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트 - 조정은 전동석 이지훈 윤영석 김순택 윤예담. 에스터하지는 대구부터 하던 김윤지
공연장 - 창원 성산아트홀 대극장
공연장 들어갈 때부터 시작하고 느낀 건 창원은 좌석 간격이 참 좁구나. 의자도 딱딱하고.. 음향은 안 나쁜 것 같다라는 마음.
예전에 지은 화장실인지 쭈구려앉는 좌식 변기와 익숙한 좌식 변기가 같이 있는 화장실이 신선했고, 물품보관소는 따로 없고.. 핸드폰 충전은 안 된다고 하고.
번화가 근처라 밥 먹으러 갈 곳은 많아서 좋았다.
1막에서는 동죽음은 오늘 목컨디션이 대구보다는 아쉬웠다. 프랑켄 연습이 힘든 건지 마지막 춤에서 마지막 하이피치 빼고는 낮춰부르기도 하고 끊어 부르기도 하고 그랬는데. 그래도 오늘 공연은 나쁘지 않았다. 왜냐면 오늘 몇 번 못 봤지만 내가 본 중에 조엘리 목 컨디션이 제일 짱짱해서 상쇄되어서 기분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ㅋㅋ 난나것 하이노트 참 예쁘게 뽑았고, 오늘은 숄도 팔에 안 걸리고 잘 펼쳤고, 윤제프도 오늘 좋았는데, 그래서 나루터에서 둘이 너무 예쁘고 달달하고 사랑스럽고 노래들도 잘하니 러브송 아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행복했었는데 MR인데 왜 튀는 건지 이해가 안 되는데 엘리가 최후 통첩한 뒤 토드랑 대치할 때 엠알이 이상하게 늘어졌는데 선녀가 잘 맞춰서 알아서 박자 안 놓치고 넘어가기도 함.
오늘은 조엘리의 날!!
내맘대로 느끼기에 동죽음은 점점 연기랑 감정선이 깊어지는 것 같은데 오늘 특히 엘리자벳에 대한 애정과 소유욕이 더 깊어진 느낌이었고, 자신을 왕자님이라 칭하며 객체화시켜놓고 죽음을 부정하려드는 엘리에게 자신을 인식시키고 그녀를 얻고자 진하게 달려드는 것 같았다. 반면 조엘리는 어린 시절 꿈처럼 죽음을 잠시 흠모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지는 어릴 때 상상친구마냥 그냥 신기루같은 자신의 자살 충동으로 죽음을 떨궈버렸는데, 그런 엘리가 자신이 구속받는다고 느낄 때마다 세상은 어차피 널 가둘테니 나에게 오라며 죽음이 그 틈을 타 엘리에게 자신을 인식시키고 그녀를 가지려는 둘 간의 끝없는 싸움으로 보였다.
엘리는 그냥 이겨내고 떨쳐내야하는 내면의 충동으로 죽음을 밀쳐내고 죽음은 자신을 인식시키기 위해 계속 그녀를 옥죄고 벼랑 끝으로 밀어가는 대립.
특히 엘리가 문을 걸어 잠근 채 요제프에게 최후 통첩을 한 뒤 두려움과 답답함에 절망하던 때에는 그녀가 분명히 자기에게 넘어올 것이라 여겼는데 엘리는 끝내 아직 세상 속에서 자유로워지겠다는 소망, 세상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고 다시 한 번 무의미한 충동으로 죽음을 밀어냈고, 죽음이 이때 정말 크게 당황하고 상처입은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난나것 맆부터 내춤싶까지는 외롭고 쓸쓸하고 아무것도 맘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느끼게 했는데도 자신에게 넘어오지 않았으니 모든 걸 다 가지게 한 뒤 나락으로 떨궈서 더 크고 깊은 절망에 밀어넣어 세상을 등지게 하고 말겠다는 좀 더 담대한 수렁을 계획했던 것 같았달까.
헝가리에서 행복하게 웃어보이던 조엘리가 루케니의 복선과 같은 비수에 찔리지 않고 스칠 때 요제프의 팔짱, 엘리가 세상에서 자신을 가두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자 그래도 사랑했던 유일한 남자(라고 나는 생각한다.)의 보호 아래 있었다는 게 마지막에 그에게 진정한 결별을 선언한 뒤 에스터하지와 고요히 거닐 때와 대비되면서 싸했다. 그 뒤에 행복하게 웃으며 헝가리 국민들에게 환호를 받을 때와 참으로 행복해하는 조엘리의 환한 웃음이 진짜 자신이 승리한 듯 승리감에 도취되어 보였지만 곧 죽음이 등장하고, 조금은 뚱하고 씁쓸하게 그녀를 바라보다 자신이 승리했다는 그녀에게 과연 그럴까?라고 은근히 암시하며 몰아붙이는 분위기를 느꼈다ㅠㅠ
그리고 오늘 내춤싶이 진짜진짜 좋았다ㅠㅠ
앞에 썼던 대로 엘리를 나락으로 떨어트리기 전 그녀에게 행복감을 최대로 올려놓는 의미심장한 기운이 느껴지면서 결국 넌 날 찾게될거라는 죽음과 이제 그만 사라지라며 죽음을 밀어내고 거부하는 둘의 기싸움이 정말 팽팽했다.
10월 3일 조동 내춤싶 내 마음 속에 박제하고 싶다. 언젠가는 오늘 공연이 희미해질 날이 올거라는 생각만으로도 아쉬울 정도로 정말 많이 맘에 들었다ㅠ
난 엘리를 몇 번 보지도 않았지만 내가 보기에 조엘리랑 동톧은 사실 서로 노선이 딱 맞지는 않는데 그냥 내가 그게 좋다는 느낌이었다.
