중간 지루해하고 졸려하던 때가 불현듯 떠올랐는데 나에게 익숙하지 않은 문법의 예술이라 힘든 것과 진짜 그냥 나에게 맞지 않아서 재미없는 것을 알기 위해서도 기준이 될 법한 경험과 지식이 쌓여야 한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더라. 오늘 본 행 플러스 마이너스는 무용 모르는 이에게 의미가 어려워요 싶었어도 말도 안 되게 복잡한 저 동선을 짠 사람도 그걸 추는 이들도, 그리고 그 동선을 이루어가는 개별의 움직임 자체도 저걸 하는 것 자체가 경이롭다 싶었기 때문에 무용을 조금이라도 아는 분들에게는 굉장히 흥미로운 공연이었을 것 같다. 1장 역시 전통의 재해석이라 나에게는 해체로 크게 다가왔지만 흰색으로 통일된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의 같은 듯 부분부분 달랐으나 거대한 흐름으로 하나로 흐르던 움직임이 전체이고, 2장에서 다양한 색이 포함된 의상을 입은 혼자, 혹은 여럿이 등퇴장을 하나 각자 전혀 다른 춤을 추고 그러다가 1장의 공통 안무가 변주된 춤을 추는 무용수들이 뒤에는 한줄로 무대 중앙에는 여전히 다양한 몸짓을 각자의 타이밍으로 추다가 1장의 시작에서 가장 맨 앞, 중심에서 어떤 기준이랄까 나무 같기도 하던 아우라를 주었던 무용수가 민요가 편곡된 가락에 맞추어 추는 독무로 개인으로 끝이 나고 1장의 흰 의상을 입은 무용수 4명이 모여 바닥에 조명으로 형상화된 둥근 원을 들여다 보며 끝나는데, 전통과 현대, 전체와 개인의 정반합 그 자체를 표현한 것인가 생각이 들면서 국립무용단의 모토 그 자체를 보여줬구나 알 수 있었다. 이 공연이 이번 시즌 레퍼토리를 여는 첫 공연이라고 하던데 시즌의 시작답다는 생각이 들고 지금만큼이라도 이해할 수 있게 프로그램 북에 각 장의 메시지, 의상, 무대의 의미를 잘 설명해줘서 고마웠어ㅠ

그렇게 생각해보니 안 그런 공연들도 많지만 특히나 요즘 연뮤 중소극들 공연 개막하고도 한참 뒤에 프로그램북 나오는 거 진짜 매니아 층만 노리고 장사하는 거고 일반 관객에게 다가갈 기본적인 노력이 부족한 거구나 싶다. 흥미 유발 마케팅으로 극장에 끌어모으는 것 이후에 진짜 극장에 온 관객이 일회성 경험을 애매하게 겪고 그냥 새로운 거 해봤다로 끝나지 않고 더 잘 이해하고 느껴서 다음에는 더 알고 싶다는, 혹은 잘 느껴서 너무 좋아서 다시 겪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될 기본을 지키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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