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후기

20160130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by All's 2016. 3. 12.



캐스트 - 박건형 박은태 서지영 이지수 아역은 오지환 김민솔.
공연장 - 충무아트홀 대극장



그동안 봤던 빅터가 동빅밖에 없어서 애정결핍 떼쟁이 빅터만 봤다가 앙리한테 죄책감이라고는 1도 없는 세상의 중심이 '나'인 야망주의자를 보니까 매우 신선했다.
자기가 필요하면 상사 비위야 맞춰줄 수 있고 얼뜨기 하나 꼬셔서 같이 연구하는데 써먹을 수도 있다만 특별하고 남다른 천재 과학자인 '나'를 아주 공고히 가지고 있는 신념이 좀 삐딱해서 그렇지 단단하고 자기가 똑바로 서있는 미친 과학자였다ㅎㅎ

신과 맞서 싸운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앗아가는 저주가 아니라 신 위에 서고 싶다는 신에 대한 도전이라 전체 서사가 아주 깔끔하게 느껴지고 저번 관극이 축축해서 갖은 짜증을 냈던 터라 좋았다!

형빅은 주변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룽게 정도를 제외하면(동빅보다 룽게 아끼는 듯ㅋㅋㅋ) 그들이 말해주는 특별한 나에 자아도취되는 느낌? 엄마를 살리지 못했고 숙부한테 구박이나 받다가 쫓겨나기까지 하는데 누나가 너는 특별하니까 멋진 꿈을 꿀 것이고 그걸 이뤄낼거야라고 달래주는 말에 넘어간 느낌. 앨렌에게 실험에 실패하는 구질구질한 꼴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건 진짜 니가 말한 대로 내가 해냈다는 인정 욕구가 9할은 아니었을까 싶고, 그렇다고 뭐 누나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고. 서엘렌이 든든한 누나라 어릴 때 의지는 했을 것 같더라. 앙리 머리는 바구니에 담아와놓고 누나는 공주님 안기해서 고이 모셔오는 것만 봐도....(((앙리)))

실험일지를 찾은 뒤의 득의양양한 표정이 앙리든 괴물이든 둘 다 노관심이었고, 마지막에 북극에서도 은괴가 자신이 앙리임을 피력하자 자신이 만든 게 무쓸모한 괴물이 아니라 앙리를 되살린 거란 걸 확인해서 기뻤는 지 광기어린 미소를 짓는데 섬뜩하고 좋았다. 괴물이 죽어서 자기의 업적을 아무에게도 알릴 수 없이 그렇게 묻어두게 된다는 게 안타까워서 아니야 아니야 하는 것 같고 왜 박빅터씨라고 하는 지 알 것 같았다.

유빅은 어떨 지 모르겠다만 형빅은 나는 왜 전에 자기 방에 걸린 게 엄마랑 어린 빅터 그림이 아니라 빅터 초상화인 게 참 잘 어울릴 것 같은데 그런 디테일 따로 안 바꿔주겠지? 아까워라ㅠㅠ

그리고 형빅 노래!!! 나는 왜 뮤비보다 더 좋았다! 생창에서 저음은 좀 아쉬운데 영상보고 괜찮은데 생각한 것보다도 훨씬 괜찮았다. 노래 지저분하게 소화하지않아서 약간 코막힌 발성이지만 노래 자체가 참 깔끔했다. 모차르트 오슷 듣고 박건형 배우를 그동안 피했었는데 노래 나쁘지 않았다. 딱 취향일 목소리는 아니라 앞으로 건형배우를 찾아볼 일은 없어도 선택지에 건형배우가 있을 때 기피는 안 하게 될 듯ㅎㅎ

