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 전동석 제이민 (앵그리인치 - 최기호 재키 홍영환 이정훈 조커)
그동안 해왔던 필모랑 극 자체도 인물도 가장 결이 튄다고 생각해서, 그리고 장점인 노래보다 연기가 중요한 극이라고 생각해서 동드윅 걱정을 내가 뭐라고 많이 했는데 전동석이라는 배우가 자기만의 헤드윅을 결국 만들어내는 첫 순간을 보게 되어서 좋았다. 극 중반까지 헤드윅이 객석을 유머와 존재감으로 휘어잡아서 몰입시켜야하는 부분은 솔직히 별로였어서 어쩌려고 이렇게 그냥 대본 열심히 읊고 있는 걸로만 보이는 건데ㅠㅠ하고 속으로 걱정때문에 울고 있었는데 토미가 제대로 등장하기 시작하는 순간들부터 무게가 잡히더니 토미가 아담과 이브에 대해서 설파하는 부분부터는 무대에 배우말고 인물이 드디어 보이게 몰입 시키기 시작했고 그렇게 만든 드라마가 좋았다. 그 무엇보다 성장으로 이야기가 다가오더라. 작고 이상한 마을을 떠나 자신의 세상을 만들고 맞기를, 그를 사랑한 이들이 헤드윅이 아닌 한센이 되기를 모두가 바라고 염원하는 세상 속에서 자신을 사랑하고 인정하고 성장함으로 스스로를 다시 창조하는 한센의 이야기가 다가왔고 그동안 본 헤드윅이 조드윅이랑 뽀드윅 뿐이라 압도적인 존재감도 없이 어떻게 끝을 마무리 지을 건데하고 엉엉 거리며 걱정했던 건 무색하게 한 사람의 길고도 아픈 과정을 거친 단단한 성장의 순간을 만나서 기뻤다.
헤드윅과 토미 사이의 감정이나 관계가 얼마 전에 본 재연 시라노 속 대사를 생각나게 하더라. 운명을 알아본 게 아니라 지나칠 순간을 지나치게 꼼꼼하게 본 거면 어쩌냐고 시라노가 록산에게 말하는 부분. 동토미와 동드윅은 같은 순간 같은 꿈을 잠시 공유했을 수는 있지만 헤드윅이 꿈꾸던 영혼의 반쪽같은 사이가 아니었다. 그저 스쳐 지나갈 하지만 소중했을 인연임을 아는 어른 동토미가 속은 아직 자라지 못 하고 모든 과거에 붙들려있던 헤드윅에게 그만 아픈 순간에 머무르고 이제 다른 세상을 알고 새로운 세상, 완전한 자신을 깨달으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노래를 마친 뒤 동토미가 굿바이 헤드윅을 무음으로 속삭이는 게 너무 단호하고 슬프더라. 격려이자 이별이었다. 그 단호한 마지막을 본 헤드윅이, 아니 이제 한센이.. 머무르는 것보다, 쓰러지는 것보다 일어나 걸어가는 것이 필요함을 알지만... 헤드윅이 삶에서 유일하게 완전하다 느꼈던 순간을, 거의 유일하게 그 사람의 인생에서 행복했던 때인 것을..그럼에도 걸어나갈 결심을 결국 해내는 게 너무 참 찡했고 그래도 그 아픈 고비를 넘치고 고치를 벗고 웅크린 몸을 핀 한센을 마음 깊이 응원했다.
그리고 모든 허울을 벗은 한센이 한줄기 빛 속으로 사라지며 어린 아이 한센, 버림받은 헤드윅에서 그저 한 사람 한센으로 다시 태어나 걸어나간 것처럼 배우 전동석이라는 사람의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해 이 작품을 선택한 게 아닐까 생각했다. 자리가 중블 오통 근처라 마지막의 마지막은 이츠학에 가려서 안 보였는데 절대 뒤돌아보지 않고 나갔으리라 믿음이 갔다고 해야하나. 진짜 배우로서 사람으로서 새 인생을 걸어나가는 한 사람의 새로운 1막 1장이 펼쳐지는 길의 뒷모습을 본 것 같아서 좀 뿌듯했다 내가 뭐라고ㅋㅋ
첫공 호흡을 잘 맞춰준 경험자 이츠학인 제이민이츠학은 인간으로서 자라지 못 하고 미성숙하며 온전치 못한 전동석 헤드윅에 대한 증오와 연민이 다 생생한 이츠학이라 가슴이 저린 순간이 많았다. 격렬한 증오만큼 격렬한 애정도 있더라. 격렬한 학대의 고통 속에서 마침내 뒤늦게 성장을 이루고 껍질을 벗어내고 새 세상에 발 딛기 시작한 헤드윅에게서 풀려나 끝내 찾게된 크리스탈의 광채가 눈부시고 진솔했다. 아 근데 제츠학이랑 동드윅 마지막에는 세상 다정해서 눈물나고 뭉클한데 동드윅이 이츠학한테 되게 위압적이라 중초반까지는 진짜 내가 이츠학도 아닌데 무서울 정도였다ㅠ 제츠학 살기 위해 헤드윅과 함께 하는 삶 내내 울분 쌓일만 했다ㅠㅠㅠㅠ
와 근데 공연 잘 본 건 잘 본 거랑 별개로 홍아센 음향 몇 년 만에 겪으니 진짜 핵쓰레기ㅋㅋㅋㅋㅋ 꽤 앞열에서 봤는데 뭐라는지 처음에 스피커 찢어지는 느낌 너무 심해서 거의 못 알아들었다ㅋㅋㅋㅋㅋㅋ 전동석 발음이 좋은 편이 아니라 더 안 들려서 진짜 고난이었다ㅋㅋㅋㅋㅋ 스피커 진짜.. 발음도 진짜.. 어떻게 해봐ㅠㅠㅠㅠ
앞에 써놓은 거는 기분이 준 감상이고 걍 노래 연기 스킬적으로 어땠는데하고 하면 노래는 생각보다 소화가 되고, 연기는 관객 잡아채는 스킬이 좋지는 않아서 지루한 부분 많은데 드라마 노선은 잘 잡은 것 같고, 뼈테로에 독실하며 과거에 이야기쇼에서 입실수 했던 거 등등으로 떨었던 거에 비해서 캐해석이 단단하고 설득력은 있었고 예쁜 건 정말 예뻤는데 끼는 없었다....로. 춤은 걍 내눈에는 연습을 열심히 한 걸로 보였음ㅋㅋㅋ 여튼 뭐... 전동석 좋아하는 사람은 볼만하다. 아니면 추천은 안 하지만 예쁘고 크고 소리도 큰 헤드윅이면 족하다 싶은 사람에게는 또 추천한다.
