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 정운선 백은혜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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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희망을 지킬 수 있을까. 만들 수 있을까.
지금까지 보아온 극 들 가운데 가장 따뜻하고 강하게 연대의 가치와 힘을 이야기하고 긍정하는 극이었고 감동적이었다. 마가렛과 마리안느. 세상은 홀로 떨어진 섬들이 아니라 분리되고 고립시키고 외면하는 섬이 아니라 맞잡은 손같은 곳이라고, 되어가고 있다고, 될 수 있다고 아주 강하고 따뜻하게 이야기하는 극이었고 그래서 좋았다. 늘 바라고 그렇게 살고 싶다고 느꼈던 삶의 지침같은 이야기를 둥그렇게 감싸는 무대와 '와'를 말해주는 목소리와 모든 것들 잇는 구조로 다 만났고 참 좋은 시간이었다. 그런데 아주 개인적인 이유로 그게 참 어려움을 조금 겪어보았기에 희망에 가득 차기보다 희망을 지킬 수 있을 지 고민하는 스스로가 부끄럽다. 발달장애를 가진 친척을 만나면 번거롭고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런 내가 가져야할 것이 부끄러움이나 연민이 아니라 낯설어하지 않는 그 태도 마음 그 자체라는 걸 말해주는 좋은 공연이라 지금은 내가 부끄럽다.
늘 세상이 결국 좋아질 것이라 믿고 바란다고 하면서 막상 가까운 이들을 섬에 가두던 나를 비춰준 공연을 만나서 부끄럽고 감사하다. 아주 따뜻하고 절실한 목소리로 호되게 혼이 났다. 자신은 없지만 지금의 목소리를 한 번씩이라도 더 되새기며 살고 싶다.
메시지가 좋은 것은 물론, 극의 이야기 구조가 이야기의 메시지와 맞닿아있어서 참 좋은 극이었다. 세 가지 다른 시대와 인물과 공간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사람들은 서로 떨어져서 각자 고립되지 않고 모두 함께 어우러지는 방향으로 살아가야한다는 것과 그렇게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줘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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