은앙 은괴는 오늘은 그냥 그랬다ㅠ 저번에 봤을 때는 참 재밌었는데 오늘은 저번 관극 때보다 목도 좀 안 좋은 것 같고. 난 괴물에서 상처 뜯어내려는 디테일 개인적으로는 좋았는데 오늘은 안 하기도ㅠ 그런데 형빅이 워낙 앙리한테도 크게 마음없는 빅터고, 그런 빅터의 신념에 반한 앙리가 되려 빅터한테 집착하는 순정팬 느낌이었던지라 어떤 의미로든 사랑받고 인정받던 사람이었던 동빅 때의 앙리가 아니라 괴물이 되어버린 지금의 처지보다 아무에게도 인정받고 사랑받을 수 없는 외로운 존재인 자신이 싫어서 울부짖는 것 같아서 설득력이 없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런 감상까지 나오게 해준 건 은앙 응괴 개인만은 아니라 서엘렌과 지수까뜨의 지분도 있다. 혜경엘렌은 처음 대화를 나눌 때부터 앙리에게 호감을 표하고(어머 우리 빅터 주변에 친구가 있다니 그런 호감?) 그래서 앙리를 좀 중요한 사람 취급하면서 한 소년의 이야기도 부르고 '앙리'라는 사람에게 빅터를 부탁하는 것 같았는데, 애절애절한 혜경엘렌이 꼭 답은 아니겠다만 서엘렌은 앙리라는 인물보다는 현재 빅터 주변에 있는 사람 중 하나가 빅터를 귀찮게 하지 않기 썰을 풀어주는 느낌? 주변에 관심없고 내 사람만 챙기는 게 자기만 중요한 형빅이랑 참 잘 맞았다. 여튼 그렇게 앙리라는 인물 자체도 좀 혼자 빅터의 순정팬이었어서 존엄하고 사랑받던 '인간'에서 괴물이 되어버린 느낌보다 아무도 주변에 남지 않은 버려진 존재라 그 외로움이 서러운 정도의 온도에 서엘렌이 설득력을 5푼 정도 나머지는 지수까뜨가 한 4할5푼 정도. 5할은 배우의 연기와 흘러가는 이야기 서사가 만들어줬다.

4할5푼 비중 지수까뜨는.. 난 사실 시하배우의 줄리아랑 까뜨린드가 노래 자체나 인물이 가지는 존재감이나 능숙함 같은 건 더 낫다 싶은데 톡 까놓고 지수배우가 어리고 동글동글하게 순하게 생겨서 내는 인물 자체의 결이 시하배우보다 훨씬 좋다.

오늘 그곳에는 전에 저는 사람이 싫고요. 막 이런 저런 이야기를 지수까뜨가 은괴랑 눈 마주치면서 해맑게 이야기하는 걸 보는데 나는 측면으로 보면서도 저 어린 게...막 그랬는데, 그걸 정면으로 대면하여 보고있는 괴물의 눈에는 그 어리고 몽글몽글한 얼굴이 세상이, 사람이 싫다고 말하는 게 참으로 측은하고 불쌍하게 또 사랑스럽게 다가오겠다 생각이 들어서 그냥 안녕 가르쳐준 거 말고 약이나 먹이고 발로 차기나하는 애가 뭐가 그 짧은 찰나에 특별했다고 대형 상처야 싶은 꽁기한 마음을 알아서 물리쳐주는 나에게는 와닿는 설득력이 있다. 그렇게 나약한 존재가 같이 이 세상을 떠나 행복하고 싶은 꿈을 꾸고, 그 존재를 보다듬고 싶다는 감정 자체가 느쪄져서 그곳에는 뒤에 지수까뜨랑 은괴가 서로 붙어서 마주보고 있으면 걍 좋기도 하고ㅎㅎ 그림이 예쁨! 남녀주인공이 서로 쌍방사랑을 안 보여주는 이 극에서 로맨스 성애자인 나에게 아주 소중한 순간이고 참 좋다ㅎㅎ

여튼 동질감과 애정과 보호욕구를 같이 품게 되는 복합적인 존재가 은괴에게 지수까뜨같았기에 까뜨가 격투 뒤에 발로 차고 욕하고 뭐 난리를 쳐도 그냥 웃고 반가워하고 원망의 기색이 없다가(저럴 수도 있지 정도로 생각하는 듯? 살아있어서 그냥 반가운 것 같은) 까뜨를 산산조각내서 말고기로나 써버리겠다고 하고 자신도 차가운 바닥에 버려지면서 은괴가 뭔가 외롭지 않을 수 있던 유일한 희망이 소실되면서 처참하게 외로워진 느낌이 들었다.