(+) 트위터 단상
사람들 쿨하시다ㅋㅋ 앵콜 외치고 싶었는데ㅠㅠㅠㅠ 공연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ㅠㅠ 아 찡해ㅠ
그 무엇보다 성장으로 다가온 이야기. 작고 이상한 마을을 떠나 자신의 세상을 만들고 맞기를, 헤드윅이 아닌 한센이 되기를 모두가 바라고 염원하는 세상 속, 자신을 사랑하고 인정하고 성장함으로 스스로를 다시 창조하는 한센의 이야기.
제이민이츠학은 인간으로서 자라지 못 하고 미성숙하며 온전치 못한 헤드윅에 대한 증오와 연민이 다 생생한 이츠학이라 가슴이 저렸다. 격렬한 증오만큼 격렬한 애정. 끝내 찾게된 크리스탈빛
그동안 해왔던 필모랑 극 자체도 인물도 가장 결이 튄다고 생각해서, 그리고 장점인 노래보다 연기가 중요한 극이라고 생각해서 동드윅 걱정을 내가 뭐라고 많이 했는데 전동석이라는 배우가 자기만의 헤드윅을 결국 만들어내는 첫 순간을 보게 되어서 너무 기쁘다. 모든 허울을 벗은 한센이 한줄기 빛 속으로 사라지며 어린 아이 한센, 버림받은 헤드윅에서 그저 한 사람 한센으로 다시 태어나 걸어나간 것처럼 배우 전동석이라는 사람의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해 이 작품을 선택하신 거 아닐까 생각했다.
와 근데 공연 잘 본 건 잘 본 거랑 별개로 홍아센 음향 몇 년 만에 겪으니 진짜 핵쓰레기ㅋㅋㅋㅋㅋ 꽤 앞열에서 봤는데 뭐라는지 처음에 스피커 찢어지는 느낌 너무 심해서 거의 못 알아들음ㅋㅋㅋㅋㅋㅋ 다음 티켓 오픈도 성공할 자신은 없는데 어카냐ㅠㅠ
아 근데 제츠학이랑 동드윅 마지막에는 세상 다정해서 눈물나고 뭉클한데 동드윅이 이츠학한테 되게 잔혹하다고 해야 하나, 위압적이라 중초반까지는 진짜 내가 이츠학도 아닌데 무서울 정도였다ㅠ 제츠학 살기 위해 헤드윅과 함께 하는 삶 내내 울분 쌓일만 했다ㅠㅠㅠㅠ
헤드윅과 토미 사이의 감정이나 관계.. 얼마 전에 본 재연 시라노 속 대사가 생각이 났다. 운명을 알아본 게 아니라 지나칠 순간을 지나치게 꼼꼼하게 본 것이면 어떻하냐는 부분. 동토미와 동드윅은 같은 순간 같은 꿈을 잠시 공유했을 수는 있지만 헤드윅이 꿈꾸던 영혼의 반쪽같은 건 아니었고, 그저 스쳐 지나갈 인연임을, 하지만 소중했을 인연임을 아는 동토미가 헤드윅에게 그만 아픈 순간에 머무르고 이제 다른 세상을 알고 새로운 세상, 완전한 자신을 깨달으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마지막 굿바이 헤드윅이 너무 단호하고 슬펐다. 머무르는 것보다, 쓰러지는 것보다 일어나 걸어가는 것이 필요함을 알지만... 헤드윅이 삶에서 유일하게 완전하다 느꼈던 순간을 어떻게 쉬이 뒤에 두고 걸어나갈 수 있었겠는가. 그것이 착각이라해도 거의 유일하게 그 사람의 인생에서 행복했던 때인 것을.. 그럼에도 걸어나갈 결심을 결국 해낸 한센을 응원하지만, 그의 걸음 하나하나가 참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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