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연/후기

20241023 뮤지컬 드라이 플라워 낮공

by All's 2024. 10. 25.

2024년 10월 23일 뮤지컬 드라이 플라워 낮공 캐스팅 보드

캐스트
박지석 - 이동수
오준혁 - 최반석
정성호 - 박준형
임정민 - 신은총
이유석 - 조모세




캐스트
박지석 - 이동수
오준혁 - 최반석
정성호 - 박준형
임정민 - 신은총
이유석 - 조모세

====================================================

[시놉시스]

내년 2월 페교를 앞두고 있는 서울의 한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지석, 준혁, 성호 3인방은
자신들만의 아지트에서 기타를 연주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수능을 앞둔 마지막 여름방학.
학업에 대한 압박과 주변 환경의 억압이 더해지는 가운데
여태껏 성광가 없었던 시간들에 회의감을 느껴,
마지막으로 자신들을 증명하기 위해 오디션에 나가기로 한다.

한편 지석은 아지트에서 발견한 의문의 악보 조각을 가지고,
준혁 성호에게 함께 연주해 볼 것을 제안한다.
그러나 서로에게 쌓였던 감정의 골이 깊어지며
또다시 해체 위기에 봉착하고,
아지트에서는 40년 전 과거의 여름이 펼쳐지는데...

====================================================

(+) 트윗 감상

[시작 전]

폴라데이라 트친님이 나눔해주셔서 원래 자첫일보다 더 일찍 보게 됨>_< 감사합니다!!


[공연 종료 후]

이럴 줄 알았어ㅠ 취향일 것 같았어ㅠㅠ 혼성이나 여배 캐스트도 만들어서 올려줘요...(극찬) 진짜 하... 이런 깨끗한 청춘의 이야기 안 사랑하는 법 모른다고ㅠㅠ

폭염에 더위에 늘어져있음에도 넥타이 꼬박꼬박 차고 있는 남고생들이라니... 중학교 공학이었을 때 하복 제대로 입은 애들을 본적이 없는 사람으로서 애들이 너무 착하고 모범생들인 거야ㅠ 순하고 각자 나름의 고민 속에서도 꿈, 우정, 사랑 자기들만의 행복을 이루고 기억하고 싶은 현재의 아이들도 아스라히 추억 속에 남고 말았지만 결국 함께 한 시간들이 없던 시절을 살기에는 너무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고 우정을 나눈 과거의 아이들도 다 너무 예뻐서 행복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ㅠ 비록 고등학교 때는 서로에게 다시 다가가지 못 했지만, 그 시절 행복했던 순간의 기억이 현재의 아이들에게 자신들의 시간을 추억할 소재가 된 운명이 되었듯이 대학가요제 때 이후로도 서로 다시 만나지 못 했더라도 그래도 함께 한 순간을 영원히 아름답게 기억할 사람들의 이야기도 그 이야기가 남아 현재의 삶을 사는 이들에게도 힘을 주는 이야기 언제나 그랬고 여전히 사랑해ㅠ

유석이... 인물 소개랑 빗속에서 넘버 버스킹이랑 스콜 보면서도 좋아할 재질의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등장부터 과하게 취향임ㅠ 전학생한테 관심 안 주려고 신경 안 쓰는 듯 하고 있었는데 같은 시인에게 관심있는 것 같아서 움찔하고 연주하는 하모니카 소리가 너무 좋아서 고개를 돌리고 마는 덥머의 하얗고 단정한 새침 미남 학생 같은 비주얼과 캐릭터성에 안 낚인 역사가 없는 인생이라서... 2D고 3D고 다 좋아했다고요ㅠㅠ 처음에 정민이 이름 잘못 말할 때 일부러 장난치나 했는데 진짜 못 외운 거더라ㅎㅎ 귀엽긴 했는데 생각해보면 다른 애들의 이름을 외운다는 일 같은 걸 안 한 지가 너무 오래라서 이름 제대로 듣지도 사실 열심히 들어놓고 외우지도 못 한 거 아닐까 싶어서 좀 맘이 아팠다ㅠ 

