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진 - 문성일 이지호 김보강
게스트 - 이지숙 이선영(작곡가)
공연장 - 대학로 자유극장
프랭크쇼는 패러디가 기본이라 아는 사람만 아는 거 아닐까라는 부분을 빼놓고 생각하면 소스가 되는 공연들을 본 입장에서는 아기자기 귀엽고 재미있는 공연으로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
연습사진을 보고 생각한대로 이번에는 여신님이 보고계셔가 메인으로 약간의 빨래, 한 번의 트유, 심야식당 추정 넘버와 카인과 아벨 넘버 하나, 창작곡 한 곡 등으로 공연이 이루어졌는데, 자리에 같이 하지 못한 도빈배우가 저승사자에게 끌려가서 작곡도사에게 곡을 받아서 저승사자의 맘에 드는 곡을 바쳐 도빈배우를 구해내는 주요 스토리 라인도 갖추고 있었다. 도빈배우를 구하기 위해 작곡도사를 찾아가서 이런 저런 일들을 겪는 과정에서 오합지졸 자기 의견만 내세우던 멤버들이 하나가 되어 곡을 만드는 것의 기쁨을 알게되고 도빈배우를 구한다.는 구성이 나름 깔끔했다.
도빈배우와 도빈배우를 잡아간 저승사자로 박영수 배우가 출연한 영상이 중간중간 나오는데, 영상으로 등장하겠거니 했지만 생각보다 컨셉에도 잘맞고 타이밍과 쓰임도 깔끔해서 재밌고 괜찮았다.
지숙배우는 작곡도사, 선영작곡가님은 작곡도사의 귀신언니로 등장하셨는데, 작곡가님의 몸을 사라지않는 분장 열정이 아주 톡톡히 재미를 주었다ㅎㅎ
공연 말미에 성일배우와 꿈결에 실어를 새롭게 바꿔 부르는 장면이 있는데 곡 잘쓰시는 거야 여보셔 넘버로 잘 알고 있었지만 노래도 잘하셔서 놀랐다.
그 '꿈결에 실어'의 새롭게 편곡된 남자 화음과 솔로가 성일배우 음역대와 목소리에도 잘 묻어서 정말정말 좋았다.
저번 주말부터 쉬지를 못해서였는지 좀 지쳐있었고 사실 오늘 안 갈까 고민도 했었는데 지리산 천왕봉이고, 여신님이 귀신님일지라도 여신님 넘버를 성일배우 목소리로 다시 만난 것 만으로도 굉장히 힐링되었다.
지호배우랑 같이 부른 태양에 눈이 멀어서도 그리운 트유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지숙배우 노래 잘하시는 거야 너무 당연하지만 원래 남자키인 여보셔 넘버들을 여자키로 바꿔서 소화해낼 때는 우와하고 감탄이 절로 나왔다. 특히나 돌아갈 곳이 있어 지숙배우 버젼은 절대 못 잊을 것 같다.
작곡도사라 음표무늬 안경쓰신 것도 귀여우셨던 노래여신님이었다.
자유극장이 쌀쌀해서 땀이 안 나서 여기서 여보셔 공연을 했으면 좋겠다는 지호배우의 꽃봉오리도 정말 좋았다.
지금은 주화를 하고 계시지만 석구를 하시게 된다면 꼭 보러가고 싶을 만큼 잠깐이지만 감정선도 예쁘고 넘버랑 목소리가 참 잘어울리셨다.
그대가 보시기에를 매우 쑥스러워하며 부르셨던 보강배우가 진짜 잠깐 영범 넘버를 부르셨는데, 보강영범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섬광처럼 스쳐갔다.
순발력도 좋고 목소리 단단하시니 능청스러우면서도 속 깊은 좀 다르지만 매력있는 영범일 것 같은 순간적인 상플이 휘리릭 지나감.
패러디가 참 많다는 건 태생적 한계라 어쩔 수 없다쳐도 공연을 실제로 만들고 있고, 공연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공연이라는 점에서, 의견 대립을 겪던 셋이 함께 마음을 모으는게 중요하다는 작곡도사의 언니귀신의 말에 꿈 속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성일의 곡을 함께 고쳐나가며 화합을 실제로 보여주는 장면에서 새로운 넘버가 공개되어서 반가웠다.
일단 지금 프랭크쇼외에 진짜 창작 공연이 진행이 되고 있다는 생존신고(?) 같았다.
이미 많이 휘발된 곡의 가사 속 메시지는 '나답게 자신감을 가지고 살겠다.'그런 느낌이었는데 실제 공연에서 어떤 장면에서 붙어서 나올 지 궁금하다.
작품을 마무리 짓지 못하는 작가의 이야기이니 여러 부침을 겪다 결심을 다졌을 때의 넘버가 아닐까 싶기도 한데, 뭐 곡은 창작 과정 중에(실제로 올라가서도) 바뀌는 경우가 많으니 속단은 말아야지.
공연이 올라가는 전과정을 함께 따라가는 쇼라는 게 컨셉인데 실제 올라갈 공연보다 우선 분할된 이야기의 쇼적인 재미나 감동으로 그때의 공연의 흥망을 평가한다는게 곁다리를 본격적으로 짚는 느낌이기는 한데, 그냥 내 마음이 편하기 위해서 그때그때의 쇼적인 재미와 짜임이 괜찮으면 그리운 넘버들을 새롭게 편곡되어 만나는 지금의 상태로도 나름 만족스럽게 앞으로의 프랭크쇼를 쭉 맞이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아예 창작 과정 자체를 안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공연을 만드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되돌아보는 건 놓지 않고 있으니 그 부분은 성일배우에 대한 팬심을 좀 섞어서 개인적으로 자체쉴드를 칠 수 있는 핑계가 되기도 하고.
이 쇼를 보는 사람들이 모두 나처럼 그리운 공연들을 다시 본다는 것에 만족할 수는 없기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창작의 가시적인성과를 쇼안에서도 꼭 녹여내야한다고 보지만, 한 번씩 앓게 되는 그리운 이야기와 인물들을, 점점 더 합이 잘 맞아가는 노래도 잘하고 센스도 좋은 고정 크루들과 열심히 만들고 있는 과정을 보는 게 아직은 괜찮고 좋다.
오늘 프롬프터를 티나지 않게 보는 걸 잘 해낸 배우분들이 다음에는 프롬프터를 훨씬 덜 보고(안 보면 제일 좋고) 한 번씩 현웃터지는 것도 없이(그래도 오늘은 저번만큼 안 많아서 좋았다.) 열심히 짠 공연을 깔끔하고 재미지게 잘 보여줬으면 좋겠다.
태눈멀 꿈결에 실어 여신님이 보고계셔넘버를 마음 속에 머릿 속에 귓가에 꼭꼭 눌러담고 싶은 마음으로 오늘의 프랭크쇼 후기는 이만 총총.
'공연 >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0711 뮤지컬 신과 함께 낮공 (0) | 2016.03.10 |
---|---|
20150704 뮤지컬 신과 함께 밤공 (0) | 2016.03.10 |
20150704 뮤지컬 신과 함께 낮공 (0) | 2016.03.10 |
20150703 연극 모범생들 (0) | 2016.03.10 |
20150630 연극 스피킹 인 텅스 (0) | 2016.03.10 |
20150628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 낮공 (0) | 2016.03.10 |
20150627 연극 프로즌 낮공 (0) | 2016.03.10 |
20150622 연극 모범생들 (0) | 2016.03.10 |
20150621 연극 모범생들 밤공 (0) | 2016.03.10 |
20150620 연극 스피킹 인 텅스 저녁공연 (0) | 2016.03.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