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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20170827 뮤지컬 벤허 밤공

by All's 2020. 6. 19.

캐스트 - 카이 박민성 안시하 이희정 서지영 김성기 이정수 선환국 곽나윤 이지훈

 

 

 

 

원작 소설도 영화도 보지 않아서 기본 줄거리를 모르고 보았어요. 귀가 얇아서 프랑켄 재미없게 본 사람도 안 싸울 수 있다는 얘기에 토핑 할인 주간이기도 하겠다. 카이랑 박민성 본 적 없어서 궁금하다 등의 마음으로 3층 4열 급 질러서 보고 왔다.

자리얘기부터 던지면 가리는 부분 거의 없이 충무 3층 4열 다운 가성비를 뽐내는 와중에 배 속 장면 나오면 북치는 앙상블 어깨와 가슴 사이 정도의 위치까지 위에서 잘려서 대사하는 배우는 잘리는 부분 전혀 없었다. 대신 중간에 벤허가 검투하는 장면 위에서 보니까 배가 안 찔리는 게 너무너무 잘 보여서 걍 의미없는 예정된 싸움 정도로 보인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었다.

다 본 마당에 어떤 점에서 신실한 분들이 벤허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지 이해가 되었고, 나는 신은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시련만을 주신다는 기독교의 그 말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라서 아마 교인인 분들이 이 극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감상이나 감동까지는 얻을 수 없었다. 어떤 의미로는 성극이라는 말해도 될만큼 꾸준히 신의 의도에 대한 어떤 이야기를 반복하는 극이었는데 그런 점에서 어떤 메시지를 향하여 나아가고 있는 극이라 충실함이 있었고, 퀸토스가 유다에게 베푼 자비 아닌 자비로 그는 살게 되었고, 그래서 퀸토스가 그를 나에게 보낸 건 어떤 신의 뜻이라고 여겼기에 자신의 삶을 바쳐 그를 위하기로 했던 퀸토스의 삶과 유다의 삶이 매칭되는 와중에 오는 감동이 있었어. 유다의 경우 애초에 로마와 이스라엘이 함께 잘 살 수는 없나 같은 헛소리하던 우유부단하던 애가 계속 되는 시련에도 복수 의지는 의아한 와중에 시련이 계속 있는데 유대인으로서도 로마인으로서도 무너진 집안과 가족, 와해되는 유대인 군대, 노예가 되어버린 사랑하는 이, 문둥병에 걸려버린 소중한 가족 등에 붙잡혀서 처형을 앞둔 예언 속 메시아까지 겹치자 그제야 복수심이 좀 보이네 싶던 애가 도대체 왜 이런 시련을 주는 거냐고 하고 있는 것에 그들을 용서하라는 예수의 말에 분노하고 절망했는데 결국 그의 힘으로 인해 고통받았던 어머니와 여동생의 병이 나은 걸 보면서 사막에서 그에게 물 한 모금을 건넸던 때부터 예견된 어떤 운명을 느꼈기에 그 뒤에 그가 카타콤을 지었고 결국 유대민족을 로마에게서 여차저차하게 했구나 같이 이야기가 이어졌는데 퀸토스의 첫 등장처럼 배 아래에서 노를 젓는 사람들(처지는 다르지만) 사이를 당당하게 걸어내려오는 유다가 1막의 퀸토스와 겹쳐지면서 유대민족 전체에게 결국 구원이 올 것이고, 이 모든 것이 신의 뜻이었고 열심히 살아가다보면 카타콤의 빛과 같은 구원이 올 것이다 같은 의미를 전달받게 되더라.

이게 내가 받은 느낌으로는 그래서 신이 예정한 어떤 시련과 큰 밑그림 속에서 고난을 이겨낸 자는 더 단단하고 아름다워질 것이며 견디면 구원을 얻게 되니 신을 믿으며 우리 모두 열심히 살아갑시다라는 메시지겠구나라 현실의 고단함에 지쳐가는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도 위로가 될 수 있겠지. 그게 바로 종교의 힘이겠지.같은 감상을 주더라. 근데 성경 속 구원은 결국 유대인들에게 한정되어 있던데 유대교만 믿으면 유대인 취급 가능하다지만 유대인은 그 구원의 대상이 되는 어떤 당위성이 뭔데 같은 삐딱선을 타는 건 비교인이자 종교에 대한 반감을 늘 가진 사람으로서의 저의 한계이기는 했다.

그렇지만 의도치 않게 많이 보았지만 자첫부터 자막까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과 늘 일정부분 싸우며 봤던 사람임에도 이 극하고는 뒤에 쓸 부분들 빼면 극 자체하고는 싸운 느낌도 아니고 그렇게 싫지도 않았네.