잘못 외웠을지라도 기억하고 있고/싶었던 존재인 임정민은 정말 죄많은 타입이고요. 솔직히 그 나이 또래 남학생들 서열이나 분위기 아무리 둔감한 척 하는 애들도 다 기본적으로 느끼기 마련인데 유석이가 어느 정도의 괴롭힘을 당하는 지는 알지 못 해도 겉돌고 있다는 것 쯤은 당연히 알고 있었을 거면서 친구라는 말을 쉽게 꺼내는 지독한 햇살캐 정민이가 너무 유석이가 마음을 열지 않을 수 없을 사람이라 유석이의 방해하지마에 친구끼리는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야 할 때 내 맘이 다 철렁하도록 설렜다. 이야기 전개 상, 그리고 찢겨져서 현재의 아이들에게 발견된 악보만으로도 유추 가능한 둘의 갈등을 예상하는 것만으로도 슬퍼질 정도로ㅠ 은총정민 유석이가 사람을 피하고 그러는 거 아픈 구석이 있어서 그러겠거니 예상하고 일부러 자기의 약한 부분도 툭하고 던져놓는 정말 섬세하고 마음이 깊어서 일부러 가벼운 척 말도 마음도 건네는 멋진 아이여서 유석이가 다른 아이들에게 괴롭힘 당하는 걸 봤을 때 뛰어들지 않은 게 자기도 그렇게 당할까봐 겁이 나서가 아니라 그걸 유석이가 들키기 싫어할 것이라는 것까지 생각해서였을 것 같은데, 그렇지만 그 순간에 차라리 달려가서 유석이를 도왔다면 좋았을까, 그리고 그렇게 더는 같이 꿈꾸지 않겠다고 떠나버린 유석이에게 다시 예전처럼 지내자고 먼저 다가가는 건 결국 또 내가 다가가야 하는 건가 오기가 나서 말하지 않았던 것도 참 오래오래 곱씹으며 후회했을 것만 같다는 생각도 했다. 마지막 용기가 졸업식 날 함께 놀았던 창고에서 유석이를 기다리는 거였겠지 싶은데, 또 이 멋진 아이가 공연 상세 정보에 있듯이 전학을 많이 다니면서 한 친구를 깊이 사귀어보지 못 했기에, 또 그렇게 머무르지 않는 삶에 익숙해서 졸업식 날을 마지막으로 수첩을 놓고 가는 것과 함께 행복했던 시간을 추억으로 정말 깔끔히 정리했을 것만 같기도 해서 묘한 여운이 남아. 하지만 자신의 마음은 정리했을 지라도 그래서 유석이를 잊는다거나 하기보다는 예쁜 추억으로 남겨두는 걸로 정민이는 끝낸 건데, 그런 정민이와 함께 한 시간들과 그로 인해 축제에 나가기로 용기를 냈던 순간까지 너무나 유석이에게는 특별한 선물이라 에필로그처럼 이제는 정민이가 없을 지라도 함께 한 추억과 그때 정민이가 들려준 이야기가 자신에게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대학가요제에 나갈 수 있을 용기로 조금의 시간이 더 흘러서 유석이의 말라버렸던 꽃이 촉촉하게 피어난 것만 같아 더욱 여운이 남았어.
 
은총정민과 모세유석의 듀엣 이거야말로 모세의 기적이고 신이 주신 은총인데 모세유석의 부드러우면서도 맑은데 풍성한 소리랑 은총정민의 알차면서도 깨끗한 소리가 섞이는 거 너무 취향이라 막 이런 생각하고 있었는데 은총정민과 모세유석의 과거 시절마저 그랬던 것 같아. 사실은 외롭기도 하지만 그런 세상 자체를 무시하고 스스로에게 단절시키며 버텨왔던 모세유석에게 바다의 청량함과 햇빛 가득 받은 모래의 따스함을 함께 안고 찾아와 닫힌 문을 열고 들어와 그 촉촉하고 보드라운 세계를 전해주고 떠나간 은총정민이 은총이자 기적이었을 거야.