'나'라는 사람으로 세상에 자유롭게 서기를 원했던 조엘리와 신기루같은 관념에서 엘리의 부름으로 한 존재가 된 자신을 인식한 동토드가 굉장히 서로 대치된다고 여겼고, 그렇게 서로 대치되던 각자의 신념을 밀어붙이는 게 양쪽으로 벽보는 느낌이라 답없이 꼬인 관계성애자&비극성애자로서 절대 마주치지 않을 외사랑의 실현이라 참 좋아했는데, 오늘 그렇게 엘리자벳은 죽음을 한 존재가 아닌 내 안의 혹은 외부에서 유발된 히스테릭한 충동으로 여겨 무시하고 벗어나고자 하고, 엘리자벳의 연인으로서 그녀를 차지하고자 하는 실체적 존재로서 자신을 밀어붙이는 동토드의 죽음이 각자의 노선을 가져가면서 서로를 인정한 것 같은, 내가 보기에는 자신을 지키면서 서로의 노선도 끌어안은 완전한 합을 보여준 공연이었고, 난 조엘리랑 동토드보러 간거고 그걸 목격했으니 정말 다 이룬 기분이고... 행복하고... 중간에 MR 삐끗하고 그래서 클린한 공연은 아니었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야. 내가 이렇게 좋은데 모드이다ㅠㅠ
내가 엘리 플북에서 3연 연출의 질답에서(농담이든 진담이든) 자신을 데려가라는 엘리자벳의 말에 지금은 네가(인지 내가 인지 모르겠어. 둘 다 어떻게든 왠지 나에게는 같지만) 필요없다고 하는 토드는 엘리와의 사이에서 밀당을 하는 거라는 게 좀 되게 상처받고 충격먹은 동톧 분위기하고는 안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다른 토드들은 그런가 싶었는데 오늘 본 조동에서는 그 부분이 특히나 토드의 절망으로 느껴졌다.
엘리의 사랑이자 미련인 요제프. 그런 그와의 아이이자 그녀와 닮은 존재인 루돌프가 죽고 엘리는 처음으로 죽음에게 자유가 아닌 자비를 내려달라했고, 죽음은 눈앞에 그녀가 두려움이 아닌 자유를 줄 존재로 자신을 명명했던, 죽음을 다른 의미로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던 자신이 사랑했던 그녀가 아님에 절망했고 줄타기 때 이후로 처음으로 자신을 먼저 찾은 그녀를 그래서 거부한 듯 했다. 그래서 정말 죽음이 그녀의 목숨을 거둬갔을 때, 아니 엘리가 세상 속에서 자신이 자유를 찾을 수 없음을 알고 세상을 놓기로 결심했을 때 죽음은 그녀를 자신에게 데려간 것이 아니라 그녀를 옭아매고 있는 세상에서 엘리를 풀어주고 구원했고, 그렇게 자신은 영원히 그녀를 사랑했던 순간만 기억하며 존재하게 된 듯 했다.
죽음의 입장에서는 엄청 비극이겠지만... 비극 좋아해서 좋았다.
그러게 가만히 두면 알아서 죽을텐데 뭐하러 일찍 데려가겠다고 그러다가 애를 망쳐...는 헛소리고ㅋㅋ 어차피 당시 시대배경에서 왕족이 아니었어도 여자는 자유가 없었고, 황후가 된 여인이 자유는 무슨 얼어죽을이니 엘리는 결국 미쳐버리거나 절망할 수 밖에 없었겠지 싶고 그랬다.
여튼 조엘리의 엘리는 어린 순간 치기어린 꿈 속 같은 끌림을 제외하면 언제나 죽음을 존재로 인정하지 않고 내면의 충동으로 여기며 밀어냈기에 한 존재로 그녀를 가지고자하는 동톧하고는 서로 참 대치된다고만 여겼는데, 그 답없이 등만 보는 관계를 원체 좋아해서 좋았던 건데 오늘 각자의 노선을 지키면서 서로가 하나되는 순간을 목격할 수 있었다고 동어반복을 하고..
서울 조동 막공부터 하기 시작한, 세상을 떠나는 서로의 날개짓에서 큰 뭔가를 느끼지는 못했었는데 오늘은 그 날개짓과 엘리의 죽음이 죽음은 엘리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 구원하는 것으로, 엘리자벳은 세상에 대한 미련으로 밀어내던 죽음과의 조우를 통해 그렇게나 소원했던 묶이지 않은 존재가 되어 영영 자유로울 수 없던 허물을 벗고 나비가 되어 날아가는 과정으로 보여서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렇게 지난한 삶을 견뎠던 엘리자벳이라는 한 황후의 허물과 삶의 흔적을 되새기며 죽음은 그렇게 자신이 사랑했던 그녀를 영원히 그리겠지.
올뉴에 조동이 올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좋았고 이제 삼연 엘리의 조동은 끝이고 난 오늘에 만족했으니 진짜 다 이룬 기분으로 이제 엘리를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ㅠㅠ
수원과 대전까지 가기에는 날 낚은 조동도 없고 길에 쓴 돈과 시간이 내 기준 좀 컸기에 이제 당분간은 좀 쉬었다 관극해야할 것 같다.
올뉴가 많이 변하든 조금 변하든 상관없이 궁금하니까 너무 늦게만 안 와줬으면 좋겠다.
그때는 초반 중반 막공주로 3단 변화를 체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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