싫은 부분들 근데 많다ㅋㅋㅋㅋㅋ
이야기 첫 시작부터 에스더가 노예 시장에서 상품으로 전시당하면서 예루살렘을 그리는 '그리운 땅' 나오기 전까지가 너무 지루해. 프랑켄 2막 검투장씬만큼 짜증나는 기분으로 지겨운 거랑은 다르게 그냥 지루하다ㅋㅋㅋ '그리운 땅'부터는 좋았지만 2막 군데군데 또 지루하고 싫어ㅋㅋㅋㅋ
무대나 연출이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다. 조명도 괜찮음. 특히 카타콤의 빛 넘버의 연출이나 앞에 쓴 퀸토스의 등장과 엔딩 유다의 등장을 교차한 부분은 특히 좋았다. 근데 처음 유다랑 메살라가 쌈질하는 장면 뒤에 벤허 집 옮기는 거 안 보여주려고 하는 거든 뭐든 무대 너무 좁고 예쁘지도 않아서 첫 시작의 임팩트 약한 거+보기에 답답함의 콜라보로 별로고 이제 끝난 지 3시간 되어간다고 슬슬 기억력이 감퇴되는데 여러 의미로 박진감이 넘친다는 기분이 안 들었다는 게 큰 문제 같다. 영화의 명장면이라는 전차씬은 특히ㅋㅋㅋㅋ 인공말이 회전무대 돌고 슬라이드 쓰고 뭐 그런 시도야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한도일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너무 박진감이 없고 노래는 꽝꽝 나오고 뭐 괜찮은데 결국 메살라가 정정당당(?)하게 져버리는 데에서 함정이라며 이게 뭐여ㅡㅡ 싶다ㅋㅋㅋㅋ 

그리고 인물로 좀 넘어가면 복수 의지가 불타야하는데 그걸 모르겠는 벤허의 복수 의지 부분과 동기가 너무 유치한 것 같은 메살라 동기 좀 어떻게 힘 좀 줘야할 것 같다. 특히 메살라 넘버 '나 메셀라' 가사 몇 군데 좀 제발 손봐서 메살라의 욕망을 좀 더 깊이있게 드러내야 할 것 같다고 느낌ㅋㅋㅋㅋ 처음에 나에게는 좋은 빵 안 줬다 할 때는 빵이라는 게 차별의 은유일 수 있지ㅇㅇ하고 넘어갈 수준이었는데 죽어라 노력해도 먹다남은 빵!!이라고 하는 순간 그것도 해석을 일부러 하려고 하면 은유로 다가올 수 있지만 즉각적으로 너무 웃겨버려서ㅋㅋㅋㅋㅋㅋㅋㅋ 머리 검은 짐승 거두는 거 아니다라고 하지만 난 사람이 배은망덕하게 될 때의 저열함을 이해 못 하지는 않는다. 굳이 양자가 되는 게 아니라도 키워 준 부모님에게도 감사하다가도 배은망덕하게 굴고 싶어질 때가 있는데 남이 날 키우는 마당이면 사람이라는 간사한 존재는 더 그럴 수 있는 거잖아. 내가 평생 은혜를 갚고 살아야하는 어떤 존재로 서열이 낮은 삶을 살게 된다는 거에도 꼬일 수 있는 게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연약함이지. 하지만 그걸 표현하는 방법을 단순히 밥 비유로만 계속하면 인간이 아무리 먹고 사는 게 중요하고 작은 차별이 제일 서러워도 너무 유치해보이니까ㅋㅋㅋㅋ 진짜 그 넘버  가사 좀 아무리 노력해도 나는 그림자이고 그저 불쌍한 놈일 뿐. 평생 밑바닥 같은 느낌나게 바꿔주길 바라고 또 바라게 되었다ㅋㅋㅋㅋ

벤허의 복수심이 너무 연약해보인다는 점은 평화롭게 공존을 꿈꾸는 연약한 인물이 결국에는 여러 시간을 거쳐서 어떤 깨달음을 얻고 결국 가장 어둡고 낮은 곳에서 빛을 키워내는 성장물로서의 부분에만 신경쓰다가 놓쳐버린 것 같은데 빨리 끝나서 좋았지만... 사막에서 쓰러지는 장면 전에 노예로서 고통받는 장면 하나 추가하고 그와중에 분노 좀 하게 시켰으면 좋겠어.