아 얘기를 꺼냈으니 하는 말인데... 모세유석 진짜 목소리도 사기고 노래도 사기임.. 흔해빠진 일에서 왔다갔다 가까웠다 멀어졌다 하면서 들을 때도 명창이시네요 정말 이름값하시는 홀리함 음색과 그런 음색에 흔치 않은 좋은 성량 너무 신기하네요 했는데 고정형 무대에서 들으니 진짜 소리 퍼져서 다가오는 게 말도 못 하게 좋음ㅠㅠㅠㅠ 박정아 작곡가 어느 순간쯤부터 좀 음악들이 예전에 비하면 덜 좋다 생각했고 트유 10주년 특별 앵콜곡인 네버엔딩 어쩌구는 솔직히 아쉽기까지 했는데 드라이 플라워 넘버들 좋음.. 좋아도 너무 좋음ㅠ 편곡에 욕심 과하게 안 넣고 이러저런 효과가 악기 많이 안 넣고 깔끔하게 무대 채워져서 극 자체의 풋풋하고 청량한 느낌을 더 잘 살려주는데 거기에 다양하게 부드럽고 맑은 배우들 음색에 한 두명씩 강렬한 발성과 음색도 넣어주니 귀가 너무 행복했는데 거기에 모세유석 노래가 너무 잘 어울림ㅠ 보드랗게 부드러운 느낌이 정말 그 자체로 살짝 색이 옅은 과거같고 산들하게 불어오는 바람인데 공간을 꽉 채운다... 하ㅠㅠ 진짜 너무 간만에 만난 취향 자체인 목소리ㅠㅠ 그리고 연기도 심지어 잘하고ㅠㅠ 코스차 때 맑은 얼굴로 묘한 광기를 내던 게 본체 자체가 예민미가 있구나 했는데 유석이로서는 그걸 상처가 많은 사람의 경계심으로 풀어내어서 자기 자질을 하나로밖에 못 쓰는 아쉬움도 없고   그냥 너무 신기해 이제야 필모가 풀려가시는 게ㅠ

근데.. 은총정민이랑 모세유석.. 너희 왜 피아노랑 하모니카 연주로 축제 출전을 해? 노래를 그렇게 잘하는데 너희 목소리를 많은 사람이 들어야 해!!!

넘버명이 갈라진 길이구나. 이 넘버 때 유석이가 괴롭힘 당하는 장면 연출이 지나치게 폭력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학교 폭력 소재에 예민한 쪽인데 자극적이지 않게 상황을 전해서 섬세하게 고민한 극이구나 싶었어.

....드플 과거즈 얘기만 하는 거 배우때문..이 있긴 하겠지만 아니 얘네가 너무 간지럽고 아련하잖아요 나 그런 거 너무 좋아하는데ㅠㅠ 트유에서도 영원히 낙서에 붙들려 산단 말이에요ㅠㅠ 그런 의미로 은총정민 본하해줘요 잘 어울림(갑작)

정민이가 유석이를 찾아간 게 그저 빛을 따라갔을 뿐이라고 한 거 너무 너무한 말 같아. 오히려 유석이에게 정민이가 빛이었는 걸. 창고 벽 틈 사이로 피었다가 말라버린 꽃을 들고 아름답지만 건조하게 말라버린 그 꽃 같은 유석이에게 자신이 본 빛을 찾아주고 싶다는 정민이의 마음이 바다는 사실 짠물이라 실제로 식물이 살기 어렵다는 과학적 사실을 무시하고, 거대한 물과 같은 바다의 기운을 안고 온 그 아이가 괴롭힘으로 인해 말라버린 유석이에게 비가 되었고, 결국 빛이 되어 숨어있던 유석이를 고등학교 시절 이후에도 결국 빛 속으로 걸어나오게 했다는 거 너무 아름다웠어.

