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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90904 뮤지컬 시라노 밤공

by All's 2020. 6. 22.

 

캐스트 - 조형균 박지연 송원근 조현식 최호중 육현욱

 

(+) 트위터 단상

아ㅠㅠㅠㅠ 균라노 정말 너무너무너무나 진실된 사람이야... 재연 시라노에서 내가 사랑하는 온기를 조금의 허세도 없이 전하는 사람이라 가슴이 너무 시리다ㅠㅠ 이렇게나 진실되게 자신이 믿는대로 자신이 사랑하는 걸 지키려고 아프고 아파도 노력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무너지지 않을 수 있겠나ㅠ

C열 음향이 너무 답답해서 엘알 티도 너무 나고 d열이랑 한 줄 차이인데 뭐가 이렇게 달라 이러고 있느라 집중 못 하는 건가 했는데 록산의 고백 뒤에 균라도 뒷모습에 아픈 가슴 다 갈무리하고 크리스티앙을 부탁한다는 록산의 말에 그러겠다고 웃는 순간부터 눈물이 막ㅠㅠㅠㅠ 거짓으로 가장하는 게 아니야.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 내 아픔마저 꾹 누르고 짓는 웃음이고 미소인 거야. 너무나 다정하고 따뜻하고 아린 웃음을 짓는 사람의 진실된 마음인 거야ㅠ

아 그리고 지연록산도 정말 너무 좋아ㅠㅠ 하나록산이 이미 단단함이 싹을 틔워서 나무가 된 사람이라면 지연록산은 단단함이 싹을 틔워서 자라나는 중인 묘목이 큰 나무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는 것 같은 록산이다. 우아한 말투 속에 자라나고 있는 청소년기의 여린 흔들림이 설핏 비치는 게 귀엽지만 땅에 단단히 박혀있는 뿌리같은 신념이 너무나 단단하고 아름다와. 균라노와 지연록산 둘다 여름 날처럼 열이 나고 푸르고 어리지만 단단해서 아름답다ㅠ 둘이 청춘의 푸르름까지 닮은 아름다움이야ㅠㅠ

둘다 자기가 사랑하는 이를 지키겠다며 행복하게 해주겠다며 시라노는 록산을, 록산은 드기슈를 속인 죗값을 받기라도 하는 듯 1막의 둘의 절규가 각각 너무 처절한데 그 동기의 순수함이 너무 깨끗해서 난 이 사람들의 기만이 밉지가 않다ㅠㅠ

하ㅠㅠ 세상에 런티앙까지 완벽했다.... 맨날 노래 부르던 록산을 위한 크리스티앙의 희생 런티앙이 해냈고 온기 가득하던 이야기에 헛되지 않은 세월까지 깃들었다ㅠㅠㅠㅠ

런티앙 오늘 자기 자신을 위해서뿐 아니라 록산과 시라노, 그리고 그들의 사랑을 위해 록산을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보다 그 두 사람 사이의 진정한 사랑의 파수꾼이 되고자 시라노에게 록산이 정말 사랑한 사람은 당신이라고 자신의 말을 듣고 믿으라고 달려들었고 그렇게 그들을 위해 크리스티앙으로 올곧이 말하며 소중한 이들을 지키기 위해 전사로서 싸우다 죽음을 맞이했기에 그의 죽음은 소중한 이들을 위한 장렬한 희생이 되었고 그렇게나 사랑에 솔직하고 헌신적이었던 크리스티앙을 기리며 기도한 록산의 15년과 침묵한 시라노의 15년 모두 헛된 기만이 아닌 실수의 죗값이 아닌 고귀한 기림이 되었다. 크리스티앙이 아니라 편지를 보냈고 어둠 아래 사랑을 말한 목소리를 가졌던 이가 누구인지 세상을 떠나기 전 록산에게 밝히는 시라노의 행위도 크리스티앙이 얼마나 숭고하게 그녀를 위해 피흘렸는지 더 진실되게 알려주는 순간이 되었다. 아.. 잔인하게 아름다운 희생들이 너무나 순수했다.

재연 시라노가 시적이지 않다고 까이는 거 알지만 난 오히려 재연 시라노에서 문학적 기법을, 이야기 속 메시지를 더 잘 만나고 있다. 그리고 그래서 전달받는 인간의 미숙한 하지만 그럼에도 순수하고 따스한 온기 하나하나가 너무 좋아. 한 인물 인물의 이야기가 가지는 비유가 은유보다 직유로 닿는데 그 이야기가 너무 아름답다. 미숙할 수 있고 완전할 수 없다고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이 믿고 사랑하는 바를 위해 걸어나가고 싸워나가는 이들이 시라노와 록산과 크리스티앙과 르브레와 라그노, 가스콘, 시인들을 비롯한 모든 사람에게 깃들어있음을 말해준다.

완전하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무언가를 지켜가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사람들을 통해서 하고 있고 이게 문학이고 예술이다. 아 아름답다.

아 근데 1막 엔딩 시라노 고개 각도는 높이 드는 걸로 고정된 건가? 저번에 균라노 고개 숙였던 것 같은데 기억 조작인가ㅋㅋㅋ 여튼 그거 다르게 보여서 어!했다. 걍 어!한 거지만 기록해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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