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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또!오해영 이야기

by All's 2016. 6. 17.

 

 

160523 또!오해영 7화. 이 드라마는 내가 정말 좋아했던 두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삼순이랑 퓨쳐워커. 둘다 애틋한 포인트가 다르지만 둘이 예쁘게 섞여있고 서현진이 만들어낸 오해영은 놀랄만큼 사랑스러워서 아마 앞으로도 꾸준히 챙겨볼 듯.+

 

드라마를 보고 후기를 남겨보고 싶은 기분도 오랜만. 아주 오리지널리티가 낭낭한 극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의욕을 돋우는 드라마를 만나다니 기쁘다. 이 극에서 전혜빈의 오해영이 박도경을 떠났던 이유가 궁금했는데 그게 바로 측은지심이라는 말이 준 상처라는 게 생각지 못한 부분인데 굉장히 섬세하고 좋았다. 서-해영이 자신에게 마음을 주지 않기 위해 일부러 성을 내는 박도경에게 이 감정불능자.라고 말하는 것과 이어졌고, 도경의 엄마가 사랑도 못 받고 자란 애가 역시 사랑받지 못한 애랑 어떻게 제대로 살겠냐고 폭언이자 뼈아픈 진실을 말한 것과 엮여서 마음을 쿡 찔러왔다. 밝은 웃음과 상냥한 말투, 다정한 행동 속에 숨겨진 전-해영의 위장된 사랑받음을 알아차리고 어머니에 대한 반항 속에서 저도 모르게 그 속내를 비치고만 도경 역시 사랑받지 못한 자라는 것을 너무나 잘 나타냈고, 그래서 그들이 서로에게 빠져들수는 있었지만 진짜 따뜻하고 서로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 사랑을 했는가라고 되묻게 하며, 도경이 서-해영에게 사랑을 느끼는 것에 당위성까지 부여하는 굉장히 꼼꼼하고  이해가 가고 또 그래서 아주 아프기도 한 설정이었다. 학교 다닐 때 들었던 심리학 관련 교양 수업 중에 교수님이 해주셨던 이야기 중에 아마 평생 잊지 못할 이야기가 있다.

 

성격 장애나 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치료되거나 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관계를 맺을 줄 아는 사람과 연애를 하는 것인데 문제는 그런 사람들은 친밀한 관계 맺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그럴 기회를 갖기 어렵다는 말. 너무 잔인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도 미치도록 모났던 내 성격이 유들유들하면서도 배려가 아주 깊은 주변인들의 영향으로 조금씩 다듬어지는 걸 겪으며 참 맞는 말이기도 하다 싶어서 슬펐던 이야기인데, 드라마 속 상황이지만 부정할 수 없을만큼 또 그 이야기가 적용되는 지점을 본 느낌. 같은 이름을 가진, 혹은 갖고 싶은 여자들. 아무런 말없이 연인이 떠나버린 상처를 가졌던 남자가 몇 년 뒤 그녀와 같은 이름을 내놓지만 참으로 다른 여인에게 끌리는 삼순이와 비교가 안 될 수 없는 유사성의 설정을 가진 이 드라마가 나름의 고유한 울림을 주는 갈래로서 박도경이 미래를 본다는 설정보다 도경이 이미 예전에 전-해영에게 느낀 감정이 측은지심, 공감, 동질감과 같은 무엇이었다는 걸 깔고 가는 것이 주는 영향력이 더 클 것 같다. 사실 삼순이의 희진이 암에 걸렸을 때 진헌을 두고 미국으로 건너가 홀로 투병하며 암이 완치된 뒤 돌아온 설정은 서-해영의 약혼자였던 한태진이 사업이 위기에 빠지고 수감될 위기에 처하자 같이 위기를 극복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싫어졌다고 거짓말을 한 뒤 떠나버린 것으로 나뉘어져서 그것 또한 반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고, 진헌이 그랬듯 도경이 편모에 가까운 가정사를 지녔고 삼순이 그랬듯 서-해영이 다정한 가족의 밑에서 컸다는 것을 넣으면 또 이야기가 복잡해지지만. 상처받기 전에 정말 순수히 사랑으로 이어졌던 한 연인이 아픈 이별 후에 다시 재회한 뒤 한 쪽은 안쓰러움과 미안함에 새롭게 시작되는 마음을 외면하며 다시 현재의 연인이 된 옛 연인을 떠나지 못 했던 것과, 이미 상처를 가진 아픈 이들이 서로를 치유해주기에는 각자 솔직할 수 없을 만큼 상처가 깊었기에 다시 만나라고 기원하기에는 한 발짝 떨어져 지켜보는 이의 마음이 아프다는 것이 주는 메시지는 참으로 다르기에 퓨쳐 워커 쪽 찝찝함을 빼면 이제 이 드라마를 보면서 불편한 기분없이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화장실 변기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쪽팔리지 않다고 자기 세뇌를 하려다가 절대 그렇지 않다고 결국 자기 입으로 털어놓고 마는 서-해영이 스스로 괜찮지 않음에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강제로 설득하며 아픔을 눌러버리거나 외면해버리고 마는 나, 혹은 나같은 사람과 달라서 뭉클하고 사랑스러운만큼 예쁜 이야기로 끝이 났으면 좋겠다. 본의아니게 나랑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 중에 미인이 많아서 보통 ㅇㅇ이라는 이름들은 예쁘던데 너는 왜 안 예뻐라는 말을 중학교 때 듣고 아직까지도 맘에 담아두고 있고, 나름 희성인데 이상하게 동명이인이 자꾸 나타나기도 해서 또 기분이 묘하기도 한 드라마인데, 이 드라마 속 서현진의 오해영은 예쁘고, 좋은 직장도 다니고 있고, 스스로에게 솔직하다는 대체 불가능한 매력도 있는 사람이라 나를 마구 대입하기에는 민망하지만.. 그냥 내 눈에 사랑스러운 만큼 행복했으면 좋겠다. 행복해지는 드라마가 되었으면.

 

그나저나 이 작가는 올미다때도 그렇고 예지원씨 진짜 너무 사랑하나봐. 그리고 그래줘서 감사합니다. 수경이 너무 좋아ㅠㅠㅠㅠ

 

 

 

....까지는 5월 23일에 7화 본방사수하고 쓴 이야기.

난 드라마를 정말 많이 좋아했고 지금도 챙겨보기 시작하면 여전히 즐거워할만큼 좋아하지만, 7화를 보고 이렇게나 많은 이야기를 풀어놓게 했던 사랑스러운 드라마가 요즘은 길을 잃고 애매하게 이야기를 끌어가는 모양새가 좀 슬프다.연장 때문인지 개그씬을 과하게 늘이거나 스토리 전개에 도움되지 않는 회상 장면의 반복도 지루하고..드라마 속 꽁냥꽁냥한 애정행각 좋아하지만 감정이 따라가지않고 무의미하게 시간을 떼우기 위한 애정신의 나열은 지루함을 더할 뿐.사랑스러운 드라마였으니 연장으로 인한 과도기를 이기고 잘 끝나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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