그리고 결국 그런 유석이와 정민이의 과거가 우정과 사랑과 꿈을 각각 지키며 살고 싶지만 대한민국의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은 공부 외의 일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않는 건 해서는 안 되는 거라는 압박 속에서 현재의 아이들에게 처음에는 유석이와 정민이의  악보가 오디션을 통과할 수단이었지만 결국에는 그 아이들이 '그냥' 함께 하는 순간이 좋아서, '그냥' 함께 만드는 음악이 좋아서, '그냥' 함께 할 뿐인 운명이 그렇게 셋이 서로 함께 노래하고 기타치고 있는 거라는 걸 알게 해줄 계기가 되었다는 게 실제로 과거즈와 현재즈 사이에는 같은 학교의 학생이었다는 거 외에 보통 이런 극에서 기대하기 마련인, 과거의 그들 중 하나가 현재의 누군가의 소중한 존재였다-같은 관계가 전혀 없는데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도 현재에도 이어지는 평범한 아이들의 외로움과 슬픔과 걱정과 고민들이 현재에도 유효하고, 그게 엄청나게 드라마틱하게 해결되지 않았을지라도 누군가에게 소중했던 순간들이 남은 기록을 통해 그렇게 현재의 아이들이 서로에게, 그리고 자신의 가족에게도 솔직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는 힘이 된 게 다 너무 맑고 건강하고 예뻐서 행복했다. 무언가 확실히 해결되지 않은 미완의 끝이 가득한 결말들이었지만 바로 그래서 의미있었다.

학교 폭력을 당하고 있는 유석이와 그런 유석이에게 다가간 전학생의 이야기인 과거와 달리 현재의 아이들이 처음부터 개구지게 장난 치기도 하고 이 아이들은 친해지는 과정을 뛰어넘어서 너무 친한 절친들이라 밝고 귀엽고 친근하게 초반부터 이게 불화인지 노는 건지 구분이 안 될 만큼 티키타카를 주고받기도 하니 친구들하고 해보고 싶은 게 있지만 자기와 달리 주변의 압박을 받고 있는 친구들에게 아주 크게 자신의 말을 꺼내는 건 쉽지 않아 그저 '그냥'이라는 말로 넘겨서 오히려 친구들을 답답하게 하는 지석이도, 마냥 해맑고 걱정 없어 보여도 친구들 사이의 관계를 긴밀하게 살피는 준혁이도, 너무너무 음악이 하고 싶어도 스스로도 내가 이 길을 고집하는 게 맞는 건지 알 수 없고 부모님의 압박을 떨치는 것도 어려워 예민해지는 성호도 정말 내가 그 아이들의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그 누구 하나 마냥 쉬운 현실을 겪고 있는 게 아니기에, 평범한 듯 해도 모두가 다들 그런 다양한 고민 속에 살아가고 있는 거라는 걸 한 명씩 끌어안아 보여주고 있어서 별 거 아닌 것 같기에 별 거인 그 아이들이 주변에 누구나 그럴 법한, 그 중에 하나는 나일 법한 그 모습들로 결국 싸우고 화해하고 울고 웃어서 너무 예뻤다. 평범하지만 그래서 특별하게 반짝이는 현재의 아이들을 동수지석, 반석준혁, 준형성호 모두 너무 잘 보여주셔서 처음에는 마냥 귀여워서 웃었지만 마지막에는 고맙고 기특해서 웃을 수 있었어.

동수배우 살리에서 모촤로 보면서 와 노래 되게 잘한다하고 새삼 느꼈는데 지석이는 음악적 재능이 엄청 뛰어난 아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가사 쓰는 재능도 사실 엄청 뛰어난 아이가 아닌데도 동수지석을 보는데 어쩐지 하데스타운 오르페우스 어울리겠다는 상플을 하게 되더라. 약간은 쓸쓸하지만 결국은 홀로 남은 세상에서도 자신의 세상을 친구들로 채우고 그 친구들과 함께 하는 음악을 지키고 싶어서 가끔 너무 안 풀릴 때는 괜히 해체하자 소리를 내뱉는 나쁜 버릇이 있을 지라도 꿋꿋이 밴드의 자리를 지키는 굳건함이 하타 올페를 떠올리게 해. 에픽3 가능하다면 언젠가는 볼 수 있길!