그리고 남자 앙상블로만 꾸려서 매력을 어쩌구한 부분은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로마 군사들이 깃발 휘두르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을 딱 보는데 이 장면 같이 남자앙상블들 많게 하고 싶은 그림이 있어서 잔뜩 구성해서 뽑아놓고 보니 쇼스타퍼 부분들 여자앙들 뽑아서 맡기려다보니 사람 수가 너무 많아져서 제작비 걱정되어서 색다른 구성을 하겠다는 원래면 여자앙상블들로 꾸렸을 씬을 다 남앙으로 했구나 싶은 정도였다. 여자 앙상블들이 했을 법한 장면을 쇼적인 부분은 게이 남자 느낌이 나게 대체하고 로브써서 여자인 척 하거나 하는데 헤진 옷을 입혀야해서 눈가리고 아웅이 안 되는 유대인 죄수 학대 장면, 노예 시장 장면 등에서 전부 남자들만 서있거나 하는 걸 보고 있으면 예루살렘이랑 성비에 대한 의아함이 너무 크게 느껴짐. 쇼적인 부분에서 안무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여자 앙상블이 하거나 남녀앙을 섞어서 했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기분이 든다. 특히 2막 초반 빌라도와 메셀라 앞에서 남앙들이 상탈하고 비즈끈 몸레에 두른 채 밸리댄스하는 건 앙상블들이 잘 추고는 있지만 여배우들이 하는 것과 다른 색다른 매력으로 오기보다는 아 여성스러운 몸짓할 때는 좀 기분 이상한데?같은 맘으로 다가온다. 조금 더 솔직하게 쓰면 동작을 잘하고 있다고 해도 보는 기분이 영 어색하고 오글거리고 아름답지 않다. 남자들로만 꾸려진 색다른 매력이나 더 좋게 해석하려면 성별이 전복되는 느낌으로 와닿기 보다는 여자 앙상블들로 구성했으면 그 분들이 가졌을 일자리가 떨어졌네.라는 감상을 더 크게 받는 정도의 느낌이었고, 내가 유별나다고 생각하기에는 남앙들 밸리추는 거 보고 내 주변에서 풉풉 웃음도 터져나와서 내가 극단적인 소수의견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앞에도 썼지만 여자 앙상블을 했어야하는 끼부리는 매춘 여성의 역할을 남자앙상블한테 시키느라 빌라도는 남색을 하고 남자 무희들도 게이인 느낌으로 개그랍시고 하는 게 있는데 별로 안 웃기다. 남앙들이 많은 거에 비해서 움직임 위주로 뽑은 건지 떼창 볼륨이 또 숫자에 비해서 아쉬우니 남자들 떼거지인 거 반응 별로라서 재연이 온다면 여앙들 써서 남녀앙 섞어서 밸리댄스 추는 걸로 재연 때는 바뀌면 좋겠다.

여성 캐릭터가 별로 없어서 딱히 여성 취급이 아주 후지지 않다고 하기에는 원작 이야기가 어떻든 유다 여동생인 타르자가 사고뭉치에 계속 철없는 느낌에 가깝게 그려지는 거 정도가 개인적으로는 걸리긴 한다. 그냥 극 전개에 무리수 없는 수준의 전형적인 쓰임이다. 하지만 에스더와 어머니 미리암은 전형적인 성녀캐에 가깝다고 해도 미리암이 자신이 문둥이임을 다가오는 이들에게 바로 이야기하며 자신에게서 병이 옳지 않게 하려는 느낌을 주는 거나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기를 원하는 귀족 부인다운 어떤 신념이 있다는 거나 에스더로 인해서 유다 인생 꼬이지 않고 에스더가 이해심과 신의가 깊은 인물인 것도 좋아서 여캐 사용 자체로는 그렇게 싫지 만은 않았다.

싫은 점을 꽤 길게 썼지만 프랑켄보다는 좋았고, 취향인 부분도 있다고 할 수도 있었고, 손 볼 필요없을 것 같은 극은 아니다만 또 그렇게 망작 아니라고 본다. 수작은 모르겠는데 범작은 기본적으로 되고 사람따라 수작 느낌 받는다면 받을 지도? 정도. 적당히 잘 수정해서 올라오면 재연 때는 좋은 감상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후기를 또 쓸데없이 길게 쓰네... 배우 얘기로 급 넘어가기.

원캐 아닌 분 중에 오늘 자첫한 배우분들이 꽤 많은데 카이 벤허, 박민성 메셀라 좋았고, 다시 만난 분 중에 안시하 에스더 노래가 너무너무 맘에 들어서 프랑켄 때는 싸웠었는데 참 좋았고, 이희정 퀸토스 무난하게 나쁘지 않았다. 원캐들은 거의 다 무난하게 느껴졌고, 김성기 시모니테스의 게네사렛 저음 참 좋더라. 원캐 중에 좀 별로였던 사람 유일하게 꼽으라면 이정수 빌라도였다. 체격이 큰 사람에게 기대하게 되는 파워나 성량이 없었고 연기가 좀 심심했다. 넘버 소화가 기대만 못 해서 전반적인 인상이 나쁘다.