내가 괴물 중에 지괴가 잘 안 맞았는데 배우 개인의 연기가 나랑은 맞지는 않았어도 그 쪽이 가지고 있던 시하까뜨에게 버려지고 상처받은 어린 생명체같은 절망 자체는 개인 노선을 끌어가는 설득력이 매우 있다고 생각했던 점에서 까뜨의 보호자이자 동반자이고 싶었다가 굴러떨어진 은괴는 좀 다른 의미로 외로워지는 게 설득력이 있어서 오늘도 나쁘지는 않았다.

좀 곁가지로 지수 배우 얘기를 더 하면, 난 빅터와 있을 때도 그 어림과 연약함의 이미지가 주는 뉘앙스가 좋다. 멋모르는 순진한 여자아이가 너는 나에게 너무나 특별해. 날 두고 가지마. 나와 함께 있어줘.라고 하면 자신이 특별한 존재가 된 듯한 고양심과 보호 욕구로 옆에 있어주고 싶을 것 같고... 난 뭐 그렇다ㅎㅎ

에바는 서에바가 더 좋긴 한데 그렇다고 뭐 격투장 장면이 재밌어지지는 않았다ㅜ 내 막귀로는 혜경배우가 가지고 있는 음역대나 그런 게 서지영배우보다 위 아래 모두 넓은 것 같은데 남자의 세계 소화력은 서에바가 더 깔끔하고 콕콕 찔러주는 느낌이라 역시 사람마다 맞는 넘버는 다른 가 싶고, 캐릭터 자체도 자연스럽고 윙크도 앙큼해서 좋았다. 엘렌은 감정 과잉 쪽이 좀 좋아서.. 부끄럽지만 신파...좋아해요....( ")  혜경배우 쫌이 좀 더 좋아서 그놈의 1인 2역 버리고 엘렌 혜경 에바 지영 했음 좋겠다 그렇습니다ㅋㅋ

건형자크는 걍 뭐 나쁘지 않았다. 재미는 역시 없는데 앙들하고 같이 군무 출 때 각이 나와서 올ㅋ했고. 넘버는 오늘 건형배우의 넘버 중에 부른 것 중에 넌 괴물이야만 좀 별로였는데 그 잠깐의 춤으로 걍 다 까방을 드립니다. 캬- 좋았다. 가운데부터 맨 뒤까지 착착 발이 맞는데 3층에서 봤어서 더 멋있었다ㅎㅎ

아 춤 얘기... 오늘 형빅의 춤사위를 보며 한잔술은 그나마 춤 좀 출 줄 아는 사람들은 이상한 발동작은 자체 스루를 해버리고 스무스해지는데 열심히 추는 사람들은 배운 모든 스텝을 다 하기에 비극인 것 같았다. 그렇다고 그 별로인 안무가 좋아지지는 않겠다만.ㅋ_ㅋ

원캐들....얘기 아주 살짝. 시작할 때 중위 역할하는 앙상블 목이 좀 간 것 같길래 공연 말미라 다들 이제 좀 지쳐가나 솔로넘버 있는 사람들 다들 좀 지쳤기를 바랬는데 중위앙빼고 다들 여전히 악다구니^^ 하..... 충무의 저질 스피커 때문에 열심히 불러줄수록 더 슬프다.ㅠㅠ 그리고 상세정보에 배역 이름 뜨는 원캐 중에... 희정배우.. 난 사실 그 분과 안 맞는다ㅠㅠ 그 나이대에 그 만큼 성대 관리하고 매일 공연하고 대단하신 건 알겠는데 대극장 중장년 앙상블 풀이 좀 너무 적어서 계속 일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함을 고백합니다. 지킬부터 프랑켄까지 쭉 안 맞아서 힘들다..ㅠㅠ

이제 더 쓸 말 없다아!
그리고 프랑켄 마지막 스케쥴이 나왔고....
충무 주말에도 일하네.
자 이김에 남은 빅터와 앙리의 뮤비 좀 풀어줘...

(+) 빼먹은 거 있어서 급 추가ㅋㅋㅋ 나랑 같이 플켄 본 지인이 동배우 대사칠 때 숨소리 신경쓰인다는데 난 정말 모르겠어'ㅅ' 했더니 귀에 빠깍지가 씌여서ㅉㅉ 했어서 빵 터진 적 있는데 오늘 형빅을 보고 당시 지인의 뒤늦게 내 귀의 빠깍지를 이해함ㅋㅋㅋㅋㅋ 형빅 딕션이 참 좋았다.(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