이 관극에서 동수배우랑 모세배우 빼고 다 자첫 배우들인데 반석배우 목소리가 엄청 예쁘시더라 나는 좀 더 부드러운 계열의 목소리를 좋아함에도 와 목소리 너무 예쁘네하고 떼창에서 귀가 갔고, 장난기 많은 연기 쉬운 게 아닌데 안내 멘트부터 재밌게 치시더니 무대 위에서는 더 재밌었어ㅎㅎ 준혁이가 소심한 동수, 까칠한 성호에 비해서 밝기도 밝고 짝사랑하는 누나한테 고백 못 하고 있는 거 그냥 네가 용기를 좀 내면 되잖니 싶고 아버지가 인스타 감시까지 하는 성호가 걱정이 되어서 사진 올리는 거에 버럭할 때는 좀 통제적인 부모님 밑에서 자란 나에게 준혁이가 얄미워 보일 수도 있는데 반석준혁이가 뭔가 딱 밉지 않을 선만큼만 해맑고 은근히 걱정있어 보여서 좋았다ㅎㅎ 짝사랑하는 누나가 제일 중요한 거 아닌가 싶을 수 있는 거 지석이랑 성호가 악보 각자 주운 걸로 소통하니까 나 빼지 말라고 투덜거릴 때도 그렇고 공기가 가라앉지 않게 띄워주는 친구라 귀여웠어ㅎㅎ

준형성호는 노래가 이 날 캐스트 중에서 완연하게 락커라서 성호 솔로 넘버 때 갈등과 고민이 강한 씬을 노래로도 연기로도 확 살려줘서 그 느낌이 되게 좋았다. 공부도 잘하는 편인 거 같고, 음악도 셋 중에 제일 잘하니까 친구들 앞에서는 자신만만하게 목소리 잘 내면서도 부모님의 압박때문에 사실 가장 주눅 들어있고 걱정 많은 아이라서 그 스트레스를 친구들한테 미숙하게 풀어내는 게 지석이에게 너무 선 넘은 말을 할 때 같을 때는 힘든 거 알지만 그러면 안 되잖니 싶었는데, 또 극 초반에 방학 끝나고 다시 교실에서 만났을 때 지석이랑 준혁이는 보고 싶었던 맘 털어놓으려다 자존심에 괜히 철회해버릴 때 작은 목소리지만 보고싶었다고 결국 말해버리고 마는 표현 같을 걸 잘하셔서, 그 친구들과 함께 음악하는 순간에 숨통이 트이기에 너무나 편하고 좋아 툴툴 거리고 친구들한테 괜히 응석 부리는 실은 제일 간절한 애였다는 걸 초반부터 잘 보여주셔서 연기적으로 그게 맘에 들었다.

아가사 4연부터 요즘은 저런 식으로 세트를 스크린처럼 써서 실제 소품을 덜 들이고도 배경을 계속 전환시키는 구나 싶었던 조명과 무대의 콜라보레이션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무대였는데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어야 하고 계절도 날씨도 다양하게 써야하는 극의 이야기 설정과 진행에 잘 맞고 그렇게 배경처럼 쓰는 교실 벽 세트에 영상을 쏠 때 디자인에서 배우들 얼굴이 들어가는 영역을 최대한 선이 적고 어두운 색으로 배치하는 식으로 노력한 부분이 있어서 그것도 좋았다. 무대 중앙의 실내 세트 외에 좌우 계단 세트는 아이들이 갈등할 때 정도 아니면 좀 방치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살짝 깊이 들어간 무대에서 중앙 위주로 쓰니까 오히려 좌우 사이드에서 시야 방해는 차라리 적을 것 같기도 해서 강박적으로 무대 전체를 사용하느니 적절한 분배였다 싶기도 했다. 당장 내가 가운데였는데 마지막에 우석이 졸업식 때 퇴장할 때 표정 안 보였다고 슬퍼했던 거 생각하면 좌우 세트 적극적으로 써서 인물마다 무조건 고수해야 하는 방향이 있어서 인물이 다양하게 나올 때 놓치는 게 많거나 했으면 자첫자막러에게 불친절한 안무 동선이라고 솔직히 짜증냈을 거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