인생 자첫인 카이와 박민성은 카이는 노래가 괜찮지만 연기가 아주 나쁘지는 않구나, 박민성은 연기랑 노래 둘다 무난하게 괜찮은 배우구나라는 인상이었다. 카이는 복면가왕 패널로 개인적으로 호감인데 또 여기저기 특공하는 거 보면 노래가 맘에 들다 안 들다 해서 계속 애매하게 궁금하느니 한 번 볼래!하고 봤는데 기대보다 연기도 노래도 극으로 만나니 좋더라. 근데 퀸토스 죽고 오열할 때 우는 얼굴이 잠시 좀 입이 네모지게 울어서 순간 웃겨서ㅋㅋㅋㅋ 표정이 아주 섬세한 배우라는 기분은 아닌데 이야기 자체가 복수 의지가 연약해 보일지라고 분노는 자주 하는 역인데 분노 연기가 맘에 들었다. 기본 대사톤도 무난하고. 처음 만난 인상은 나쁘지 않고 좋은 쪽에 더 가까운 것 같아ㅎㅎ 잘 단련된 근육질의 몸을 보는 거 자체를 싫어하지는 않으나 헐벗은 남자 상체를 그렇게 떼거지로 오래 보고 싶어할 만큼 좋아하지는 않고 벌크업이 너무 큰 건 또 싫기까지한데 카이 몸매는 키울 근육 다 키워져있지만 그렇게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니라 보기 나쁘지 않았다. 노저으라고 끌려왔을 때 말 막해서 채찍 맞을 때 참느라 근육에 핏줄이 설 때가(진짜 맞은 게 아니라 일부러 힘 주는 거겠지) 좋은 느낌으로 인상 깊었고 등근육도 나쁘지 않았지만 운명 넘버에서 로마 귀족 옷 찢어버리고 드러난 등의 마이크 선은 너무 깨니까 옷을 계속 찢게 할 거면 앞쪽으로 찢어주길 왕연출에게 읍소하고 싶다.

박민성은 위에 짧게 쓴대로 밸런스가 좋다는 기분이지만 노래 쪽이 더 좋다는 느낌이었고 검 휘두르면서 노래하는 거 힘들텐데 잘하네 싶었음.

위에 썼지만 오늘 다시 봤고 너무 좋았고 제일 좋았던 건 안시하 에스더다ㅠㅠ 난 시하배우 대사톤이 안 맞는데 대사톤은 여전히 안 맞는데 그거 상쇄할 수 있을 만큼 오늘 시하에스더 그리운 땅이 정말 너무 좋았어ㅠㅠ 극 보는 동안 처음으로 좋다고 느낀 넘버였고 극 전체에서 가장 좋았던 넘버 꼽으라고해도 단연코 그리운 땅임. 다음으로 좋았던 곡은 카이벤허와 같이 부른 듀엣곡 카타콤의 빛인데 이건 프랑켄에서 그곳에는 가장 좋아했던 내 취향의 발현같기도 한데ㅋㅋㅋ 여튼 결론은 시하 에스더 그리운 땅 너무 좋아. 진짜 좋아. 또 듣고 싶다ㅠㅠ 조금 허스키한 목소리로 절절하게 부르는데 그 앞까지 지루해서 죽어가던 집중력이 화르륵 불타올랐다ㅠㅠ 지금은 자둘하고 싶은 맘은 없는데 다시 보고 싶어진다면 그리운 땅이 다시 듣고 싶어서일 듯ㅠㅠ 정말 정말 좋았어ㅠㅠ

희정배우는 팬텀을 달리면서 만나다보니 아 연기를 열심히 하면 섬세하게도 되는 분이었는데 그동안 걍 버럭거린거야?싶은 마음을 주던 분인데 팬텀에서 생긴 성의 벤허 프리뷰 기간까지는 끌고 오신 듯ㅋㅋㅋ

어린 티토는 분량이 새모이만큼인데 오늘의 어린이 이지훈 아가는 새모이만큼을 짜증나게 할 만큼 나쁘지도, 궁금증이 있게 잘하지도 않았다.

대충 쓴 거 기준으로 티가 나려나 싶지만 지루한 구석도 있고 강추할 만큼은 아닌데 할인 받을 수 있으실 때 한 번쯤 보기에 나쁘지는 않을 것 같고 프랑켄 싫은데 이 극이 좋을 사람은 있을 수 있으나 종교색 있는 거 매우 많이 엄청나게 싫으면 피하세요.가 총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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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단상

 

원작 소설도 영화도 보지 않아서 줄거리는 모르는 와중에 보았는데 어떤 점에서 신실한 분들이 벤허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지 이해가 되었고, 나는 신은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시련만을 주신다는 기독교의 그 말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라서 아마 교인인 분들이 이 극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감상이나 감동까지는 얻을 수 없겠지만, 어떤 메시지를 향하여 나아가고 있는 극으로서 그 충실함 만큼은 무리없이 전달받았고, 시련과 고난에 좌절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감내하며 살아내는 삶이 아무리 힘들지라도 결국 이겨낸다면... 보상이라는 말과는 어울리지 않을 수 있지만, 언젠가는 빛을 찾을 수 있다..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 이 현실의 고단함에 지쳐가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겠지. 그게 바로 종교의 힘이겠지.같은 감상을 받을 수 있을 만큼은 정돈된 이야기였고, 굉장히 많이 본 것과 달리 뮤지컬 프랑켄슈타인과 늘 일정부분 싸우며 봤던 사람인데 이 극은 그에 비하면 처음부터 '그리운 땅' 나오기 전까지 계속 지루하다 느꼈고 그리운 땅부터는 좋았지만 2막 군데군데 싫었고, 메살라 넘버 '나 메셀라' 가사 몇 군데 좀 제발 손봐서 메살라의 욕망을 좀 더 깊이있게 드러내야 할 것 같다고 느꼈고, 가장 중요한 벤허의 복수심이 너무 연약해보인다는 점 등등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프랑켄보다는 오히려 더 취향이었고, 손 볼 필요없을 것 같은 극은 아니다만 또 그렇게 망작 아니고, 적당히 잘 수정해서 올라오면 재연 때는 좋은 감상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같은 마음은 들면서 나왔다.

원캐 아닌 분 중에 오늘 자첫한 배우분들이 꽤 많은데 카이 벤허, 박민성 메셀라 좋았고, 다시 만난 분 중에 안시하 에스더 노래가 너무너무 맘에 들어서 프랑켄 때는 싸웠었는데 참 좋았고, 이희정 퀸토스 무난하게 나쁘지 않았다. 특히 시하배우 그리운 땅이 정말 너무 좋았다. 극 전체에서 가장 좋았던 넘버 꼽으라면 단연코 그리운 땅일 듯ㅜ 다음으로 좋았던 곡은 카이벤허와 같이 부른 듀엣곡 카타콤의 빛이었고ㅎㅎ 시하배우의 연기 스타일이 개취와 잘 맞지 않아서 피했었는데 시하배우 목소리에 이런 매력이 있었구나 너무너무 감탄했고 정말 좋았다. 지금은 자둘하고 싶은 맘은 없는데 다시 보고 싶어진다면 그리운 땅이 다시 듣고 싶어서일 거다. 정말 정말 좋았다.

그런데 이렇게 군데군데 좋은 부분이 있고 나쁘지 않은 감상으로 나왔지만 누군가가 볼까말까만 딱 물어본다면 확 추천하기에는 애매한 것 같다. 앞서 썼듯이 주인공인 벤허의 복수심이 극 구성 자체에서 좀 약해보이는 데다가, 시작부터 그리운 땅 전까지 정말 진심으로 지루함.... 그리고 남자 앙상블로만 꾸려서 매력을 어쩌구한 부분은 납득이 되지 않아서ㅋㅋ 로마 군사들이 깃발 휘두르는 장면같은 부분 남자앙상블들 많게 하고 싶어서 잔뜩 구성해서 뽑아놓고 보니 여자앙들도 더 뽑자니 제작비 걱정되어서 색다른 구성을 하겠다며 원래면 여자앙상블들로 꾸렸을 빌라도 관련해서 꾸며지는 경우가 많은 장면들의 안무나 밸리댄스 씬 등이 앙상블들이 잘 추고는 있지만 여배우들이 하는 것과 다른 색다른 매력으로 오기보다는 아 여성스러운 몸짓할 때는 좀 기분 이상한데?같은 맘으로 다가와서 남자들로만 꾸려진 색다른 매력이나 더 좋게 해석하려면 성별이 전복되는 느낌으로 와닿지 않고 여자 앙상블들로 구성했으면 그 분들이 가졌을 일자리가 떨어졌네.라는 감상을 더 크게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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